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장강명 지음 / 글항아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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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작가 : 장강명
출판사 : 글항아리
읽은기간 : 2026/06/28 -2026/07/03


장강명님의 책은 소설도 그렇고 논픽션도 그렇고 읽는 맛이 난다

이번 책은 벽돌책 100권 소개하기다.

벽돌책은 보기만큼 어려운 책도 많지만, 생각보다 술술 넘어가는 책들도 많다.

내겐 총균쇠나 사피엔스가 그랬다. 죄와벌같은 소설은 읽다가 포기했다.

이 책에서 다양한 벽돌책을 알게 됐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은걸 보면 작가가 책소개를 잘하고 나를 잘 홀린것 같다..

이런 분들의 책을 보면 분야가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소개해줘서 참고할 내용이 많다.

날잡아서 읽어봐야지..


p46 1816년 여름, 젊은 남녀 네 명이 무서운 이야기 쓰기 내기를 벌입니다. 참여자는 불과 열여덟 살이었던 메리 셀리, 메리와 사실혼 관계였던 시인 퍼시 셸리, 메리를 짝사랑했던 의사이자 작가 존 윌리엄 폴리도리, 그리고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파 시인이자 난봉꾼인 바이런입니다. 이 대단한 내기의 결과로 메리는 최초의 SF로 평가받는 프랑켄슈타인을, 폴리도리는 최초의 흡혈귀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뱀파이어를 썼습니다.

p67 이 책은 바로 그 수천 년에 집중하는데, 읽는 동안 저자의 진짜 질문은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가 아니라 문명은 어떻게 발전하는가임을 깨닫게 됩니다. 책은 거대한 시야로 동서양의 역사를 살피며 사회학도 지리적 요소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p85 우리를 묶어준다고만 여겼던 인간적 사회성에는 치명적인 취약점이 있습니다. 깊은 생물학적 본성 때문에, 우리는 사회적 지위를 위해 엄청나게 잔인해질 수 있고, 적을 발명해 인간이 아닌 존재로 기꺼이 깎아내립니다. 인간 사회는 반드시 분열됩니다.

p98 동시에 800쪽짜리 책 한 권을 완독하는 것과 그걸 요약본으로 읽는 것도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요약본에는 결론은 있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생각의 과정이 없습니다. 사유의 가치는 결론에만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개는 설명을 줄이면 왜곡이 생기고, 논증을 생략하면 결론이 공허해집니다.

p109 자폐인 부모의 절망감이나 조현병 환자 가족의 두려움에 대해 읽을 때는 심장이 죄어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힘들겠지 하고 짐작하는 수준의 짐이 아니더군요. 우리는, 사회는 뭘 해야 할까요

p121 전문 지식 없이, 순전히 ‘뭐라는 건지 궁금하다. 지적인 재미를 맛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책을 펼쳐든 교양독자에게는 선물 같은 물건입니다. 전혀 어렵지 않거든요 식사자리에서 화제로 꺼내면 사람들 이목을 모을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빼곡합니다. 저자의 입담은 다소 심심하지만 워낙 소재가 선정적이니 넘어가자고요. 절반 정도는 섹스와 살인, 그리고 권력 다툼 이야기입니다.

p135 요즘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을 자주 떠올리고 있어요. 낡은 것은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가 위기이며, 그때 병적인 징후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p147 고드윈의 법칙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미국의 변호사이자 작가인 마이크 고드윈이 만들어냈다고 하는 법칙 아닌 법칙입니다. 온라인 논쟁이 길어지면 상대를 나치라고 부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는 내용이에요. 한국의 온라인 환경에서는 나치대신 친일파, 빨갱이, 여형, 일베, 1찍, 2찍같은 단어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p161 두 책이 어렵다고 하는 반응은 실제 내용이 난해해서가 아니라 그 결론에 대한 거부감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기 이론에 대한 두 저자의 강한 확신이나, 간혹 미심쩍어 보이는 비약도 두 책에 모두 들어있네요.

