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고민에 그림책이 답하다 - 24가지 수업, 생활 교육 고민을 현장 사례로 풀어낸
그림책 아틀리에 36.5 지음 / 교육과실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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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식날 학교도서관에서 챙겨온 책들 중에 이 책만 못 읽고 남았다. 교사용 책에 잘 손이 가지 않았고 어린이책들을 주로 읽다가 가끔 교사용이 아닌 어른책을 읽었다. 이제 2월, 꼼짝없이 새학년을 맞이할 시기라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남았던 이책을 펼쳤다. 와 진작 읽을걸? 참 좋은 선생님들의 참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육아의 끝무렵인 30대 중후반부터 교직의 전성기인 40대 때는 나도 모임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이었다. 50대가 되니 이제 기존의 익숙한 모임 외에는 찔러보지도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성격탓도 있고 나이탓도 있는 것 같고 체력도 딸리고 하여튼 그렇다. 수많은 교사모임이 있는데 특히 그림책 관련 모임이 많은 것 같다. 페북에서 본 것만 해도 여러 개인데 이 모임 이름은 또 처음 듣는다. (그림책 아틀리에 36.5) 이름을 참 잘 지으신 것 같다. 뭔가 예술성과 온기가 느껴지는 이름.

책의 구성에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작위적이지 않고 각 장마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고민샘과 저자샘의 대화로 도입을 하고, [그림책 이야기]와 [그림책 수업활동]이 이어진다. [그림책 이야기]는 책 내용 등의 정보만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고 저자들의 감상이 자연스레 배어나오며, [그림책 수업 활동]은 길거나 자세하지 않은데도 생생하여 이해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해당 그림책으로 나눌 수 있는 질문이 두세개씩 제시되어 있는데 이게 굉장히 유용하다. 그리고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을 세 권씩 적어준 것도 참고하기 좋다.

나는 '나'라는 장벽이 강해서인지 책을 대충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교사용 책을 읽고 적용이 잘 안되는 편이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고 단 한가지라도 적용점이 생기면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 이책 궁금하다 하고 장바구니에 담는다든지, 이 활동 좋겠다 하고 메모해 둔다든지. 더 알아보고 싶은 주제가 생겨 다른 책으로 넘어간다든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읽은 보람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었다. 가까운 시일 내로 써먹을 것을 세 가지만 적어보면 이런 식이다.

1. 미술 단원 중 요즘은 사진 단원이 들어있어 1년에 한두번 정도는 사진 수업을 하게 되는데, 이 책 1부 1장 <구름공항>의 수업 사례가 좋은 아이디어를 줬다.
2. 국어 언어예절 관련 단원에서 '비언어적 표현'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된다. 그때 이책에서 소개한 <아진짜> 책이 풍부한 사례를 끌어낼 것 같다.
3. '게임의 고수 6단계'를 학년초에 지도한다. 승부욕을 다스리고 결과에 승복하며 활동 자체를 즐기게 하는 교육의 출발이다. 이때 <졌다!>라는 책의 수업사례를 참고할 수 있겠다.
더 있지만 3번까지만. 교사들마다 꽂히는 부분이 각자 다를 것이다.

이런 생각도 든다. 그림책의 입장에서 '이럴 땐 이 책을' 하고 규정지어지는게 좋을까? 자신이 어떤 레시피가 되는게 좋을까?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교사들이 꽉막힌 바보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일단 먼저 해보신 사례를 따라가 본 후에 확장이 일어난다. 이렇게 활용하려고 책을 읽어주었는데 저렇게 문이 열릴 수도 있다. 이 확장성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고, 실용성을 넘어서는 감상으로까지 나아가는 단계도 중요하다. 한 책에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으니 이 책은 기획한 대로 자신의 역할을 우수하게 해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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