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추리반 - 청소년을 위한 그림 속 세계 역사
송병건 지음 / 아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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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사 추리반

 : 송병건

 : 아트북스

 : 2022/01/20 - 2022/01/23


단순히 세계사를 나열만 해서는 인기가 없다. 뭔가 특색이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고른 특색은 그림이다.

세계사를 통사로 써내려갔는데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림들은 대부분 처음보는 그림이지만 시대를 설명하기에는 좋은 도구였다.

덕분에 시대별로 큰 흐름을 아는데 도움이 됐다.

구석기 신석기시대의 그림들은 나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그림역사를 설명하기에는 BC200년경부터가 적당한지 진시황부터 나온다. 

진시황의 분서갱유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코로나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p13 기원전 221년에 통일 왕조를 연 진나라는 기존의 봉건제를 대신해 중앙집권적 통치체제인 군현제를 실시하고 법가를 통치의 이념적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p18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았던 한자를 통일했고, 우리의 엽전과 비슷하게 생긴, 둥근 모양에 네모난 구멍이 뚫린 반냥전이라는 단일 주화를 제작해 전국으로 유통시켰습니다. 수레바퀴의 폭을 포함해 도량형을 표준화했으며, 법가사상에 기초에 생활을 규제하는 법률제정에도 힘을 썼습니다.

p20 문서 마지막에 이사는 “태산이 거대한 것은 어떤 흙도 뿌리치지 않았기 때문이며, 바다가 깊은 것은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유를 남겼습니다.

p34 바루스 전투는 1909년 독일 화가 오토 알베르트 코흐가 그린 토이토부르크숲 전투 장면입니다.

p46 훈족의 전성기는 강력한 지도자 아틸라가 활약한 5세기 전반입니다. 그는 지금의 루마니아에서 시작해서 동쪽으로 카스피해, 서쪽으로 라인강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지요

p60 말리제국은 이슬람권 전역에 금을 공급하는 국가로 명성을 떨쳤지요. 1324년 독실한 이슬람교도였던 만사(황제) 무사는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났습니다. 이슬람교도는 모두 일생에 한 번은 성지순레를 가는 것을 종교적 의무로 여겼습니다.

p72 흑사병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1347년 흑해에 위치한 카파라는 무역항에서 창궐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당시 카파는 지중해 무역으로 번영을 누리던 이탈리아의 상업도시 제노바의 무역 기지였습니다.

p104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상륙한 후 100년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의 80퍼센트가량이 목숨을 잃었다고 역사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카 경제의 중심지였던 멕시코 중부지역은 1530년대에 인구가 1600만 명을 넘었지만 불과 70년 후에는 16분의 1 수준인 100만명으로 줄어드렀습니다. 전쟁, 착취, 그리고 무엇보다도 낯선 질병이 가져온 재앙적 결과였지요

p117 위그노의 경우 교육 수준이 높고 직업적으롣도 상공업자와 기술자가 많았기 대문에, 이들의 해외이주는 프랑스에서의 심각한 두뇌 유출을 의미했습니다. 실제로 비단 제조, 보석 가공, 시계 제조, 가구 제작에 정통한 위그노 장인들이 외국에서 새롭게 산업 발달의 기틀을 마련해갔습니다.

p125 1783년 오스트리아의 카톨릭 신부 고트프리트 울리히가 쿨치츠키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지어냈던 것이지요. 이야기가 너무 그럴싸하다보니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사실로 오해하고 있을 정도지요. 사실 빈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쿨치츠키보다 1년 앞서 문을 열었습니다.

p127 차의 역사는 커피보다 훨씬 깁니다. 차는 중국 남서부 지역이 원산지인데 이미 한나라 사람들이 즐겨 마셨다는 증거가 있어요. 수나라와 당나라 시대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전파될 만큼 차의 인기가 폭넓었지요.

