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온 인문학 - 사람과 세상이 담긴 공간, 집을 읽다 푸른들녘 인문교양 2
서윤영 지음 / 들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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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집에 들어온 인문학

저자 : 서윤영
옮긴이 : 
출판사 : 들녁
읽은날 : 2016/04/02 - 2016/04/06

 

제목을 보고 나 혼자 낚인 책.

집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라기보다는 집에 대한 수필정도로 보는게 맞을 듯 하다.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집안에 있는 다양한 공간에 대한 해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식 집이라는 양옥은 사실 영국과 프랑스가 동남아에 가지고 있던 식민지 주택의 변형본이라든가, 다세대, 다가구등을 구분하는 방법등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유익한 내용들이었다.

재미있는 구분은 방과 간을 구분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전통주거는 방과 간을 구분합니다. 방은 신발을 벗고 앉아 생활하는 실내 공간이고, 간은 신발을 신은 채 일을 하는 노동 공간이자 실외공간입니다.(48 p)

이런 정의에서 보면 부엌은 부엌간이니 힘들에 일을 하는 곳이고, 사랑방은 안방과 멀리 떨어져있어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역시 여성은 예전에도 집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이었나보다.

2부 집 밖ㅇ로 나가다에서는 건축에 대한 일반론이 펼쳐진다.

과거에 지어진 사찰이나 성당등을 통해 어떻게 세속적인 사람이 종교장소에 들어와서 거룩감과 경외감을 갖게 할 것인지에 대해 건축학적인 장치들을 알게 된다.

모델하우스 역시 피해가지 못한다. 사람으로 하여금 어떻게 집을 더 넓게 보이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책의 내용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것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인문학이라는 말을 부쳤으면 그에 걸맞는 통찰이나 옛것과의 연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좀 약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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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걷고 여행처럼 찍다
김문경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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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처럼 걷고, 여행처럼 찍다

 : 김문경

 : 사유와 공감

읽은기간 : 2025/12/02 -2025/12/08


영화감독이라고 하는데 사실 잘 모른다. 

아마 내가 영화를 잘 보지 않기 때문이리라..

여행지 하나에 영화 1-2편이 엮어있는 영화 촬영지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책 표지가 이쁘고,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역시 보기에 좋아야 읽겠다는 마음이 든다. 

나도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고 파리에 가서는 촬영지를 찾아고보곤 했다. 

영화를 많이 보는 건 아니라서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많지는 않았다.

저자는 나는 한번도 보지 않은 영화의 촬영지를 찾아가며 설레는 감성을 책이 많이 표현했다. 

영화를 봤으면 더 설렜을텐데 상상으로만 설레려니 한계가 있었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더 공감이 될 것 같다. 

맨 마지막 챕터에 홍콩과 중경삼림 영화이야기가 있다. 

홍콩은 좋아하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중경삼림과 엮이니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중경삼림에 나오는 왕페이는 정말 예쁘다.. 문득 홍콩에 가고 싶어졌다. 

이게 영화가 영화촬영지로 이끄는 힘인가 보다.. 


p28 쿠바에서 카리브 해를 만끽하는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바라데로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것, 다른 하나는 소박하고 한적한 시골마을 플라야 히론에서 쿠바노의 로컬 여행을 경험하는 것.

p74 영화속 명대사인 “때로는 잘못된 기차가 삶의 목적지로 인도한다”가 의미하듯, 영화는 인생이 어긋난 이들의 삶을 바로잡기 위한 여정을 담아낸다. 영화가 끝나면 우리 역시 각자 인생의 지난 흔적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p133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를 볼 때면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감탄하곤 했는데, 포르투에서 나고 자란 그의 배경을 이해하면 ‘그런 시들이 탄생할 수밖에 없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한 줄 명언이 떠올랐다. ‘인생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와인이다”

p171 앤디는 파리 패션 위크를 기점으로 미란다의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지만, 과감히 패션계와 이별한다. 며칠 뒤, 오랫동안 꿈꿔온 언론사 기자 면접을 보는 엔디. 면접관은 미란다는 업계에서 악랄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데 그녀가 친히 추천서를 써줬다면, 의외라는 듯 내용을 읊어준다. “앤디는 내게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최악의 비서다. 그리고그녀를 채용하지 않으면 당신은 최악의 멍청이다”

p345 고전적인 우캉맨션의 배경과 마치 무신사 모델들 같은 GenZ들의 모습은 과거와 현재가 섞인 풍경 같았다. 우린 우캉루의 노천카페에 자리를 잡고, 카페인 수혈을 하며 열심히 그 모습들을 눈에 담았다.

