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를 부탁해 바일라 5
한정영 지음 / 서유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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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에 가서야 전모를 드러내는 책이다. 그래서 초중반에는 좀 어리둥절하거나 이게 뭐냐 하는 짜증이 살짝 날 수 있다. 나는 이미 전체 퍼즐이 뭔지 알고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부엔 읭?? 하는 부분이 있었다.

스포를 안하고 이 책의 리뷰를 쓰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나도 일부러 찾아본 것도 아닌데 알고 읽은 것처럼. 바로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세월호 가족 이야기다. 세월호라는 말은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그래도 정황이 너무나 같아서 읽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언제 쓰신 걸까 하고 서지정보를 보니 2019.4.16.
흠칫 하는 느낌이 들었다.ㅠ

그일이 있은지 5년 후에 이 책은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또 2년이 흘렀다. 벌써 7년이 흘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때 내 아들이 같은 학년이어서 더 놀라고 어쩔줄 몰라했었다. 그 아들은 졸업을 하고 군입대를 하고 제대까지 했다. 부모 마음 속의 아이들은 아직도 고딩이겠지. 그리고 아들 또래의 청년들을 보면 '우리 애도 살아있다면 저만큼...' 하는 생각에 목이 메이겠지. 7년이 지났다고 그 슬픔이 사라지진 않겠지.ㅠㅠ

왜 다 지난 일을 들추며 이런 작품을 쓰냐고 말하면 안된다. 슬픔은 아직도 생생한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그 슬픔을 소멸시킬 방법이 세상에 존재하진 않지만 그래도 충분한 위로를 받을 수는 있었을텐데, 적어도 한이 맺히진 않았을텐데 모든 것이 안타깝다.

이 책은 뭔가 드러내고 주장하려 쓴 작품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냥 힘들었던, 아니 지금도 너무 힘든 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있을 뿐이다. 너무 아파서 제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기에 무의식이 손을 뻗어 그 정신줄을 놓아버린 사람이 있다. 그 가족의 아빠다.

자식 키우며 모진 소리 안해본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면. 다가올 참사를 상상도 못했기에 내뱉은 모진 말이 다가온 참사를 보고 마지막을 직감한 딸한테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면.
딸은 어지간히도 속썩인 아이였다. 그 아이도 아픔이 있었기에. 하지만 부모는 무슨 죄인가. 그리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을. "그러게 잘 키울수도 없는 것들이 자식은 왜 낳았어."라고 비난을 해서는 안되는거 아닌가.
아이는 그렇게 떠났고 나중에 찾은 휴대폰에 남겨진 마지막 두 문장.
"아빠 미안해."
"엘리자베스를 부탁해."
이렇게 이 책의 제목은 <엘리자베스를 부탁해>가 되었다.

화자는 그 아이의 동생 아인이다. 아인이도 언니 못지않게 속을 썩이는 중이다. 누군가와 시비가 붙어 몇백만원의 합의금을 물어주게 생기자 엄마는 '탐정사무실'이란 곳에 알바를 하라고 보내버린다. (한참 뒤에 그 합의금 뒷얘기가 나오는데, 알고보니 상대는 단식투쟁 광장에서 폭식투쟁을 하며 조롱한 사람 중 한 명)

아빠에 비해 엄마는 빨리 정신을 수습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타로 마스터. 이 분야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어서 아주 생소했지만 작가가 많이 알아보셨구나 싶고 흥미롭기도 했다. 아인이도 매일 아침 엄마 몰래 카드 한장씩을 뽑아들고 나오는데, 카드 내용과 사건 전개를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부분이 작가의 내공을 짐작케 했다. 그런가하면 탐정사무소 주민후 소장이 아인의 아저씨에서 아빠로 전환되는 부분은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인이가 주아인이란 걸 안 순간 바로 짐작되기는 했지만.

탐정사무소 주민후 소장은 참 이상한 사람이었다. (이상한데 너무 착함) 그는 주로 고양이를 찾아주는 일을 한다고 한다. 사실 더 이상한 건 뻣뻣하게 툴툴대면서도 그 이상한 소장의 말을 들어주고 도와주는 아인이다. 왜 그런지는 금방 알게 되지만.