p153 굴뚝청소부 아이들은 사고뿐만 아니라 직업병의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팔꿈치와 무릎에 난 상처가 감염되어 악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검댕 탓에 각종 암의 발병률도 높았지요. 아이들은 장시간의 노동, 비위생적 환경, 영양실조 탓에 건강 악화를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p165 중국의 역사에서 17-18세기 청 왕조의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가 통치한 134년의 기간을 강건성세라고 부릅니다.

p170 세상의 중심에 중국이 있고 서구 국가들은 문명 수준이 낮은 오랑캐일 뿐이었습니다. 영국 사절단에게도 중국의 이런 태도가 느껴졌던지 한 외교관은 이런 기록을 남겻습니다. “우리는 거지처럼 입성했고 죄수처럼 지냈으며 부랑아처럼 떠났다”

p175 반세기 후인 1840년 중국에 영국인들이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외교사절이 아닌 중무장한 군대의 모습이었습니다. 건륭제에게 중국어로 인사를 올렸던 어린아이 조지 토머스 스타운턴이 중년의 정치가로서 영국 의회에서 전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합니다.

p197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이르는 운송비가 1870년에서 1913년 사이에 55퍼센트나 줄어들게 된 결정적 요인도 바로 수에즈운하였지요

p206 정글북의 저자로 잘 알려진 키플링은 이 시에서 서구 중심적이고 백인 우월주의적인 색채를 유감없이 드러냈어요. 식민지 주민들은 “절반은 악마, 절반은 어린애”와 같아서 백인들이 가져다주고자 하는 문명개화, 경제발전, 질병정복의 가치를 몰라보고 그저 원망과 불평만 쏟아냅니다.

p233 1917~91년은 역사가들이 짧은 20세기라고 표현하면서 따로 시대를 구분할 만큼 인류의 역사에 독특한 색깔을 부여한 시기였습니다.

p241 피를 말리는 권력 투쟁에서 승리한 스탈린은 곧 트로츠키를 숙청하고 국외로 추방해버렸지요. 그런데 이것으로 부족했는지 스탈린은 소련의 모든 기록에서 트로츠키의 흔적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과거의 경쟁자가 되살아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조치였지요

p246 공공사업진흥국이 실시한 사업 중에는 연방미술프로젝트라는 것도 있었지요. 전국적으로 100여 개의 센터를 마련하고 곤궁에 처한 미술가들에게 급료를 주고 벽화, 포스터,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제작할 기회를 제공했지요. 이 사업 덕택에 1만 명에 달하는 미술가들이 생계 걱정 없이 창작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p255 전례없이 험난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위기 속에서, 뉴딜정책은 경기회복기가 도래할 때까지 사회 구성원들이 민주적 사회기반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고된 시절을 버텨갈 수 있도록 한 나름의 대타협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뉴딜정책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정책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p261 이렇게 오염된 공기를 미아스마라고 불렀습니다. 부패한 물질에서 나오는 작은 입자가 가득한 독성 증기를 뜻하지요. 미아스마가 중세의 흑사병에서 19세기 전반의 콜레라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견해는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에게 의심없이 널리 받아들여졌습니다.

p268 OECD 국가 중 최악의 대기오염 수준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도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 수준의 대기오염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10조 원을 훌쩍 넘는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지요.

p277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창궐했을 때 엄청나게 많은 유대인들이 학살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16-17세기에 평균기온이 낮아지는 이른바 소빙기가 찾아왔을 때는 많은 여인들이 마녀사냥의 제물이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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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 계절마다 피는 평범한 꽃들로 엮어낸 찬란한 인간의 역사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4
캐시어 바디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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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이야기

 : 캐시어 바디

 : 현대지성

 : 2022/01/15 - 2022/01/23


내가 꽃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내게 세계사를 바꾼 곷이라고는 튤립 버블외에는 아는게 없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꽃으로 엮인 세계사가 될 줄 알았는데 크게 영향을 끼친 꽃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염병이 더 많이 세상을 바꾸지 않았을까?

요즘 이런 식의 주제별로 세계사를 엮는 책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책들은 확실히 호불호가 있다.

