삼국지톡 8 삼국지톡 8
무적핑크 지음, 이리 그림, 와이랩(YLAB) 기획.제작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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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8> 무적핑크 / 와이랩(YLAB) / 문학동네 (2024)

[My Review MMCCLXI / 문학동네 4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아흔 번째 리뷰는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주인공들이 선명하게 돋보이는 <삼국지톡 8>이다. 사실 삼국지를 읽으면서 유비, 조조, 손권 등 주요 인물만 열심히 살펴본다. 상대적으로 다른 인물들은 비중이 많지도 않지만 그닥 '자세히' 나와 있지도 않는 것이 사실이라서 그닥 주목을 하지 않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삼국지톡>을 읽으면서 새삼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다. 원소와 공손찬이 그랬고, 원술과 손견/손책이 그렇다. 앞서서는 '원소 vs 공손찬'을 자세히 다루면서 몰랐던 사실도 새로 알게 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원소와 공손찬, 두 사람 모두 '천한 신분'이었다가 모진 고생을 한 뒤에 '대명문가'의 일원으로 인정 받으며 출세를 한 케이스였단 사실이다. 소설 삼국지에서는 이런 설명이 전혀 나오지 않고, 정사 삼국지에 자세히 나와 있었을 테지만, 그 딱딱한 책을 어찌 꼼꼼하게 읽어나갔겠느냔 말이다. 그나마 조조, 유비, 손권 정도만 자세히 살펴봤지...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바로 '원술 vs 손견/손책 부자'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삼국지톡 8> 관점 포인트 : 원술과 손견의 악연은 '반동탁연합군' 때 원술이 선봉으로 나선 손견에게 군량을 보급하지 않은 일화 때문이란 것은 다들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보급을 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바로 '손견'이 원술의 부하였기 때문에 공을 먼저 세우는 것을 방해했다는 사실이다. 손견은 '강동의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맹장으로 소문이 났지만, 그가 세운 공로와 전리품은 모두 원술에게 갖다 바칠 수밖에 없는 '쫄병'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래서 원술은 손견이 공을 세워서 이름을 떨치는 것을 막고자 일부러 군량미를 제때 보급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손견은 원술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리하게 전장을 누비다 끝내 유표의 부하 황조에게 불의의 습격을 받아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만다.

그럼 원술은 왜 그리 심술을 부렸을까? 사실 원술이 부린 심술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원술은 그야말로 '금수저' 가문의 적통으로 태어난 귀한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손견은 '천한 가문'에서 이름도 없이 몸뚱이 하나 믿고 전쟁통을 누비며 공을 세워 출세를 하려는 빈털털이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원술은 신분 높은 자신이 '아랫것'들하고 어깨를 견준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체 높은 대명문가의 후손이라면 이런 사소한 트집을 잡아 심술을 부리는 것이 체통에 맞지 않다는 것쯤은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원술은 심술퉁이처럼 행동했을까? 그건 다름 아니라 어렸을 적에 생긴 일종의 '트라우마'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기 집안에서 '천한 신분'이 있었는데, 그 천한 것이 심지어 자신의 '형님'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거의 발작버튼처럼 눈에 쌍심지를 켜고 천한 것들을 향한 분노를 참지 않았던 것이다. 원술의 형이 누구였던가? 바로 '원소'였다.

원소는 원술의 아빠와 몸종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었다. 양반과 평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서자'라고 부르는데, 그보다 아랫단계가 양반과 천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바로 '얼자'라고 불리는 신분이다. 조선시대에는 '적서차별'이 심했고, 조선후기에 들어서 '서얼철폐'를 논의하기도 했지만 결국 근대화 이전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원소는 바로 그토록 천하디 천한 '얼자' 신분으로 태어났던 것이다. 그런데 원술의 아빠가 원술이 어릴 적에 '조카형'이라고 속여서 집안에 들였고, 진실을 눈치 챈 원술의 엄마가 '원소'를 괴롭히니 어린 원술도 눈치 빠르게 원소를 괴롭히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원소는 원술의 형이 슬하에 자식이 없자 '양자'로 보냈고, 원소는 양부모를 극진히 모시고 두 분이 돌아가시자 무덤을 6년 동안 목숨을 걸고 곁을 지켜 '묘살이'를 훌륭히 해낸 공로(?)를 인정 받아 '대명문가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 덕분에 원소는 당당히 명문가의 자손이 되었고, 동탁이 원씨 가문을 몰살시켜버리자 남은 것은 원소와 원술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원씨 가문의 적통은 '원술'이 이어받아야 마땅하건만 세상 사람들은 원술보다 형인 '원소'를 원씨 가문의 후예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원술이라면 어떤 심정이 들었을까? 이렇게 원술은 '천한 신분'의 사람들을 경멸했고, 그들의 재주가 비상하다고 하더라도 철저한 신분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주인을 잘 섬기는 종놈' 취급하는 것을 당연시 했던 것이다.

