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온 인문학 - 사람과 세상이 담긴 공간, 집을 읽다 푸른들녘 인문교양 2
서윤영 지음 / 들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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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집에 들어온 인문학

저자 : 서윤영
옮긴이 : 
출판사 : 들녁
읽은날 : 2016/04/02 - 2016/04/06

 

제목을 보고 나 혼자 낚인 책.

집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라기보다는 집에 대한 수필정도로 보는게 맞을 듯 하다.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집안에 있는 다양한 공간에 대한 해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식 집이라는 양옥은 사실 영국과 프랑스가 동남아에 가지고 있던 식민지 주택의 변형본이라든가, 다세대, 다가구등을 구분하는 방법등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유익한 내용들이었다.

재미있는 구분은 방과 간을 구분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전통주거는 방과 간을 구분합니다. 방은 신발을 벗고 앉아 생활하는 실내 공간이고, 간은 신발을 신은 채 일을 하는 노동 공간이자 실외공간입니다.(48 p)

이런 정의에서 보면 부엌은 부엌간이니 힘들에 일을 하는 곳이고, 사랑방은 안방과 멀리 떨어져있어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역시 여성은 예전에도 집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이었나보다.

2부 집 밖ㅇ로 나가다에서는 건축에 대한 일반론이 펼쳐진다.

과거에 지어진 사찰이나 성당등을 통해 어떻게 세속적인 사람이 종교장소에 들어와서 거룩감과 경외감을 갖게 할 것인지에 대해 건축학적인 장치들을 알게 된다.

모델하우스 역시 피해가지 못한다. 사람으로 하여금 어떻게 집을 더 넓게 보이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책의 내용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것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인문학이라는 말을 부쳤으면 그에 걸맞는 통찰이나 옛것과의 연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좀 약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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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사의 멸종 -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 한승태 노동에세이 3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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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동사의 멸종

 : 한승태

 : 시대의 창

읽은기간 : 2025/05/06 -2025/05/11


굉장히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우연히 알게됐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저자는 다양한 육체노동의 현장에서 일을 했고, 그 일을 바탕으로 르뽀형식의 글을 썼다. 

노동의 현장은 콜센터, 택배, 부페식당등이다.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작업현장이다. 

실제 현장의 소리를 듣는듯 해서 몰입이 더 잘되고, 공감도 많이 됐다. 

현장의 소리는 날카롭고, 마음을 아리게 하고, 슬펐다. 

그러나 또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노동자의 모습은 아름답고 거룩해 보였다.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한 몇몇 문장은 뜬금없긴 하지만 글을 읽는 재미를 침범하지는 않는다. 

가슴아프지만 유쾌한 책을 읽어서 좋다.. 


p13 그날 내가 목격한 것은 궁지에 몰린 자영업자가 어수룩한 구직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장면이 아니었다. 그것은 근대화 이후로 이어져 온 산업이 회생할 수 없을 정도로 붕괴했다는 증거였다.

p25 10여년 전부터 전 세계의 미래학자들이 쿠데타를 모의하는 군인들처럼 살생부를 작성해 왔다. 그 목록의 가장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텔레마케터나 콜센터 간은 전화받는 직업이다.

p37 전화 상담사는 해결사가 아니라 메신저다. 주문과 관련된 최종 처리는 상품이 나가는 매장에서 이루어졌고 우리는 매장에 처리 요청을 보내고 결과를 기다렸다. 실제 문제 해결 능력에 있어서 콜센터 상담사는 인간과 허수아비의 중간 정도에 놓였다.

p49 나는 위로가 필요한 표정으로 선배를 돌아봤다. “그래도 이 아저씨는 점잖네요. 새끼 소리는 안 하잖아요”. 씨발 소리를 들었는데 점잖다니 정말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구나.

p60 남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은 힘들지만 북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은 더욱더 힘들다.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당신이 당신 자신의 노예 감독일 때다

p62 그때도 농장에서 도망칠 궁리만 했었다. 내게는 양돈장과 콜센터를 비교하는 것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다. 전자가 항문으로 똥을 싸는 동물의 뒤처리를 하는 곳이라면 후자는 입으로 똥 싸는 동물들의 뒤처리를 하는 곳이라 할 만했다. 그리고 두 종류의 동물들과 모두 일해본 관점에서 말하건대 양돈장이 단연코 수월하다.