나에게 잘 맞는 책은 아니었다 



3% 카네이션은 러시아와 포르투갈에서 혁명을 의미하고, 샤프란은 이제 인도의 민족주의 이야기를 담은 꽃이 되었다. 아일랜드에서는 개신교와 천주교를 상징하는 백합이 따로따로 있고, 중국의 나이 든 세대는 해바라기를 보면서 아직도 마오쩌둥 시대를 떠올린다

12% 광고는 공식적으로 단 한 차례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뉴스에 계속 나오면서 충격을 주었다. 존슨은 대통령 선거에서 61퍼센트의 표를 얻으면서 당선했고, 데이지를 떼어내던 3세 소녀 모니크 코질리어스는 스파게티오와 쿨 팝스의 광고 모델이 되었다

19% 프로이드가 칼라의 상징을 지적하기 전에도 남근 같은 꽃대(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보기에는 완전히 꼿꼿했다)와 꽃을 감싸고 있는 불염포(이전에는 고깔이나 조개껍데기 같은 모양으로 보았지만, 요즘은 분명 여성 생식기로 본다)의 조합은 많은 예술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3% 빨간색이 (기품이 있다기보다) 과격하다는 평판은 어디에서 처음으로 얻었는지 꼭 집어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17세기에는 이탈리아에서 일본까지 여러 나라에서 빨간색이 저항의 상징으로 등장한 것이 사실이다. 영국에서는 크롬웰의 신모델군 병사들이 팔에 빨간 리본을 둘렀고, 프랑스 브르타뉴에서는 우표세 반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빨간 모자로 구분했다

29% 장미가 인간의 성관계를 떠올리게 하지 않았던 대는 찾아보기 어렵다. 성적인 갈망에 관한 중세 우화인 장미소설(퇴폐적인 색채가 강한 강렬한 연애소설)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현재를 즐겨 사상까지(로버트 헤릭은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모으라라고 충고했다), 오르가슴 분출에 관한 비고리아 시대의 풍자부터(토마스 하디 소설의 등장인물 수 브라이드헤드의 뺨은 연분홍 장밋빛이었다) 꽃잎같은 외음부 모양을 보여주는 헤나 윌크스의 1970년대 조각까지 성과 관련 없는 연인과 장미 담론은 사실상 없다

36% 19세기에 일과 여가에 관한 논쟁이 불붙었을 때 연곷 먹기는 그저 연꽃 열매를 먹는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어던 이유에서든(옥스퍼드 영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만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37% 목화는 단기간에 싹이 트고, 묘목이 나온 뒤 5-6주 후에 꽃봉오리가 보인다. 그 다음 3주 후에 꽃이 핀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개화다. 단 하루만 꽃이 피고, 그동안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진다. 땅벌의 도움을 받아 꽃가루받이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제꽃가루받이를 한다

43% 해바라기를 보면서 작가들은 변치 않는 사랑 혹은 짝사랑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신부들은 하나님이나 하나님의 아들을 향한 영적인 헌신에 관해 설교하고, 예술가들은 후원자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신하들은 왕에게 순종하고, 대중은 정치 지도자에게 변함없는 충성을 드러낸다. 해바라기는 이렇게 갖가지 목적으로 쓰이는 본질적인 은유를 지니고 있음을 오랜 세월에 걸쳐 증명했다

48% 샤프란 1킬로그램을 만들려면 20만 송이의 꽃과 400시간 이상의 노동이 필요하다. 샤프란이 그램당 가장 비싼 농산물이자 도둑들이 노리는 물건이된 게 이때문이다

77% 로렌스는 그곳을 찾기 전부터 오랫동안 지중해 지역의 아몬드꽃을 상상했다. 한 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었던 1909년, 그는 이 남쪽 나라의 아몬드꽃과 영국의 산울타리 밑에 숨은 봄의 제비꽃을 비교하는 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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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 우리 미술 이야기 2 - 영원한 현재 : 고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 우리 미술 이야기 2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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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미술 이야기2

 : 최경원

 : 더블북

 : 2022/01/13 - 2022/01/19


우리 미술이야기의 두번째 책.

이번에는 고려시대 이야기다.

가장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지만 상감청자외에 그리 알려진게 없는 고려시대.

