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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평점 :
제목 :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작가 : 이정모
출판사 : 오도스
읽은기간 : 2025/03/03 -2025/03/07
언제나 유쾌한 이정모 선생님의 새책..
느낌은 칼럼을 모아놓은듯한 책이다.
상당히 어려운 과학 내용을 일상생활과 평이한 언어로 풀어내면서 기후위기를 생각하게 하는 필력이 대단하다.
공부잘하고 능력있는 양반이 커뮤니케이션도 잘하니 정말 외모빼고는 다 가진것 같다..(응?)
기후위기라는 눈앞에 닥친 위험을 열심히 전파하고 계신다. 책을 읽다보면 그 심각성을 더 느낀다.
그러나 현실은 미치광이들이 화석연료를 품어내는 일에 열심이다.
힘있고 권력있는 미치광이들은 지구를 파괴시키는데 열심이고, 착하고 똑똑한 사람들은 지구를 지켜내느라 노력하고...
전도서에 나온 이야기였나? 위기에 빠진 성을 지혜자가 구했지만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딱 요즘에 맞는 이야기인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힘있는 미치광이들이 권력을 잡지 못하게 하는데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이야기되고 생각된 최고의 것들을 위한 집. 그 화강암 블록에는 문화에 관한 매슈 아널드의 유명한 정의가 이렇게 인용되어 있다. 이 대학에서는 그 인용문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지, 학부생 입학 설명서에는 물론이고, 지하 식당의 음료수 자동판매기 옆 벽에도 붙어 있다.
p23 손과 발에는 각각 27개와 26개의 뼈가 있다. 손과 발은 대개 2개씩이나 합하면 106개가 된다. 사람에게 있는 뼈 206개 가운데 106개가 오로지 두 손과 발에만 있는 것이다.
p29 호주 정부가 현장 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기후위기에는 소용이 없다. 나는 고백한다. “인간이 만든 것 하나 없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다의 오아시스 산호초가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위기로 인해 다 수십 년 사이에 망가지는 것을 본다는 것은 정말이지 처참한 괴로움이다.”
p31 KBS TV 프로그램 명화극장에서 숱하게 봤던, 1944년 개봉된 미국 스릴러 영화 가스등의 줄거리다. 여기서 정서적 학대를 뜻하는 가스등 효과라는 표현이 나왔다. 사진 찍을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는 우리는 그냥 편하게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
p49 케르베로스는 단테의 신곡-지옥편에 등장하는 저승의 문지기다. 유럽인들은 2023년 여름의 지독한 더위를 케르베로스 폭염이라고 불렀다. 펄펄 끓는 지옥을 떠올린 것이다. 이탈리아 문학이 소환되는 판에 그리스 신화라고 잠잠할 수 없다. 당시의 더위를 카론 폭염이라고도 부른다. 카론은 그리스 신화에서 지하 세계로 영혼을 데려가는 뱃사공이다. 역시 지옥불을 떠올리는 더위라는 뜻이다
p60 만리장성은 우주선에서도 보인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만리 장성이 아무리 길어봤자 폭이 불과 몇 미터박에 안 되는데 그게 어떻게 보이겠는가? 인간의 활약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우주에서는 티도 안 난다. 그런데 자연의 변화는 우주에서도 관찰된다.
p79 우리 몸은 허공이므로 손가락으로 다른 손바닥을 누르면 손가락이 뚫고 나와야 한다. 근데 왜 안 그럴까? 전자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전자들이 서로 밀치기 때문이다. 즉 우리 손가락과 손바닥에 있는 전자들이 서로 밀쳐서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p107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에 영향을 미친 유일한 조건은 시간적 여유였다. 다른 요소는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지 않았다.
p111 생물은 암기 과목이다. 특별히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고 선생님을 늘 말씀하셨지만 암기하고 나면 이해가 된다는 사실도 가르쳐주셨다. 선생님이 이파리의 색소를 통해 우리에게 하고 싶어셨던 말씀은 분명하다. 큰일하는 사람과 작은 역할을 하는 사람 모두 중요하다.
p119 1910susqnxj 1920년까지 진행된 멕시코 혁명 당시 농민군은 라쿠카라차를 혁명가로 불렀다. 아마도 멕시코 전통 의상인 판초를 입고 모자 솜브레를 쓰고 줄지어 가는 농민군의 모습이 마치 무리 지어 가는 바퀴벌레처럼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멕시코 민중들은 보잘것없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바퀴벌레와 자신들을 동일시했을 것이다. 이 노래에는 멕시코 민중이 혁명 과정에 겪은 피맺힌 역사가 담겨있다.