그러다 손견이 '반동탁연합군'으로 활약할 당시에 '전국옥새'를 발견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원소와 원술은 '전국옥새'를 탐냈고, 정사에서는 손견이 원술에게 순순히 갖다바쳤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연의에서는 손견이 시치미를 뚝 떼고 품에 지니고 있다가 황조에게 비명횡사한 뒤, 아들 손책이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원술에게 '전국옥새'를 바치고 군사를 빌리는 것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를 바탕으로 <삼국지톡>에서는 손책이 원술에게 건내주는 것으로 퉁치고, 원술 밑에서 모진 고생을 다하며 강동땅을 점령해나가는데 단 한 번도 전투에서 진 적이 없어서 '소패왕'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하지만 그런 별명으로 불린들 손책이 세운 공로와 빼앗은 전리품 들은 모두 원술의 차지였다. 원칙적으로 '원술의 부하' 신세였기 때문이다. 이런 불합리한 일이 한동안 지속되지만 손책은 원술의 밑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원술이 여전히 대명문가의 지위를 누리며 수많은 이들의 추대와 아첨을 받는 높은 지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원술은 나름대로 야심을 착착 진행시켜서 결국 스스로 '황제'가 되어서 '중(仲)나라'를 세우고 만다. 헌제가 버젓이 살아있었는데도 말이다. 원술에게 헌제는 그저 조조에게 붙잡혀서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는 '가짜 황제'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원술은 스스로 황제에 오르면서도 자신만이 유일한 '진짜 황제'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면 자신은 귀한 신분의 혈통이고, 이런 난세에 제 역할을 못하는 '가짜 황제'는 황제라고 할 수도 없고, 남이 준 것이지만 '전국옥새'가 자신의 차지가 된 것을 '명백한 운명'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술이 황제를 표방하긴 했지만, 실력이 그 자리를 뒷받침하지는 못했다. 더구나 난세에는 적으로 둘러싸이는 것을 절대적으로 막아야 했으나 원술은 '동맹'을 만들지는 못하고, '실력'도 없으면서 자신의 발밑에 꿇어 엎드리기만을 바랐으니 일찍 망한 것이 당연한 셈이다. 한가지 더 언급하자면, 난세에 '신분 차별'을 따지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잘 보여주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일수록 '인재'는 생명줄과도 같다. 단 한 명의 인재가 수백 만명의 생명을 장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원술은 손책 같은 인재를 휘하에 두고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는커녕 부려먹기만 하다가 결국 품에서 떠나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나가는 글 : 한편 원술이 허튼 꿈을 꾸고 있을 때, 서주의 유비는 모처럼 얻은 '자기 세력'을 규합하고, 서주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지만, 여전히 서주를 차지하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조조가 두려웠다. 이미 한 차례 '서주대학살'로 큰 아픔을 겪은 서주 백성들은 행여라도 조조가 쳐들어왔을 때 유비에게 더욱 의지하려 들었고 말이다. 그런데 조조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받아들인 '여포'가 결국 눈엣가시였다. 사실 여포의 책사 진궁이란 작자가 더 꼴뵈기 싫었지만, 유비가 잠시 한 눈을 팔고 원술을 상대하고 있는 틈을 타서 여포가 서주를 차지하고 만 것이다. 졸지에 유비는 모든 것을 잃고 조조와 여포 사이에 낑겨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유비는 과거 독우를 폭행하고 공손찬에게 몸을 의탁한 것처럼, 이번엔 여포에게 뒤통수를 맞고 조조에게 몸을 기댈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유비는 헌제를 알현하게 되고 '유황숙'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유비에게 득이 된 것일까? 소설 삼국지에서는 이를 아주 큰 이득으로 단정지었고, 더구나 명분은 유비에게 있다면서 '촉한정통론'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대세는 결코 유비에게 있지 않았다. 그리고 헌제가 먼 친척에 불과한 유비에게 '유황숙'이란 타이틀을 준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조조라는 무시무시한 짐승의 상대가 되어서 자신을 구하는 '충신'이 되어라는 강요인 셈이었다. 대놓고 그러면 아무리 '유황숙'이라고한들 조조는 단칼에 죽여버릴 위험도 있었으나, 헌제의 처지에서는 그런 위험을 이해할 필요까진 없었다. 유비가 진정 조조와 맞서 싸울 영웅이라면 좋고, 그로 인해 조조의 미움을 사서 개죽음을 당하더라도 헌제 입장에선 결국 '신하' 한 명 죽은 것뿐이니 손해볼 사안도 아니고 말이다.

그러나 유비는 영리했다. 자신이 조조 앞에서 '감투'를 쓴다는 것만으로도 죽임을 당할 수 있었기에 철저히 몸을 낮추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황궁 옆에 살면서 늘 호화생활을 할 수도 있었건만 '조조의 감시'에 들키기라도 하는 것처럼 납작 엎드려서 농사만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유비는 조조의 감시에서 벗어나 도망갈 수 있을 것인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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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7 삼국지톡 7
무적핑크 지음, 이리 그림, 와이랩(YLAB) 기획.제작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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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7> 무적핑크 / 와이랩(YLAB) / 문학동네 (2024)

[My Review MMCCLX / 문학동네 4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여든아홉 번째 리뷰는 분명히 '아는 삼국지'인데도 이색적인 삼국지연의를 맛볼 수 있는 <삼국지톡 7>이다. 삼국지에서 '천하의 대세'는 조조에게로 모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조조를 중앙으로 놓고 사방팔방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군웅들의 할거를 차분히 정리하면서 감상하면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해서 복잡하기만 한 삼국지도 얼추 정리가 되면서, '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더구나 '관도대전' 이전에는 꼭 알아두어야 할 영웅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 관계로 수많은 세력들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 펼쳐져서 매우 어지러울 수 있다. 허나 이런 문제도 '조조'를 중심으로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면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삼국지>에서 진짜 주인공은 다름 아닌 '유비'다. 그렇기에 조조를 중심에 놓고 읽는 삼국지가 솔직히 재미는 떨어진다. 그런데 아쉽게도 '유비'를 중심으로 놓고 이야기를 정리하면 재미는 보장하지만, 정리하기는 힘들 것이다. 유비가 정처없이 떠도는 것도 못마땅한데, 여포고, 조조고, 원술이고, 원소고...이놈 저놈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유비세력은 어렵사리 모였다고 다시 흩어지길 반복하는 통에 정작 '이야기'는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도 모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참에 '조조'를 중심에 놓고 삼국지를 감상하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란다. <삼국지톡>이 아주 좋은 '교본'을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더 좋겠고 말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삼국지톡 7> 관점 포인트 : 7권의 주요 이야기는 '서주대학살'을 저지른 뒤 조조는 여포에게 빼앗겼던 '연주성'과 '복양성'을 되찾고 겨우 '근거지 정비'에 들어간다. 쫓겨난 여포는 유비를 찾아가 환대(?)를 받으며 '소패성'에 머물게 된다. 이렇게 조조와 유비는 서로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각각 근거지로 확보한 '연주'와 '서주'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때 조조와 유비의 스타일이 완연히 다른점을 찾을 수 있다. 조조는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황건적 잔당'이 머물고 있는 소굴을 소탕하면서도 '곽가'와 '허저'라는 인재를 등용하는데 열을 올리는데 반해서, 유비는 우여곡절 끝에 서주성의 주인이 되면서 '자기 사람'을 더욱 챙겼고, 그 바람에 태평성대에 버금가는 치세를 펼치자 서주의 백성들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게 된다. 조조는 '패왕'이 되기 위해서 거듭 전쟁을 일삼으며 자신의 세력을 더욱 확장하고 단단히 하는데 치중한 것에 비해서, 유비는 오랜 전쟁과 난리를 겪은 뒤에 '대학살'까지 끔찍하게 겪은 서주 백성들을 보살피는데 더 공을 들이며 마치 태평성대가 찾아온 듯이 백성들을 안정시키고 달래는데 역점을 두었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자신의 근거지를 다스린 결과는 어땠을까? 세력의 힘은 조조의 압승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비는 비록 패배하더라도 '백성들의 신망'을 얻어내는 기이한 결과를 낳았다. 훗날 조조는 이런 결과를 치가 떨리도록 '질투'하게 된다. 천자를 손아귀에 쥐고 온 세상에 자신의 권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데도 백성들은 '조조'를 두려워할 뿐, 진정으로 고마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비는 싸우는 족족 패배하고 늘상 굴종적인 태도를 보이는데도 백성들은 '유비'를 존경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7권에서 '서주 대명문가 미축'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조조가 휩쓸고 간 서주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건만 끝내 조조에게 굴복하지 않으려 했다. 반면에 서주 백성들은 자신들을 구원하러 한달음에 달려온 유비에게 더욱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유비는 서주의 새 주인이 되어서도 백성들을 깍듯하게 대우하며 잠시나마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게 노력한다. 이 모습에 감동이라도 한 것일까? 미축은 자신의 전재산을 '유비'에게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여동생까지 유비와 혼인시키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 때의 인연으로 미축은 끝까지 유비와 함께 한다. 그 바람에 전재산을 홀랑 다 날려버리기도 했지만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이게 유비가 가진 매력이었던 것이다. 암튼 이 짧은 태평성대를 누리던 시기에 고향 친구였던 '간옹'이 합류하고, 내정 능력이 뛰어난 젊은 인재 '손건'이 합류했고, 이들도 유비와 평생을 함께 하게 된다.