유물이 남아있는게 도자기가 많아서인지 30개의 작품소개중 상당수가 도자기다. 

일부 청동거울이나 은제 주전자가 있지만 역시 메인은 상감기법을 활용한 도자기다.

사진으로만 봐도 무척 화려한데 저자가 그림을 그려가면서 설명해주니 더더욱 이해가 잘되고 집중이 된다.

잘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을 그림을 그려 용, 토끼, 개구리 등을 보여주며 디자인적으로 설명해주니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장점이다.

박물관에 가면 더 가까이, 더 자세히 보게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배워가는 즐거움이 참 좋다.

눈이 더 나빠지기 전에 더 많이 읽어야겠다. 


p15 많은 색채이론이나 서적에서 빨간색을 정열적이라느니, 주목성이 강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 사람들이 빨간색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것은 심리적 취향이 아니라 색의 주파수라는 물리적 성질 때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26 기술이 끝나는 곳에 예술이 시작된다라는 영국의 미수라학자 허버트 리드의 말처럼 기술은 예술을 위한 하나의 조건일 뿐입니다. 그것을 만드는 측에서는 중요한 것이겠지만, 감상하는 처지에서는 결정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p38 옥을 모조하기 위한 중국 역사의 길고 긴 프로젝트는 고려에서 완성을 봤던 것입니다.

p47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청자가 안 만들어졌던 것은 기술이 낙후돼서가 아니라 문화적 비전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p58 상감기법은 도자기를 굽기 전에 표면을 그림 모양으로 파내서 색이 다른 흙을 채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의 마치 붓으로 막 그려놓은 것 같은 터치들은 조각도로 하나하나 파내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p105 고려청자의 양식적 일관성은 바로 고려라는 국가 체제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아서 그렇지 고려청자에는 항상 국가가 개입돼 있었습니다. 가마 제작이나 장인들의 조직체계나 청자의 제작 분배의 시스템 뒤에는 항상 국가가 있습니다.

p111 그리스 미술이 서양미술의 시작점이었다는 것이 18세기에 증명됐을 때, 로마시대에 만들어졌던 그리스 조각의 모사품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남아 있는 그리스 시대의 조각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로마시대의 모사품은 모사품을 넘어서서 그리스의 조각이 저장되어 있는 문화적 메모리 칩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입니다.

p133 특이한 형태로 만들어진 청자들을 봐도 그 형태가 장인의 개성보다는 당대에 공통된 조각적 경향이나 시대양식을 따라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공예와는 거리가 먼 현상입니다.

p136 고려청자에서는 표준화 경향이 많이 보이는데, 이것은 청자를 비롯한 고려문화의 매우 중요한 특징입니다. 표준화는 대량생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p182 고려문화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장식이었고, 장식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한 고려문화의 모습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p204 이 찻잔안의 풍경은 단지 그릇에 새겨진 그림이 아니라 찻잔속을 연못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p215 이 그림들은 붓으로 그린 게 아니라 상감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상감기법은 도자기 표면에 원하는 그림이나 장식을 파내고, 그 위에 색이 다른 흙을 메꾸어서 선명한 장식을 하는 방법입니다.

p228 고려의 금속 상감의 성취도 청자에 못지않았습니다. 금속 상감에서 표현된 장식의 스타일이나 경향은 청자와는 조금 달랐지만 세련된 디자인이나 정교함에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p236 표현된 뛰어난 미학적 가치를 뒤로 하고 제작기법을 두드러지게 앞세우는 것은 오히려 이 정병의 가치를 가리는 일이 됩니다. 허버트 리드는 그래서 “기술이 끝나는 곳에 예술이 시작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p293 상감청자는 장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법입니다. 그런데 같은 상감청자라도 금속의 타출 기법에 못지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미를 자랑하는 것이 많습니다. 청자로 만들어진 베개가 그중 하나입니다.

p306 이렇게 절제된 색으로 극도의 화려한 상감기법을 표현했기 때문에 긴 역사 동안에도 피로감을 주지 않고 항상 신선해 보이는 것입니다.

