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감정툰
옥이샘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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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도가 아주 높을 것 같은 귀한책이 나왔다. 예산만 된다면 새해에 학급용으로 한반치 들여놓고 싶다. 그동안 나 포함 교사들이 수업이나 특별활동에 여러모로 유용하게 써먹었던 책의 계보를 잇는 느낌이랄까? 아름다운 가치사전(채인선) - 아홉살 마음사전(박성우) - 그리고 이 책이다.

옥이샘은 초등교육계의 고마운 인재다. 초등교사 중에는 나처럼 성적에 맞춰 교대에 진학한, 평범한 교사들이 있는가하면 어떤 분야에 특출한 재능을 지닌 교사들도 있다. 후자가 그 재능을 숨기지 않고, 그걸 자신의 입신을 위해서만 쓰지도 않으며 널리 나누면 이와 같이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전자의 교사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그걸 자신의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내 능력도 아님시롱 자랑스러워하면서.^^

그림을 잘 그리는 능력은 참 부럽다. 저자는 한때 만화가를 꿈꾸던 사람이라고 하니.... 표현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이미 고유의 캐릭터와 그림체를 구축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그림체이고 표정도 풍부하다. 바로 이 책을 만들기에 딱 적당하다. 감정툰!

다섯 개의 영역으로 다양한 감정을 풀었다. 다섯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있을 것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들! 기쁨이, 버럭이, 슬픔이, 소심이, 까칠이. 같은 분류와 같은 주제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영화수업과 병행해서 지도해도 참 좋겠다. 나는 솔직히 그 영화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아직 도전을 못해봤다. (한 번 밖에 안봐서 잘 생각이 안나기도 하고) 이 책과 병행해서 본다면 아이들이 좀 더 편하게 이해하고 자신에게 적용점도 쉽게 찾을 수 있겠다.

영화와의 연계도 좋지만 그와 상관없이 책 자체만으로도 좋다. 매 영역마다 5~10개의 감정들을 만화로 풀었다. 만화 뒤에는 이런 뜻이에요, 이럴 때 쓸 수 있어요, 넓혀 보세요라는 제목으로 심화 페이지가 이어 나온다. '이런 뜻이에요'는 낱말 자체의 뜻을 기본적으로 알기에 좋고, '이럴 때 쓸 수 있어요'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더욱 명료화하기에 좋다. '넓혀보세요'는 저자가 제시해 준 '활동'이라 하겠는데, 개인책을 소장한 아이들은 책에 직접 해도 되지만 교실에선 활동지를 따로 제작해서 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은 판형이 작은 편이라 공간이 좀 아쉽기도 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저자가(교사가) 가진 감정에 대한 생각을 여러모로 차근차근 알려준다는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의 주제와도 같이 감정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쁘지는 않다. 다만 우리에게는 그 감정을 슬기롭게 표출하고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갈등과 다툼이 거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교실이야말로 바로 감정의 북새통이다. 이 현장에서 부정적인 감정의 표출들이 난무하면 교사는 현기증을 느끼고 교실은 평화롭지 못한 공간이 된다. 이 책의 조언들은 모든 교실에서 꼭 필요한 조언들이다.

감정에 무방비로 휩쓸리지 않고 잘 조절하기 위한 첫 단계는 바로 '알아차림'이다. 이 책은 그 중요성을 잘 설명해 주었고 이 책 자체가 그 '알아차림'을 돕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일단 이 책을 읽었고 이렇게 리뷰도 썼으니 어떻게 아이들과 읽을지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아이들이 좋아할까 이런 고민이 필요없어서 좋네. 딱 보는 순간 환호할 만한 모양새로 되어 있으니.^^

'아홉살 마음사전' 처럼 이 책도 특정 연령대를 제목에 넣었다. 11살, 4학년. 가장 적정 연령대인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아홉살...'이 그랬듯이 이 책도 전 학년에 모두 통용될 수 있겠다. 운영의 묘는 적절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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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샘 2021-12-31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귀한 리뷰 감사드려요 ^^

기진맥진 2022-01-10 01:47   좋아요 1 | URL
좋은 책 만들어 주셔서 독자가 더 감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