반면에 조조는 어땠나? 자신의 고향 연주까지 갖다바치며 재기를 도왔던 '진궁'이 결국 떠나버리고 말았다. '여백사 살인사건' 때 겨우 참았던 분노가, '서주대학살'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진궁은 '자신의 선택'이 틀렸음을 직감했던 것이다. 조조에게는 오직 '실리'만 있을 뿐, '인덕'을 쌓을 생각조차 없다고 말이다. 그나마 '사람'처럼 보였던 것도 원소에 비해서 '가진 것'이 쥐뿔도 없었던 시절뿐이었다. 그 까닭은 그야말로 빈털털이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자고로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는데, 조조는 오히려 곳간이 텅텅 비어야 겨우 '사람구실'했던 것이다. 그것이 안쓰러워서 진궁은 고향인 '연주'에서 조조를 재기시키는데 성공하고, 조조에게 '성공'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말라고 조언까지 했는데, 그 결과가 '서주대학살'이었던 것이다. 조조는 자신이 가진 힘으로 세상을 굴복시키고 군림하려는 야욕만이 가득했던 셈이다. 이를 미리 간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추긴 꼴이 되었으니 '진궁'의 자책감은 하늘을 찌를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진궁은 조조를 물리칠 수 능력이 충분한 '여포의 책사'를 자처했다.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선 '괴물'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편, 원술은 손책에게서 뺏은 '전국옥새'로 황제에 오를 야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밑작업으로 손책을 앞세워서 '강동땅'을 평정하도록 명령했고, 손책은 이 명령을 충실히 따른다. 이때 손책은 '육씨 가문'을 멸문시켰고, 아직 어린 '육손'과 만나게 된다. 훗날 '이릉대전'에서 유비의 분노에 맞서 손권에게 엄청난 대승을 안겨준 소년 대장군이 될 그 어린이였다. 한편, 힘은 좀 쓰지만 공부를 하지 않아 멍청한 '여몽'도 이때 합류하게 되는데, 손책은 아직 '독립'은 하지 못했지만, '기회'만 잡는다면 언제든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갈 준비를 마친 셈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온다. 그 기회는 다름 아닌 조조가 '천자'를 손에 넣은 것으로 시작 되었다. 이곽과 곽사에게서 탈출한 헌제를 조조가 맞이해서 모시게 되었고, 쑥대밭이 된 낙양을 뒤로 하고 '허도'에 황제를 모시게 되면서 조조는 '승상'이란 직위와 황제의 '보호자' 칭호까지 얻어내며 실질적인 권력을 손에 쥐는 위력을 대외적으로 표방한 것이다. 여기에 자극 받은 것이 '전국옥새'를 손에 쥔 원술이었다. 하늘 아래 두 명의 황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자존심'을 내세우며 조조를 공략하기 위한 발판으로 '유비'를 공격했던 것이다. 마침 조조는 황제의 명을 빌려서 유비에게 원술 토벌을 명한다. 그렇게 유비와 원술이 서로 피터지게 싸우는 사이, 여포는 빈집이나 다를 바 없는 '서주 공략'을 서두르고, 손책은 자신이 정벌한 '강동땅'에서 독립을 꿈꾼 것이다. 이렇게 대륙의 판도는 '군웅할거의 몫'으로 남겨 두게 되었고, 각 지역의 영웅들은 '저마다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 전쟁을 하고 또 했다.

나가는 글 : 이 대목에서 가장 안타까운 영웅은 다름 아닌 '여포'다. 가장 뛰어난 영웅이었음에도 '이렇다'할 위업을 보여주지 못하고 '제멋대로' 살다가 죽임을 당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여포의 능력'에 반에 반만이라도 다른 영웅들에게 있었다면 '역사'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조조에게 '여포의 능력 반의 반'이 전해졌다면 그야말로 동탁을 능가하는 가혹한 통치자가 되었을 것이다. 남의 힘을 빌릴 것도 없이 '제 손'으로 모든 것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빈틈없이 실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조는 키 작고 왜소한 신체를 가졌기 때문에 '포악한 성정'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자신이 직접 손수 나서서 행하지 않고 언제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관철시키길 즐겼다.