p71 한반도 최초의 전화 개설자는 다름 아닌 고종이었다. 전화 상담사의 조상님이라고 할 전화 교환수의 고객은 말 그대로 왕이었다. 고종은 신하들에게 전화로 어명을 내렸는데 그럴때면 신하는 수화기를 들기전 의복을 갖춰입고 큰 절을 네 번씩 올려야 했다. 슬픈 일이지만 오늘날에도 콜센터의 고객은 왕이다. 군주제의 왕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왕으로 바뀐 것뿐이다.

p81 콜센터를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 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상담사의 일과는 여덟 시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신에게 달린 악풀들을 소리 내서 읽는 거랑 같다고. 상담사의 가장 평범한 하루일지라도 가족들이 함께 통화를 듣게 된다면 펑펑 울며 다른 일을 찾아보자고 하게 될 거다.

p124 내가 일터에서 사랑하는 순간들이 이런 것을 발견하게 될 때다. 너무나도 뻔하고 단순해 보이는 현상 속에서 다양한 체계와 규칙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조금의 상상력도 자극하지 않는 보잘것 없던 존재들이 고통을 함께한 사람에게 자신들의 비밀스러운 단면들을 보여주는 순간들.

p148 일당이 센 일용직으로 일하면 일정한 수입은 있으면서 마음만은 일이 없는 사람처럼 홀가분하게 살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그런 맛에 일용직에 계속 남는다.

p174 물류센터에서 내가 가장 놀란 점은 까대기하는 사람 중에 우울해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다. 이것이 내가 일터를 전전하는 동안 경험한 최고의 미스터리였다.

p187 주방에서 일할 때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격한 수업을 통해 깨달았다. 잠수부에게 산소통이 필수적인 만큼 주방 직원에겐 편한 신발이 필수품이다. 나중에 보니 오래 일한 직원들은 모두 21세기의 고무신, 크록스를 신고 있었다.

p189 주방에서 증기를 물로 보면 응급실에 실려 간다. 주방에서 증기는 축축한 불길이다. 온도, 고통 모든 면에서 그렇다.

p223 요리사처럼 자기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도구가 손에 바로바로 잡히지 않으면 당황하고 짜증부터 난다. 그렇게 위치를 바꿔서 얻는 효과가 무엇이든 간에 길게 보면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가 더 크다.

p233 이런 웍은 일단 바닥이 고르지 않다 보니 일정하게 가열되지 않고 음식이 바닥에 쉽게 눌어붙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웍 안쪽 표면에 말라붙어 아무리 손톱으로 긁어도 떨어지지 않던 검은 따까리가 음식이 끓는 상태에서 떨어져 나갈 때가 있다는 점이다.

p242 나는 손끝에도 이렇게까지 힘을 주면서 일을 한 적은 처음이었다. 냄비 닦을 때 손가락 끝에 잔뜩 힘을 줘서 닦고 긁어내다보니 그렇다. 까대기가 허리나 무릎 같은 관절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주방은 관절부터 손끝까지 구석구석 안 쓰는 데가 없다. 요리라는 일은 육체라는 산 전체에 빠짐없이 길을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p247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지만, 식당은 작업장으로서는 굉장히 특이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일종의 공연장이다. 가수들이 콘서트장에서 느끼는 희열을 요리사들은 주방에서 느낀다. (공연이 끝난 후의 공허함도..)

p261 지금도 주방을 떠올리면 그 그릇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키친타올이 올려진, 고추장 비빈 밥 한 덩이가 남은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 음식이 넘쳐나는 벽 뒤에서,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남겨둔 주방장의 시뻘건 밥 그릇.

p269 휴게실의 아늑함을 깨뜨리는 유일한 단점은 낮은 천정이었다. 이곳을 설계한 사람은 한국인의 신장이 180을 넘는 일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확신에 차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방으로 된 공간은 바닥이 높았는데 거기에 서 있을 때는 허리를 거의 기역 자로 구부려야 했다. 사람들은 휴게실에서 보내는 시간 대부분을 드러누워 지내는 것으로 건축학의 한계를 극복했다.