p314 이 장도집의 구조를 보면 전체적으로 네 개의 마디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마디 안에는 상감청자 베개처럼 새 같은 캐릭터가 있고, 그 주변을 액자 같은 장식 테두리가 장식하고 있습니다. 역시 영역을 넘어서는 고려의 양식화된 장식적 경향을 따르고 있습니다.

p337 투조된 장식 층의 아래 족에 공간이 있어서 주둥이 바로 밑이 비어 보이는데, 그래서 이 주전자의 주둥이 부분은 몸통과 분리되어서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나오는 물이나 술도 빈 공간에서 나오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유발합니다.

p349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유럽의 장식적인 주전자는 공예적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고려의 이 은제 주전자는 전면적이지는 않았지만 산업적으로 생간됐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p351 요즘의 명품들은 대량생산되면서도 공예의 손길을 거칩니다. 그런 점에서 고려의 이 은제 주전자와 요즘의 명품들은 엄밀히 얘기하면 봉건사회의 호사품이 아니라 관료사회의 호사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p362 워낙 작고 섬세해서 사진으로는 절대 불가능하고, 코앞까지 가서, 확대경이라도 대고 봐야 보일 정도로 작고 섬세합니다.

p412 자세를 비대칭적으로 취하고 있으므로 팔다리의 위치나 포즈가 다양하게 만들어져서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p427 연기가 이 구 형태를 통과하면서 불규칙한 흐름이 형성되는데, 그 흐름을 타고 연기가 매우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면서 피어오르게 됩니다.

p435 오랫동안 보다 보니까 이 주전자의 용은 완전한 모습을 표현해 놓은 것이 아니라 물고기에서 용으로 변하는 모습을 과정적으로 펴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447 우리는 이 청자만을 보고 감탄할 것이 아니라 이런 수준의 조각적 장식으로 삶을 아름답게 꾸렸던 고려시대 선조들의 격조 높은 삶에 대해서 더 많은 감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p465 논산에 있는 관촉사에는 고려 광종 때부터 지금까지 당당히 자리잡은 돌로 만들어진 불상이 있는데, 높이가 무려 18.2미터에 이릅니다. 지금까지 은진미륵으로 알려져 왔는데, 미륵보살이 아니라 관세음보살이라는 설도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아무튼, 부처님은 아닙니다.

p476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반가사유상을 보면 사실적인 표현을 하더라도 일본과는 달리 내면의 깊은 인상까지도 표현하는 단게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적인 표현에서는 거의 최고의 경지에 올라갔다고 할 만합니다. 이런 경지에까지 올라갔다면 그다음은 어떤 단계를 지향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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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김헌 지음 / 아카넷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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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문명 기행

 : 김헌

 : 아카넷

 : 2021/12/24 - 2021/12/30


그리스를 답사하며 알려주는 그리스 신화와 문명이야기.

내가 해보고 싶은 직업이다.

역사적 장소를 다니며 그 장소의 역사를 알려주고 의미를 해석하며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스에서 있었던 4대 축제 장소를 다니며 그리스신화를 듣는건 또다른 즐거움인것 같다.

그리스를 가보긴 했지만 사실 볼 게 없다.

대부분 기둥이나 터만 남아있다보니 상상력이 아주 많이 필요한 여행지다. 

그 상상력을 키워주고 일으켜줄 길잡이와 함께하니 더 재미있다.

혼자 갔으면 그냥 돌덩어리만 보다 왔을 것이다.

그리스를 언제 또 가게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다시금 여행하고 싶은 맘이 든다.