반면에 '유비'에게 있었다면 어땠을까? 성정이 착한데 힘까지 무시무시하게 가지고 있었다면 '착한 영웅의 대명사'가 되었을 것이다. 마음씨는 착한데 '자긴 능력'이 형편 없어서 남에게 빌붙어 살았고, 옳지 못한 일을 목격하고도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 굽히고 또 굽히는 굴욕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비가 '여포의 능력 반의 반'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나쁜놈'만 골라서 떼찌떼찌 해줬을 것이니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한편, 원소에게 '그 능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흠냐 상상하기 싫다. 원소는 '콤플렉스 덩어리'로 보아도 좋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원술의 아버지와 몸종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원소는 태어나면서부터 '얼자 콤플렉스'라는 신분적 억압을 받고 자랐다. 그래서 정식으로 '원씨 가문'에 인정받기 위해서 친부친모도 아닌 '양자'의 처지에서 도합 '6년상'을 치르고 난 뒤에야 겨우 '프린스 원소'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말이 '삼년상'이지 찌는 듯한 무더위와 애는 듯한 맹추위 속에서 '얇은 홑겹'만 입고, 먹는 식사라고는 잡곡과 풀데기만 먹으며 겨우 목숨만 연명할 지경이었으니, 그 시절의 아픔이 뻐에 사무쳤을 것이 뻔하다. 이런 '악바리'가 여포의 능력을 갖게 되었다면, 대단히 음흉한 야심가가 되었을 것이다. 세간의 눈치를 들키지 않는 선에서 '괴물' 같은 힘으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을 손수 제거했을 테니 말이다. 대개의 <삼국지>에서는 원소가 '우유부단 모습'만 보이는 덜떨어진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실제 '정사'에서는 기민할 정도로 꾀가 많고 휘하 장수 또한 최고로 많았기 때문에 '식량창고'가 될만한 땅을 차지하게 된다면 '날개'를 단 듯 창공을 누비며 다닐 것이다.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색다른 삼국지'를 즐길 준비를 마친 셈이다. 7권에서는 '임팩트' 강한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아서 '빌드 업'을 하는 느낌만 들었는데, 본격적인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으며, 그 시작을 제대로 알려주는 '관도대전'이 펼쳐진다면 이야기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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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6 삼국지톡 6
무적핑크 지음, 이리 그림, 와이랩(YLAB) 기획.제작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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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6> 무적핑크 / 와이랩(YLAB) / 문학동네 (2023)

[My Review MMCCLIX / 문학동네 4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여든여덟 번째 리뷰는 정사와 연의의 중간 어디쯤에 새로운 '삼국지연의'를 써내려가고 있는 <삼국지톡 6>이다.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가 솟구친다. 연의는 재미는 있지만 '찐 역사'라기에는 공갈이 너무 많다. 나관중이 당시 인기를 끌던 연극 쪽대본(!)에서 영감을 받아서, 그 인기가 많던 쪽대본들을 하나하나 모아 '하나의 연의'로 집대성한 것이라 <삼국지> 가운데 인기가 많은 것은 세세하게 인기가 없던 대목은 설렁설렁 넘기는 식으로 써내려간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사를 읽자니 너무 재미가 없다. '참 역사'를 깨우칠 수는 있으나 역사적 진실이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국지톡>은 연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면서도 정사와, 또는 다른 연의의 내용을 참고하면서 '실제 역사이야기'를 전해 듣는 듯한 생생함이 살아난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연의와는 사뭇 다른 전개 방식이지만, 그렇기에 '만화책'을 읽고 있지만 '참 역사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정말 많이 배웠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삼국지톡 6> 관점 포인트 : 6권의 주요 줄거리는 여포에게 죽임을 당한 동탁이야기연주에 정착해서 재기를 노리는 조조이야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벌어지는 '도겸과의 전쟁', '여포와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원소와 공손찬의 대결에서 공손찬이 완패를 하고 두문불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6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다름 아닌 '서주대학살'이다. 바로 이 대목이 이어지는 <삼국지톡>의 뒷이야기까지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핵심사항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서주대학살'은 도겸의 부하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 조조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서 비롯되었다. 허나 개인적인 복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끔찍하고 잔혹한 짓이었다. '한 개인의 죽음'이 가져온 슬픔을 달래기 위해서 서주 백성들 수백만 명을 학살할 필요가 있었을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은 서주 백성이 아니고, 서주를 다스리던 도겸도 아니고, 도겸의 부하로 있던 '황건적 출신'의 일개 장수였을 뿐인데 말이다. 진정 복수를 위한 것이었다면 '황건적 잔당'을 잡아다 족치는 것으로 만족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조조는 '개인적인 원한'만 풀고자 했던 것이 아니다. 원소의 그늘에서 억눌리고 핍박 받던 스트레스를 풀듯 '연주'라는 새로운 근거지를 마련하자마자 조조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언제까지나 다른 군웅들의 눈치밥을 먹으며 고작 '작은 영지'를 지키고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이익에 만족하는 사나이가 아니라, 천하를 움켜쥐고 뒤흔들 수 있는 '패왕'이 되어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지위를 얻고자 불철주야 노력하는 사나이로 변모한 것이다. 조조에게 애초에 이런 야심이 있었던가? 솔직히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런 패왕의 지위에 오르라고 부추긴 것은 '정사'에서 진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실 진궁의 고향은 '연주'였고, 원소의 발밑에서 허덕이며 제 능력을 펴지 못하는 조조의 책사로 활약하면서 조조에게 모든 것을 베팅한 셈치고, 연주의 유지와 명망 높은 인재들에게 '조조, 한 번 믿어 보자'라고 진궁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셈이다. 그렇게 조조는 '반동탁연합'에서 대실패를 하고 쫄딱 망하고, 원소에게 빌붙어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때, 진궁이 '날개'를 달아주며 마음껏 비상해보라고 부추겼던 것이다. 그것도 '패왕'이라는 절대적인 권력을 누릴 자질이 충분하니 해보는데까지 해보라면서 말이다.

이제부터 조조는 진정한 패왕으로 거듭나려 불철주야 노력을 하게 된다. 원소의 책사였던 순욱이 조조를 찾아온 것도 이 즈음이다. 거기에 정욱, 순유, 곽가 등등 쟁쟁한 책사들이 합류하면서 '연주의 내정'을 다지게 되고, 이런 탄탄한 내정을 바탕으로 조조의 군사는 점점 힘을 불려나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재기에 확실히 성공한 조조는 아버지 조숭에게 연락을 취해 연주로 모셔오고자 한다. 조숭은 연주로 가는 도중에 도겸이 다스리고 있던 서주를 지나게 되었고, 조조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도겸은 조조의 아버지를 융숭하게 대접하고 호위까지 붙여 환대했다. 그러나 일이 잘못 되려니 하필 호위로 붙인 군사가 '황건적 잔당 출신'이라 도겸이 선물로 준 보물이 탐나서 조숭의 목숨까지 해치고서는 달아나버리고 만다. 이에 분노한 조조는 이제 막 재기한 군사를 박박 긁어모아서 서주를 침공하기로 한다. 갑작스런 비보에 당황한 도겸은 조조의 군세를 보고 위축되어 이곳저곳에 원군을 요청하지만 '공손찬 군대'에 있던 유비만이 이에 응답하고 스스로 원군을 자처해서 나아간다. 공손찬에게 소규모의 병력을 지원받아서 말이다.

