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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제목 : 찬란한 멸종
작가 : 이정모
출판사 : 다산북스
읽은기간 : 2025/04/07 -2025/04/20
언제나 유쾌한 이정모 선생님의 신작, 찬란한 멸종..
멸종이 찬란한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생태계를 보면 멸종이 있어서 새로운 종들이 진화하고 자리를 만들어가게 되니 전 지구적인 모습으로 찬란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게도 인류의 멸종부터 시작해서 원시생물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다.
인류가 멸종해서 그 소식을 전할 수 없어서인지 AI가 인류의 멸종을 목도하고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그리 미래가 아니다. 이미 인류는 멸종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에 2150년 멸종이 아주 이상해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평균 수명이라면 우리 자녀나 손자정도면 멸종을 경험할 수도 있겠다.. 오싹한 일이다.
우세종들의 멸종이야기를 읽다보면 인류는 참 오만하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된다.
이런 이유로 자연사를 공부해야 하는 것 같다.
책은 과학책이나 내용은 인문학이다...
많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다.
2% 그건 너무 인간 중심의 생각 아니냐고요? 아니, 인간이 인간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우리가 들국화, 달팽이, 지렁이, 풍뎅이, 직박구리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는 없잖아요. 인간 중심의 사고도 필요합니다. 본 것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 생명체는 우리 모호 사피엔스뿐이니까요
2% 독자 여러분은 이 책에서 인류 대멸종, 화성 테라포밍, 농업의 발명과 가축의 탄생,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경쟁, 빙하시대, 공룡의 등장과 멸종, 나무와 석탁의 탄생, 섹스와 죽음의 출현, 달과 바다로 시작된 생명 시대의 개시까지, 17개 장면을 목격할 것입니다. 지구의 역사 46억 년을 촘촘히 흝지는 않습니다. 지구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 문턱들을 찾아가는 거죠
2% 자연사를 보니 멸종의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더군요. 멸종 당시 생명체들은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화산이 터지고, 대륙이 움직이고, 운석이 충돌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겪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 사건은 매우 다릅니다. 지금의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류 활동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만 변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잖아요
5%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빈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생태계는 꽉 차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멸종이다. 멸종이란 다음 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6% 인류는 나중에야 공룡이 아주 괴상하게 생기지 않았으며 자신과 함께 살아간 새들과 외형이 비슷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 번째 오해, 즉 공룡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는 사실까지 밝혀진 것이다. 공룡은 인류가 멸종할 때까지 함께 살았으며 인류가 모두 멸종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 인류는 약 1만 400종의 공룡과 함께 지냈다. 새가 바로 그것이다
7% 직립을 하게 되면서, 즉 똑바로 서서 걷게 되면서 골반은 작아지고 뇌는 커졌다. 침팬지와 인류 최초의 발자국 화석을 남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루시라느 별명으로 불린다)와 마지막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골반과 머리 그리고 태어날 때와 성장한 다음의 뇌 용량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는 430-550밀리리터며, 호모 에렉투스는 1000밀리리터,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는 평균 1400밀리리터 정도인데 태어날 때도 이미 400밀리리터에 가깝다
8% 머리가 똑똑해져서가 아니라 지구의 기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2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이 한꺼번에 4도 이상 올랐다. 그리고 지구의 평균기온은 15도가 되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11% 화성은 태양에서 너무 멀다. 화성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의 40퍼센트에 불과했다. 또 화성의 먼지는 며칠씩 햇빛을 가리기도 했다
14% 금속 둘레를 금속이 돌면 자기장이 생긴다. 내핵 주변을 외핵이 돌면서 자기장이 만들어졌다.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 되었다. 물과 DNA, RNA같은 생명의 분자를 쪼개는 우주 입자인 태양풍을 지구 자기장이 막아주고 있다. 자기장 덕분에 지구에는 생명이 살 수 있는 것이다.
18% 바다에 떠 있는 빙산만 녹으면 해수면은 절대로 높아지지 않는다. 그런데 빙산이 녹는 상황이라면 육지에 있는 얼음도 녹는다. 지구에 있는 대부분의 얼음은 육지에 있다. 남극대륙, 그린란드, 아이슬란드의 거대한 빙하 그리고 러시아와 캐나다 북부의 툰드라, 안데스, 알프스, 로키, 히마라야산맥의 만년설도 녹는다. 육지 얼음이 녹으면 그대로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 빙하가 모두 녹을 정도로 기온이 오르면 바닷물 자체도 열팽창을 해서 해수면이 높아진다
23% 냉장고에 보관한 콜라에는 이산화탄소가 잘 녹아 있다. 그 콜라가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높은 체온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지 못하고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때 사람들은 톡 쏘는 느낌을 받는다. 그 맛에 콜라를 마신다
25% 우리 산호는 약 5억 년 전붜 지구의 바다를 지켜왔다. 아직도 1200종 이상의 산호가 살고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 존재는 지구 대기와 바다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에 의존했다. 우리의 사명은 이산화탄소 제거였는데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아져 우리가 더는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27%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우주는 제 나이가 137억 살인지도 몰랐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 나이가 46억 살이지 몰랐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알려준 것이다.
27% 인간이 등장하기 전에는 그 어떤 식물과 동물도 이름이 없었다. 모두 호모 사피엔스가 붙여주었다. 다양하고 예쁜 적절한 이름을 주었다. 덕분에 모든 생물이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심지어 인간이 없었다면 그 어떤 꽃도 예쁠 수 없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와서 “넌 참 곱누가”라고 고백했을 때야 비로소 꽃은 예쁜 존재가 되었다. 나 지구도 마찬가지다. 내가 귀한 존재인지 알려준 것은 바로 호모 사피엔스다
28% 자연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2억 년 동안 고생대 바닷속에 바글댔던 삼엽충은 왜 멸종했는지, 1억 6000만 년 동안 육상을 지배했던 공룡은 왜 멸종했는지를 배워서 현생 생물, 특히 인류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지속 가능할지 따져보기 위해 자연사를 배우는 거다. 결국 자연사란 멸종의 역사다.