p307 밀란 쿤데라는 소설 불멸에서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옳다. 비록 틀렸다고 할지라도, 사랑에 대한 모든 정의에는 언제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삶을 운명으로 바꿔 놓는다는 점 말이다”. 이 구절처럼 이들의 사랑은 그릇되었을지언정, 운명이 바뀌어버린 애달픔과 처연함이 찬란하게 아름답다

p332 그러한 논리적인 이유도 한몫하겠지만 나의 애정은 객관적 사고를 초월한다. 사랑에 빠지는 데, 정확한 이유가 없든, 중경삼림에 대한 나의 사랑을 언어로 규명할 수 없다.

p338 663은 페이가 자신에게 남긴 편지를 보여주며 묻는다. “이런 티켓을 내고도 비행기를 탈 수 있어요?” 페이는 천연덕스럽게 냅킨에 새로운 비행기 티켓을 그려준다. “어디로 가고 싶어요?” 663은 대답한다. “아무 곳이나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요” 영화는 사랑의 시작을 알리듯, 설렘 가득한 음악 몽중인과 함께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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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읽는 시간 - 읽으면 듣고 싶어지는 클래식 이야기 207
김지현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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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을 읽는 시간

 : 김지현

 : 더퀘스트

읽은기간 : 2025/11/25 -2025/12/01


아침에 듣는 라디오 방송이 있다.. 출발 FM과 함께..

클래식 음악방송에서 하는 프로그램인데 아침마다 다정다감한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음악도 들려주고, 퀴즈도 내고, 재미있는 클래식 이야기도 해준다.

출근을 해야 해서 모든 코너를 다 듣지는 못하지만 3분 백과에 나왔던 내용들을 묶어 책으로 출판이 됐다. 반갑다. 

음악책은 매번 작곡가 이야기만 보다가 이렇게 토목상식같은 책을 읽으니 색다른 맛이 난다. 

앞으로 계속 좋은 내용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p18 지금으로부터 1,000년쯤 전, 이탈리아 아레초 마을에 살던 귀도 다레초라는 사람이 계이름을 고안해냈어요. 귀도는 수도사이자 음악이론가였습니다. 당시는 성가대가 모든 노래를 들어서 익히고 외워서 불렀으니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웠을까요? 귀도는 쉽고 정확하게 음을 기억할 방법을 찾닥, 당시 유명한 성 요한 찬가, 일명 ‘당신의 종들이’라는 성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p41 도입부에서 클라리넷이 17개 음을 미끄러지듯 상승하는 기법을 글리산도라고 부릅니다. 한 음에서 다른 음으로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것을 뜻하죠. 글리산도를 악보에 적을 때는 작은 음표로 연주할 음들을 모두 적기도 하고, 시작음과 도착음만 정해주고 그 사이를 직선이나 구불거리는 선으로 쭉 그어주기도 합니다.

p87 숙련된 오보이스트는 입으로 숨을 내쉬면서 동시에 코로 들이쉬는 순환호흡을 할 수 있거든요. 신기하게도 분명히 연주자는 입으로 숨을 내쉬며 소리를 내는데 연주자의 영쪽 뺨이 부풀었다가 홀쭉해지는 것이 보입니다.

p93 지금 소개한 곡 대부분은 19세기 이후 작품입니다. 19세기 전반까지 뵘이 음향학적으로 안정된 음정과 음질을 내는 플루트를 개량한 덕분에 많은 작곡가가 플루트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더욱이 금속 재질로 바뀌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더 친숙한 악기가 됐습니다.

p111 우스갯소리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 3악장을 들으면 세대가 구분된다는 얘기가 있죠. 머릿속에 장학퀴즈가 떠오르는가, 초등학교 학습지가 떠오르는가? 그도 아니면 오징어게임인가?

p120 베를린 필하모닉의 호른 수석 슈테판 도어는 실수를 잊는 짧은 기억력이 호르니스트에게 필수라고 얘기하면서 실수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것이라고 덧붙입니다.