울컥했던 문장들.
"집에 가! 엄마아빠가 기다리시잖아. 기다리는 사람이 안오면 얼마나 슬픈데." (105쪽)
주 소장의 말이다. 가슴이 아픈 말.
제목에 울컥하기도 했다. 136쪽부터 시작되는 장은 제목이 '나의 아저씨'였다. 작가님 너무해 엉엉.ㅠㅠ
이 장에서 주 소장은 아인이를 괴롭히는 선자언니 패거리를 혼내주고 대신 머리에 벽돌을 맞는다.
웃겼던(아니 웃펐던) 장면은 주 소장이 "아빠를 찾아주겠다"며 아인이와 함께 한 하루다. 마지막 코스로 갔던 노래방에서 아인이는 이문세의 '파랑새'를 청했다. '삐릿삐릿 파랑새는 갔어도...' 그 노래는 옛날 아빠의 택배트럭에서 질리도록 들었던 아빠의 애창곡. (그런데 이문세를 보고 '원로가수'라고 하다니. 얘 아인아, 내 비록 이문세씨보다는 젊다마는 내 친구들이 오빠오빠하던 사람이 원로소릴 들으니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ㅋㅋㅋ)
주 소장은 거기서 아이돌 노래를 부르고 동작까지 철저히 따라하며, 그러면서 울었다. 그래서 결국 웃긴 장면은 되지 못했다.ㅠㅠ

이 책에서 또 슬펐던 건 어른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일탈이 폭력성을 띤다는 점이었다. 아인이 언니는 폭력을 당하고 전학갔고, 간 학교에서는 폭력를 행했다. 아인이가 선자 언니 패거리들에게 당하는 폭력도 지켜보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 폭력의 고리는 왜 끊어지지 않을까. 실제로 본다면 난 이 아이들을 불쌍히 여기기보다 싫어하고 끔찍해 하겠지. 그런 생각이 날 더 힘들게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곰팡이처럼 번지고 있을 이 음울한 폭력.ㅠ

'엘리자베스'에 대한 이야기는 좀 남겨놓고 글을 마치고 싶다. 고양이라는 얘기는 해야겠다. 폭력을 당하고, 또 폭력을 가하던 언니가 마지막까지 부탁하고 떠난 엘리자베스. 여기저기서 상처입고 다리를 저는 것까지 언니의 분신 같던 엘리자베스. 그 엘리자베스를 찾아 헤매던 아빠. 엘리자베스는 돌아올까?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은 남은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떠나버린 언니도, 남아있는 아인이도 가엾다. 그래도 더 중요한 쪽을 택하라면, 남은 아인이다. 삶이 남았으니 버티고 살아야지. 엄마아빠도 힘내세요. 이제 행복한 날도 있어야 해요. 누구에게나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게 인생이지만 이렇게 가슴아픈 일은 다시는 없어야 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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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령 선생님의 싱싱글쓰기 - 재미있게 가르치고 신나게 쓰는
이가령 지음 / 지식프레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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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살펴보니 2014년에 나온 책이네. 저자의 명성도 익히 들어보았고 전 학교에서도 도서실에 교사용도서로 수서까지 해놓았었는데 이제서야 책을 읽게 됐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저자의 글쓰기 지도 스타일이 본인의 글에도 배어 있다. 쉽고 편하게 읽히며 관념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다.

나는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고, 글쓰기의 가치를 아주 높게 보는 사람이다. 당연히 학급운영에서도 글쓰기 지도를 중시하는 마음이 있다. 늘 과유불급을 걱정하는 소심인이라서 아이들에게 강하게 밀어붙인 적은 없지만 요래조래 시도는 해보려고 하는 편이다. 글쓰기 책을 가끔 본 적은 있지만 크게 도움받지는 못했다. 하던대로 하려는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읽어본 중에서는 이 책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건... 동의하는 문장이 많아서인지도... 동의하는 문장들을 중심으로 소감을 몇가지 써보겠다.

1장은 [글을 힘있게 쓰는 비결]이다. 결론은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주장하시는 바인데 이 책에서 쓰신 예시와 설명이 잘 와닿았다. "추상을 추상으로 풀지 말고 구체적인 사실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라." "생각을 먼저 쓰려고 하지 말고 생각이 일어난 자리에서부터 쓰라."등의 설명이다. 예시작품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더 실감이 났다. 알고있는 기본 전제인데도 아이들에게 뿌리내리기 쉽지 않다.