p277 놀랍게도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이 금융 엘리트들의 삶은 얼마 전 중성화 수술을 마친 우리 집 고양이의 고환과 비슷한 상태였다. 즉, 텅 비어있었다.

p284 아무리 익숙한 일일지라도 그걸 직업으로 삼으면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할 때가 있다. 이전까지는 기술이라든가 학습이라는 개념과 단 한번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을 프로스포츠처럼 대해야 한다.

p299 미화팀에 오랜 세원 동안 내려온 금언이 있었으니 사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구역은 너무 더럽지만 않으면 되지만 임원들의 눈에 자주 띄는 곳은 결벽증 환자 수준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거다.

p331 그는 무슨 일이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난리를 피웠지만 정작 자기 의도를 전달하는 능력은 한참 부족했다. 낙하산이라고 해서 반드시 무능해야만 하는 건 아닐 텐데…

p380 감춰야 마땅했지만 그 비열함 속에 어떤 진실이 담겨 있었다. 노동의 무게 아래서 비틀거리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진실이. 그는 자신이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건 오직 자신의 못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때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p383 출판계 사정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비슷한 모양이다. 태평양 건너에서도 고생고생해서 몇 년 만에 첫 책을 낸 작가의 손에는 보잘것 없는 돈만 쥐어질 뿐이다. 그 초라한 금액에 실망한 나머지 열에 아홉은 데뷔작 인세를 받고는 출판계를 영영 떠난다. 그래서 데뷔작 인세를 굿바이머니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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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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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란한 멸종

 : 이정모

 : 다산북스

읽은기간 : 2025/04/07 -2025/04/20


언제나 유쾌한 이정모 선생님의 신작, 찬란한 멸종..

멸종이 찬란한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생태계를 보면 멸종이 있어서 새로운 종들이 진화하고 자리를 만들어가게 되니 전 지구적인 모습으로 찬란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게도 인류의 멸종부터 시작해서 원시생물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다. 

인류가 멸종해서 그 소식을 전할 수 없어서인지 AI가 인류의 멸종을 목도하고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그리 미래가 아니다. 이미 인류는 멸종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에 2150년 멸종이 아주 이상해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평균 수명이라면 우리 자녀나 손자정도면 멸종을 경험할 수도 있겠다.. 오싹한 일이다. 

우세종들의 멸종이야기를 읽다보면 인류는 참 오만하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된다.

이런 이유로 자연사를 공부해야 하는 것 같다.

책은 과학책이나 내용은 인문학이다... 

많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다. 


2% 그건 너무 인간 중심의 생각 아니냐고요? 아니, 인간이 인간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우리가 들국화, 달팽이, 지렁이, 풍뎅이, 직박구리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는 없잖아요. 인간 중심의 사고도 필요합니다. 본 것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 생명체는 우리 모호 사피엔스뿐이니까요

2% 독자 여러분은 이 책에서 인류 대멸종, 화성 테라포밍, 농업의 발명과 가축의 탄생,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경쟁, 빙하시대, 공룡의 등장과 멸종, 나무와 석탁의 탄생, 섹스와 죽음의 출현, 달과 바다로 시작된 생명 시대의 개시까지, 17개 장면을 목격할 것입니다. 지구의 역사 46억 년을 촘촘히 흝지는 않습니다. 지구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 문턱들을 찾아가는 거죠

2% 자연사를 보니 멸종의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더군요. 멸종 당시 생명체들은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화산이 터지고, 대륙이 움직이고, 운석이 충돌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겪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 사건은 매우 다릅니다. 지금의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류 활동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만 변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잖아요

5%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빈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생태계는 꽉 차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멸종이다. 멸종이란 다음 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6% 인류는 나중에야 공룡이 아주 괴상하게 생기지 않았으며 자신과 함께 살아간 새들과 외형이 비슷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 번째 오해, 즉 공룡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는 사실까지 밝혀진 것이다. 공룡은 인류가 멸종할 때까지 함께 살았으며 인류가 모두 멸종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 인류는 약 1만 400종의 공룡과 함께 지냈다. 새가 바로 그것이다