p164 간혹 이 책을 인간의 행동은 유전과 환경 양쪽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봅니다. 글쎄요. 이 책, 그렇게 얌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유전이 진짜 중요하나니까! 제발 아닌 척하지 말자가 더 제대로 된 요약입니다.

p179 20세기의 경험은 유토피아주의가 폭력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대를 떠나 사회 진보를 꿈꾸는 이라면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p192 대규모 폭력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종교가 가장 훌륭했을 때 수백 년 동안 해온 일”을 해낼 방법을 이 세속의 시대에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p198 책이 그리는 CIA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통제받지 않은 채 국가 예산으로 황당한 짓거리를 벌이는 아마추어들입니다. 최고 경영자가 비전이 없고 임원들이 무능할 때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긴 우화처럼 읽히기도 해요.

p214 레이번드 카버. ‘내가 바로 문학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사나이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십대에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나이 오십에 죽을 때까지 글쓰기에 매달렸습니다. 알코올중독을 심하게 겪고 두 번 파산하는 동안 주옥같은 단편소설을 쓰고, 마침내 술을 끊고, 주옥같은 작품을 더 쓰고, 명성을 얻고, 미국 단편소설의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쉰에 죽은 뒤 전설이 되었죠.

p261 오크리는 30대 초반에 발표한 이 소설이 부커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습니다. 어린 시절 참혹한 나이지리아 내전과 정치적 혼란을 겪은 그는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 이 작품에 대해 “내가 본 현실을 전통적인 문학기법으로 묘사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습니다.

p269 읽는 내내 파토스를 느꼈습니다. 그래, 인간이 이렇지. 우리 다 어리석지. 절박하면 다 이렇게 앞을 제대로 못보게 되지…

p293 특급 작가들의 독서 에세이입니다. 당연히 문학이란 무엇이고 장르란 무엇인가, 여성 작가들의 이름은 어떻게 지워졌나, 나는 왜 소설가가 되었나, 작가와 작품은 분리해야 하는가와 같은 근사한 질문과 답변이 가득합니다.

p296 모파상은 아이러니의 대가입니다. 대단히 효율적으로 아이러니의 앞부분을 쌓아올리고 정확한 호흡으로 주인공과 독자를 낭패감에 빠뜨립니다. 그 낭패감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라 믿었던 생각이 틀려서일 수도 있고, 성실하고 선량하다고 믿어온 특정 인물이 실망스럽게 행동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p302 그럼에도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초점을 맞추는, 목차에 없는 101번째 동물은 역시 인간입니다. 갑자기 큰 힘을 얻는 바람에 오만하고 무책임해진 종, 이제는 지렁이 이상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종입니다.

p319 촘스키가 강연과 인터뷰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를 한 줄ㄹ 요약하라면 ‘현대 사회가 언론, 교육, 마케팅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어떻게 시민을 세뇌하는가’입니다.

p325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었고 성냥팔이 소녀는 동사했고 장난감 병정은 불 속에서 녹아버렸습니다. 저는 그 동화들이 세상의 불가해한 비극을 좀 온순한 형태로 아이들에게 겪게 해주는, 일종의 정신적 백신 주사였다고 생각합니다.

p336 다소 뜬금없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문해력의 핵심은 어휘력이 아니라 지적 겸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누리꾼이 사흘이나 금일 심심한 사과같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들이 있었죠. 제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그들이 해당 단어의 뜻을 몰랐다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모르는 단어, 혹은 적어도 앞뒤 맥락과 잘 이어지지 않는 느낌이 드는 단어가 나왔을 때 사전을 찾아보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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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 이것은 음악평론이 아니다
배순탁 지음 / 김영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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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음악의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작가 : 배순탁
출판사 : 김영사
읽은기간 : 2026/06/16 -2026/06/21


배순탁님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다.

