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섬 2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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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에 이어 '신비의 섬, 링컨섬'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개척자들은 '자신들만의 섬'이라 여겼던 곳에 대한 탐험을 점점 더 넓혀나갔다. 하지만 탐험을 하면 할수록 개척자들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관에 빠져들어갔지만, 그 와중에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점점 쌓여만 갈 뿐이었다. 그리고 개척자들은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 이 섬에는 자신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존재'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 존재가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었다. 링컨섬으로 배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온통 '개척자'들이 링컨섬을 'DIY(Do it yourself)'로 꾸미는(?) 이야기로 가득 했다. 1권에서도 소개한 만물박사 '사이러스 스미스' 덕분이었다. 사이러스는 못 만드는 물건이 없었고, 모르는 지식이 없을 정도였다. 다른 개척자들이 '무엇'이 필요하다고 하면 사이러스는 대수롭지 않게 '만들 수 있다'고 답했고, 실제로 아주 간단하게 뚝딱뚝딱 만들곤 했기 때문이다. 마치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 족장 같은 믿음직함이었지만, 단순히 불을 피우고 먹거리와 간단한 잠자리를 해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화약과 폭탄을 만들어 물길을 바꾸어서 폭포를 만들고, 그렇게 만든 폭포를 수력발전소 삼아 물레방아를 돌리고,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풍차를 만들어 곡식을 빻아서 빵을 만들어 식생활을 고급화시키는 등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완벽한 리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능력은 '한 사람의 천부적인 재능'이 아닌 '인류의 지식' 쌓이고 발전하여 '과학의 위대함'으로 인류가 문명화 될 수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엄함을 연출하였다.

 

  이는 링컨섬 바로 옅에 있던 '타보르섬'에 있던 조난자 에어턴과 극렬하게 비교가 된다. 그는 사실 해적질을 하던 범죄자로 남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외딴섬에 죄인의 신분으로 유배된 것이지만, 링컨섬과는 다르게 타보르섬은 '그랜트 선장'에 의해 이미 개척된 상황이었기에 에어턴이 마음만 굳게 먹었다면 '문명인'으로써 삶을 이어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홀로 남겨졌다는 고독과 죄값을 치뤄야 한다는 자책으로 인해 '인간의 삶'으로부터 멀어지려 하였고, 결국은 짐승과 다를 바 없이 날고기를 씹으며 야만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데 링컨섬은 개척자들이 도착하기 이전에는 '아무 것'도 없는 무인도와 다를 바가 없었던 터라 숙식은 물론, 의복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 무던히도 '섬안의 자원'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만들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약 '사이러스의 지식과 리더십'이 없었더라면 링컨섬의 개척자들도 야만인과 다를 바 없는 살거나 거칠고 모진 환경에 이미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딴에는 19세기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국주의 식민지의 팽창'이라는 관점을 빼놓을 수도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서구 열강의 위대함을 '문명'으로 포장하고, 그 문명으로 척박한 환경조차 지배하여 '미개함'을 좀 더 나은 문명으로 바꾸어 나가는 과정이 엿보인다는 말이다. 그래서 남태평양의 외딴섬에 우연히 착륙(?)하였지만, 그들이 힘들게 개척을 한 뒤에는 기꺼이 '조국의 품'으로 바치겠다는 제국주의적 사고관이 뚜렷하게 보인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러한 사고관을 자연스레 '인류애'로 포장하고 있는데, 진정한 인류애를 보여주기 위해선 '국적'을 포기하고 '지상의 낙원'으로 만드는 것에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하긴 제국주의적 사관에 길들여져 있었을 당시의 지식인들에겐 너무 앞선 이상이었을테니 오늘날의 독자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야만 할 것이다.

 

  암튼, 이어지는 3권에서는 드디어 '네모선장의 비밀'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기대가 크다. 인류 최초로 잠수함 '노틸러스호'를 타고 바닷속을 항해한 네모선장의 일대기였던 <해저 2만리>에서도 꼭꼭 감춰두었던 선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링컨섬이라 불리는 이 '신비의 섬'이 노틸러스호의 비밀기지로 소개되었던 그 섬이 맞는 것일까? 그리고 우연히 표류(?)하게 된 다섯 명의 개척자들 앞에 놓인 운명은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지만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릴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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