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 사일렌티움 헤일로
그렉 베어 지음, 정호운 옮김 / 제우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헤일로 : 사일렌티움>  그레그 베어 / 정호운 / 제우미디어 (2014)

[My Review MMXLII / 제우미디어 1번째 리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소설이다. 게임도 '세계관'이 방대하고 탄탄하면 두터운 팬층을 이루게 되는데, <헤일로>도 바로 그런 소설이다. 그리고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삼은 SF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게임이 아닌 '드라마'로 <헤일로>를 접했다.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PC용 게임만 즐길 뿐, 플스(플레이스테이션)나 엑박(엑스박스) 게임은 해본 적이 없다. 뭐, 있었으면 즐겼겠지만 굳이 없는 게임을 마련하는 부유함이나 여유로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암튼, 게임으로 접했다면 소설을 읽는 감동이 더 했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살짝 '헤일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원작소설이 총 몇 권인지도 모르겠고, 더 중요한 '순서'를 모르겠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현재는 '판권 소멸'로 인해서 절판된 상태인 책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를 재밌게 본 뒤에 급히 구입할 수 있는 책을 몇 권 구매 했더랬다. 이 책이 그 첫 번째 책이다.

드라마에서 유독 관심을 끌었던 점은 등장인물 가운데 '한국인 배우'가 등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한국말'을 하는 배역이기도 했다. 그래서 '원작소설'에서도 한국인이 등장하는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 책 <헤일로 : 사일렌티움>은 '인간'과 '코버넌트'라는 외계종족이 싸우기 훨씬 이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아 '헤일로'라는 거대한 고리형 행성(이자 '그 자체'로 초강력 무기)으로 통하는 포탈을 열 수 있는 '고대 유물'을 남긴 '선조'라는 종족이 남긴 기록을 모아놓은 내용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탓에 '드라마'에서 나온 익숙한 스토리는 이 책에서는 전혀 맛볼 수가 없어서 엄청 당혹스러웠다. 더구나 게임이나 드라마 속에서도 정말 드물게 등장하는 '선조 이야기'인 탓에 굳이 몰라도 될 내용들이기도 하다. 게임이나 드라마를 즐기는데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책을 첫 번째 책으로 선택을 한 것도 참 재주(?)라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맨 마지막 '뒤친이(옮긴이)의 말'에 담긴 부연설명을 읽고 나서야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헤일로 4부작]이니 [해일로 선조 3부작]이라는 단서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 읽어볼 생각은 굳이 들지 않는다. 일단 현재 절판과 품절된 책이라서 구입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자료검색을 해보니 '없음'이라고 나온다. 중고서점에는 있긴 한 모양인데, 값이 너무 올랐다. 새책 같은 중고책 가격이 '정가'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굳이 '배송비'와 '발품'까지 팔아서 읽고 싶지는 않았다. 뭐, 이 책과 같이 구매한 <헤일로 : 플러드>와 <헤일로 : 선제공격>을 마저 읽고 난 뒤에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을 것 같다.

SF소설은 '세계관'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스타워즈>, <파운데이션>, <스페이스 오딧세이>, <듄>,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그동안 내가 읽은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삼은 SF소설들이다. 재밌게 읽은 만큼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여주었다. 그렇다면 <헤일로>는 어떤 세계관을 갖고 있는 걸까? 일단 '우주전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은 의외로 '육군의 대결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왜 항성간 우주 항로를 개척한 첨단과학이 발달된 미래 시기(26세기)에 '함대함 우주전쟁'이 아닌 '전사 vs 전사'의 싸움 양상을 보여주는 것일까? 사실 대부분의 SF소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스타워즈>가 좀 특이한 경우라고 보여줄 정도이고, 최근에 개봉한 <듄>만 해도 '모래행성 듄'에서 벌레를 타고 다니는 '프레멘'과 하코넨, 또는 황제 직속 '사우다카'와의 전투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는 아마도 '보여주기'면에 있어서 '스타쉽'끼리의 함대함 대결을 보여주는 것보다 '전사들의 칼싸움' 또는 '육박전'이 더 흥미진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듯 싶다. 그리고 모든 전쟁에서 '공군'과 '해군'은 막강한 화력으로 기선제압을 하는데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국 전쟁을 종식시키는데에는 '육군'과 '해병대'가 투입되어 점령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듯 싶다. 아무리 SF소설이라하더라도 '현실(사실)'을 무시하고 낭만적인 서사만 늘어놓는 것으로 허구적 결말로 맺을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헤일로> 드라마에서도 압권은 '스파르탄(인간) 전사'와 '코버넌트(외계종족) 전사'의 대결이다. 특히 '마스터 치프'라고 하는 주인공의 활약은 엄청나다. <스타쉽 트루퍼스>에서도 '강화갑옷'이 등장하지만, '스파르탄'은 갑옷이 갖고 있는 능력 뿐만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고도의 훈련을 통과한 선별된 군인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나중에는 '스파르탄'으로 선별된 군인들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비인간적인 면모'가 발각되어 곤경을 겪기도 하지만, 그런 슬픈 과거를 극복(?)하고서 '코버넌트 전사'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은 <헤일로>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가 담겨 있다.

그런데 '스파르탄'과 '코버넌트'가 치열하게 싸우면서 좀처럼 승부를 낼 수 없게 되자, 등장하는 것이 바로 '선조가 남긴 유물'인데, 그 유물을 통해서 '연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헤일로'다. 그런데 제목이기도 한 <헤일로>에 관한 내용이 너무 빈약해서 그 정체를 좀처럼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베일에 쌓인 '헤일로'와 이를 만들고 써먹은(?) 종족인 '선조'에 대한 베일을 벗길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헤일로 : 사일렌티움>인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바로 '선조'와 '헤일로'의 관계가 드러나며, 선조가 '헤일로'를 이용하여 저지른 끔찍한 범죄(?) 또는 만행에 대한 기록이 이 책에 낱낱이 밝혀져 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의문이 남는다. 그게 그렇게까지 끔찍한 범죄일까? 선조들의 만행이 저질러지고 난 뒤에야 비로소 '인류의 문명'은 시작되었고, 지구로 유추되는 행성에 인류가 정착(?)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살짝 허무한 결론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 정도다.

다음 책은 '선조'를 완전한 코너로 몰아붙인 '플러드'라는 외계생명체와의 대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헤일로 : 플러드>다. 이 책에서는 좀 '전투씬'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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