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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더 비전 2030 - AI부터 생명공학까지, 오픈AI가 설계하는 미래
이재훈 지음 / 한빛비즈 / 2025년 6월
평점 :
<샘 올트먼, 더 비전 2030 : AI부터 생명공학까지, 오픈AI가 설계하는 미래> 이재훈 / 한빛비즈 (2025)
[My Review MMCIV / 한빛비즈 172번째 리뷰] AI 인공지능과 관련된 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게 앞으로의 전세계 정치, 경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 누구도 이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벌어질 일이기 때문이지만, 그보다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선보일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이고, 그 비슷한 일을 겪어본 적도 없기 때문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과연 AI가 펼쳐보일 미래 세상은 낙관적일까? 비관적일까?
여기 샘 올트먼이라는 사람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오픈AI'의 CEO로 현재도 직접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AI와 관련된 모든 사업에서 '선도적 업적'을 남긴 유일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는 '챗GPT'를 세상에 내놓았으며, 그 지능에 걸맞는 몸체를 만들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피규어 AI)'를 개발했으며, AI 시대의 본격화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인프라 구축을 꾀했으며, 수많은 AI와 AI 로봇을 원활히 작동시키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를 마련하기 위해 '핵융합 기술(헬리온)'에 투자하고 있으며, AI가 탑재된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했을 때에도 자본주의체제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조성하기 위해서 '기본소득, 월드코인, UBC(범용 기본 컴퓨터)'와 같은 프로젝트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삶 자체를 연장하고 재정의하기 위한 '생명과학 스타트업(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 포메이션 바이오)' 등 다양한 영역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단 한 사람, 샘 올트먼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지만, 그 이유를 알고 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왜냐면 그가 주장하는 '낙관적인 미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실 나도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이 도래하면 굉장히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AI가 도래하면, 인간이 힘들게 했던 일들이 '아주 쉬운 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AI가 탑재된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한다면 단순반복 노동으로 일정한 소득을 올리던 노동자들이 생계를 꾸리지 못하고, 기업은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서 '생산단가 0원'으로 제품을 엄청나게 만들어 내겠지만, 그 제품을 사줄 '소비자'가 현저히 줄어들어서, 결국은 기업도 망하게 되어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무너져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을 어찌어찌 해결했다손 치더라도 AI 정보처리를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텐데, 이를 충당할 에너지원은 무엇으로 마련할 것이냔 말이다. 거기에 인간의 삶을 좌우할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가진 '기억'을 정보화하여 '컴퓨터 저장장치'에 보존하고, 기계(로봇)의 몸으로 바뀐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해진 미래사회가 펼쳐진다면 과연 어떤 세상이 펼쳐지게 될까?
이런 비관적인 전망들에 샘 올트먼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앞서 언급한 '대안'들을 제시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샘 올트먼, 더 비전 2030>은 한마디로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설명한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무리 뛰어난 천재이고, 전도유망한 사업가라 할지라도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그 비결은 바로 그가 '좋은 투자자'이기 때문이란다. 단지 떼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를 하는 사람은 좋은 투자자라 하지 않는다. 그런 투자자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도 못한다. 단지 개인적인 영달만을 꿈꾸는 것이기에 그저 돈 많은 부자 한 사람 생겼다가 사라질 뿐이다. 그러나 좋은 투자자는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는 '떼돈'을 벌기 위해서 '미래'에 과감히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좋은 미래'를 꿈꾸면서 말이다. 그렇게 꿈꾼 '좋은 미래'가 실현이 된다면 한 개인의 부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전 지구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미쳤기에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풍요를 선사하는 이상적인 삶이 실현되도록 무던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좋은 투자자는 성실한 일꾼이기도 하다. 단지 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서 좋은 미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위대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샘 올트먼은 바로 이런 선구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좋은 투자자'인 셈이다.
그럼 우리는 샘 올트먼이 추진하는 일에 '동참'하기만 하면 될까? 그가 뛰어난 천재이고, 위대한 사업가이며, 좋은 미래를 꿈꾸는 현명한 투자자라면 그래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과연 '인간보다 더 똑똑한 지능을 가진 AI'의 등장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샘 올트먼은 '낙관적인 미래'를 점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비관적인 미래'를 전망하는 이들의 주장도 귀담아 듣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으라면, 과연 AI는 윤리적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겠느냔 질문이다. 인간이라면 어렵지 않게 판단하는 '도덕적, 윤리적, 양심적 판단'을 AI는 '확률적(?)'으로 계산을 하여서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라는 명확한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 생각하면, 인간도 결론 내리기 곤란하고 난감한 상황에서 AI는 과연 공정하고 명확한 판단을 내리고 인간보다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 '누가' 최종결정을 할 수 있단 말인가? AI 스스로? 아니면, 인간이? 만약 인간이 최종결정권을 갖는다면, 도대체 인간보다 더 뛰어난 AI를 만들 필요가 뭐란 말인가? 혹은 '분야'에 따라서 AI와 인간 중에 더 잘하는 영역을 새로 정하고, 각각 분류한 영역에서 '따로' 적용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하는 것일까? 그럼 그렇게 분류할 '기준'은 무엇으로 정할 것이며, 어떻게 나누며,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와서 '최종결정'은 누가 내릴 것이냔 말이다.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단지 장밋빛 미래만 낙관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론 '디스토피아'적인 근거가 더 타당하다는 생각을 해서 AI에 대해서 그리 달갑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샘 올트먼의 미래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이 책을 통해서 살펴본 다음에는 '나쁘지 않다'는 쪽으로 선회하는 경험을 했다. 그의 선도적인 실행력과 투자관점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좋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을 전부 AI에 올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AI는 그저 인간을 돕는 '보조역할'로 개발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게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라도 AI에게 모든 권한을 넘겨주면 인류는 절멸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는 '전문가(특히, 과학자)'의 지적도 타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비관적인 근거'까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AI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샘 올트먼의 위대한 행보와 함께 생각하며 이 책을 일독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가 제시하는 미래가 무척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