p131 어떤 신문은 택배 노동자들을 위해 장관이 나서서 기껏 한 일이 고작 구멍 손잡이 뚫는 것이냐는 기사를 실었다. 일머리 없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반응이다. “네가 한번 뚫어봐라”
p133 여인이 그 몸으로 미국에 유학가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한동대 교수가 되었다는 이후의 이야기는 오히려 평범하게 들렸다. 그렇다. 여인은 지선아 사랑해의 주인공 이지선씨다. 정작 놀란 일은 따로 있었다. 그녀는 마라토너다. 그것도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두 차례나 풀코스를 달리 ㄴ마라토너다.
p148 그들이 비합리적인 세상과 대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골드버그 장치라는 유머를 채택한 것이다. 요즘 골드버그는 아주 간단한 일을 복잡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쓰인다.
p161 마약을 하듯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도 게임 하지 말란다고 안 하지 않는다. 이미 뇌의 신호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다. 부모를 속이고 싶어서, 반하아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뇌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야단이 필요한 게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p165 발레리 제인은 어릴 때 불리던 이름이다. 그의 정식 이름은 발레리 제인 모리스 구달. 우리가 흔히 제인 구달이라고 하는 바로 그분이다. 유인원 침팬지의 본모습을 최초로 밝힌 여인이다. 재밌는 사실이 있다. 사람과 가까운 거대 유인원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이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침팬지에게 제인 구달이 있다면, 고릴라에게는 다이앤 포시, 그리고 오랑우탄에게는 비루테 갈디카스가 있다.
p178 네이처는 처음부터 토론을 작정하고 만든 잡지였다. 물론 그 중심에는 찰스 다윈이 있다. 찰스 다윈의 글은 1869년부터 사망한 이듬해인 1883년까지 총 40편이 네이처에 발표되었다. 대부분 유전, 꽃, 수정, 그리고 본능의 기원에 관한 것이었다.
p191 불과 200년 전까지만 해도 산모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산욕열로 죽었다. 출산 직후부터 체온이 오르다가 열흘 안에 사망하는 병이다. 왕비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영국 에드워드 6세의 어머니와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가 그렇게 산욕열로 죽었다. 산모들을 산욕열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산부인과 의사들의 오랜 소망이었다.
p199 놀토를 만들 때 걱정했던 일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지 않다. 그러니 놀수를 만든다고 해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지도 않다. 높아지는 생산성 때문에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놀수를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p211 명심보감에 호신불호학 기폐야적이라 했다. 배우지 아니하고, 즉 의심하고 질문하지 않고 무턱대고 믿기만을 좋아하면 남을 해치는 폐단이 된다는 것이다.
p220 정리-칭찬-공격-칭찬은 이후 과학자들의 대화법이 되었다. 정리는 상대방의 뜻을 오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칭찬은 그의 업적을 인정한다는 뜻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할 요소가 있었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훌륭하니 같이 잘해보자는 뜻이다.
p227 사라진 4조 6천억은 뭘까? 분야별로 따질 게 없다. 결국 일자리다. 그것도 신진 과학자들의 일자리다. 내년, 내후년에는 회복될 거라는 희망도 없다. 앞으로 과학계 예산은 매년 0.7%만 올릴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젠 돈이 없다. 돈이 없으면 사람도 없어진다. 시니어 과학자들은 한순간 울분을 토하면 그만이지만 주니어 과학학자들은 놀든지 다른 일을 찾든지 딴 나라로 가야 한다.
p255 한 해를 360일로 간단히 정하고는 나머지 5일은 오리시스 신화를 만들어 축제를 벌이면서 보냈다. 정말 편리하고 유쾌한 방법이다.
p267 그들은 색상이 화려한 책들을 중심으로 340권을 챙김으로써 자신들의 문화적 소양을 과시하는 한편, 나머지 5,000여 권의 책을 불태움으로써 자신들이 침략자임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나마 다행히도 340권의 외규장각 도서가 2011년 영구임대 방식으로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p297 나는 김영상 그 사람은 아주 독종이어서 정말로 죽을때까지 단식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김영상 총재를 가택연금에서 풀어줌으로써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준 전두환 대통령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내가 김영삼 총재를 존경하거나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그냥 사람이 죽으면 안 되고, 누가 죽겠다고 하면 주변에서 나서서 어떻게든 말리는 게 당시의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p306 도덕으로 정의를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나쁜 쪽으로 빠질 수 있다. 여기서 핑커는 말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정의를 추구하지 말고 평화를 추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