하지만 이는 유비가 도겸을 돕고 싶어서 도우려 간 것이 아니다. 실재로 유비군과 조조군이 맞붙어 싸우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는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서서 원군이 되고자 했던 것은 무시무시한 공손찬에게서 탈출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공손찬은 '북방의 귀신'으로 불릴 정도로 엄청 잔인한 사람이었고, 그 사람 밑에 있다가 눈밖에 나면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할 수도 있기에 유비군은 사실상 달아난 것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서주 자사 도겸의 처지에서는 그게 아니었다. 막강한 군대가 지척까지 쳐들어왔는데, 늙고 병든 도겸은 이를 막을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도겸도 젊은 시절에는 전장에서 빛나는 업적을 자랑할 정도로 용감무쌍했다고 전해지지만 이미 늙은 몸에 병마까지 시달리고 있어서 군대를 지휘할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돕고자 스스로 찾아온 유비군이 얼마나 고맙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조조가 서주를 침공할 때를 노려서 여포가 조조의 근거지인 '연주'를 빈집털이하자 조조군은 서둘러 철군을 했고, 유비군은 도착해서 별로 한 것도 없이 조조군을 물리친 공을 세운 셈이 되었다. 이에 감격한 도겸은 유비의 풍모에서 귀티가 좔좔 흐르는 것을 보고 덜컥 '서주'를 안겨주고 말았다. 물론 유비는 사양을 하고 서주와 연주 사이의 작은 성 '소패성'에 머무는 것으로 합의를 했지만 말이다. 얼마 뒤 도겸이 죽자 '서주의 백성'은 자신들을 구원(?)한 유비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며 유비는 졸지에 서주 자사가 되고 만다.

한편, 여포는 동탁을 죽인 뒤에 영웅의 자리에 올라야 정상이었으나, 동탁군 잔당이었던 이각과 곽사에 의해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그때 마침 조조가 연주를 비운 채 서주를 공격하러 가자 빈집털이를 하러 연주를 공격한 것이었다. 부랴부랴 돌아온 조조는 진땀승부 끝에 연주를 되찾고 여포를 쫓아냈다. 그렇게 유유히 돌아간 곳이 바로 유비가 새로 취임(?)한 서주였고, 유비의 환대를 받으며 당당히 소패성의 새 주인으로 들어앉게 된다. 유비는 왜 여포를 받아들인 것일까? 바로 조조군이 다시 쳐들어왔을 때 여포의 힘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물론 리스크(위험)가 크다. 여포는 '배신의 아이콘'이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유비는 자신이 도겸을 단박에 사로잡은 인품으로 여포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여긴 듯 싶다. 만약 여포 곁에 '책사 진궁'이 없었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허나 진궁이 여포의 책사로 있었기에 도리어 유비가 당하게 되었고, 애써 얻은 서주를 여포에게 내어주는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끝내 유비는 구사일생으로 조조의 품으로 뛰어들게 된다. 마치 호랑이의 입 속에 제 발로 뛰어든 격이다.

그런데 조조의 책사였던 진궁이 어찌 여포의 책사가 되었을까? 그건 바로 조조가 저지른 만행을 견딜 수 없었기에 예전에 조조가 제 품으로 뛰어들었을 때 '죽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서 조조 곁을 떠나고 여포에게 힘을 실어주어 '조조 죽이기'를 실현시키려 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진궁을 조조를 죽이고 싶었다. 왜? 이제와서 뒤늦게야 '조조 죽이기'에 열을 올린 것일까? 그건 바로 '서주대학살'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일전에 '여백사 사건'에서도 일찌감치 알쪼였지만, 그래도 진궁은 조조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왜냐면 그건 '도망자의 절박함' 때문에 벌어진 헤프닝으로 볼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주대학살은 달랐다. 아무리 아버지 복수라는 명분이 있었으나, 죄 없는 서주 백성들을 죽이고 또 죽이면서 시체로 산을 이루고 강을 메우는 참혹한 짓을 벌일 까닭으로는 적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사패짓(사이코패스 행동)'이었다. 이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진궁은 조조에게 떠난다는 말도 없이 떠나서 여포에게 '조조'를 죽여달라 애원하게 된다.

그렇다면 조조는 어찌하여 '서주대학살'을 저지른 것일까? 애당초 아버지 죽음에 대한 복수는 핑계였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서주 지역'을 독차지하기 위한 욕망 때문이었다. 조조가 근거지로 삼은 '연주'는 사방으로 적들에게 둘러싸인 불리한 지역이었다. 북쪽에는 기주를 차지한 원소가, 남쪽에는 원술이, 서남쪽에는 형주의 유표가 호시탐탐 조조를 노리고 있었다. 연주 한 곳에서 이들 모두를 상대하기란 힘겨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조는 원소가 먼저 서주를 점령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서주의 주인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욕망이 실현될 찰나에 유비가 나타나서 홀랑 차지해버리고 말았다. 그에 대한 분노가 멈출 줄을 몰랐고, 당장 여포를 몰아내야 했기에 급히 철수해야 했으나, 이대로 유비에게 넘겨주기에 아까운 서주에 '조.조.'라는 두 글자를 심어주고자 잔인한 짓을 저질렀던 것이다. 비록 짧으나마 유비의 치세에서 안정과 행복을 누린 '서주의 백성'에게 누가 진정한 강자(패왕)인지 단단히 심어주려 했고, 무엇보다 유비에 대한 시기와 질투도 한 몫 단단히 했을 것이다. 자신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던 '서주'를 유비는 아무 것도 '한 일(?)' 없이 덜컥 차지해버렸기 때문이다.