p135 꿈 얘기가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타르티니도 파가니니도 기교적이고 새로운 자신의 음악에 악마적인 이미지를 이용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p138 음반매장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바이올린 곡을 물으니 직원이 낙소스 음반 한 장을 꺼내 줍니다. 바흐의 샤콘느, 파가니니의 무반주 카프리스,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 같은 독주곡과 차이콥스키와 멘델스존의 협주곡이 담겨 있습니다. 가만 보니 바이올린 최고의 인기곡은 곧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라는 얘기네요

p178 2024년 2월 KBS 교향악단의 제787회 정기 연주회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쇼스타코비치의 교항곡 11번이 연주되었는데, 네 대나 편성될 정도로 팀파니의 역학이 두드러지는 곡입니다. 그런데 격정적인 두 번째 악장에서 그만 팀파니 하나가 찢어졌습니다. 그러자 이원석 타악기 수석은 재빨리 못쓰게 된 악기를 빼고, 팀파니 세 대만으로 나머지 부분을 연주해냈습니다.

p199 스톱의 작동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압축된 공기를 특정 음색을 내는 파이프 세트에 연결시켜서 그 소리가 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랬다가 연결을 끊고 또 다른 파이프 랭크에 연결하면 음색이 달라집니다.

p233 노르마나 아이다, 비올레타처럼 진지한 오페라의 소프라노가 운명에 순응하는 청순가련형 여주인공이었다면, 로시니의 희극 오페라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메조 소프라노는 속임수와 거짓 연기를 동원해서라도 역경을 극복하는 당찬 모습이었죠

p250 그의 세속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의 제목은 중세시대 시가집에서 가져왔습니다. 거기에는 라틴어 시가 200여 편 실려 있는데, 그 소재는 술과 쾌락, 사랑, 봄날에 대한 예찬, 젊은이의 꿈과 방황, 도덕과 종교, 국가에 대한 풍자 같은 세속적인 것들입니다. 책의 표지에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운명의 여신이 그려져 있어요.

p254 우리말로 키리에는 자비송, 글로리아는 대영광송, 크레도는 사도신경, 상투스는 거룩하시도다, 끝으로 아뉴스 데이는 하느님의 어린양입니다. 미사 고유문은 입당송, 층계송, 봉헌송, 영성체송 등 절기에 따라 가사가 달라지는 부분으로 구성되죠

p259 2010년 세상을 떠난 라미레즈는 이 곡을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신념과 인종, 피부색 또는 출신을 초월해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깊고 경건한 작품을 쓰고자 했다”

p302 이 녹음은 영국의 권위 있는 음반상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에서 피아노 음반 부문과 젊은 예술가 부문 2관왕에 올랐죠. 음원을 발표할 당시 임윤찬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심장을 강타하는 연주는 시대가 내린 축복받은 천재들만 할 수 있어요.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매일 연습하면서 진실하게 사는 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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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산사 - 10년 차 디자이너가 펜으로 지은 숲속 자기만의 방 자기만의 방
윤설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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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엔 산사

 : 윤설희

작가 : 윤설희

 : 아트북스

읽은기간 : 2025/11/22 -2025/11/24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윤설희님이 그동안 방문했던 산사를 그림으로 그리며 만든 에세이집..

그림이 세밀해서 마치 그곳을 직접 보는듯한 느낌이다. 

그림만 보면 엄청 예쁜 디자이너일것 같다.. ^^

그림뿐만 아니라 그림의 모티브인 사진들도 있어서 산사의 정취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방문하기 좋은 계절별로 산사를 표시해놓아서 여행책자로도 좋을 것 같다. 

종교가 다른데도 산사는 참 좋다.. 


p32 전면이 일곱 칸이나 되는 건 한국 절 중에서 유일합니다. 대적광전이 가로로 긴 형태의 건물인 이유는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건물 여러 채를 통합하여 지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물인데 여러 전각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건 굉장히 독특한 시도입니다.

p192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불상 여러 개가 줄지어 앉아 있습니다. 여러 전각을 통합해 지었기 때문에 통 법당에 하나의 주불을 모시는 것과 달리 5위 불상(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약사불, 석가모니불, 노사나불), 6위 보살(대세지보살, 관음보살, 보현보살, 문수보살, 일광보살, 지장보살), 그리고 오백나한을 모시고 있습니다.

