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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요즘 한 창 TV에서 방송 중인 북유럽 모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하는 평화로운 풍경이 마치 에세이 집인가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하는 책이 바로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이다. 참고로 이 책은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전 세계 32개국에 판권이 팔린 도서이기도 하다. 그만큼 세계적 관심을 받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과연 어떤 내용일지 더욱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올해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는데 작품을 읽어보면 그 표현이 이해가 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 즈음이 되면 여러 감정들이 교차할 것 같다. 아쉬움이 더 남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보에게도 그러하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그에겐 아들이 있지만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다.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만 둘 사이의 골은 제법 깊다.
그러니 죽기 전에 아들 한스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을 보일 것이고 이런 보를 지키는 것은 식스텐이라는 반려견과 매일 찾아오는 요양사이다.
그런 가운데 아들은 식스텐을 아버지의 임종 전에 보내려고 하는데 보에겐 참으로 잔인한 처사 같다. 이야기는 보의 회한어린 회상, 그리고 현실, 아들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로 풀어나가는데 삶의 마지막을 앞둔 초로의 한 인간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보에게도 아버지가 있었고 한스에겐 보 자신이 아버지이다. 보는 자신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상함과 동시에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애쓴다.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싶은 순간에 놓인 주인공이 보이는 모습이 애잔하게 보이면서도 자신의 아버지와는 다르기를 바라는 보의 선택은 아들 한스에게도 그 마음이 가 닿는다.
보는 그래도 자신의 삶과 주변을 스스로가 정리할 시간이 있어서, 그 과정 속에서 틀어졌던 관계를 회복하고 잘 마무리 짓는 것 같아 너무 늦지 않아 다행이구나 싶기도 했다.
잔잔한 분위기 속 마치 『오베라는 남자』의 좀더 정제된 버전 같기도 하지만 분명 다른 분위기 속에서 삶이라는 것, 나 혼자가 아닌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