7% 직립을 하게 되면서, 즉 똑바로 서서 걷게 되면서 골반은 작아지고 뇌는 커졌다. 침팬지와 인류 최초의 발자국 화석을 남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루시라느 별명으로 불린다)와 마지막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골반과 머리 그리고 태어날 때와 성장한 다음의 뇌 용량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는 430-550밀리리터며, 호모 에렉투스는 1000밀리리터,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는 평균 1400밀리리터 정도인데 태어날 때도 이미 400밀리리터에 가깝다

8% 머리가 똑똑해져서가 아니라 지구의 기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2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이 한꺼번에 4도 이상 올랐다. 그리고 지구의 평균기온은 15도가 되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11% 화성은 태양에서 너무 멀다. 화성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의 40퍼센트에 불과했다. 또 화성의 먼지는 며칠씩 햇빛을 가리기도 했다

14% 금속 둘레를 금속이 돌면 자기장이 생긴다. 내핵 주변을 외핵이 돌면서 자기장이 만들어졌다.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 되었다. 물과 DNA, RNA같은 생명의 분자를 쪼개는 우주 입자인 태양풍을 지구 자기장이 막아주고 있다. 자기장 덕분에 지구에는 생명이 살 수 있는 것이다.

18% 바다에 떠 있는 빙산만 녹으면 해수면은 절대로 높아지지 않는다. 그런데 빙산이 녹는 상황이라면 육지에 있는 얼음도 녹는다. 지구에 있는 대부분의 얼음은 육지에 있다. 남극대륙, 그린란드, 아이슬란드의 거대한 빙하 그리고 러시아와 캐나다 북부의 툰드라, 안데스, 알프스, 로키, 히마라야산맥의 만년설도 녹는다. 육지 얼음이 녹으면 그대로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 빙하가 모두 녹을 정도로 기온이 오르면 바닷물 자체도 열팽창을 해서 해수면이 높아진다

23% 냉장고에 보관한 콜라에는 이산화탄소가 잘 녹아 있다. 그 콜라가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높은 체온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지 못하고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때 사람들은 톡 쏘는 느낌을 받는다. 그 맛에 콜라를 마신다

25% 우리 산호는 약 5억 년 전붜 지구의 바다를 지켜왔다. 아직도 1200종 이상의 산호가 살고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 존재는 지구 대기와 바다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에 의존했다. 우리의 사명은 이산화탄소 제거였는데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아져 우리가 더는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27%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우주는 제 나이가 137억 살인지도 몰랐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 나이가 46억 살이지 몰랐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알려준 것이다.

27% 인간이 등장하기 전에는 그 어떤 식물과 동물도 이름이 없었다. 모두 호모 사피엔스가 붙여주었다. 다양하고 예쁜 적절한 이름을 주었다. 덕분에 모든 생물이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심지어 인간이 없었다면 그 어떤 꽃도 예쁠 수 없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와서 “넌 참 곱누가”라고 고백했을 때야 비로소 꽃은 예쁜 존재가 되었다. 나 지구도 마찬가지다. 내가 귀한 존재인지 알려준 것은 바로 호모 사피엔스다

28% 자연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2억 년 동안 고생대 바닷속에 바글댔던 삼엽충은 왜 멸종했는지, 1억 6000만 년 동안 육상을 지배했던 공룡은 왜 멸종했는지를 배워서 현생 생물, 특히 인류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지속 가능할지 따져보기 위해 자연사를 배우는 거다. 결국 자연사란 멸종의 역사다.

30% 서식지 파괴, 오염, 남획, 외래종 유입은 다른 요인들과 상호작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전 세계의 생물 다양성을 급격히 낮추고 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 생명 역사상 가장 독특한 특징을 보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39% 하이델베르크인이 언젠가 유럽으로 진출했고 45만 년 전쯤 여기서 우리 네안데르탈인이 분기되어 나왔다. 여전히 하이델베르크인은 존재했으며 30만 년 전쯤 다시 호모 사피엔스가 분기되어 나왔다. 그러니까 이때는 하이델베르크인, 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가 모두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아시아에서는 5-6만 년 전까지도 하이델베르크인이 존재했다.