30% 서식지 파괴, 오염, 남획, 외래종 유입은 다른 요인들과 상호작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전 세계의 생물 다양성을 급격히 낮추고 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 생명 역사상 가장 독특한 특징을 보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39% 하이델베르크인이 언젠가 유럽으로 진출했고 45만 년 전쯤 여기서 우리 네안데르탈인이 분기되어 나왔다. 여전히 하이델베르크인은 존재했으며 30만 년 전쯤 다시 호모 사피엔스가 분기되어 나왔다. 그러니까 이때는 하이델베르크인, 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가 모두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아시아에서는 5-6만 년 전까지도 하이델베르크인이 존재했다.
42% 창의력이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별난 아이디어가 아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새롭게 조합해서 나오는 것이다. 창의력이 생기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 놀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유년기가 너무 짧다
46% 우리의 멸종은 어처구니없게도 자연계에 미칠 자신의 영향을 간과한 인간 행동의 결과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과도하게 사냥하고 자연 경관을 변형시키고 또 자연의 섬세한 균형을 깨뜨렸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먹잇감이 먼저 사라졌고 이제 우리 차례가 되었습니다. 과연 이 비극의 종착점이 우리일까요? 인간들은 어떻게 될까요? 인간이 도구를 잘 사용한다고 해도 우리보다 사냥을 더 잘하기는 어려울 텐데 말입니다
50% 우리 엄니는 이빨이다. 그래서 화석으로 온전히 보본된다. 이와 달리 털코뿔소의 뿔은 사람의 손톱이나 털 같은 케라틴 성분이다. 그래서 화석화되어 남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우리와 털코뿔소의 모습을 온전히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구석기인들이 동굴이나 암벽에 그려놓았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자기네가 존경하는 대상을 그림으로 그린다(라고 우리는 믿는다)
52% 우리는 깨달았다. 이 둥지를 만든 동물이 바로 우리를 조각하고 그림을 그린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도대체 그들은 얼마나 큰걸까? 둥지의 크기를 보건대 동굴사자보다 훨씬 큰 게 분명하다. 혼란스럽다. 발자국은 작은데…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을 보면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뼈를 발라낸 모양을 보니 이빨과 발톱과 혀는 엄청나게 강할 것 같다. 그리고 고기를 남겨둔 것으로 보아 굉장히 탐욕스러운 존재다. 필요이상으로 사냥했다는 뜻이니까
53% 어느 인간이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나는 대형 포유류를 대표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행복한 대형 포유류는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평화롭게 살지만, 불행한 대형 포유류는 모두 같은 이유로 멸종한다. 바로 인간 때문이다”
63% 공룡의 등장은 단순히 힘의 변화가 아니었다. 그들의 등장은 지속적인 지구 생태 변화의 한 부분이었다. 지배적인 조건에 잘 적응한 생물이 챔피언이다. 모든 시대에는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한다. 이제 그들의 시간이 왔고,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이게 자연의 순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69% 나는 세 번째 대멸종의 목격자로서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남긴다.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한다. 또 최고 포식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생물량이 가장 많았던 생물은 반드시 멸종한다. 보통 두 가지를 겸하는 일은 없다.
70% 고생대 석탄기는 성장과 다양성의 시대다. 지구를 낙원으로 그리고 싶다면 내가 살던 석탄기를 그리면 된다. 실제로 동물과 식물에게는 그런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일단 이산화탄소와 산소 농도가 매우 높았다. 이 독특한 조합은 식물이 번성하고 다양한 동물이 출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었다. 지구 역사상 유레없는 무성한 푸른 숲에서 복잡한 생태계가 진화했다
72%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커졌을까? 숲 덕분이다. 숲이 만들어낸 엄청난 산소 공급은 우리 절지동물을 크게 만들었다. 곤충이나 다지류는 체내 산소공급을 거의 확산에 의존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 커지면 산소 공급이 안 되므로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산소 농도가 높아지자 산소 공급은 덩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되지 않았다. 외골격이 버틸 수 있는 최대 크기로 자랄 수 있었다.
88% 역사가 시작된 날은 바로 그날이었다. 그날도 혐기성 세균 하나가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호기성 고세균 몇 마리를 꿀꺽 삼켰다. 그런데 웬걸! 호기성 고세균이 소화되지 않았다. 삼킨 호기성 고세균은 혐기성 세균 안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이 사건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 혐기성 세균은 높은 산소 농도 환경에서도 자기 안의 호기성 고세균이 산소를 처리해 주어서 안전했으며 호기성 고세균이 만든 풍부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호기성 세균 역시 생존을 위한 여러 작용은 혐기성 세균에게 떠맡긴 채 자신은 에너지 생산에만 집중하면 되니 이득이었다.
89% 진핵생물이라고 해서 무성생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성생식은 진화적으로 회복탄력성과 다양성이라는 이점을 제공했다. 따라서 진화 과정에서 자연은 유성생식을 하는 개체를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점이 어디 거저 생기겠는가?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91% 세포 안의 작은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자연사에서 엄청난 사건을 일으켰다. 최초로 성공적 공생을 이뤄냄으로써 지구에 에너지 효율을 높인 생명체를 등장시켰으며, 세포들이 협력해서 하나의 개체를 이루는 다세포 생명을 발명했고, 개체가 조직과 기관을 갖추게 했으며, 섹스를 발명해 생명의 회복탄력성과 진화의 기회를 획기적으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