음악캠프의 작가답게 음악에 조예가 깊고 다양한 음악을 소개한다.

팝송이 많다보니 팝송을 즐겨듣지 않는 나에게는 상당한 허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가요는 쉬운가? 가요도 해석의 깊이가 있어서 '이것이 정말 그런가?'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가벼운 책을 주로 읽다가 해석도 어렵고, 생각도 많이 해야 하는 책을 읽으니 책은 두껍지 않았지만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나에겐 어려운 책을 읽었다는 안도감을 갖는다


p12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문명의 증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부러졌다가 붙은 흔적이 있는 뼈라고 답했다. 그 뼈는 그 사람이 치유될 때가지 옆에서 지켜줬다는 증거이고, 누군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돕는 것이야말로 문명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p31 해외 평론을 봐도 역사상 가장 오해받는 노래 중 하나. 강박적인 스토커에 대한 곡이지만 러브 송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라는 기록이 널려 있음을 알 수 있다.

p75 음악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순간이나 홀로 듣더라도 잊을 수 없는 공간에서 울려 퍼질 때 한층 특별해진다. 나에게는 벚꽃 아래에서 들은 야상곡이 그랬다.

p112 기실 음악가에게 요구되는 태도는 완벽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명확한 방향성이야말로 뮤지션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배철수는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예술에 완성은 없어요. 어느 순간 그냥 손을 떼는 거죠.

p158 그는 이 앨범에서도 거창한 이데올로기가 아닌 일상의 묘사에 충실했다. 이와 관련된 롤링 스톤의 평가가 재밌다. 폴 매카트니가 닭과 양을 노래하면 그것은 진짜 닭과 양을 뜻하는 것이다. 무슨 비유 같은게 아니다.

p162 고전에는 시제가 없다. 진정한 고전은 과거와 당대, 미래를 모두 아우르면서 의미를 획득한다.

p196 이런 글을 마주치면 몸시 설렌다. 단언적이기 때문이다. 시나 소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단정적 표현들 때문이다. 삶의 무게에 주눅든 개인들은 감히 할 수 없는 통찰적 선언들을 작가들은앞뒤 안가리고 과감하게 내던진다.

p211 정리하면 록은 사운드이기 이전에 스타일이다. 스타일인 동시에 삶과 세상을 대하는 어떤 태도를 세상은 록이라고 부른다.

p223 포크 입장에서 비틀스의 로큰롤은 애들이나 하는 상업적인 음악이었다. 반면 포크는 음악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와 진보를 이끌어내는 순수한 음악이었다. 예전 클래식 음악가 중에는 대중음악의 전기로 증폭한 사운드가 음악의 순수성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p272 괜히 흉내내고 싶어지는 리엄 갤러거의 막가파 보컬은 또 어떤가. 그는 섹스 피스톨스의 프런트 맨 조니 로튼의 유일무이한 직계다. 그렇게 허리를 굽혀서 생목으로만 질러대면 성대 나가지 않겠냐고 묻지 마라.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긴다. 평범한 인간은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살지만 로큰롤 스타는 다르다. 로큰롤 스타는 오직 오늘만 산다.

p278 신해철이 인터뷰를 통해 여러 번 강조했던 자신의 개짬뽕 계보를 이 앨범만큼 탁월하게 반영한 사레는 없는 까닭이다. 음반에서 넥스트는 장르를 종횡무진하면서 음악적 성취를 일궈내는 동시에 히트도 기록했다. 싱글로는 파워발라드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인기를 누렸고 국악을 접목한 Komerican Blues와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한 Money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p283 무심함과 툭은 장기하의 음악 세계를 설명하는 데 아주 중요한 키워드다.

p298 밴드 추다혜차지스의 2집 소수민족은 장르를 정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앨범이다. 한국 전통 무가를 바탕에 두되 여러 서양 장르를 해체하고, 뒤섞고, 재창조한 까닭이다.