빨리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p11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거행되는 올림피아 제전을 비롯해, 전 그리스인들이 함께 모인 퓌티아, 이스트미아, 네메이아 제전을 4대 제전이라 부른다

p36 기원전 776년부터 시작되었던 올림피아 제전이 1896년에 다시 부활했던 것처럼, 그로부터 100년 뒤인 1996년에 고대 네메이아 제전도 부활했다

p53 한 스타디온은 성인의 발크기를 600번 합한 거리다. 192미터가 되려면 발의 크기가 무려 320밀리미터여야 한다. 도대체 누구의 발이 이러헤 왕발일까? 전설에 따르면 그것은 헤라클레스의 발이었다

p61 펠롭스는 힙포다미아와 결혼한 후, 장인을 추모하고 아내의 죄를 씻는 진혼과 정화의 제의로서 마차 경기를 개최하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림피아 제전에 마차 경기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펠롭스는 존경받는 왕이었다. 그를 기리기 위해 제우스 신전과 헤라 신전 사이에 그의 무덤 펠로피온이 세워질 정도였다. 펠로폰네소스반도라는 명칭도 그의 이름에서 나왔다.

p80 찬란했던 뮈케네는 트로이아 전쟁 이후 도리아인들에게 짓밟히고, 인근의 아르고스에 의해 폐허가 된 이후, 30세기 가까이 그렇게 버려져 있었다

p110 그곳에서 오매불망 달을 기다리던 데메테르가 딸을 만나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이 땅에 떨어지면 얼어붙었던 땅이 녹아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며 봄이 시작된다

p125 그러나 그 기다림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어렵사리 얻은 신탁은 난제를 푸는 열쇠가 되기도 했지만, 기다리는 동안 그리스는 물론 그리스 바깥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사람들끼리 서로 나누는 정보들의 쓸모가 그 자체로 쏠쏠했다

p134 시인 칼리마코스는 섬을 두고 그 이름이 아스테리아였을 때 “뿌리도 없이 떠돌았지만” 남매가 태어나자 해저에 뿌리를 내렸고, 척박했던 섬의 바위와 종려나무와 시냇물이 모두 금빛으로 눈부셨다고 노래했다. 이들의 탄생을 축하하듯 섬의 이름은 델로스가 되었다

p144 이번 여행을 통해 새삼스레 다시 확인된 것 가운데 하나는 그리스 어디를 가도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 하더라도 다 나름의 신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세한 내용은 생소한 것이 많지만,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신들과 영웅들로 연결되어 있었다.

p154 신과 같이 불멸하고자 하는 인간의 불경스러운 욕망이 또다시 경건한 신전을 더럽히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그들의 슬기로운 거절이 지금까지도 전해진다 “신이신 폐하께서 다른 신을 위해 신전을 짓는 것은 적절한 일이 아닙니다” 알렉산드로스는 거절당하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사제들의 지혜를 존중하며 에페소스를 떠났다

p179 그들의 지혜는 그들의 면면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의 삶에 유익하고 공동체의 안정과 번영을 추구하는 정치적인 것이었다

p187 그리스에서 만나는 풍경 하나한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깃들어있고, 그것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스 여행의 색다른 묘미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런 놀라운 풍경들이 먼 옛날 그리스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p199 디오뉘소스가 나타나 그녀를 아내로 맞이했다. 아리아드네는 디오뉘소스에게 자식을 낳아주며 평생 충실했고, 디오뉘소스도 그녀를 아꼈다. 나중에 아리아드네가 죽었을 때, 디오뉘소스는 하데스로 내려가 그녀와 자신의 어머니 세멜레를 함께 데리고 나와 올림포스 궁전으로 올라갔다. 부활 승천한 아리아드네는 디오뉘소스의 사랑 때문에 불멸의 여신으로 거듭난 것이다

p218 처녀의 집이라는 뜻의 파르테논은 영원이 독신으로 지내는 아테나 여신의 신전을 가리킨다

p227 테아트론은 그냥 공연을 보며 관람하는 곳이 아니라, 연극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삶의 의미를 깊이 통찰하는 곳인 셈이다

p232 비극을 통해 인간의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디오뉘소스 극장과 병들고 다친 몸을 치유하는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이 함께 붙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 아닐까

p253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뿌리를 둔 페니키아 문명의 원천을 그리스로 연결시키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상상력은 자민족 중심주의적 역사관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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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 우리 미술 이야기 1 - 미완의 시작 : 선사, 삼국, 통일신라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 우리 미술 이야기 1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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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우리 미술이야기1

 : 최경원

 : 더블북

 : 2021/12/17 - 2021/12/23


박물관에 있는 유물중 상당수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던 것이다라는 것.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생각이었다.