p195 주불전. 절의 중심이 되는 부처님을 모신 법당을 주불전이라 부릅니다. 가장 중요한 만큼 절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짓습니다. 주불전에 누구를 모시느냐에 따라 절의 성격이 다릅니다. - 대웅전(대웅보전) : 석가모니불(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 극락전(무량수전) : 아미나불(조계종) - 대광전(대적광전) : 비로자나불(화엄종) - 미륵전 : 미륵불(법상종)

p231 그는 서양 건축이 학문적 지식이라면, 한국 건축은 경험의 지배라고 말합니다. 서양 건축이 자신의 미감을 표현하는 일이라면, 한국 건축은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서양에서 건축은 관찰하고 분석하여 미적,기술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대상인 반면, 한국에서는 지식인일수록 자신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법도 등의 가치를 건축을 표현하려 했다고 합니다. 건축이란 자연을 느끼는 곳이자 마음을 다스리며 수행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p281 운주사 석상은 전문 예술인이 아닌 스님과 석공들이 만들어서일까요. 제각기 다르면서도 하나같이 파격적이며 개성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탑과 불상의 양식을 모두 벗어나며, 보는 이에게 평면적이고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p334 누군가는 너무 상업적이고 고즉넉함 없이 화려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봉은사는 자신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 매화 - 금둔사 남월매, 한국에서 가장 빨리 개화하는 매화로 나비가 날기 전 피어서 매실을 맺기 힘듭니다.

2월 해안 풍경 - 보문사, 보리암, 항일암, 낙산사, 용궁사, 미황사, 백련사 도솔암

3월 매화 - 선암사 선암매, 화엄사 흑매, 통도사 자장매, 백양사 고불매, 갑사 황매화 축제

3월 동백꽃 - 선운사, 백련사, 미황사

4월 벚꽃 - 쌍계산, 개암사, 운문사, 탑사(한국에서 가장 늦게 개화) , 개심사 청벚꽃, 겹벚꽃, 문수사 겹벚꽃, 불국사 격벚꽃

5월 꽃 - 마곡사, 선암사, 갑사 황매화 길

6월 녹차 - 쌍계사, 선암사, 대흥사, 불회사

7월 백일홍 - 백련사, 개암사, 마곡사, 탑사, 문수사, 무량사

7월 수국 - 태종사

8월 전나무 길 - 월정사 내소사, 선암사, 불회사

8월 소나무 길 - 법흥사, 운문사, 개심사, 불영사, 보경사

8월 숲길 - 강천사, 내장사, 불회사, 화암사, 송광사, 법주사

9월 꽃무릇 - 흥국사, 불갑사, 선운사, 용천사

10월 단풍 - 상원사, 월정사, 내장사, 금산사, 무량사

11월 은행나무 - 부석사, 용문사, 영국사, 흥주사, 수종사

11월 단풍 - 송광사, 금산사, 무량사, 내소사, 정암사

11월 갈대밭 - 관룡사, 도갑사, 표충사

12월 설경 - 망경사, 선운사, 운주사,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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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들의 도시 - 독서 여행자 곽아람의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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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그녀들의 도시

 : 곽아름

 : 아트북스

읽은기간 : 2025/11/13 -2025/11/23


연말로 가면서 재미있는 책들을 많이 읽었다. 올해는 운이 좋다. 

곽아름님의 문학 여행기. 

저자는 자신이 읽은 문학의 배경이 되는 곳을 다니며 여행한다. 그곳에서 작품속의 주인공을 만나고, 집을 방문한다. 

스칼렛을 좋아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2장을 할애했다. 

내가 좋아하는 빨간머리 앤의 동네도 방문하고, 난 읽어보지 않았지만 여러 문학속 주인공들의 동네를 방문한다. 

역시 섬세한 사람들은 더 많은 걸 보고 느끼는 것 같다.

난 주로 작곡가들의 고향과 일했던 곳을 방문했는데 내가 그 곳을 방문했을 때 느낌이 저자와 비슷할 것 같다. 

저자는 책을 냈고, 난 일기장에 기록했다. 

기록하고 정리하고, 그것을 꺼내보면서 감동을 되새김하는 건 좋은 일이다. 