42% 창의력이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별난 아이디어가 아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새롭게 조합해서 나오는 것이다. 창의력이 생기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래 놀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유년기가 너무 짧다

46% 우리의 멸종은 어처구니없게도 자연계에 미칠 자신의 영향을 간과한 인간 행동의 결과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과도하게 사냥하고 자연 경관을 변형시키고 또 자연의 섬세한 균형을 깨뜨렸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먹잇감이 먼저 사라졌고 이제 우리 차례가 되었습니다. 과연 이 비극의 종착점이 우리일까요? 인간들은 어떻게 될까요? 인간이 도구를 잘 사용한다고 해도 우리보다 사냥을 더 잘하기는 어려울 텐데 말입니다

50% 우리 엄니는 이빨이다. 그래서 화석으로 온전히 보본된다. 이와 달리 털코뿔소의 뿔은 사람의 손톱이나 털 같은 케라틴 성분이다. 그래서 화석화되어 남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우리와 털코뿔소의 모습을 온전히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구석기인들이 동굴이나 암벽에 그려놓았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자기네가 존경하는 대상을 그림으로 그린다(라고 우리는 믿는다)

52% 우리는 깨달았다. 이 둥지를 만든 동물이 바로 우리를 조각하고 그림을 그린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도대체 그들은 얼마나 큰걸까? 둥지의 크기를 보건대 동굴사자보다 훨씬 큰 게 분명하다. 혼란스럽다. 발자국은 작은데…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을 보면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뼈를 발라낸 모양을 보니 이빨과 발톱과 혀는 엄청나게 강할 것 같다. 그리고 고기를 남겨둔 것으로 보아 굉장히 탐욕스러운 존재다. 필요이상으로 사냥했다는 뜻이니까

53% 어느 인간이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나는 대형 포유류를 대표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행복한 대형 포유류는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평화롭게 살지만, 불행한 대형 포유류는 모두 같은 이유로 멸종한다. 바로 인간 때문이다”

63% 공룡의 등장은 단순히 힘의 변화가 아니었다. 그들의 등장은 지속적인 지구 생태 변화의 한 부분이었다. 지배적인 조건에 잘 적응한 생물이 챔피언이다. 모든 시대에는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한다. 이제 그들의 시간이 왔고,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이게 자연의 순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69% 나는 세 번째 대멸종의 목격자로서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남긴다.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한다. 또 최고 포식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생물량이 가장 많았던 생물은 반드시 멸종한다. 보통 두 가지를 겸하는 일은 없다.

70% 고생대 석탄기는 성장과 다양성의 시대다. 지구를 낙원으로 그리고 싶다면 내가 살던 석탄기를 그리면 된다. 실제로 동물과 식물에게는 그런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일단 이산화탄소와 산소 농도가 매우 높았다. 이 독특한 조합은 식물이 번성하고 다양한 동물이 출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었다. 지구 역사상 유레없는 무성한 푸른 숲에서 복잡한 생태계가 진화했다

72%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커졌을까? 숲 덕분이다. 숲이 만들어낸 엄청난 산소 공급은 우리 절지동물을 크게 만들었다. 곤충이나 다지류는 체내 산소공급을 거의 확산에 의존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 커지면 산소 공급이 안 되므로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산소 농도가 높아지자 산소 공급은 덩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되지 않았다. 외골격이 버틸 수 있는 최대 크기로 자랄 수 있었다.

88% 역사가 시작된 날은 바로 그날이었다. 그날도 혐기성 세균 하나가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호기성 고세균 몇 마리를 꿀꺽 삼켰다. 그런데 웬걸! 호기성 고세균이 소화되지 않았다. 삼킨 호기성 고세균은 혐기성 세균 안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이 사건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 혐기성 세균은 높은 산소 농도 환경에서도 자기 안의 호기성 고세균이 산소를 처리해 주어서 안전했으며 호기성 고세균이 만든 풍부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호기성 세균 역시 생존을 위한 여러 작용은 혐기성 세균에게 떠맡긴 채 자신은 에너지 생산에만 집중하면 되니 이득이었다.