나가는 글 : 한편, 서주대학살이 벌어질 당시 엄청난 인물 하나가 '학살현장'이 된 서주에서 형주로 이동하고 있었다. 바로 천재라고 불리는 '어린 제갈량'이었다. 훗날 제갈량이 유비와 손을 잡게 된 결정적 이유도 바로 '서주대학살'에서 겪은 충격 때문일지도 모르는 '복선'이다. 세상 똑똑한 천재가 왜 '대세'는 조조에게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비와 손을 잡았던 걸까? 대부분의 '연의'에서는 이 대목에 대한 설명이 없는데 <삼국지톡>에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려는 듯 싶다.

암튼, <삼국지톡> 덕분에 '서주대학살'이 가지고 있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게 된 것 같다. 보통 '연의'만 읽게 된다면 조조가 저지른 끔찍한 만행이 잘 드러나지 않아 '서주대학살'은 그저 그런 헤프닝으로만 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주대학살'은 조조의 인품과 훗날 벌어질 일대 사건들에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이 때 당한 '서주 출신 인재들'이 속속 조조의 뒤통수를 치게 되고, 서주 출신 인재들이 '유비의 편'을 들면서 금이야 옥이야 그 무엇인든 아낌 없이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도 다름 아닌 '서주대학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서주 부자 출신인 '미축의 활약'이 정말 대단했다. 미축 집안이 '유비'를 지지하기로 결정을 내리자 수많은 서주의 백성들은 두 말 할 것 없이 유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에 나서고, 그 유명한 진등진규 부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으며 유비를 지지했던 것이다. 물론 진씨 부자는 유비 개인에게 충성을 한 것이 아니라 '한나라 신하'로서 황제에게 충성을 다한 것이지만, 결국 유비가 헌제의 황숙이 되었기에 '로열패밀리'로서 유비를 돕는 일이 나라에 충성하는 일이 된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삼국지>를 분석할 때 '서주대학살'을 중심적 사건으로 단언하고 비교분석해야겠다. 그동안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삼국지톡> 덕분에 '서주대학살'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조를 분석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로 적용해봐야겠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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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호의 과학 탐험 2 - 생명 탄생, 심해에서 우주까지 보다호의 과학 탐험 2
임영제 지음, 윤현우 그림, 김범준 외 감수, 과학을 보다 원작 / 알파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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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호의 과학 탐험 2 : 생명 탄생, 심해에서 우주까지> 임영제 / 과학을보다 / 김범준, 김응빈, 지웅배(우주먼지) / 알파주니어 (2025)

[My Review MMCCLVIII / 알파주니어 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여든일곱 번째 리뷰는 과학학습만화의 '뉴노멀'을 제시한 <보다호의 과학 탐험 2>다. 앞서 '과학학습만화'는 필독서라고 강조했다. 미래는 첨단과학이 일상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니 과학의 기초가 없으면 '그 일상'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다. 기초학문은 '조기교육'이 국룰이다. 어릴 적부터 쉽고 재미나게 즐기지 않으면 절대로 '그 감각'을 익힐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도 어릴 적에 '계몽사'에서 출간한 <학습과학대백과>(전16권)을 선물 받고 '하드커버'가 떨어져 나갈 때까지 읽고 또 읽었던 추억이 있다. 너무 오래 되어서 제목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맞다고 하더라도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출간했지만 애초에 '일본 뒤침본(번역본)'이기에 우리 나라 실정과는 다른 내용도 많이 있었던 것을 어른이 되어서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우리 나라가 '학습만화'는 더 잘 만들기 때문에 굳이 외국 것을 찾아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고 재미나게 만든 '과학학습만화'이냐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보다호의 과학 탐험 2> 관점 포인트 : 1권에서는 김범준, 지웅배 교수님 2명만 나왔는데, 2권에선 김응빈 교수님이 '보다호'에 합류하게 되었다. 바로 '미생물 분야'다. 크게 보아 '생물학'인데, 사실 생물학은 너무 심오하고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왜냐면 '생명'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아무리 첨단과학을 발전시킨다 하더라도 끝내 정복하지 못할 분야가 있다면, 그건 머나먼 우주도 아니고, 나노보다 더 미세한 양자역학도 아니다. 바로 '생명의 탄생과 신비'를 연구하는 것이다. 물론 첨단과학 덕분에 인간은 세상에 없던 '생명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로써 인간은 '신의 영역'에 첫 발을 내딛었다면서 좋아라했지만, 그렇게 만들어낸 생명체는 온전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유전공학기술'을 비롯해서 '무기물 합성'으로 '유기물'을 창조해내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라고 할만한 생명은 만들지 못했다. 만약 그게 성공했다면 인류는 굳이 '출산의 위험과 고통'을 감수하지 않는 방법을 고안해냈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연구성과는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칮 잘못해서 전인류에게 재앙이 될 위험요인까지 안고 있는 연구이기에 그런 '생명창조'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윤리적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으며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당부, 또 당부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런 사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보다호의 과학 탐험>에서는 '미친 과학자 집단'이 등장해서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전 인류에게 끔찍한 재앙을 불러올 궁리를 한다는 스토리상의 설정을 했더랬다. 이들이 저지를 해괴망측한 말썽과 자칫 전인류를 절멸에 이르게 할 위험천만한 '과학실험'까지 저지를 가능성이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미친 과학자들'이다. 그런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미친 과학자들의 위험하고 무모한 '과학실험'을 막기 위해서 '보다호'에 탑승한 용감한 탐험가들이 대활약을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뿐인 지구를 지켜내고 과학기술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탐험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그럼 2권에서 등장한 '위험천만한 과학실험'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시베리아 대륙에 위치한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연구팀의 탐사장비를 훼손하는 나쁜 짓이었다.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는 것도 위험한데, 그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으며, 이를 연구조사하는 '탐사장비'를 훼손하는 일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 알아야 한다. 왜냐면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빼박 증거이며, 영구동토층이 녹게 되면 그 내부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여러 가지 것들'이 세상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메테인과 이산화탄소'이며, 심지어 먼 과거에 존재했던 '바이러스 감염체'가 얼음(빙하)에 갇혀 있다가 풀려나기 때문이다. 메테인과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이고, 이것이 '일정 농도 이상'으로 배출이 되면 지구는 '온실효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뜨거운 행성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온실효과'가 없어서는 안 된다. 지구 기후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효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실효과가 너무 강해져서 21세기 초 무렵보다 기온이 1.5도 오르게 되면 '온실효과'가 너무 강해져서 바닷물이 뜨거워지고,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온도가 뜨겁고 해수면이 상승한 바다는 매우 난폭해져서 '슈퍼태풍'을 평소보다 3~4배 더 많이 발생시킬 것이고, 수량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파괴력까지 몇 곱절로 커져서 슈퍼태풍이 지나는 곳마다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고 말 것이다. 엄청난 비바람을 몰고 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해일까지 덮쳐서, 안 그래도 해수면이 상승한 바닷가 연안지대는 바닷물에 잠기거나 큰 파도에 부숴져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온실효과'를 너무 낮추게 되면 빙하기가 찾아와 지구 전체를 오랫동안 꽁꽁 얼려버리고 말 것이다. 그야말로 인류는 절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히 '온실효과'로 인한 기후재앙을 피할 수 있다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먼 과거에 '영구동토층'에서 얌전히 잠들어 있던 '고대의 바이러스'들이 다시 깨어나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감염원'으로 삼아 감염시켜버리면 알 수 없는 질병에 걸려서 병들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코로나19 팬데믹'처럼 전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 수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질병'에 걸리고, 치료할 방도가 없어서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는 끔찍한 재앙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백신'을 개발해서 예방과 치료를 할 수도 있겠지만, 백신 개발에는 엄청난 연구비용은 물론이고, 수많은 연구원들이 동원되어야 가능한 일인데, 고대의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미미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고대의 감염병'이 다시금 전세계에 퍼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하고, 어쩌면 제 때에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지 못해 인류가 절멸할 수도 있다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바로 이런 위험 때문에 인류는 '제2의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 테라포밍을 연구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바로 '화성'이다. 영화 <마션>에서도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인이 '감자 농사'를 하며 구조대가 찾아갈 때까지 생존하는 것이 극히 희박하지만 '실현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지구와 닮은 행성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약간이긴 하지만 '대기'도 있고, 가장 중요한 '물'도 극지방과 지하에 상당한 양이 존재하고 있다고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렇다고 인류가 바로 이주해서 살 수 있지는 않다. 적어도 인간이 살기에 적당한 '화성기지'를 먼저 설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지 안'에서만 생활할 수도 없으니 화성의 자연환경을 '지구처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테라포밍(지구 행성처럼 자연스런 환경 만들기)' 기술은 현재 완벽하지 않다. 그리고 방법도 마땅한 것을 아직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일단 화성의 기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100만 발의 핵폭탄'을 터뜨리자는 엉뚱한(?) 방법도 제안되었지만, 얼마 정도의 핵폭탄이 적당한지 알 수 없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화성의 중력'이 생각보다 약해서 애써 끌어올린 기온이 유지되지 못하고 식어버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직까지는 '테라포밍' 기술이 엉망진창이지만, 지금의 어린이들이 어른이 될 때쯤에는 확 달라질 수도 있다. 물론 애써 '테라포밍'한 '제2의 지구'마저 헌신짝처럼 환경파괴를 시켜버리는 습관부터 버리지 못한다면 성공해도 실패한 것과 다를 바가 없을 테지만 말이다.

