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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
임용한 지음, 손무 원작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월
평점 :
제목 : 손자병법
작가 : 임용한
출판사 : 교보문고
읽은기간 : 2025/04/20 -2025/04/30
언제나 재미있고 유익한 임용한 선생님의 손자병법을 읽었다.
아직 손자병법 원서를 읽어본 적이 없다. 이 책도 원서를 주해한 책은 아니고 중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저자의 생각과 해석이 가미되어 있는 책이다.
읽기에는 큰 어려움은 없지만 책은 두꺼웠다.
손무의 병법은 교과서적인지 않고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전쟁하는 곳의 지형을 봐도 그렇고, 선전책을 펼칠 때도 그렇고, 어디든 통용되는 그런 법칙은 없다는 것이다. 지리와 형세, 군대의 훈련상황, 보급 등을 확인하며, 리더는 가장 적절한 판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씨저나 알렉산드로스 대왕같은 사람이 바로 이런 모습으로 전쟁을 했던 사람이 아닐까 싶다.
지금도 전쟁터라고 불릴 수 있는 경쟁사회에서 어디든 통용되는 방법은 없다.
꾸준히 사회를 관찰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 정확성도 필요하지만 속도를 놓치면 안된다는 것..
좋은 책을 읽었다. 나중에 올해의 책으로 선정해도 될 듯한데, 아직은 아니다.
p16 병법이 가르치는 것은 이기는 법이지, 쉬운 길을 찾는 요령이 아니다. 세계 챔피언은 키워낸 어떤 복싱 관장이 이런 말을 했다. 요즘은 맞지 않고 싸우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이 절대 챔피언이 될 수 없다.
p22 지피지기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숫자 의존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전쟁사를 보면 수많은 지휘관을 파멸시킨 운명의 무기가 숫자다. 전쟁사에 등장하는 명장과 역사적인 전투의 리스트를 살펴보면 그중에 숫자로 이길 수 있었던 전쟁은 하나도 없다. 살수대첩, 알렉산드로스와 카이사르의 모든 전투, 나폴레옹의 승리와 패배, 역사를 바꾼 전투는 거의 숫자가 제시하는 전황을 역행한 전투다.
p23 손자는 실상을 파악하라고 말하지 않고 실상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 사소해 보이지만 두 말의 의미는 크게 다른다. 실상을 파악하는 것은 오사를 계량화해서 측정, 비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측정은 불가능하다고 앞서 말했다. 리더는 계수화 불가능한 변수, 어쩌면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한 변수까지도 포함해서 전투의 양상과 결과를 예측해야 한다.
p37 인의 개념에는 한가지 단서가 추가된다. 그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만큼의 인이라 개념이다. 신의, 용기, 위엄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땅, 언어와 풍속이 다른 정복지, 낯선 사람들도 지혜, 신뢰, 용기 등의 가치는 공유한다. 하지만 내용과 표현 방법, 양이 다르다.
p58 미드웨이 해전뿐 아니라 태평양전쟁 내내 일본군의 작전은 쓸데없이 복잡했으며, 기만 행동과 양동을 너무 좋아하고, 여기에 많은 체력과 시간을 소모하는 경향을 보였다.
p67 이런 계획은 성공할 리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무모한 계획이 돌발 상황을 최소화하는 계획이다. 어떤 군사 전문가가 이런 말을 했다. “전쟁과 작전은 악보를 들고 시작하지만, 첫 번째 총성이 울리는 순간부터 즉흥곡이다” 낙관적으로 짜인 수많은 전쟁과 작전이 돌발 상황과 부대비용의 덫에 걸려 파산했다.
p84 로마는 여러 번 약탈당했는데, 그중에서도 1527년 신성 로마 제국군의 입성은 재앙적 파괴를 남겼다. 1258년 바그다드에 진입한 몽골군 또한 도시의 화려함에 입이 떡 벌어졌고, 이것은 그들의 약탈 본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p97 동기 유발을 위한 포상은 과감할 정도로 탐구하고 투자해야만 한다. 전차 한 대면 롤스로이스를 포상하는 것보다 큰 보상이다. 대부분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 그러나 손자는 전쟁에서 이기려면 해야 한다고 말한다.
