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 11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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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1>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 디앤씨웹툰비즈 (2024)

[My Review MMCCCVII / 디앤씨웹툰비즈 1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여섯 번째 리뷰는 군주들의 습격이 시작된 <나 혼자만 레벨업 11>이다. 일본에 나타난 거대한 S급 게이트 안에는 '태초의 군주'인 거인들의 왕이 던전 보스였다. 성진우는 거인들의 왕과 거짓 없는 대화를 나눈 뒤에 지구에 게이트가 형성된 이유와 그곳을 통해서 쏟아져나오는 마수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애초에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지배자와 군주와의 끝없는 전쟁이었다. 이를 전해 들은 성진우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들의 원인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그게 왜 하필 '지구'였냐는 말이다. 거인들의 왕의 일방적인 말만으로는 아직 확연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거인들의 왕은 꿍꿍이가 있었다. 그림자 군주가 깃든 '성진우의 편'을 들어 자신을 잡아 가둔 지배자들과의 전쟁에서 돕고, 그림자 군주를 배신한 군주들과 상대해서 성진우와 함께 싸우겠다고 진실을 맹세했지만, 성진우의 마지막 질문인 '인간의 편'에 서겠냐는 물음에 거인들의 왕은 답하지 못한다. 결국 '태초의 군주'는 이세계를 멸망시킬 때까지 싸웠듯이 '지구를 새로운 전장'으로 만들고 인간들을 파멸로 이끄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태초의 군주를 죽이고,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길드컨퍼런스'에 참여해 토마스 안드레와 혈투를 벌인다.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1> 관점 포인트 : '나혼렙의 세계관'은 헌터와 마수의 싸움으로 시작하지만 사실은 더 큰 판이 가려져 있었다. 게이트는 마수만 튀어나오는 '문'이 아니라 이세계의 마력을 지구 곳곳에 흠뻑 젖어들게 만들어 지구에 살고 있는 것을 모두 파멸시켜 버리고 이세계에 살고 있는 '혼세의 주민(마수)들'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살 수 있는, 아니 전쟁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성진우가 레벨업을 하며 경험했던 '던전'속의 파괴된 지구의 모습은 실제로 지배자와 군주들이 싸우고 난 뒤에 온통 파괴된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최후의 결투를 마치고 난 다음에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암튼 그 결투에서도 '지배자와 군주의 대결'은 벌어졌고, 이번엔 지배자들이 군주들에게 밀려 패배를 했다. 그래서 지배자들은 자신들의 염체가 담긴 '광휘의 파편'을 지구에 흩뿌렸고, 그 파편의 기운을 담은 '그릇(인간)'에게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했으며, 그 힘을 가진 이들이 아홉 군주 가운데 가장 강력한 '파멸의 군주'인 용들의 왕(줄여서 '용제')이 부리던 용 가운데 하나인 '카미쉬'를 제압하는데 발휘한다. 맞다. 그들이 바로 '국가권력급 헌터'라 명명된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 '광휘의 파편'을 찾아내 암살하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게 처음 희생된 이가 다름 아닌 '크리스토퍼 리드'였다. 사실 국가권력급 헌터인 그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죽었기에 그의 위력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카미쉬 레이드에서 활약했던 또 다른 '국가권력급 헌터'였던 토마스 안드레와 맞먹을 정도였다는 설명만 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활약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비운의 캐릭터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리드의 진면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게임 나혼자만레벨업>에서 크리스토퍼 리드의 속사정을 파악해보면 좋을 것이다. 거기에 묘사된 내용에 따르면 각성하기 전의 크리스토퍼 리드는 미식 축구 선수로 주장을 맡을 정도의 뛰어난 선수로 등장한다. 그래서 각성 뒤에 카미쉬 레이드를 할 때에도 스포츠 선수답게 철저한 전략을 짜서 '최소한의 피해'로 카미쉬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무식하게 '닥공'으로 카미쉬와 승부해서 처치한 토마스 안드레와는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왜냐면 토마스 덕분에 카미쉬를 처치한 것은 맞지만, 그처럼 무계획적으로 힘으로만 처치한 결과 인근 도시의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동료 헌터들까지 '카미쉬 브레스'의 공격에 치명상을 입고 죽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토마스를 말리지 못해서 동료가 희생 되었다는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고, 국가권력급 헌터임에도 현역에서 '은퇴' 해버리는 결단을 내리며 잠적하듯 살고 있었다고 묘사하고 있다.