p308 1990년대는 보통 취향의 시대로 정의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런 경향을 주도한 작가였다. 그는 자신의 취향을 음악을 통해 꽤 직접적인 각인으로 새겨 넣는다. 기사단장 죽이기도 예외는 아니다.

p325 이렇게 주 단위, 하루 단위, 이제는 시간 단위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라디오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00년대 이후의 라디오는 속도 경쟁 사회에서 일종의 안티태제로 작용했다. 괜히 라디오 청취자들이 사연을 보내면서, 휴식, 위로, 명곡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게 아니다.

p384 오케스트라 리코딩을 할 때 수많은 연주자가 같은 음을 연주하지만 미세한 수치로 조금씩 다르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코러스 효과에요. 그런데 모든 연주가 완벽하게 똑같다면? 아마 음악은 끔찍했을 겁니다.

p414 415 우리는 세속적 조건을 달성해야 비로소 탈세속적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최소한의 화페없이는 자존심도 내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 보면 돈으로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걸 저절로 알게 된다. 경험에 의하면 이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요소는 딱 두 개다. 사람과 예술. 나는 이 둘을 진짜 내가 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것들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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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밤하늘 - 별자리에 이야기를 새긴 인류 최초의 천문학
유성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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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고대 이집트의 밤하
작가 : 유성환
출판사 : 휴머니스트
읽은기간 : 2026/06/10 -2026/06/16


이집트 하면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거기에 밤하늘이 더해지니 천문학 또는 점성술이 떠올라 더 신비롭다.

이런 책이 나왔다는데 안 읽을 수가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렵다. 저자가 이집트학을 전공한 분이라서 그런지 이집트 문자와 설명이 나오는데 이집트 신화가 낯설어서인지 오롯이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책상에 앉아서 고시공부하듯이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데 지하철에서 출퇴근하며 읽었더니 수박 겉핥기처럼 대충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집트의 천문학과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 그리고 헬레니즘의 천문학까지 고대의 주요 문명의 역사와 생각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옛날에 하늘과 별의 움직임을 보고 우주의 원리와 역학을 깨달아냈다는 게 신비롭고도 대단하다.

기회를 잡아 다시 마음잡고 읽어봐야할 듯...


p25 지상의 세계와 완벽한 대칭을 이룬 땅 아래의 세계를 두아트라고 불렀는데, 이곳은 태양이 서쪽 지평선으로 사라지고 난 다음 내려가는 곳이었으며, 망자의 혼이 오리시스라는 왕의 지배 아래 영생을 누리며 살아가던 명계였다.

p41 달은 가장 변화무쌍한 천체로서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하루 이상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게 해줬으며, 자연에 숨겨진 순환적인 양식을 인식하도록 이끌었다. 이 때문에 토트는 이집트 역사가 시작된 이래 시간의 측량을 담당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p60 여기서 주목할 점은 콘수와 토트 모두 치유의 권능을 가졌지만 토트가 의학과 주술에 대한(비교적 실증적이고 이성적인) 지식과 기술을 통해 치유의 권능을 베푼다면, 콘수는 도저히 그 실상을 파악할 수 없는 신비한 권능을 통해 기적적인 치유를 행사하는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p111 천랑성의 출현과 나일강의 범람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두 현상의 주기성이 우연히 겹치면서 이집트인에게는 신들의 정교한 협업으로 보였다. 그리고 피라미드 텍스트 366번 주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그 협업의 정점에서 새로운 신이 탄생한다.

p119 이렇게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이 정해지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이집트인은 전통적인 농경 주기에 다라 범람기, 파종기, 수확기 순으로 각 계절에 네 달을 부여했으며, 한 달을 30일로 정하면서 360일을 기본으로 하는 태양력을 고안했는데 이것을 상용력이라고 한다.

p177 여러 문명에서 춘분은 태양이 부활하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추분은 태양이 죽어가는 시점으로 여겨졌다. 특히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춘분히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으로 여겨졌는데, 바빌로니안의 신년 축제인 아키투 축제가 춘분을 전후로 개최됐으며, 오늘날에는 페르시아와 이란의 신년 축제인 노루즈로 계승돼 행해진다.

