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깨걸이 양쪽의 물병 2개로
매일 물을 나르는 물지게꾼이 있었다. 그 2개의 물병 중 하나는
금이 갔다.
그래서 매일 물을 길어 주인집에 도착하면
온전한 물병은 물이 가득 찼는데 금이 간 물병은 물이 절반밖에 없었다.
그 일이 2년간 계속되면서 온전한 물병은 자신의 성취에
크게 만족했지만 금이 간 물병은 큰 수치심을 느꼈다.
어느 날, 자신의 일을 절반밖에 못하는 것에 대해 낙심한
금이 간 물병이 물지게꾼에게 말했다.
“지게꾼님! 너무 부끄럽습니다.” 지게꾼이 물었다.
“뭐가 부끄럽지?” 물병이 말했다. “당신이 주인집에
물을 지고 갈 때 금이 간 저 때문에 물을 절반밖에
가지고 가지 못해서 부끄럽고 미안해요.”
그때 물지게꾼이 부드럽게 금이 간 물병에게 말했다.
“물병아! 오늘 주인집으로 돌아갈 때
길가에 핀 예쁜 꽃을 보라.”
그날 주인집으로 돌아갈 때 물병은 길에 핀 예쁜 꽃을 보았다.
약간 기분이 좋아진 금이 간 물병에게 지게꾼이 말했다.
“물병아! 돌아오는 길에 네 쪽 편에만 꽃이 핀 것을 보았니?”
물병이 대답했다. “네!”
그때 지게꾼이 계속 말했다. “나도 네가 금이 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문제를 어떻게 이용할까 생각하다가
네 쪽 편에 꽃씨를 뿌려놓았단다.
그래서 시내에서 돌아오는 길에 네가 흘리는 물로
그 꽃씨에 물을 주었기에 2년 동안 나는 매일 주인의 탁자에
신선하고 예쁜 꽃을 놓을 수 있었단다.
만약 너의 그 부족한 모습이 없었다면
주인집이 그처럼 예쁘게 되지 못했을 거야.”
ⓒ 글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