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 우리 미술 이야기 2 - 영원한 현재 : 고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 우리 미술 이야기 2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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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미술 이야기2

 : 최경원

 : 더블북

 : 2022/01/13 - 2022/01/19


우리 미술이야기의 두번째 책.

이번에는 고려시대 이야기다.

가장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지만 상감청자외에 그리 알려진게 없는 고려시대.

유물이 남아있는게 도자기가 많아서인지 30개의 작품소개중 상당수가 도자기다. 

일부 청동거울이나 은제 주전자가 있지만 역시 메인은 상감기법을 활용한 도자기다.

사진으로만 봐도 무척 화려한데 저자가 그림을 그려가면서 설명해주니 더더욱 이해가 잘되고 집중이 된다.

잘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을 그림을 그려 용, 토끼, 개구리 등을 보여주며 디자인적으로 설명해주니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장점이다.

박물관에 가면 더 가까이, 더 자세히 보게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배워가는 즐거움이 참 좋다.

눈이 더 나빠지기 전에 더 많이 읽어야겠다. 


p15 많은 색채이론이나 서적에서 빨간색을 정열적이라느니, 주목성이 강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 사람들이 빨간색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것은 심리적 취향이 아니라 색의 주파수라는 물리적 성질 때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26 기술이 끝나는 곳에 예술이 시작된다라는 영국의 미수라학자 허버트 리드의 말처럼 기술은 예술을 위한 하나의 조건일 뿐입니다. 그것을 만드는 측에서는 중요한 것이겠지만, 감상하는 처지에서는 결정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p38 옥을 모조하기 위한 중국 역사의 길고 긴 프로젝트는 고려에서 완성을 봤던 것입니다.

p47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청자가 안 만들어졌던 것은 기술이 낙후돼서가 아니라 문화적 비전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p58 상감기법은 도자기를 굽기 전에 표면을 그림 모양으로 파내서 색이 다른 흙을 채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의 마치 붓으로 막 그려놓은 것 같은 터치들은 조각도로 하나하나 파내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p105 고려청자의 양식적 일관성은 바로 고려라는 국가 체제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아서 그렇지 고려청자에는 항상 국가가 개입돼 있었습니다. 가마 제작이나 장인들의 조직체계나 청자의 제작 분배의 시스템 뒤에는 항상 국가가 있습니다.

p111 그리스 미술이 서양미술의 시작점이었다는 것이 18세기에 증명됐을 때, 로마시대에 만들어졌던 그리스 조각의 모사품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남아 있는 그리스 시대의 조각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로마시대의 모사품은 모사품을 넘어서서 그리스의 조각이 저장되어 있는 문화적 메모리 칩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입니다.

p133 특이한 형태로 만들어진 청자들을 봐도 그 형태가 장인의 개성보다는 당대에 공통된 조각적 경향이나 시대양식을 따라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공예와는 거리가 먼 현상입니다.

p136 고려청자에서는 표준화 경향이 많이 보이는데, 이것은 청자를 비롯한 고려문화의 매우 중요한 특징입니다. 표준화는 대량생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p182 고려문화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장식이었고, 장식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한 고려문화의 모습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p204 이 찻잔안의 풍경은 단지 그릇에 새겨진 그림이 아니라 찻잔속을 연못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p215 이 그림들은 붓으로 그린 게 아니라 상감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상감기법은 도자기 표면에 원하는 그림이나 장식을 파내고, 그 위에 색이 다른 흙을 메꾸어서 선명한 장식을 하는 방법입니다.

p228 고려의 금속 상감의 성취도 청자에 못지않았습니다. 금속 상감에서 표현된 장식의 스타일이나 경향은 청자와는 조금 달랐지만 세련된 디자인이나 정교함에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p236 표현된 뛰어난 미학적 가치를 뒤로 하고 제작기법을 두드러지게 앞세우는 것은 오히려 이 정병의 가치를 가리는 일이 됩니다. 허버트 리드는 그래서 “기술이 끝나는 곳에 예술이 시작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p293 상감청자는 장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법입니다. 그런데 같은 상감청자라도 금속의 타출 기법에 못지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미를 자랑하는 것이 많습니다. 청자로 만들어진 베개가 그중 하나입니다.

p306 이렇게 절제된 색으로 극도의 화려한 상감기법을 표현했기 때문에 긴 역사 동안에도 피로감을 주지 않고 항상 신선해 보이는 것입니다.

p314 이 장도집의 구조를 보면 전체적으로 네 개의 마디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마디 안에는 상감청자 베개처럼 새 같은 캐릭터가 있고, 그 주변을 액자 같은 장식 테두리가 장식하고 있습니다. 역시 영역을 넘어서는 고려의 양식화된 장식적 경향을 따르고 있습니다.

p337 투조된 장식 층의 아래 족에 공간이 있어서 주둥이 바로 밑이 비어 보이는데, 그래서 이 주전자의 주둥이 부분은 몸통과 분리되어서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나오는 물이나 술도 빈 공간에서 나오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유발합니다.

p349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유럽의 장식적인 주전자는 공예적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고려의 이 은제 주전자는 전면적이지는 않았지만 산업적으로 생간됐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p351 요즘의 명품들은 대량생산되면서도 공예의 손길을 거칩니다. 그런 점에서 고려의 이 은제 주전자와 요즘의 명품들은 엄밀히 얘기하면 봉건사회의 호사품이 아니라 관료사회의 호사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p362 워낙 작고 섬세해서 사진으로는 절대 불가능하고, 코앞까지 가서, 확대경이라도 대고 봐야 보일 정도로 작고 섬세합니다.

p412 자세를 비대칭적으로 취하고 있으므로 팔다리의 위치나 포즈가 다양하게 만들어져서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p427 연기가 이 구 형태를 통과하면서 불규칙한 흐름이 형성되는데, 그 흐름을 타고 연기가 매우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면서 피어오르게 됩니다.

p435 오랫동안 보다 보니까 이 주전자의 용은 완전한 모습을 표현해 놓은 것이 아니라 물고기에서 용으로 변하는 모습을 과정적으로 펴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447 우리는 이 청자만을 보고 감탄할 것이 아니라 이런 수준의 조각적 장식으로 삶을 아름답게 꾸렸던 고려시대 선조들의 격조 높은 삶에 대해서 더 많은 감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p465 논산에 있는 관촉사에는 고려 광종 때부터 지금까지 당당히 자리잡은 돌로 만들어진 불상이 있는데, 높이가 무려 18.2미터에 이릅니다. 지금까지 은진미륵으로 알려져 왔는데, 미륵보살이 아니라 관세음보살이라는 설도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아무튼, 부처님은 아닙니다.

p476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반가사유상을 보면 사실적인 표현을 하더라도 일본과는 달리 내면의 깊은 인상까지도 표현하는 단게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적인 표현에서는 거의 최고의 경지에 올라갔다고 할 만합니다. 이런 경지에까지 올라갔다면 그다음은 어떤 단계를 지향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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