p206 유입형 물시계는 물을 공급하는 장치를 정교하게 배치해 유입되는 물의 양을 일정하게 조정하면 유출형 물시계보다 훨씬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크테시비우스가 만든 물시계는 네델란드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천문학자이자 공학자로 알려진 크리스티안하위힌스가 1656년 전자시계를 개발하기 전까지 1,800여 년동안 가장 정확한 시계라는 평판을 누렸다.

p215 이집트학에서는 순성의 주기를 정리한 이런 표를 대각선 별시계라고 부른다. 여기서 열두 개의 순성으로 이뤄진 작은 주기가 각 계절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233 시계는 해의 그림자와 물이나 모래의 유출량이나 유입량을 읽던 시대에서 정교한 물리학과 양자역학에 기반한 첨단 계측기구로 발전했다.

p258 거꾸로 운행하는 자는 외행성의 역행운동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수식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세티 1세의 왕묘인데, 이를 통해 적어도 신왕국시대 중후반부터는 이집트의 천문관이 외행성의 역행 현상을 알았다고 할 수 있다.

p271 왕의 방 남쪽 면의 통풍구는 45도의 경사각으로, 북쪽 면에 마련된 통풍구는 32도 36분 08초의 경사각으로 하늘을 향한다. 피라미드가 건설될 당시의 밤하늘을 재현해본 결과, 남쪽 면의 통풍구는 오시리스-사흐를 상징하는 남쪽 하는 오리온의 허리띠 중 알니타크를, 북쪽 면의 통풍구는 당시 북쪽 하늘에서 북극성의 역할을 했던 용자리의 알파성인 투반을 겨냥하고 있다.

p292 암컷 산양을 제외한 신성한 범선, 물의 몸, 두 마리 거북이는 모두 물이나 습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집트인은 하늘의 표면이 강이나 바다 같은 물로 채워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자리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p296 이집트 고유의 별자리는 다른 문명의 성취와는 달리 후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역사의 물줄기가 방향을 틀면서 이집트의 별자리 전통은 인류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3세의 페르시아 원정의 결과로 이집트가 헬레니즘 세계의 일부가 되면서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 천문학적 전통과 유합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의 토착 별자리는 서서히 재해석되고, 외래의 요소와 융합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별자리 체계로 진화했다.

p313 양자리는 메소포타미아에서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의 별자리였고, 이 시기가 봄철의 파종기와 겹쳤기 때문에 농경사회의 품팔이 노동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p350 원형 천문도는 1922년에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전해 지금까지 전시되고 있다. 원형 천문도가 잘려 나간 오시리스 소신전 천장의 빈 곳에는 검은색 복제 유물이 붙었는데,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진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 조잡하고 흉물스러운 복제 유물은 현장을 찾은 방문객에게 서구 열강이 이집트 유물을 수탈한 역사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p359 바빌로니아에서 계승된 방대한 천문관측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던 학자들은 천체의 위치를 좌표로 포현하고, 원과 구를 이용해 천체운동을 설명하는 등 이들 자료를 수학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기하학적 지식이 있었다. 바빌로니아 천문학이 수천 년에 걸친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천체의 주기를 기록하고 주술적 길흉을 판단했다면, 알렉산드리아의 학자들을 이런 문헌자료를 수학적 모델과 학제적으로 접목해 천체운동의 정밀한 예측까지 모색했다. 점성학이 종교적 실용성에서 벗어나 자연에 내재한 규칙성을 탐구하는 과학으로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p368 위도와 경도를 정밀하게 측정하지 못했다는 시대적 한계를 분명히 있지만, 직접적인 관측과 논리적인 추론, 수학적 게산을 통해 우주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그의 방법론은 현대 천문학의 핵심인 경험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 모델링의 원형으로서 천문학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p376 바빌로니아는 패턴을 수집해서 백과사전적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 후 이를 길흉의 예측이나 정확한 절기를 측정하는 데 활용했지만, 헬레니즘 시대의 학자는 관측과 철학적 원리를 결합해 원인을 탐구해 조화롭고 합리적인 우주론적 체계를 수립하고자 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바빌로니아의 천문관이 특정한 천체 현상은 언제 일어나는가에 주목했다면, 헬리니즘의 천문학자는 그런 현상이 왜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가에 매달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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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응원봉 걸스 - 광장에서 만난 팬걸에게 묻다
희주.일석.구구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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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케이팝 응원봉 걸스
작가 : 희주
출판사 : 클레이하우스
읽은기간 : 2026/06/03 -2026/06/10