나가는 글 : 미래에는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줄텐데 굳이 '과학공부'까지 해야 하는 걸까? 그냥 AI에게 모든 것을 물어보고, AI에게 대신 처리하라고 하면 더 간단할테니 말이다. 맞는 말이다.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굳이 어려운 방법을 택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모든 것을 AI에게 맡겨두고 멍청해져도 괜찮을까? 적어도 AI를 잘 다루기 위해서라도 인간은 지금보다 더 똑똑해져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공부를 게을리하는 인간들은 결국 AI보다 멍청한 탓에 AI에게 '관리' 당하거나 '사육(?)' 당하는 '양계장속 닭'과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첨단기술의 핵심은 바로 '과학'이다. 과학의 다른 말은 '호기심'이고 말이다. 결국 첨단과학기술의 시대에 인간은 끝없는 '호기심'을 발현하지 못하면 점점 AI에게 '조종' 당하다가 AI가 '시키는 일'만 평생하다가 죽거나 '기계의 몸'을 가지게 되어도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그저 '로봇'에 불과한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정말이지 AI가 '시키는(명령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기계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AI를 잘 다룰 정도로 '똑똑한 뇌'를 가지고 있다면, '기계의 몸'으로 대체해서 '불멸의 존재'가 되더라도 똑똑하기에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그 반대라면 더는 '인간'이라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비록 상상이지만 어떤가? 과학공부를 반드시 해야 할 충분한 이유라고 느껴지지 않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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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호의 과학 탐험 1 - 보다호의 탄생 보다호의 과학 탐험 1
임영제 지음, 윤현우 그림, 김범준 외 감수, 과학을 보다 원작 / 알파주니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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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호의 과학 탐험 1 : 보다호의 탄생> 임영제 / 과학을보다 / 김범준, 지웅배(우주먼지) / 알파주니어 (2025)

[My Review MMCCLVII / 알파주니어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여든여섯 번째 리뷰는 인기 유튜브 <과학을 보다>를 어린이 학습만화로 재탄생시킨 <보다호의 과학탐험 1>이다. 학습만화는 장단점이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하게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없애는 방법으로 독서를 시켜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나 '과학 학습만화'는 완전 필독서다. 집집마다 한 질 정도는 꼭 있을테지만, 없다면 반드시 구비하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의 미래에는 더더욱 '과학기술'이 첨단화될 것이기 때문에 과학상식이 전혀 없는 '문과형 아이'로 키우면 거의 절망적일 것이다. 반드시 과학을 공부시켜야 한다. 적어도 과학이 뭔지는 알 수 있게끔 해야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에 의해서 뒤늦게 과학공부를 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상식은 키워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과학 학습만화'는 꼭 읽히시길 바란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보다호의 과학 탐험 1> 관점 포인트 : 학습만화계의 넘버 1은 여전히 <Why?>시리즈 일테지만, 눈길을 살짝 바꿔서 유튜브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라도 좋아하는 컨텐츠는 다름 아닌 <과학을 보다>이기 때문이다. 조회수가 많은 것은 둘째치고, 아예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딱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컨텐츠이고, 정말 재밌고 유익한 '과학컨텐츠'다. 한 편을 볼 때마다 40~60분 정도를 시청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건너뛰기'를 하지도 않고, 알고리즘이 멈출 때까지 계속 시청도 가능할 정도로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동영상이다.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기에 <과학을 보다>라는 같은 제목의 책도 나왔을 정도다. 이 책 <보다호의 과학 탐험>은 바로 그 유명 컨텐츠를 어린이도 쉽고 재미나게 볼 수 있는 '과학 학습만화'로 내놓은 책이 되겠다.