p119 벅 중위와 생존한 부하들은 다섯 개의 십자수 훈장을 받았다. 한 소대에 십자수 훈장이 다섯 개나 수여된 것은 최다 기록이었다. 벅 소대의 분전은 칭찬할 만한 것이지만, 이 훈장의 진짜 공로자는 무모한 정면 공격을 반복한 독일군 지휘관이었다. 직접 접근과 간접 접근의 차이는 이처럼 크고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p127 요한 기사단도 위조 편지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 같은데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명예를 지키면서 성을 포기할 구실로 삼은 듯하다. 바이바르스는 요한 기사단을 안전하게 후송하고 성을 보존하기로 약속했다. 요한 기사단은 현대의 적십자와 같은 조직으로 유럽인과 이슬람을 가리지 않고 치료와 구호사업에 전념했기에 이슬람 쪽에서도 평판이 좋았다. 그 덕분에 이 성은 현재까지 완전하게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심자군의 유적이 되었다.
p138 실패한 작전, 실패한 사업의 실무자를 만나 원인을 물어보면, 현장을 잘 모르는 상사의 부당한 간섭 때문이라는 답변을 곧잘 듣는다. 그런데 성공한 리더에게 성공 비결을 들어보면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라 아랫사람에게 철저하게 맡겨놓고 간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오히려 반대로 아랫사람들이 반대하고, 두려워하는 일을 리더가 신념을 갖고 추진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말한다.
p148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논리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며, 가장 위험한 사람은 대책없는 강경론자다. 전쟁은 그 특성상 강경론이 득세한다. 특히 작은 승리라도 거둔 직후라면 더 분위기를 타서, 신중론을 펴는 사람은 비겁자로 몰리기 십상이다.
p151 유스티니아누스는 이 임무에 아주 적합한 인재를 얻을 수 있었다. 벨리사리우스였다. 평민 출신으로 입지전적인 승진을 거듭한 벨리사리우스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쟁사 전문가, 군사 탐독자들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는 장군이다. 모든 종류의 전쟁과 전술에 능통했던 벨리사리우스는 북아프리카를 탈환하고 대망의 이탈리아로 진군했다. 그러나 벨리사리우스가 북아프리카에서 승리를 거두자 유스티니아누스는 이상한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다. 병력을 빼앗아버리고, 말도 안 되게 적은 군대를 주기도 하고, 지원병을 보내는 데 늑장을 부렸다.
p193 조직이건 개인이건 자신의 독자적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보편적 욕구다. 영국과 미국 공군도 간간이 이런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그러나 그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절대 불리한 요건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면 혹은 능력 이상의 욕심을 부린다면, 손자의 경고처럼 모두가 찬탄하는 승리, 과시적인 승리를 추구하다 쉬운 승리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p215 조선군의 최대 주력은 기병이었다. 우수한 무사가 기병이 되며, 기병은 사격전, 기동전, 충격전을 모두 잘했다. 반면 일반 농민을 징병하는 보병은 전투력이 떨어졌다.
p218 패튼이 신뢰하던 부했던 워커 장군은 패튼의 교훈을 잊지 않았다. 1950년 낙동강 방어선은 촉 위기 상황이었다. 병력 부족으로 인해 방어망이 종잇장처럼 얇고 엉성하게 편성되었다. 그럼에도 워커는 얼마 안되는 예비자원을 방어선의 구멍에 투입하기보다는 정예부대를 예비대로 편성하고 방어선이 위태로운 결정적인 순간에 투입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덕분에 매일매일 도박 같은 선택을 해야 했지만 그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인민군의 공세는 실패했다. 워커의 예비대 운용술은 전술사에서 중요한 교범이 되어있다.
p255 전쟁사를 보면 모든 방어 대책과 진지는 자기 전술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적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거나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도입해서 에전과 다른 기동을 할 수 있게 되어도 이전의 경험, 자기 시나리오에 집착한다. 준비된 대책 덕분에 심리적으로 편하기 때문이다. “적이 이곳으로 올 것이다”가 아니라 “적이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태도가 문제다
p263 중공군은 야간 전투를 좋아했다. 야간이면 수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달밤에 중공군은 흰 위장포를 쓰고 눈밭에 엎드려 있다가 공격 신호가 울리면 일제히 일어나 돌격을 감행했다. 그들이 일어나면서 하얀 눈밭에 검은 그림자가 생겼다. 그들이 일어나는 순간 테이블보를 뒤집듯이 눈앞의 온 산하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휙 뒤집혔다. 장진호 전투의 생존자인 어느 해병은 온 산하가 벌떡 일어나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 같았다고 회상한다.