제목이 재미있는 책이 있어서 읽었다.

2024년 게엄이후 있었던 응원봉 시위대의 인터뷰가 책으로 나왔다.

K팝 팬덤들은 왜 시위에 나왔고 응원봉을 들었을까?

어린 친구들답게 약어와 은어가 난무해서 주석을 계속 보면서 읽어야할 만큼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고민하는 내용, 특히 퀴어, 환경등 내가 고민하던 영역과 다른 부분이 많아 책을 읽다가 생각하기 위해 멈춰야 하는 지점이 많았다.

이 친구들이 얼마나 젊은이들을 대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삶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응원하고 싶어진다.

젊음은 싱그럽고, 자유롭고, 할 수 있는게 많아서 좋은데, 불안하고, 하고싶은대로 되지 않아 힘들기도 하다.

각 시대의 젊음은 그 시대의 질문에 답을하고, 극복해야 하는 세대다.

젊은 친구들이 잘 극복하고 먼 훗날 멋진 대답을 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p10 이 우스움이 광장의 본질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굳센 표정을 지은 촛불 소녀의 얼굴 뒤에 정의로운, 진지한, 호기심 많은, 갈등하는, 휩쓸리는, 반항적인, 질투심 많은, 여자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응원봉의 스펙터클 뒤에도 퀴어가, 취준생이, 비정규직이, 이주민 2세가, 농민의 딸이, 은둔 청년이, 도시 빈민이 있었다.

p23 이번 시위에서 밈이 된 것 중 하나가 윤석열 퇴진 시위 참여 사진과 함께 올라온 “해찬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줄게”라는 트윗이에요.

p25 아이돌 팬덤은 사랑에 담보 잡혀서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이미 사랑을 담보로 너무 많은 탄압과 검열을 당해와서 이번 게엄령에 대응하는 방식은 우리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엔터사가 길러낸 특전사인거죠.

p26 엔터사의 갑질이 심해지고, 서비스가 프리미엄화되면서 라이트한 팬들은 야구나 만화 같은 다른 취미로 다 떠나갔어요. 남은 사람들끼리 악착같이 해야하니까 악순환이 심해지고, 결국 3세대까지만 덕질하고 케이팝을 관둔 사람이 많으니 엔시티 응원봉이 많은거죠.

p38 팬들에게 늘 ‘이 가수가 나의 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죠. 고속득층이 20대 성당수자 남자의 선택이 우리의 선택과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고요.

p84 배우 박보영 님의 팬이 “나는 숲속의 나무 한 그루다. 당신이 나무 하나하나를 전부 알지 못하더라도 숲을 사랑하는 걸 알기에 숲속의 나무가 되어 하늘의 행복을 빌 것이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신 걸 본 적 있거든요.

p188 구속취소 소식을 접하고 나니까 다시 초대장이 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나가기 시작했어요. 역시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얷도 해결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죠.

p213 제게는 대의도 없었고, 민주주의를 수하고 있다는 감각도 거의 없었어요. 저는 그냥 제 일상을 지키고 싶어서 나간 거라 이타적인 이유는 없고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나갔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던 환경, 페미니즘도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제 세대부터, 저부터 영향을 받게 되니까 관심을 갖는 거에요.