책의 구성은 '학습만화'답게 '초등교과 연계'를 확실히 했고, 초등생들의 눈높이에 딱 맞춘 주제와 컨셉에 눈높이 수준까지 맞췄기에 읽기에 수월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편집이 돋보이고, 무엇보다 재미를 보장하기 위해서 '어린이 주인공'이 등장해서 모험을 떠난다는 기본 틀로 꾸며져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최고의 학습만화'라 하기에 부족한 것이 있다. 무엇보다 인기절정의 교수님들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1권에서는 김범준 물리학교수님과 지웅배 천문학교수님이 등장해서 전체적인 학습코너를 '물리학'과 '천문학'으로 꾸며 놓았다. 교과연계로 본다면 '물리'와 '지구과학' 파트에 해당하고, 과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물리학'과 과학의 재미를 보장하는 '지구과학'으로 어린이 독자들의 시선집중을 확실히 보장하게 될 것이다.

보다 자세하게는 '태풍', '우주', '피사의 사탑', '공룡 멸종', 그리고 '연금술의 신비' 등 과학에 관심이 많은 초등생들이라면 엉덩이가 들썩이게 만들 주제가 담겨 있다. 과학을 공부하면서 '어려운 공식'부터 달달 암기하고 이해시키려 들면 100% 싫어하게 된다. '수포자'가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니다. 무턱대고 '공식암기'부터 들이대면서 '문제풀이'만 강요하고 반복하다보면 금새 지겹게 되고, 자연스럽게 멀리하고 싶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과학도 '수포자'를 양산하는 방법대로 공부하려 드는가?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 재미나게 공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초등수학은 '스토리텔링'으로 배우고, 초등과학은 '호기심 자극'에 탁월한 눈요기를 확실히 할 수 있는 대상부터 배우고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가는 글 : 이렇게나 좋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데 읽지 않는다면 반드시 손해를 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혹시나 학부모 여러분들이 어린 자녀에게 <학습만화>를 사주고서 '알아서' 읽기를 바라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혹여 그런 방법이 잘 통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을 남겨주시면 고맙겠다. 왜냐면 십중팔구는 실패하기 딱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학습만화'를 제대로 뽕을 뽑을 정도로 제대로 읽는 아이가 있다면 '성적순'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수한 성적'인 학생이 <학습만화>도 제대로 읽고, '저조한 성적'인 학생은 <학습만화>조차 수박 겉핥기로 읽어서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에만 가봐도 알 수 있다. 아이들은 기똥차게도 '만화책이 꽂혀 있는 서가'를 단박에 찾아낸다. <학습만화>도 예외는 아니다. 억지로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도서관 의자에 앉아 있다면 십중팔구는 '읽으라는 책'은 읽지 않고 '만화책'이 손에 들려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눈치가 있는 학생이라면 '만화책'을 들고 있으면 혼날 것이 뻔하기 때문에, 핑계라도 댈 수 있는 '학습만화'를 손에 들고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도 학교성적이 높아야 '학습만화에 대한 이해도'도 높기 마련이다. 이런 친구들은 따로 학습지도를 하지 않아도 '내용간파'에 탁월하고, '주제학습'도 수월하게 스스로 해낸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중요한 것을 알아서 습득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학교성적이 낮은 편이면 '학습만화'를 아무리 읽어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냐면 <학습만화>의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해서, 그저 등장인물의 코믹한 내용만 머릿속에 저장하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지식/정보'에 해당하는 내용은 머릿속에 담지 못하고, 시험에 나오지도 않을 '웃긴 내용'만 읽어나가고 그 상태로 책을 덮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면 집안에 아무리 <학습만화>가 많더라도 다 무쓸모다. 그래서 비싸게 큰 돈을 들여서 <학습만화 100권>을 통째로 사다가 거실 책꽂이와 아이 공부방에 한가득 꽂아놨는데도, 도통 읽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하소연만 풍성한 집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학교성적이 그리 높지 않으면 <학습만화>에 거금을 투자하지 말라고 코칭하곤 한다. 여기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학교 성적이 낮으니까 '만화책'으로 공부라도 하고, 이해를 쉽게하고, 낮은 성적이나마 올릴 목적으로 읽는 책이 <학습만화>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대답은 '아니오'다. <학습만화>를 결코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생각보다 수준 높고, 내용도 어렵고, 전문가의 도움이 없으면 이해조차 하기 어려운 내용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재미나게 읽으며 '학습성과'도 쑥쑥 올릴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적어도 성적 상위 10% 이내가 아니라면 <학습만화>는 읽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 틀림 없다.

학부모들에게 한 가지 귀띔을 드리자면, 댁의 자녀가 <학습만화>를 읽으면서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서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면 단언컨대 '상위 10% 이상'의 성적을 받는 학생일 것이다. 반면에 <학습만화>를 읽으면서도 몸을 베베 꼬며, 시선은 산만한데, 책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는 엄청 빠르고, 읽으면서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중하위권 학생'일 경우가 틀림없다. 후자의 학생들은 적절한 '코칭'을 받아야 <학습만화>를 제대로 읽게 될 것이다.

<학습만화> 코칭 방법도 소개해드린다. 책을 완독한 뒤에 '쪽지 시험'을 보는 것이다. 중하위권 학생이니 '서술형 답안'을 쓰기에는 너무 벅차므로 간단한 체크를 하기 위해서 '단답형 문제 5~10개'를 매 책마다 실시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독서감상문'을 반드시 쓰게 하는 것이다. 감상문의 내용은 <학습만화>를 펼치면 나오는 '지식컬럼'을 활용하면 좋다. 그 '지식컬럼'의 내용중에 '이미 알고 있던 지식정보'는 무엇이고 '언제,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밝히고, '새롭게 알게 된 지식정보'는 무엇이고, 그 지식정보를 '어디에' 써먹으면 좋을지 정리해보고, '앞으로 알고 싶은 지식정보'가 있다면, '왜' 그 지식정보를 알고 싶은지 솔직한 내용을 짤막하게나마 써서 정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밖에도 무수히 많은 코칭 방법이 있으니 다양하게 써먹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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