글은 기본적으로 '내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그것도 가감하지 말고 솔직히. 거기에서 진정성이 나오고 진정성에서 감동이 나온다. 인생사 허접하기 마련인데 쓸데없이 내 얘기를 왜... 그런데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자기 서사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경험과 생각이 많을수록 자기 서사도 풍부해지겠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들도 그렇기를 바란다.

2장은 [글쓰기의 첫걸음, 일기쓰기 지도]다. 이 장에서 교사들을 향한 조언이 생각해볼 만했다.
"날마다 글감을 정해주는 일은 좀 문제가 있습니다." (58쪽)
일기지도가 인권침해라는 판결에 따라 많은 교사들이 '주제글쓰기'로 전환했다. (사실은 나도...) 그런데 저자는 매번 글감을 정해주는 것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른 쓸 거리가 있으면 다른 것을 써도 좋습니다'라는 식으로 길을 열어놓을 것을 제안한다. 나는 저학년은 일기, 중학년 이상은 주제글쓰기로 운영하는데 주제글쓰기는 주2회 하면서 한번은 정해진 주제로, 한번은 자유주제로 쓰게 했다. 주제를 정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맘대로 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다. 병행이 맞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자유일 때 작품의 완성도는 더 안좋다. 간혹 기발한 작품도 있긴 하지만. 말하자면 편차가 더 크다. 그래도 열어놓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도움말을 보면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것보다는 '선생님이 내 글을 재미있게 읽고 계시는구나' 이걸 확인하고 싶어해요." (66쪽)
교사의 댓글달기에 대한 조언이다. 교사 댓글로 충고나 조언을 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재미있게 읽고 있다는 관심을 표현하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길게 써라, 한바닥 가득 써라하고 가르칠 것이 아니라 '자세하고 정확하게' 쓰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71쪽)
아이들이 글을 짧게 쓰는 이유는 간결하게 임팩트 있게 써서가 아니고 대부분 귀찮아서 짧게 쓴다. 말하자면 대충 쓰는 것이다. 여기에 당하다보면 분량을 정해주게 되는데, 그럼 또 중언부언하는 문제가 생긴다. 무엇을 자세하게 쓸지 안내가 필요하겠다. 이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 '나쁜 녀석 찾기 놀이'라는 것으로, '한 일'을 나쁜 녀석이라고 하고 나머지를 좋은 녀석이라 하는 것이다. (본 일, 들은 일, 말한 일, 느낀 일 등) 자신이 쓴 글에서 나쁜 녀석들을 찾아보면 거의 대부분임을 알 수 있고, 거기에 좋은 녀석들을 추가하면 대부분 자세해진다. 여기에서 본일, 들은 일, 느낀 일 외에 '말한 일'을 넣으신 것이 좋았다. 따옴표(" ")를 살려 대화글을 실감나게 쓰라는 지도는 자주 했는데, 이렇게 지도하면 더 효과적이겠다. 그런데 '한 일'도 빼서는 안되는 요소인 바, '나쁜 녀석'이라는 호칭은 좀 무리가...^^;;; 물론 농담 같은 거라 상관은 없어 보이지만 대체할 호칭이 있으면 바꿔봐야겠다.

3장은 [어떻게 보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이다. 저자가 제시한 평가척도가 마음에 든다. (1.재미와 감동 2.삶의 태도 3.표현)
여기서 '감동이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할 수가 있는데 저자의 설명이 적절했다.
1. 목울대가 뻣뻣해 오는 것 (울컥하는 감동이라 할 수 있겠다. 감정이 요동치는 것)
2. 공감 (아 참 그러네 그렇구나 하는 느낌)
3. 글쓴이가 느낀 감각이 전해져 오는 것
아이들한테 설명할 때도 활용할 수 있겠다. 보통 2번까지는 설명했는데 3번 설명도 새롭게 얹었다.^^

4장은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글다듬기 지도]이다. <네멋대로 써라>의 저자가 "글쓴이가 언제나 대장"이라고 말했다는데(그 책을 읽어보지 못했음) 그런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주도권을 준 상태에서 고쳐쓰기를 지도해야겠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의 곁에는 첨삭지도를 잘하는 선생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주는 1차 독자가 있을 뿐입니다." (120쪽)
이 대목에서 가장 크게 공감했다. 그리고 살짝 위안도 되었다. 내가 무슨 소신이나 확신을 가지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온 것 같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작품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공유하여 서로 보고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이 역할이 잘 이루어진 해도 있었고 좀 답답한 해도 있었다. 꾸준히 노력해야 할 일이다.