p252 현대사회에서 팬덤이 돌봄의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건, 이 사회에서 돌봄을 경험할 수 있는 공동체가 거의 다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사회는 망가졌고, 학교도 돌봄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죠. 접근성이 좋은 곳 중에 남은 것은 팬덤 혹은 종교뿐이에요

p283 소속사는 우리를 충성스러운 고객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두고, 미디어는 현실감각 없는 광적인 사랑의 주체로 보는데, 그렇게 속단할 수 없는 팬들의 복잡한 경험을 내부의 관점에서 기록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거든요

p292 내가 바라보는 무대 위 아이돌의 모습은 너무 반짝반짝하고 예쁜데, 가까이에서 보면 땀과 눈물로 얼룩져 있잖아요. 그게 가슴 아팠어요. 그들은 그저 일을 할 뿐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그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자꾸 떠올리게 되니까 오랜시간 회피해왔던 것 같아요.

p296 아이돌 시장이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고, 거품이 꺼져가는 지금까지도 이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와 상처를 가진 채 이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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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 시공간을 공명한 천문학자×음악가의 우주적 평행이론
지웅배.김록운.천윤수 지음 / 롤러코스터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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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작가 : 지웅배
출판사 : 롤러코스터
읽은기간 : 2026/05/29 -2026/06/02


제목, 표지가 마케팅에 정말 중요하다.

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책이나 디자인이 예쁜 책은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지다니.. 뭔얘기를 하고 싶은걸까?

저자는 음악과 천문학의 평행이론을 이야기하는 걸까? 호기심이 들어 읽게 됐다.

천문학자(또는 과학자)와 음악가의 비슷한 점을 엮어 4꼭지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둘씩 짝을 지은 천문학자와 음악가는 케플러와 바흐, 갈릴레이와 드비쉬, 하이젠베르크와 쇤베르크, 호킹과 베토벤이다.

엮으려고 하면 닮은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공감이 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엮어서 내용을 풀어놓으니 연결이 되는것 같기도 하다.

천문학도 음악도 잘알지 못하지만 결국 신의 품에서 모두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것 같다.


우주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이 아름다운 멜로디와 사운드를 살아있는 동안 많이 들어봐야겠다. 그리고 하늘을 더 많이 올려다봐야겠다.


p9 천문학이 전통적으로 음악과 가장 가깝다. 음악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만질 수 없다. 천문학도 그렇다. 연구하는 대상이 손에 잡히지 않는 유일한 과학 분야다.

p28 피타고라스는 한 옥타브 차이가 나는 1:2 비율의 음과 5도 차이가 나는 2:3 비율의 음에 기반해서 오늘날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의 원형을 설계했다.

p39 케플러로서는 화성 궤도의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씨름한 시간이 굉장히 괴로웠다. 타원 궤도라는 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70가지나 되는 다양한 가정을 시도했고, 매번 방향이 잘못되어 막다른 길에 부딪혔다. 무려 수천쪽에 달하는 계산을 해내야 했다. 화성을 무대로 케플러가 치른 이 외로운 싸움을 케플러의 화성전투라고 부른다.

p64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모두가 바흐 음악을 잘못된 방법으로 연주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그의 불만은 평생을 바쳐 바흐를 깊이 탐구하는 길로 이어졌다. 굴드는 현대식 피아노로 최대한 바흐 음악을 재현하기 위해 건반을 때리는 손가락 힘을 조절하는 데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

p76 케플러가 발견한 조화의 법칙은 결국 행성들의 움직임에 군림하는 태양 중력의 권위를 대변한다. 태양 중력의 세기는 태양의 질량으로 결정된다. 태양이 더 무겁고 더 강한 중력으로 주변 행성을 거느린다면 행성들은 같은 궤도에서더 빠른 속도로 돌아야 한다. 더 빠르게 궤도를 완주할수록 행성들의 공전주기는 그만큼 짧아질 것이다. 즉, 케플러의 조화의 법칙을 활용하면 태양이 주변 행성들에 가하는 중력의 세기를 알 수 있고, 태양의 질량도 잴 수 있다.

