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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2 ㅣ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2
최재훈 지음, 안병현 그림, 옥효진 감수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3년 1월
평점 :
[My Review MDCCCXCVIII / 샌드박스스토리키즈 2번째 리뷰] 이 책은 옥효진 작가가 쓴 <세금 내는 아이들>의 '2차 저작물(학습만화)'에 해당한다. <세금 내는 아이들>도 어린이를 위한 책인데, 또 하나의 어린이책이 나와서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으니 '직업'은 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서 변하기도 하고, 필요의 유무에 따라서 있다가도 사라지고, 없다가도 새로 생기는 것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를 달리 생각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직업선택'에 있어 좀더 유연한 생각을 지녀야 한다는 깨달음을 하루라도 빨리 각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면 아직도 대한민국의 뜨거운 교육열이 '한정된 직업군'에 몰려 있어 모든 아이들을 '대학졸업자'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인 걸까?
그렇다. 대학졸업자가 너무 많은 것도 분명 대한민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다. 물론 대학졸업을 하면 '좋은 직장', '월급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구하는데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허나 대한민국 사회가 그 수많은 대졸자를 다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많은 직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오히려 상당수의 대졸자는 굳이 '학사 학위'가 없어도 취업을 할 수 있는 직업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직업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단순노무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리 선호하는 직업은 아닌 셈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대기업' 취업에 실패한 학사 이상의 학위소지자들이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해 '중소기업'에 입사하거나, '9급 공무원직'에 취업해서 스팩에 비해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돈이 필요하니까 뭐라도 하다가 '대기업'에 빈자리가 생기면 언제라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면 그만큼의 높은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이라고 나쁜 직장일까? 대기업 못지 않은 탄탄한 중소기업도 많으며, 실제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소규모 기업이 참신하고 탁월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서서히 성장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그런 성장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아쉽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런 안타까운 현상을 '누가' 만들었느냔 말이다. 바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만든 '척박한 기업환경'이다. 인재를 기르는 학교가 아니라 '시험 잘치는 기계'를 만들어서 유명대학에 집어 넣는 것에만 골머리를 썩히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인 것이다. 말로는 '전인교육'에, '적성을 살리는 살아있는 교육'을 시키겠다고 하면서, 기승전 '명문대'로 끝나고 마는 수많은 교육정책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과연 이런 교육풍토에서 세상을 놀라게 만들 '인재'가 나올 수 있겠는가?
애초에 '학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한 직업군은 한정되어 있다. 선진국에서도 그 수가 전체 국민의 40%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90%가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다. 산술적인 계산으로도 50%의 대졸자는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 아니면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이나, '하급관리직', 심지어 '비정규직'에 취업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그럴 바에야 애초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고졸 이후 '전문학교'에 진학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자격'을 갖추고서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것, 다시 말해, '창업의 길'을 가르쳐주는 것이 국가로서 더 나은 현상이지 않겠느냔 말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북유럽의 선진국들'이 바로 이런 식의 사회분위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이 '실업자'를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도 증명되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보다 '돈'을 벌어서 살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도상국'이라 불리던 시절에는 무조건 열심히 일하면 먹고 사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당시에는 대한민국의 경제가 성장가도를 달리던 시절이었던 탓에 '무슨 일'을 하든 돈을 벌 수 있었고, 착실한 살림을 한다면 누구나 몫돈을 모아 '하고 싶은 것'을 누리며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국이 된 지금에는 '경제성장'은 둔화되기 시작했다. 성장동력이었던 '기업'들은 성장이 둔화되면서 새로운 일에 투자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사업, 확실한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되니 '새로운 일자리'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자 대한민국 2030세대들은 직업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말았다. 그들의 학업스팩이 '단국 이래 최고의 스팩'이라고 하는데 말이다. 이런 대한민국에서 어떤 경제교육을 가르쳐야 어린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경제교육이 되겠느냔 말이다.
무엇보다 '실업자'를 줄이는 경제정책이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국민이 늘어나면 사회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소소한 금액이라도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국가가 제공해주는 것이 꼭 필요한 까닭이다. 그래서 국가가 직업을 구해줄 수 없다면 '실업금여'라도 지급해주면서 국민들이 경제활동을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여기에 '전국민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을 함께 한다면 정신 똑바로 차린 국민들은 그 돈을 '밑천'으로 삼아 끝없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고, 안정적인 경제생활 자금으로 활용해서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몫돈'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최소한 '빈곤의 늪'에서 허덕이는 국민들은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경제활동을 하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도 실업자가 양산되어 늘어나는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장점에도 '기본소득'과 같은 것들이 국민들을 게으르게 만든다는 단점이 우려된다면, 방법은 딱 하나만 남는다. 우리 아이들에게 '직업'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이 넘치는 경제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만든 세상의 '직업'은 어차피 한계가 있다. 거기다 돈 많이 버는 알짜 직업은 더욱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래의 2030세대들은 '한정된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피말리는 경쟁만 해야 할까? 아니면 그 '한정된 직장'에서 시선을 돌려 전세계를 자기 무대로 삼고 '각자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교육의 장을 마련해야 할까? 십중팔구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명문대를 졸업해서 피 말리는 경쟁을 통과해서 소수의 몇몇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 게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살리고, '적성'을 살려,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방법만이 남아 있다. 그렇지 않은가?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을 보라. 이미 <세금 내는 아이들>로 유명해진 책을 '원재료'로 삼아서 '2차 가공'을 한 뒤에 아주 유익한 '학습만화'로 재탄생했다. 원작의 훌륭함에 재미를 더해 독자들로 하여금 즐거움과 유익함을 전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더구나 '원작자'에게 저작권법에 의한 '저작권료'까지 지급을 하게 되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또 하나 늘어나게 된 셈이다. 2권에 해당하는 이 책의 내용에도 바로 이런 경제활동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아이들이 실제로 '월급'을 탈 수 있는 직업을 골라 학급생활을 하게 되고, 그 월급으로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하면서 돈을 불릴 수 있는 경제지식도 쌓으며, 아이들이 직접 '선택한 직업'을 통해서 차곡차곡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보면서 '생생한 경제 활동'을 체험해볼 수도 있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국무위원이라는 '직업'도 경험해보면서 국가의 경제운용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한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경제상황을 익힐 수도 있다. 그리고 수익이 있는 곳에 '세금'도 있는 법이다. 그렇게 학생들에게 걷은 세금으로 '학급'에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충당하고, 생생 경제 교실에서 직장을 잃어버려 '실업자'가 된 학생들에게는 '실업급여'를 지급하며, 다시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기회와 용기를 주는 경험까지 겪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실업자들이 '구직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창업'을 하게 되는 소중한 경험도 격게 된다. 없던 직업을 '필요'에 의해서 새로 '창업'할 수 있다는 경험은 정말 더할 나위 없는 참지식이 될 것이다.
경제교육은 중요성은 이제 어린이들이 먼저 알아나가는 추세다. 그래서 어린이들도 직접 '저축예금'과 '주식투자'를 활용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원리를 실천하는 아이들도 많다. 하지만 '황금알(이자수익)'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황금알만으로 놀고 먹을 수 있는 안락한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도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업의 선택'에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근로의 의무'를 먼저 실천한 다음에 '이자수익'을 챙기면서 여유를 누리는 삶을 설계해야지, 자칫 하다가는 '투자'가 아닌 '투기'에 빠져 일확천금을 노리다 쪽박을 차기 일쑤다.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에서 '기본소득'과 같은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그런 투기와 같은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허투루 보지 않았으면 한다. 똑똑한 어린이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