5장은 [갈래별 글쓰기 지도]이고 전체 분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생활글, 설명문, 독후감, 감상문, 주장하는 글 순으로 다루고 있다. 지도의 실제 부분이니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도 있겠다. 국어 교과서도 단원별로 주로 다루는 갈래가 있다. 단원 지도에 앞서 이 책을 읽고 수업구상을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소장하고 옆에 두면 가장 좋겠고, 그게 안되더라도 학교도서실에 한 권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저자분은 강의도 많이 하시던데, 원격연수 강의도 있던게 기억났다. 코로나로 3월을 날려버려 짧아진 방학 때문에 이번 방학에는 독서가 자율연수라며 혼자 우기고 있다.ㅎㅎ 오늘은 이 책을 읽었으니 연수를 받은 셈 아니려나? 나중에 실제 지도시 다시 꼭 상기해 볼 것을 다짐하며 이만 연수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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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똑똑교양 1
최원형 지음, 이시누 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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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없이 제목만 읽으면 좀 극단적 논리 아닌가 할수도 있겠지만 제목이란 게 원래 눈길을 끌어야 하니까. 그리고 잘못된 말이라 할 수도 없다. 따져보면 다 연결이 되는 일이다. 어째서 그러한지는 책을 읽어보기.

이 책에는 환경문제 전반의 내용이 쉽고 간결하게 담겼다. 제목은 내용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하나 뽑은것이고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건 아니다. 화자는 어른인데, '고래똥 생태 연구소'를 이끄는 소장님이다. 이 연구소에 자주 들르는 아라, 나루와 나누는 대화로 대부분의 내용이 서술된다.

총 4장의 제목은 계절 이름으로 되어 있다. 겨울부터 시작한다. 각 계절에 볼 수 있는, 그 계절과 관련있는 환경문제들이 다루어진다.
1장 [겨울]에서는 패딩점퍼를 만들기 위해 산채로 털을 뽑히는 거위, 제설을 위해 뿌려대는 염화칼슘, 팜유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훼손되는 숲(여기서 제목의 라면 이야기가 나옴), 사라지는 먹이식물, 겨울나기 힘든 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2장 [봄]에서는 로드킬, 소음에 고통받는 새들, 토양오염 문제(지렁이 이야기로 시작), 벌이 사라지는 문제, 4대강 사업으로 맑은 터전을 잃은 민물고기들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3장 [여름]에서는 폭염의 원인이 된 온실가스 문제, 바다 쓰레기(플라스틱) 문제, 산호초가 줄어드는 문제, 동물 쇼 문제 등을 다룬다.

4장 [가을]에서는 연어의 회귀를 가로막는 수중시설, 사라진 쇠똥구리(공장식 축산의 문제), 생태하천과 빛공해, 갯벌보존, 새들의 유리벽 충돌, 유기견 입양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았던 점을 써보겠다.
첫째, 특정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다룬 책도 유용하지만 위에 적은 것처럼 환경 관련 이슈를 고루 다룬 이런 책도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숲 전체를 보듯이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 교실수업에서 활용한다면 해당되는 주제를 골라서 읽고, 특정 주제만 집중해서 다룬 다른 책들과 병행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매 꼭지마다 한쪽짜리 만화로 도입을 하고, 소장님과 아이들의 대화로 이루어진 기본 내용을 본문으로 하며, 박스 안의 내용이 포인트로 들어간 정보 페이지로 마무리하는 구성이 좋다. 박스 안은 바탕색을 넣고 디자인이 깔끔해서 가독성도 좋다.

셋째, 이슈에 따른 실천방안을 제시해 준 점이 좋다. 그 실천이 쉬운가는 별개의 문제고.... (쉽다면 오늘날 왜 이지경이 됐겠어) 특히 겨울새 급식소(새 모이대) 만들기, 지렁이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기, 곤충호텔 만들기 같은 실제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페이지가 특색있고 인상적이었다.

여러가지로 공을 많이 들인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한 권으로 환경문제 전반을 살펴보기에 최적의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환경교육은 수업 주제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다룰 분야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말 자체가 다음 세대의 생존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것이니까. 생존보다 더 시급한 것이 있을까.