89% 진핵생물이라고 해서 무성생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성생식은 진화적으로 회복탄력성과 다양성이라는 이점을 제공했다. 따라서 진화 과정에서 자연은 유성생식을 하는 개체를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점이 어디 거저 생기겠는가?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91% 세포 안의 작은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자연사에서 엄청난 사건을 일으켰다. 최초로 성공적 공생을 이뤄냄으로써 지구에 에너지 효율을 높인 생명체를 등장시켰으며, 세포들이 협력해서 하나의 개체를 이루는 다세포 생명을 발명했고, 개체가 조직과 기관을 갖추게 했으며, 섹스를 발명해 생명의 회복탄력성과 진화의 기회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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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역사 - 아주 작은 것들에 담긴 가장 거대한 드라마
데이비드 카이저 지음, 조은영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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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자역학의 역사

 : 데이비드 카이저

 : 동아시아

읽은기간 : 2025/03/14 -2025/03/19


양자역학의 역사라기보다는 양자역학의 큰 변화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과학에 문외한이라서 내용은 어려웠지만 흥미롭게 읽었다. 

양자역학이라고 해서 원자폭탄 이런 이야기만 있는건 아니고 최근에 양작역학에서 관심가지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도 나와 있어 더 재미있었다.

신의입자라고 불리는 힉스라든가, 끈이론 등 읽거나 들어도 이해가 잘 안가는 영역의 이야기도 있지만 이런 연구를 통해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구경이라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과학책도 자꾸 읽다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노력하는 자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p22 나는 유산을 생산하는 큰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서 과학자들이 집필한 교과서에도 특히 관심이 깊은데, 교과서가 과학자들이 어렵게 밝힌 기술과 통찰을 미래로 유출하기 위해 제작된 물건이기에 그렇다.

p37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양자 전기역학으로 계산한 이론적 예측 값은 실험 결괏값과 소수점 11자리까지 일치한다. 오늘날 이론적 계산 값과 실험 데이터에서의 오차는 고작 1조분의 1에 불과하다.

p45 슈레딩거가 활약하던 시절, 닐스 보어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그 고양이처럼 이도 저도 아닌 상태야말로 자연의 근본적인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아인슈타인과 같은 이들은 자연이 살았든지 죽었든지 둘 중 하나이지, 둘 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p56 이들은 중성미자 진동, 즉 한 중성미자가 다른 중성미자로 바뀌는 희한한 성질이 있어서 공간을 가로지르는 동안에도 하나의 정체성을 버리고 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이 사실이 발견되면서 입자의 행동에 대한 표준적인 이론이 크게 확장되었다.

p66 진동의 존재는 당시의 지배적인 이론이 예측한 바대로 질량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 질량의 기원과 성격은 물리학에서 여전히 탐구 중인 주요 과제다.

p71 양자역학에서 가장 기이한 것은 슈뢰딩거가 얽힘이라고 이름 붙인 현상이다. 양자역학의 방정식은 특정한 상황에서 한 아원자 입자의 행동이 말 그대로 다른 아원자 입자의 행동에 완전히 얽매여 있음을 함축한다. 얽혀 있는 두 입자가 서로 방의 반대편에 있든 지구 반대편에 있든, 아니면 지구와 안드로메다은하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든 상관없다.

p100 핵무기가 물리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물리학자들에게는 그런 폭탄을 만드는 원자의 비밀에 접근할 특별 권한이 주어지므로 이 집단의 충성도는 누구보다 엄중히 따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p110 폰 노이만은 1930년대에 튜링이 근처 프린스턴대학교에서 학위 논문을 쓰는 동안 고등연구소에서 일하면서 튜링과 교류했으며, 전쟁 중에는 직접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가서 에니악에 대해 상의한 적도 있다. 사실 에니악의 원래 임무는 육군 탄도 실험에 필요한 포병의 사표를 계산하는 것이었지만, 폰 노이만은 로스앨러모스에서 핵무기 설계에 필요한 계산을 수행하도록 프로젝트의 방향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p120 오펜하이머와같은 전설적인 강사들이 적은 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려운 개념을 풀어나가는 도전을 즐겼다면, 전쟁 후의 강사들은 학생들을 빼곡히 채운 강의실에서 양자 역학을 원자 세계의 숙련된 계산기로서 가르치는 것으로 목표가 점차 바뀌었다

p124 1940년대 후반까지 스탠퍼드와 버클리, 시카고와 펜실베이니아, 컬럼비아, MIT등의 박사학위 자격시험에서 흔히 광범위하게 논술형으로 출제되면 해석의 문제는 1950년대 중반에 이르러 표준적인 계산 문제로 대체되었다.

