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 14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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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4>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 디앤씨웹툰비즈 (2025)

[My Review MMCCCXI / 디앤씨웹툰비즈 1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마흔 번째 리뷰는 '윤회의 잔'으로 시간을 되돌린 세계에서 성진우의 평범한 고등학생 이야기가 펼쳐지는 <나 혼자만 레벨업 14>다. '차원의 틈새'에서 마주한 군주들과의 전쟁에서 성진우는 무려 27년동안이나 홀로 싸웠다. 어렵긴 했지만 '지구를 구한 영웅'이 된 성진우는 용제를 이긴 뒤에 '지배자'들에게 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지구를 전장터로 삼아 용제와 싸워 이긴 것도 성진우 '홀로' 해낸 결과였으니, 다시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 바다. 하지만 왜 그 힘든 싸움을 또다시 한단 말인가? 완전히 그림자 군주가 된 성진우에게 '전쟁 본능'이 되살아난 것일까? 하지만 전임 그림자 군주 아스본 또한 의미 없는 전쟁에서 수많은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볼 수 없어 전쟁을 멈추려 했었다. 그럼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지배자와 군주들의 전쟁에 휘말려 '파괴된 지구''희생된 인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윤회의 잔'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자신은 또 한 번의 길고 긴 전쟁을 치뤄야 하지만, 전장터가 되지 않은 지구는 온전할 것이며,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을테니 희생될 인간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성진우는 '윤회의 잔'을 사용해 시간을 되돌리고자 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용제와 결판을 내기 위해 '차원의 틈새'로 향한다. 되돌린 시간에는 살아계신 아버지에게 작별의 인사도 없이 말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4> 관점 포인트 : 14권은 '외전'이다. 다음 권인 15권도 '외전'이니 생각보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꽤 긴 편이다. 이쯤 되면 <나 혼자만 레벨업 2탄>을 이미 예고한 셈이고, 실제로 '라그나로크(다울)'가 이미 출간되어 연재되고 있다. 물론 원작소설의 작가인 '추공'이 직접 외전까지 손수 썼기 때문에 소설책으로도 2탄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딱히 소식이 없다. 이제 애니메이션의 뒤를 이은 후속작은 '영화판'으로 개봉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오는데 말이다.

암튼 아쉬움은 뒤로 하고, 책 이야기를 마저 하련다. 늘 얘기하는 거지만 '외전의 완성은 디테일'에 있다. 본편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외전'에서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작품이든 '외전'을 보면 '본편의 빈틈'이 메워지게 된다. 그래서 꼼꼼해야 한다. 윤회의 잔으로 시간을 되돌린 뒤 성진우가 '차원의 틈새'에서 보낸 시간이 무려 27년이었다. 그곳에서 매순간 벌어지는 일은 오직 '전쟁'뿐이었다. 오히려 암흑천지라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텅빈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마주선 긴장감으로 가득차지 않으면 단 한 시간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공허'만을 느꼈을 것이다. 더구나 인간인 성진우는 '단 한 명'이었다. 물론 성진우에게 무수히 많은 그림자 병사들이 있었지만, '장군 계급 이상'이 아니면 대화를 나눌 수조차 없고, 장군 계급까지 성장한 그림자 병사들이 그닥 많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들은 '그림자 군주'의 충직한 부하였을 뿐이다. 마음속 고민까지 털어놓을만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도 없는 존재였다. 그나마 외로움을 잊어버릴 수 있는 '전투시간'이 매 순간 찾아온다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죽고 죽이는 전쟁이 '희망'이 되어버린 공간에 살고 있는 유일한 '인간'이 바로 성진우였다.

결과적으로 성진우는 용제를 비롯한 모든 군주들을 처단하고 지구로 무사귀환했다. 지구시간으로 2년이 지난 시간이었다. 중1 때 '차원의 틈새'로 훌쩍 떠났으니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었을 나이가 되었다. 중등까지는 '의무교육'이라 졸업장을 따기까지 출석수까지 맞췄어야 했을텐데, 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아마도 '검정고시'로 고교 입학 기회를 획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성진우는 중학생 때 가출을 한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채 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육상부'에 가입했다. 이유는 딱 하나였을 것이다. '차해인'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성진우는 '전국대회'로 향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진다. 성진우가 '자경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범죄자들에게 '그림자 병사'를 붙여놓고 자수를 하지 않으면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죽여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경찰로 복무중이던 '우진철'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학생인 성진우를 만난 우진철은 '과거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 정확히는 '사라진 시간대의 경험'이지만 말이다. 과연 이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망각은 신이 내린 축복'이라는 명대사도 있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큰 고역인지는 내가 가장 잘 안다. 기억력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물론 행복한 추억을 잊지 않고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안타깝게도 인생을 살다보면 '행복한 순간'은 정말 짧다. 대부분의 기억은 민망하거나 짜증나는 것이 대부분이고, 아픈 기억조차 잊지 못하는 나는 그래서 울적한 나날을 보내야 할 때가 많다. 너무 많다. 그렇기에 성진우도 '사라진 시간대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도록 과거에 친하게 지냈던 이들과 조심스럽게 지낸다.

그러나 '기억'을 떠올려주길 바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차해인'일 것이다. 성진우가 홀로 버틴 27년의 세월속에서 누굴 떠올리고 있었을까? 만약 있었다면 '가족'이었을 것이고, 그 다음은 '고건희 협회장'이었을 것이고, 그 다음은 '유진호'..쿨럭쿨럭. 아니다. 누가 뭐래도 '차해인'이었을 것이다. 성진우는 남자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직 중딩일뿐인 차해인 선수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친한 척하는 건 되려 수상한 사람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이럴 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면 딱일텐데, 그걸 성진우가 잘 기억하고 있었다. 중등시절 전국대회에서 '부상'을 감추고 결선에서 무리를 하는 바람에 1년 동안이나 휴식을 해야만 했었다는 차해인의 아픈 기억을 성진우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성진우는 차해인에게 접근했고 '강력한 마력'으로 부상을 치유해준 뒤에 후회없이 뛰라는 말을 남기고 쿨하게 뒤돌아 떠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성진우와 차해인은 '연인'이 된다.

나가는 글 : 성진우와 차해인의 '인연'은 크게 보아 <나 혼자만 레벨업>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길 바라는 '빌드업'이었다. 둘 사이에 '성수호'라는 아들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세계관 속에서 유일한 커플이고, 유일한 2세이기도 하다. 향후 '라그나로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아직 장담할 수는 없지만, 추공 원작에서는 더는 이런 '빌드업'이 없다. 그 까닭은 원작자의 작품구상은 여기까지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추공 작가의 '후속작'은 아마도 <나 혼자만 레벨업>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독자들도 '추공 원작'보다 '고 장성락 웹툰' 덕분에 <나 혼자만 레벨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급상승할 수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연 장성락의 공이 아무리 크다고 한들 '원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누구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릴 순 없다. 둘 모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다만 이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을 확장해서 더 많은,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머리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추공 원작자'가 더는 참여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외전'을 이렇게나 잘 써놓고 손을 놓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웹툰작가인 장성락이 고이 잠든 상황에서 '후속작'을 이어나갈 분과 '협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정말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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