사실 나도 이 주제를 아이들이 절실히 느끼도록 잘 지도하진 못한 것 같다. 좋은 책들은 이와 같이 많이 나와 있으니 두루 살펴보고 적시에 잘 활용해 봐야겠다. 요즘은 적당한 책이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많아서 고르기 어렵다.^^ 도서실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좋은 책들을 꺼내 바람도 쐬여주고 아이들도 꼭 필요한 배움을 얻게 된다면 책들을 살펴본 보람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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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난로 - 갸르릉 친구들 이야기 파이 시리즈
이인호 지음, 노예지 그림 / 샘터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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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에 읽은 가장 따뜻한, 제목이 '난로'인데 난로보다 더 따뜻한 이야기다. 요즘 고양이 빼면 이야기가 안된다는 농담이 있듯이 이 책 역시 고양이 이야기고, 만화로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그림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래픽노블) 각각의 개성을 가진 사랑스런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코로나로 작년엔 못했지만 해마다 방학 직전에 '뒹굴뒹굴 책읽기'라는 학급 행사를 하는데 '뒹굴뒹굴 만화방'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좋은 만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그래픽노블은 내 관심영역이기도 하다. 이 책을 추가하려니 기분이 좋다.

게다가 이인호 작가의 작품들을 내가 좋아하기도 한다. 단편집 <팔씨름>은 특별히 강렬한 매력은 없는데도 은근히 매우 좋다. 초기작품인 <우리, 손잡고 갈래?>도 좋았다. 두 권 다 고학년용인데 최근 작품들은 이렇게 연령대가 내려갔다. 그러나 저학년도 읽기 가능하다는 뜻이지 고학년에게 적당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말하자면 전학년용.^^

고양이 네 마리가 한집에 산다.
1. 무니. 부지런하고 책임감 강하다. 늘 먼저 일어나 친구들을 깨운다.
2. 코니. 독서묘. 책에 빠져 지낸다. 읽은 책도 또 읽는다. (근데 읽고 읽는 책 제목이 발씨름? 작가님 참 웃기심ㅋㅋ)
3. 니니. 몸집도 가장 크고 장모종. 자신의 빠진 털을 보태 뜨개질을 해서 친구들에게 따뜻한 목도리를 둘러준다.
4. 포니. 활동성 최고. 집에 있으면 좀이 쑤셔 못견딘다.

이번 책의 발단은 포니였다. 난로는 고장나고 눈이 엄청 온날, 다들 집에 있겠다는데 포니만 심통을 내며 놀러나갔다. 아무도 없는 공원의 큰 나무 가지 위에 아기고양이가 앉아있었다. 같이 놀자고 해도 싫다며 한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포니는 시무룩하게 집에 돌아왔다.

재채기하는 포니를 보고 무니는 따뜻한 차를, 니니는 따뜻한 덮개를 내어준다. "이런 날씨에 밖에서 노는 건 바보같은 짓이야."라고 냉정하게 말하는 코니도 휴지를 찾아 코풀라고 건네준다. 포니는 역시 집이 최고라고 생각하다 문득, 나무위의 아기 고양이가 생각났다. 신경쓰지 말자 생각해도 떨고 있을 아이가 자꾸만 생각났다. 포니는 다락방으로 올라가 오래된 장난감 상자들을 뒤져 망원경을 찾아낸다. 그리고 공원을 봤더니, 아직도 있었다!! 아기고양이가 거기 그대로.

포니는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렸고, 모두들 걱정하며 함께 아기를 찾아간다. 아기는 아빠를 기다리는 거라고 했다. 친구들은 다락방에서 봐도 잘 보인다고 아기를 설득해 집으로 데려온다. 니니가 안고 오는동안 벌써 잠들어버린 아기. 진짜진짜 아기 고양이다. 그 아기를 다루는 고양이 친구들을 보면 정말 착하다. 어린 것들, 약한 것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의 인성(아니 묘성?^^)을 알 수 있는 법이지.

아기는 쌔근쌔근 잠들었고, 아까 말했다시피 난로는 고장났고, 이제 어떡하나? 니니의 제안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인 '고양이 난로'.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따뜻한 장면. 근데 한마리가 안보인다. 결자해지. 오늘 사건을 만들어낸 장본인 포니는 함께 잠들지 않았다. 망원경을 들고 불침번(?)을 서고 있다. 아기고양이 아빠를 기다려야 하니까.