예쁘게 보이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 만든 물건들이라고 생각하니 달리 보였다. 

디자인을 보며 실용성을 어떻게 추구했었는지를 알려준다.

물론 상당수 유물들은 미적으로도 참 아름답다. 그리고 실용적이다. 

고구려는 철이 흔해서 상당수의 농기구도 철을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배웠고, 가야나 신라의 유적에는 저 멀리 로마의 양식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배웠다.

백제의 유물들은 너무나 많이 도적질을 당해서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그 남은 유물들만으로도 찬란한 백제의 문화사를 볼 수 있다.

국뽕 가득하고 우리나라 유물들에 대한 찬사가 계속 이어져서 객관적인것 같지는 않지만 허무맹랑하지도 않다. 그만큼 잘 만들고 뛰어난 유물들이니까...

조만간 2권도 읽어야겠다. 


p7 지금까지 대부분의 유물ㄹ이 고고학적 대상이나 고미술의 대상으로만 설명했습니다. 감상을 위한 미술품으로 만들어지거나 고고학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p17 100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의 저자 닐 맥그리거에 따르면, 구석기 시대에 주먹도끼를 만들 때 사용했던 뇌의 부분과 말할 때 사용하는 뇌의 부분이 겹친다고 합니다. 이 말은 주먹도끼가 본능이 아니라 지적 능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20 기능 중심으로 주먹도끼를 살펴보면, 거친 모양과는 달리 대단히 기능적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p24 주먹도끼를 비롯한 구석기 시대의 도구들은 모두 이동하는 중간중간 필요할 때마다 손쉽게 만들어 썼던 일회용이었습니다.

p39 청동검의 재료인 청동을 석기 시대의 돌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청동은 자연에서 바로 채취할 수 없습니다. 경험에서 발전시키거나 만들어낼 수 있는 재료가 아니고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등장한 화학적 재료입니다.

p44 청동검의 양식은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확인되는 양식적 경향입니다. 이후로 나타나는 문화들에서는 직선이나 딱딱한 형태보다는 유려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일관된 경향을 보여줍니다.

p52 한국식 청동검에서 발전된 부분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검의 몸통가운데 부분에 세로로 길게 파인 두 줄의 홈입니다. 이 홈을 피홈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것이 청동검이 무기임을 실감 나게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p60 오리 모양 토기는 오리와 비슷하게 만들어졌지, 오리와 똑같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한번 보면 우리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오리가 연상됩니다.

p75 자세히 살펴보면 일관되면서도 변화무쌍한 것이, 마치 방탄소년단 같은 아이돌 스타들이 무대 위에서 일사분란하게 군무를 추는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안정된 양식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이 아닐까요

p99 장식적 형태들을 조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조화된 형태들이 강력한 자기만의 인상을 가지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장식에는 유려한 곡선의 느낌이 강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동시에 지니는 고구려만의 독특한 인상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p128 곡선을 다루는 능력에서 우리나라도 단연 최고의 경지에 올랐던 것 같습니다. 우리 문화를 살펴보면 곡선을 단지 아름답게만 다룬 게 아니라, 다양한 인상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경지에가지 이르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p152 고구려는 철로 무기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망치나 도끼, 톱, 자귀, 끌과 같은 공구도 많이 만들었고 가래, 괭이, 호미, 보습, 삽, 낫, 쇠스랑 등 농기구도 만들어 썼습니다. 당시에는 귀한 재료였던 철을 고구려에서는 일상생활 용품에까지 적용했던 것입니다.

p155 고구려의 이 이동용 부뚜막에 파팅 라인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바로 이 부뚜막이 붕어빵처럼 형틀에 의해 대량 생산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이 유물은 장인이 정성 들여 만든 공예품이 아니라 산업제품입니다.

