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마리솔 Wow 그래픽노블
알렉시스 카스텔라노스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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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출판사의 'wow 그래픽 노블' 시리즈에 재밌게 읽은 작품이 많다. 도서관에서 신간을 발견하고 대출해왔다. 앗, 말주머니가 없는.... 그림으로만 해석해야 되는 책은 문자의존도가 높은 나에게는 난이도가 있다. 다행히 이 책은 이해할 만했다. 이해 뿐 아니라 꽤 관심있게 읽게 되었다.

책을 대출하려 대충 살펴볼 때 '쿠바'라는 나라 이름을 봤다. 나에게는 정치적 어려움이 큰, 다소 위험한 나라로 각인되어 있다. 그 외 아는 것은 거의 없다. 페친들의 여행기에서 아름다운, 또 가고 싶은 나라로 손꼽혔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쿠바가 배경이라니 내용이 궁금했다.

역시나 내용은 쿠바의 정치적 역경과 관련이 있었다. 쿠바도 독재와 쿠데타로 험난한 시기를 보냈고 많은 희생자들이 있었다. 바티스타의 독재와 폭정이 오래 이어지자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이 일어났으나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랬듯이 이 정부 또한 국민들에게 자유와 평화를 주진 못했다. 이 책의 배경은 이 시기다. 불안한 부모들이 자선단체의 힘을 빌려 자녀를 미국으로 보냈다. 마리솔 또한 그렇게 미국으로 넘어와 위탁가정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무런 보장도 없이 딸을 홀로 먼 타국으로 보내야 했던 부모의 심정을 나는 다 짐작하지 못하겠다. 우리나라도 역경이라면 꽤 겪은 나라지만 이런 장면들을 보면 나는 좋은 시절 편하게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내졌던 아이들 중엔 우리가 우려할 수 있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은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리솔은 운이 좋았다. 성품이 고운 위탁부모에게 보내져서.... 그렇더라도 적응 문제는 쉽지 않았다. 집에선 말이 통하지 않았고 학교에선 괴롭힘을 당했다. 한창 사춘기가 시작된 소녀가 홀로 감당해야 할 두려움과 슬픔, 외로움은 너무 컸을 것이다. 이 책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마리솔이 홀린 듯 따라들어간 곳은 학교의 도서관이었는데, 거기서 마리솔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사려깊은 위탁부모는 마리솔이 책과 식물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되고 적합한 환경을 꾸며주며 배려한다. 학교에서 마리솔은 용기를 내어 호의적이지 않은 친구들에게 다가가 "안녕, 나는 마리솔이야." 하고 손을 내민다.

이 책은 불행중 아주 다행스러운 이민자의 사연이라 하겠다. 픽션이긴 하지만 실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이런 행복한 결말보다는 고난이나 불행으로 끝난 결말이 더 많았고 지금도 많을 것이다. 세계가 함께 행복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그래픽노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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