p83 고대 점성술에 따르면 가장 덩치가 큰 행성인 목성은 유피테르, 곧 왕과 영웅을 상징한다. 목성보다 더 멀리 떨어진 토성은 사투르누스라 불리며, 유피레트의 아버지 또는 유대인들의 수호자를 상징한다. 따라서 점성학상 목성과 토성의 마주침은 영웅 내지 왕과 유대인의 수호자가 만난 사건으로 읽혀, 유대인을 이끄는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암시하는 상징으로 해석될 말했다.

p111 남아 있는 편지와 기록을 보면 드뷔시는 차갑고 신경질적인 데다, 심지어 약속한 돈을 갚지 않기도 했다. 특히 치명적인 부분이 바로 여성 편력과 얽힌 사생활 문제였다. 드뷔시와 사랑을 나눈 연인들은 줄줄이 권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최후를 시도했다. 드뷔시는 관객에게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지만, 정작 연인에게는 피눈물을 흘리게 한 인물이다.

p142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마침내 미국은 핵무기 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맨해튼 프로젝트를 조직했다. 별이 왜 빛날 수밖에 없는지를 처음 밝혀낸 베테도 이 프로젝트에 차출됐다. 말 그대로 밤하늘의 별이 빛날 수 있도록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별 내부의 핵융합 원리를 활용하여 살상무기로 재탄생시키는 시도였다.

p158 카오스는 자연의 질서였고, 질서는 인간의 꿈이었다 - 헨리 애덤스

p170 쇤베르크도 화답했다. 오랫동안 조성 파괴와 무조음악을 탐구하며 평단의 비판과 고립 속에서 외로움을 견디던 그에게 칸딘스키의 공감과 찬사는 커다란 위로가 됐다. 칸단스키 또한 고전미술 세계에서 배척당하며 전시조차 거절당하던 힘든 시기에 쇤베르크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나아갸 할 길을 찾았다.

p189 스물한 살이 됐을 때 내 기대치는 0으로 떨어졌다. 그 이후 모든 것은 보너스였다. -스티븐 호킹

p200 1724년 영국 노팅엄셔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존 미첼이 천문학에 최초로 통계수학을 결합하면서, 오늘날 빅데이터 사이언스 천문학의 기원을 마련했다. 미첼은 하늘에 별들이 무작위로 분포할 것이라고 가정했을 때보다 더 많은 수의 쌍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별이 서로의 중력으로 엮이는 역학적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블랙홀 개념을 처음 상상한 것이 그의 가장 유명한 발견이다.

p204 블랙홀에 영원이 속박될지, 아니면 거기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지, 그 운명을 가르는 경계다. 이것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한다. 이 반지름 안에서는 빛도, 그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다.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바깥에서 보면 마치 모든 시간이 멈춘 듯할 것이다. 그래서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을 블랙홀 안팎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장 안족 경계라는 뜻에서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p216 베토벤의 템포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 지휘자들은 저마다 기준과 해석에 따라 좀 더 현실적인 수준으로 템포를 늘렸다. 사실 우리가 공연장에서 감상한 베토벤 음악은 모두 지휘자들이 제멋대로 변형한 결과물이다.

p225 호킹의 비석에는 호킹 복사에서 블랙홀 온도를 표현하는 방정식이 새겨져있다. 이 방정식은 참으로 놀랍다. 뉴턴의 중력 상수, 빛의 속도, 열역학의 불츠만 상수, 양자역학의 플랑크 상수, 그리고 원주율 파이까지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아우르는 우주의 모든 자연 상수가 여기에 한데 모여 있다. 그의 방정식은 과학적일 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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