p143 새로운 시도에서 가능성을 본 카프라는 출판사에 문을 두드렸다. 12번의 거절 끝에 런던에 있는 한 작은 출판사가 도박에 나섰고, 비록 얼마 안 되지만 그가 오랜 시간 그토록 갈구한 선인세를 받고 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p145 기막힌 타이밍도 한몫했다. 뉴에이지가 만개한 1970년대 중반은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과 같은 책이 등장하기 위한 조건이 제대로 무르익은 상태였다. 카프라의 책은 세속의 인간사를 초월하는 우주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널리 공유된 열망을 잘 활용했다.

p178 힉스 보손은 신의 입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나는 왜 힉스 입자를 두고 다른 물질보다 더 신성하다는 듯이 말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수십 년 동안 입자 가속기의 규모를 점점 더 키우는 데 주요한 구실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는 10억 달러짜리 보손이라는 기술적인 별명이 더 어울릴 듯 하다.

p188 입자우주론은 최근 크게 번창하고 있다. 이 분야는 우주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물질들과 그 물질들이 우주 전체의 모양과 운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연구한다.

p197 두 개념이 하위 분야에서 모두 저명한 논문이 되었음에도, 1970년대 이전에는 누구도 브랜스-디키의 장과 힉스의 장이 물리적으로 유사하다고 판단하거나, 심지어 두 논문을 나란히 놓고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p226 아인슈타인이 설명하기로 시간과 공간은 트램펄린처럼 출렁거린다. 물질과 에너지 분포에 반응해 구부러지나 늘어지며, 그 뒤틀림은 다시 물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어 좁은 직선 경로에서 벗어나게 한다.

p241 그가 연속으로 발표한 간결한 논문들에서, 프리드만은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이 미세한 점 하나에서 초대형 은하의 규모로 확장해 간 우주의 진화까지 설명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프리드만이 보여주기로는, 우주는 어느 순간 확장을 멈추고 자기 자신 안에서 무너져 내릴 수도 있었다.

p251 끈 이론은 알려진 입자들 사이에서 초대칭이라는 아직 탐지된 적 없는 대칭을 요구한다. 게다가 이 이론은 우리가 살고 있든 듯한 4차원(길이, 너비, 높이의 3차원 공간에 1차원 시간)이 아닌 10차원의 시공간에서만 정식화된다. 적어도 어떤 비평가들에 따르면, 최악은 끈 이론이(적어도 아직은) 서로 구분할 방법이 없는 수없이 많은 우주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사실상 끈 이로은 모든 것의 이론에서 아무것이나의 이론이 되어버렸다.

p257 서스킨드의 큰 풍경에 흩어져 있는 섬 우주들과 아주 비슷하게, 오늘날의 창조설자들 역시 자신들만의 평행 우주를 개척해 왔다. 이들의 책 대부분은 아마존에서의 순위가 내 책보다 훨씬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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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힘 - 기후는 어떻게 인류와 한반도 문명을 만들었는가?
박정재 지음 / 바다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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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의 힘

 : 박정재

 : 바다출판사

읽은기간 : 2025/03/07 -2025/03/13


기후로 읽는 빅히스토리라고나 할까?

기후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때로는 소설처럼, 때로는 다큐멘터리처럼 써나가는 책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써서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이 꾸준히 소개되어 더욱 흥미로웠다. 

사실 한반도는 세계 역사에서 눈여겨볼 만한 내용이 별로 없어서 주목받지 못했는데 한국인 작가가 쓰니 중국과 일본과는다른 한반도의 독특한 내용이 많이 실려있어서 좋았다. 

과거의 인류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을테고, 결국 적응하기 위해 떠나거나 그 자리에서 죽을수 밖에 없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더 똑똑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기후위기를 무시하고 화석연료를 마구 내뿜는 미치광이 트럼프와 윤석열이 있는 사회에 사는건 불행이다. 

똑똑하기엔 우리 사피엔스들은 너무 무지한 것 같다. 