추운 발코니에서 망원경을 눈에 대고 자리를 지키는 포니. 바깥은 눈 속에 잠겨있지만 어디선가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고양이 난로는 둥글고 포근하게 잠이 들고, 그 옆에 한 명은 자리를 지키는 신뢰로운 풍경. 가장 따스한 겨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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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드는 소녀 - 제4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이윤주 지음, 이지은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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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픽션 수상작이다. 어린이 심사위원이 뽑는 대회 수상작이 인기있다보니 계속 생겨나는 것 같다. 마시멜로는 걸스 심사위원단이라고 해서 여학생들로만 구성된 심사단에서 뽑는 작품인데 '그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은 든다. 문학의 가치는 보편적이어야 되는게 아닐까? 특정집단 취향에 일부러 맞춘 작품이라면 나는 그닥 큰 점수를 주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염려를 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수상작 프리미엄이 없어도 흥미있게 읽을만한 작품이었다. 악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이 여자아이라는 점. 그건 이미 특별한 게 되지 못한다.^^

제목을 좀더 인상적으로 지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위에 쓴 것과 같은 이유로 '소녀'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외계생명체가 등장하는 SF임을 짐작케 하는 제목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에는 외계생명체가 나온다. 그것도 서로다른 두 행성의 존재가. 이런 작품을 볼 때마다 아직까진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외계인을 어떻게 형상화할지 관심이 간다. 기존의 작품들에선 눈이 하나라든가 등등 괴물같은 형상으로 나오기도 하고 개의 모습으로 나오기도 하고 지구인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도... 이 책에서 지구인과 협력하는 이프 행성의 라솔라는 형체가 없는 에너지로 존재한다. 주인공 오로나의 몸 속에 들어가 텔레파시로 소통한다. 그럴듯한 설정이었다. 우주에는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 불가한 현상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러니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라 생각했다.

하늘초등학교 5학년인 검도소녀 오로나는 평소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그 흔적에 관심이 있는 아이다. '금요일의 불시착'이라는 동영상 채널을 운영하면서 이러한 자신의 관심사를 나눈다. 로나가 커다란 일에 휘말리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정적인 것은 엄마의 실종이었다. 그리고 로라의 사고.

외계인의 흔적을 찾아 7구역이라는 곳에 몰래 들어갔다가 실족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깨어난 로나는 두 행성의 외계인이 이미 지구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걸 알게된다. 마스커라는 행성수집가 집단. 그리고 그들에게 이미 당해서 자신들의 행성을 떠나 떠돌고 있는 이프 행성의 외계인들이 이미 지구에서 활동중이었다. 그것도 로라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마스커가 지구를 접수해가는 방식은 무력이 아니라 마음에 침투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인간의 욕망을 파고들고, 한번 걸려든 후에는 죄책감을 이용해서 조종하고 이용하고 소멸시키려 했다. 그 매개체는 휴대폰 앱이었다. 중독의 속성을 다룬다는 면에서, 뻔하기도 하지만 가장 적절한 소재라 하겠다.
"모두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그대들의 잘못."(117쪽)
"중독자들의 뇌는 길들이기 쉬우니깐."(119쪽)
이런 대목이 그들의 방식을 잘 표현해 준다.

검도를 한다지만 아직 어리고 연약한 로나가 그 목검 한자루로 외계인과 맞선 것은 이프 행성의 라솔라와 합체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록 마스커에게 패배한 그들이지만 로나에게는 빛과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달려와준 개미군단 친구들... 무기도 지식도 없는 친구들이지만 그들이 달려오지 않았다면 로나는 목검을 놓치고 실패하고 소멸했을 것이다.

결말은 곧 시작이기도 했다. 로나와 라솔라는 다음 임무를 향해 출발했다. 이프 행성을 되찾으러. 또 엄마를 구하러. 아, 마지막 참여자가 또 한 명 있다. 그건 책에서....^^;;;

나는 외계인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거나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몰라, 혹시?' 이런 류의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거대한 우주에 우리만 있을 거란 확신도 하지 않는다. 다만 알 수 없을 뿐이다. 미지. 이 미지의 영역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탄생시킬지 기대가 된다.

이런 미지에 대한 상상 외에, 현실의 우정, 가족애, 인간의 취약한 심리(중독, 시기, 죄책감 등)를 함께 다루어 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고학년 아이들에게 권해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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