p269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전지전능한 사람은 없다. 조직 구성원은 대부분 한두 가지 재능만 갖고 있다. 진정으로 창의적이고 무한한 응형은 이 개인들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각자의 장점을 찾아낼 기회를 주는 것이다.
p276 손자는 군쟁이 적과 대치해서 진영을 펼칠 자리를 정하고, 그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고 했다. 어렵다는 말은 이 자리 잡기가 승부를 좌우하는 요소라는 의미다.
p285 이런 요소를 먼저 체크하고 기만 전술을 구상해야 한다. 적을 속이기 전에 적이 스스로 속게 만드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다.
p295 우리가 내는 소리는 앞으로 가고, 상대의 응원가는 우리를 향해 온다. 상대의 응원이 더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손자는 이런 원리를 알고 있었다. 아군이 병력이 적더라도 깃발을 힘껏 휘두르고 함성을 지르면 적의 병사에게는 아군의 기세가 훨씬 사납게 느껴진다.
p327 패튼 전차 군단의 질주는 영락없이 돈키호테의 질주처럼 보였지만, 아주 정밀하고 주도면밀한 게산을 깔고 하는 행동이었다. 화를 잘 내고 참을성이 없는 탓에 패튼은 아군 지휘관들과 기자들에게 많은 모멸을 당했지만, 적에게만은 우롱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캐릭터를 활용해 적과 아군까지 우롱할 줄 아는 영악한 지휘관이었다.
p342 스털링의 구상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은 통신시설, 공항, 전투기, 급유시설을 공격해 파괴하고 사막으로 도주했다. 추격하던 독일군들은 차마 사막으로 뛰어들 수가 없었다. 이들을 찾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항공 수색인데, 사막의 위장술에 뛰어난 스털링의 부대는 탐색을 교묘하게 피했다.
p359 미군과 영국군도 개마고원과 버마에서 동양 군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형의 한계를 극복했다. 미 해병대는 공중 지원이 없었다면 보급이 끊겨 개마고원에서 살아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수송뿐만 아니라 전투기의 공중 공격도 지상의 지형에 구애받지 않았다. 손자의 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의 발달이 지형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
p385 구지의 분류에는 자국 영토와 적국 영토라는 입지적인 의미와 지형이라는 기준이 중첩되어 있다. 손자는 예리하고 분석적인 사고력을 지닌 인물이지만 이상하게 지형이나 기타 개념을 나누어 제시할 때는 중첩되는 기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교훈적인 내용도 표면적 교훈과 내면적 교훈이 항상 중첩되어 있다.
p395 손자가 열거한 분열을 형태론적으로 분류하면 내면적,심리적 분열과 부대 간의 단절 같은 물리적 분열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유형의 분열이든 그것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심리전, 선전술, 유언비어, 물리적 차단과 분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전쟁터란 기본적으로 분열을 일으키기 쉬운 곳이다. 공포와 충격, 극단적 이기심이 지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p397 용병의 정수는 속도라는 이 통찰은 손자병법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었다. 서양에서도 나폴레옹 시대 이전에 이미 손자병법을 번역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대까지도 동서양 장군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고대의 병서임에도 현대전에서까지 존중받은 결정적 요인은 손자가 병서 곳곳에서 속도를 이용한 전술 원리를 전파했기 때문이다.
p429 화마는 공장과 주택가, 여성과 어린이까지 가리지 않고 삼켰다. 기나긴 인류의 전쟁사에서 민간인 희생자는 항상 발생했지만, 폭격기에 의한 공습처럼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파괴적인 경우는 인류 역사상 처음이었다.
p453 반간이 최고의 스파이라고 한 말의 진정한 의미는 적의 인재를 소중히 하라는 교훈이다. 동시에 평소 휘하의 인재를 존중하고 잘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언제라도 빼앗길 수 있는 것이 인재다. 특히 리더는 조직 내부에 있는 시대를 앞서가는 건방진 인재를 발굴하고 잘 보호해야 한다. 로멜은 그와 함께 있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드는 비범한 능력 때문에 주변 사람 상당수가 싫어했다. 로멜의 능력을 존중하고 퀴워준 사람은 의외로 군부 인맥과 거리가 멀었던 히틀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