암튼, 지구에 마력이 충분히 퍼지고 '군주'들이 이세계에서 지구로 나와 활동할 수 있을 정도가 되니 군주들은 '광휘의 파편'을 찾아나서기 시작했고, 위치를 다 파악한 뒤에 '결계' 속에서 차례차례 처리하기 시작했다. 첫 희생자가 '크리스토퍼 리드'였고, 그 다음 희생자는 '고건희 협회장'이었다. 이 무렵 성진우는 황동수의 음모에 빠져서 토마스 안드레와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니 성진우의 일방적인 폭행이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만큼 '광휘의 파편'인 지배자의 힘을 그림자 군주의 '그릇'이었던 성진우가 압도하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광휘의 파편이 완벽한 '지배자의 힘'을 가져올 수 없었듯 성진우도 '그림자 군주의 힘'을 완벽하게 갖지 못하고 '인간'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지배자와 군주의 대결에서 '군주의 승리'로 결정이 났지만, 배신으로 얼룩진 '군주들끼리의 결투'에서도 성진우가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을 거란 얘기다. 당장 '혹한의 군주'가 결계를 치고서 또 다른 광휘의 파편이었던 '고건희 협회장'을 습격했다.

사실 고건희 협회장의 몸 안에 깃든 '광휘의 파편'은 다른 지배자의 파편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파편이었다. 그런데 토마스 안드레처럼 젊고 강인한 '그릇'이 아니라 환갑이 넘고 심장병까지 앓고 있어서 언제 심장이 멈출 지 모르는 늙은 몸을 가장 강력한 파편의 힘이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원래대로라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헌터가 되었어야 할 고건희 협회장은 애초에 허약한 그릇이었던 탓에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직 '위엄'만 보여줄 뿐이었다. 자칫 너무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면 그릇이 버티지 못하고 사망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군주들 가운데 가장 음험하다고 할 수 있는 '혹한의 군주'가 직접 고건희 협회장을 죽이러 왔다. 하지만 고건희 협회장은 자신이 치명상을 당한 찰나에 '결계'를 부숴 경계의 틈을 만들었고, 그 틈사이로 성진우가 심어놓은 '그림자'가 튀쳐나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곧 성진우를 불러오기 위함이다. 성진우는 급작스럽게 신호를 알리는 그림자의 다급함에 이끌려 '교환'을 해서 결계가 있는 곳에 도착했지만, 이미 혹한의 군주에게 치명상을 입고 죽어가는 고건희 협회장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딱 한 차례 '혹한의 군주'와 상대를 했는데, 서로 상대하기 만만치 않다는 것만 확인한 채 혹한의 군주를 놓치고 만다. 뒤늦게 사태 파악을 하고 고건희 협회장을 살리려 베르를 부르지만 이미 되살릴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버린 고건희 협회장은 성진우에게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찾아올 것을 예고하고, 부디 '인간의 편'에 서주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나가는 글 : 이 말이 애뜻해지는 까닭은 '권력의 속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무릇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는 '정의'를 외치던 이들도 '권력의 맛'을 알아버리는 순간, '자기 이익'만을 챙기고 다른 사람들이 죽든지 말든지 두 눈을 감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협회장'이었고, 지배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했던 '파편'이었기에 최강자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에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틀리기 십상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성진우에게 최종적인 '선택'에서 틀린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부디 '인간'을 위한 선택을 함으로써 승자가 지배자도, 군주도 아닌, 인간으로서 끝없는 전쟁에 종지부를 찍어달라는 부탁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는 끝없는 전쟁에서 지쳤고, 끝내 동료 군주들에게 배신까지 당한 '그림자 군주'가 성진우를 그릇으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배자들이 자신의 파편을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인간(그릇)에게 깃든 결과, 지구를 '또 다른 전장'으로 만들어버린 최악의 선택을 한 반면에 가장 고귀하고 밝은 '광휘의 파편'은 늙고 병들었지만 '인류애'만큼은 가장 원대했던 고건희 협회장을 그릇으로 삼았던 것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성진우는 애초에 가장 약한 'E급 헌터'로 각성했다. 그래서 '인류최약병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던전에서 숱하게 '죽음'을 경험했는데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훌륭한 인간성을 갖췄던 까닭에 '이중던전'에서 '선택'을 받은 것이다.

암튼 이 선택은 옳았을까? 이번에야말로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군주의 승리'를 쟁취하고, 지배자를 대신해서 '혼세의 주민들'을 거느리며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려는 군주들의 본색이 점점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가장 강력한 용들의 왕 '파멸의 군주'는 지구로 올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배자들이 완벽히 부활해서 지구에 오기 전에 용제를 불러들이고 지구를 저들만의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셈이다. 벌써 '광휘의 파편'도 셋이나 처리했고 말이다. 문제는 '그림자 군주의 그릇'인 성진우를 처치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 세 명의 군주가 힘을 모았다. 벌써 일면식을 마친 설인들의 왕 '혹한의 군주'와 짐승들의 왕 '송곳니 군주', 그리고 벌레들의 왕 '역병의 군주'가 성진우를 협공하기 시작했다. 과연 아직 '인간'인 성진우는 완벽하게 영체화한 세 명의 군주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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