p172 조선 시대의 흰색 옷이나 고구려의 이 벽화에서 그려진 흰색에 검은색을 곁들인 옷은 일상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특별한 사람들이 선호했던 당대의 럭셔리한 차림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p177 개성의 그 수많은 고려 시대 능들이나 백제의 왕릉들이 모두 도굴당한 것은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였습니다. 유물 몇 점을 빼앗긴 수준이 아니라 역사를 완전히 통째로 파괴당했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이었지요.

p179 예술이 지향하고 확보해야 할 자연스러움이 훼손되어 버린다는 것은 아주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그래서 많은 조형이론에서는 통일감과 함게 변화를 강조합니다

p221 유물을 볼 때 적어도 삼국 시대의 유물부터는 디테일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문화가 고도로 발달해서 전체 상태도 물론 뛰어나지만 각 부분을 매우 정교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p240 미니멀함과 복잡함을 대비시키는 백제 특유의 조형원리가 이 보도블록에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을 보면, 백제의 문화는 당시 상당히 안정적으로 통합되어 높은 수준에 올라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p258 화려하게 장식하기보다는 연꽃무늬를 단순화했습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렇게 단순화된 수막새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직 백제만 수막새를 장식적이지 않고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p265 백제는 조형에서 특히 탁월했습니다. 금동대향로나 사리함 등을 보면 장식성이나 정교한 솜씨 그리고 세련된 스타일에서 백제가 당대 그 어떤 나라보다도 뛰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p267 장식이 화려하면 전체적인 조형적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좋게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인류의 조형역사는 오랫동안 장식이 이끌어왔습니다. 고딕이니 바로크니 로코코하는 양식들은 전부 시대를 이끈 장식적 유형을 일컫는 말입니다

p290 이 잔의 말 모양이 사실적이지 않아서 좋은 점은 일단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직설적인 표현보다 은유적 표현이 주는 맛을 느낄 수 있지요

p295 가야나 신라의 유적들을 살펴보면 그리스나 로마와 문화를 교류한 정황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통일신라의 누금귀걸이나 북유럽풍의 칼 등도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이 동아시아의 한쪽 끝 지역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정말 미스테리한 일이지만 분명한 사실입니다.

p303 이 귀걸이를 잘 살펴보면 자잘한 금 알갱이들이 번쩍거리며 장식적인 형태들을 이루어서 눈부시게 화려해 보입니다. 이렇게 작은 금 알갱이들을 붙여서 정교하게 장식을 하는 것을 누금세공이라고 합니다

p304 그리스와 로마의 누금세공은 중앙아시아를 호령했던 유목민, 특히 금장식품을 많이 만들었던 흉노족을 통해 신라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p312 이 금귀걸이는 멀리는 그리스와 로마, 가까이는 중앙아시아로부터 영향을 받은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그런 한편으로 외부에서 기술이나 양식들을 도입하면서 항상 자기 스타일로 번역했던 신라 문화의 태도도 아주 짙게 읽을 수 있습니다

p316 토기는 기술적으로나 심미적으로나 매우 잘 만들어져 있는데 토우들은 전혀 그렇지 않게 생겼습니다.

p322 일부러 서로 어울리지 않은 것들을 결합하여 하나의 조형물로 만든다는 것은 어떤 목적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p360 일본에 통일신라의 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렇다면 통일신라 시대의 다른 유물들에 대한 의문도 이런 식으로 풀 수 있지 않을가 하는 기대감도 들었습니다

p388 지금이야 안압지가 통일신라 시대의 동궁, 즉 태자가 거주했던 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통일신라가 망한 이후부터 이곳은 완전히 황폐해져서 발굴되기 전까지는 안압지, 즉 기러기나 오리가 몰려오는 연못으로만 알려져 있었습니다

p395 지금 남아있는 통일신라 시대의 유물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이처럼 많이 담고 있는 일본의 고대 유물들은 통일신라 시대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 역할을 합니다. 문화가 훨씬 발달했던 통일신라에서는 일본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훨씬 양질의 유물들이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p404 이렇게 장식도 하나 없이, 순전히 돌덩이리의 비례만으로 이루어진 3층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에 완성된 탑 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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