재미있게 읽었다. 


p19 중앙아프리카 차드에서 화석이 발견된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와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확인된 오로린 투게넨시스는 고인류 학계에서 최초의 인류 후보로 꼽는다

p31 최근의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남중국인과 유전적 구성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한 편이며 베느탐인과도 유전체를 공유한다. 양쯔강 하류의 벼농경민이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북쪽으로는 한반도, 남쪽으로는 베트남에 정착한 결과이다.

p41 선사 시대 연구의 성패는 추정한 연대의 정확성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써내려가는 연구 결과는 소설이라고 논박을 당해도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 진리를 탐구하는 학자라면 정확한 연대에 기반에 객관성을 최우선으로 놓고 연구에 임하는 것이 옳은 자세일 것이다.

p68 언제가 될 지 모르겠으나 앞으로 재탄생하게 될 하논 분화구가 생태계 복원의 훌륭한 본보기가 되길 희망해본다. 어쨋든 하논 분화구에 야구장을 건설하려던 시도가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으로 끝난 것은 다행이다.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뻔했다.

p82 그의 논리에 따르면, 빙기에 고지대로 쫓겨난 동식물은 각 피난처에서 12만년 이상 고립된 상태로 진화를 거듭하다가 결국 다른 종으로 분화했다. 따뜻하고 습한 간빙기가 도래할 때마다 (이미 크게 달라진) 고지대의 동식물은 저지대로 확산하며 조우했는데, 이때 다양한 잡종이 만들어지면서 종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p103 인간이 농경을 시작하게 된 경위 또한 영거드라이아스 시기의 급속한 기후변화에서 찾는 학자들이 있다. 그들의 가설은 보통 다음과 같다. 뵐링-알레뢰드 시기에 기후가 온난해지면서 주변에 먹을 것이 풍부해졌다. 특히 대기중 이산화탄소량의 증가는 식물의 성장과 확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수렵,채집민은 굳이 돌아다니지 않고 한곳에 정주하면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였다.

p133 대형 포유류는 기후와 식생의 변화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인간에게 마지막 일격을 받아 멸종했다고 보낟.

p146 스탈린 비밀경찰은 모국의 농업발전을 위해 오지 여행도 마다하지 않던 그에게 반역죄의 누명을 씌워 투옥했다. 바빌로프는 3년간 감옥에서 고문을 받다 6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는데, 조국에 대한 기여에 걸맞지 않은 최후였다. 바빌로프가 죽은 후 소련의 농업과 유전학은 크게 후퇴했고 러시아는 여전히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p175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한랭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일견 모순적인 가설이 영화로 제작될 만큼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북대서양의 자오선 역전순환 변화가 과거 지구 기후를 조절한 중요 요인 중 하나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p179 비금도의 꽃가루 자료에서는 8200년 전을 전후로 매우 뚜렷한 식생 변화가 관찰된다. 참나무를 비롯한 수목들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이끼나 양치류 같은 포자식물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식생 변화는 단기간에 기후가 춥고 건조해졌음을 나타낸다.

p211 홀로세 후기에는 주로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변화가 지구기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최근의 중론임을 고려할 때, 4.2ka 이벤트는 북대서양 해수 순환의 교란보다는 엘니뇨 남방진동의 강화가 중요한 발생 요인이었음을 시사한다. 여하드튼 이 시기의 가뭄은 한반도뿐 아니라 당시 번영하던 북반구의 여러 고대 사회에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중동, 인도, 이집트의 사례는 고고학계에 잘 알려져 있다.

p219 집약적 벼농경의 시작과 그에 따른 인구 증가는 2800년 전에 절정에 이르렀던 송국리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송국리 문화는 우리나라 선사 시대의 대표적인 문명으로 대략 3000년 전부터 집약적인 수도작을 기반으로 성장해 충청 이남의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p231 중세 온난기는 전 지구적인 현상이 아니라 국지적인 현상이었다. 기온의 상승은 주로 북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오히려 기온이 하강한 지역도 존재했다. 아시아의 경우, 기온보다는 강수량의 변화가 주된 기후 변화였다.

p235 에릭은 모험 정신이 투철한 탐험가였다. 에릭의 기질을 이어받은 맏아들 레이프 에릭손은 광대한 그린란드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아메리카 대륙까지 탐험을 한다. 그는 지금의 캐나다 뉴펀들랜드섬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p241 1816년의 밀 가격은 전례 없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이 폭발한 해가 1815년이므로 그다음 해에 밀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지난 1000년 동안 지구의 기후 변화를 주도한 요인은 태양 활동과 화산 폭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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