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기도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몸따로 마음따로...기도까지도...
주님! 정말이지 요즘의 제가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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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집안의 대소사를 앞두고는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성모상 앞에 촛불을 켜고 묵주기도를 했었습니다.
1남 3녀인 저의 형제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어머니와 묵주기도를 하거나 연도를 하는 사람은 저였습니다.
뭐 특별히 신심이 남달라서가 아니라
그저 어머니와 함께 이런저런 일들,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인지 제게 연도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되었고,
묵주의 9일기도는 대단히 중요한 기도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성모님께 기도해서 안 들어주신 일은
없었다고 말씀하십니다.
혹 내가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았어도
성모님의 뜻에 따르면 그것은 언제나
가장 큰 행복으로 이어졌다고 하십니다.
저희 집에는 어릴 때부터 모셨던 야광의 성모상이 있습니다.
너무 오래되어 색은 바랬고,
거무틱틱한 빛이 그 동안의 세월을 말해줍니다.
지금은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는 성모상이지만
우리 집 성모상에는 어릴 적 우리의 기도와 어머니의
모든 기도가 담겨있습니다.
아마도 슬프고 힘든 일이 있던 그대로
성모님의 가슴에도 커다랗게 구멍이 나 있을 듯싶습니다.
요즘은 참 아름다운 성모상이 많습니다.
색상도 곱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언젠가 서원에서 성모상을 구입하시려는 분께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성모님은 너무 뚱뚱해요’, ‘이 성모님은 너무 없어 보여요.’
‘우리 집 성모님이 너무 오래되셔서 바꾸려고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성모상을 하나의 장식품으로 여긴다는 것을요.
내 기도가 담긴 소중한 묵주나,
우리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성상이 아니라
너무 오래된 물건 중에 하나로 그래서 새로 바꾸어야할
물건으로 생각한다는 것을요.
가끔은 태교 음악을 추천해달라는 문의도 받습니다.
그러면 저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성모님 노래를 추천합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성모님만큼 태교하는 데
도움을 주실 분이 또 어디 계실까요?
가장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낳으셨고,
가장 거룩한 몸이며 영혼이셨던 성모님이야말로
좋은 태교의 모범이실 겁니다.
오늘 제 기도에 회원님의 여러 상황의 어려움과 기쁨을 담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우신 성모님께서 받아 주님께 올려주시리라 믿으며
성모님과 함께 이 한 주간을 시작합니다.
Ave Maria!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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