읽어서 즐거웠다


p9 그가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명은 맨 마지막 장 길이 굽어지면. 친아버지 같은 매슈가 죽자 앤은 진학을 포기하고 교편을 잡기로 결심한다. 마음을 굳힌 앤의 말을 그는 이렇게 번역했다.

p20 내가 퀸학원을 졸업하고 나올 때는, 내 앞에 길이 똑바로 뚫려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어요. 몇마일 앞까지도 뚫어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지금은 굽어진 모퉁이에 온 거예요. 이 길이 굽어지고 나면,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는 없어요. 하지만 반드시 나는 좋은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p49 그녀는 67세의 4월 어느 날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약물과다복용. 자살로 추정된다. 몽고메리가 자살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나는 그린게이블즈의 앤 박물관에 다녀온 날 밤, 제미이가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후 알려줘서야 알았다.

p64 사랑에는 여러 빛깔이 있다는 것. 아니다 싶을 때는 헤어지는 편이 현명하다는 걸 알지 못했다. 이 모든 건 어릴 적부터 책벌레였기 대문에 생긴 병폐였다. 내가 즐겨 읽었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사랑의 굳건함, 사랑의 영원함, 사랑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다.

p159 부유한 집안에서 호사스럽게 자라 평생 제 손으로 노동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던 스칼렛이 전쟁을 겪고, 가난을 겪고, 굶주림을 체험하면서 자기 손으로 일해 벌어먹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며 강인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장면.

p194 이날 낮 서배너의 대표적인 미술관이자 미국 남부 최초의 공공미술관인 텔페어아카데미 투어준 5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 도슨트가 내게 “왜 서배너에 왔느냐”고 물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때문이라고, 스칼렛 엄마 엘런이 서배너 출신이라 여기 꼭 와보고 싶었다고 하자 그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열서너 살 때 그 책을 읽었는데, 도무지 내용이 기억이 안나요. 그런데 당신이 서배너에 온 이유가 너무 재미있네요.” 그의 눈에 비친 나는 우리로 치면 이광수나 염상섭 소설을 속속들이 파고드는 서양인 격였으리라

p204 텔페어미술관처럼 이 집도 오언스가의 상속녀가 자식이 없어서 텔페어미술관에 기증, 텔페어 미술관 소유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메리 펠테어와 일리이저 톰프슨을 비롯해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넘쳐나는 도시, 서배너. 심지어 걸스카우트 창시자 줄리엣 고든 로의 생가도 서배나에 있다.

p229 디즈니를 일컬어 여자아이들에게 남성의 구원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공주 이미지를 주입한다도 비판도 있지만, 어디 그 공주들이 나약하기만 했던가. 디즈니가 택한 이야기들은 대개 엄마 품을 벗어나 어엿한 어른이 되는 소녀들이 성장담이고,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란 어린이들은 성인이 되어 험한 세상을 버텨낼 힘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p255 그렇다. 자동차의 나라 미국. 그것도 중부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호스트는 그제야 우리가 왜 아침부터 짐을 들고 들이닥쳤는지 이해한 모양으로 그때부터 급속도로 친절해져서는 “내일 버스 시간 몇시야? 내가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줄게. 여기 택시는 아주 별로야”라며 호의를 베풀기 시작했다.

p268 1896년 앤 여왕풍으로 지은 건물이라는데 벽지도 가구도 참 우아한다. 감탄하며 숙소안내 브료셔를 보다가 깨달았다. 우리가 묵는 방, 하인들 방이다. 제일 싼 방이 그렇지 뭐. 진짜 우리는 언제쯤 여행 와서 에어비앤비나 친구네나 하인 방 말고 고급 호텔에 턱턱 묵을 수 있을까.

p303 둘의 결혼생활은 헤밍웨이가 파리에서 활동하던 보그 기자 폴린을 만나면서 파탄난다. 헤밍웨이는 이혼 위자료로 해들리에게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의 로열티를 주는데 나중에 이 작품이 영화화되면서 해들리는 뒤늦게 바람핀 남편 덕을 보게 된다.

p307 이 집에서 여자는 두 아들을 낳았고 소설가 남편은 세계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을 쓰며 명성을 얻는다. 그렇지만 그 남편은 에전에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남의 남자인 헤밍위에를 탐내는 여자에게 홀려 여자와 집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새 여자와 함께 쿠바에 정착해 불후의 명작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쓴다.

p322 비행기는 처음에는 그저 수평서 너머 한 쌍의 작은 불빛이다. 이윽고 작은 새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점점 해안으로 가까이 오며 몸집을 부풀린다. 헤엄치던 사람들도 일광욕하던 사람들도 일제히 환호한다.

p332 앨런뿐 아니라 같이 크루즈 여행중이라는 그의 여동생과 어머니도 “혼자 여행하는 거냐”며 내게 무척 친절해서 “설마, 나 동정받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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