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수기 - 세상 끝에 선 남자 아시아 문학선 5
주톈원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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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황인수기일까 궁금했었는데 동성애자를 황인으로 부른다는 것을(보편적인 표현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처음 알았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 그대로를 말하자면 동성애자의 일기인 셈이다. 이 책은 남자 동성애자인 샤오를 화자로 내세웠다. 그리고 자신의 친구이면서 샤오가 마음속으로 연인처럼 여겼던 아야오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샤오와는 달리 아야오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당당히 밝히고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살았던 아야오가 최근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솔직히 대만 출신 작가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을까 싶긴 하다. 부지불실간에 읽었을지는 몰라도 현재 기억나는 작가는 없는데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볼때 나에게 각인되기에 충분한 책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소수자로 불리는 동성애자들의 권리 향상을 주장하는 경우가 최근 매스컴에 보도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갑논을박의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삶이 결코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면 밝히는대로, 밝히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면 그대로 분명 쉽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속엔 퇴폐적이면서 도덕적인 분위기가 동시에 흐른다. 솔직히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개인적 인식은 여전히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전보다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마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인물들처럼 비난 받고 있다. 그런점에서 볼때 그렇다면 이 책을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고자, 그들의 현실을 받아들여 달라고 말하고자임 아닐까 의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상당히 솔직하다. 앞서 이야기한 그 두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동성애자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샤오라는 한 인간의 본 모습이자 그의 현재 모습을 담고 있을 뿐이다.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시도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자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황인수기라는 제목보다 세상 끝에 선 남자라는 부제가 더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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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냄새만 맡을까? 인체과학 그림책 2
백명식 글.그림, 김중곤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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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듯 보이지만 결코 예사롭지 않은 질문의 책 제목이다. 우리들의 신체 기관에 대해서 우리가 보통 당연하게 생각하던 기능 이외의 다른 것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가 냄새를 맡지 무슨 또다른 일을 한단 말인가?

 

그런데 이 책은 코의 다양한 기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냄새를 맡는 것에 대해서도 좀더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 될 것이다.

 

 

우리의 코가 얼마나 예민한지를 책의 초반부터 읽을 수 있다. 무려 300억 개의 공기 분자 속에 냄새 분자가 단 한 개만 있어도 냄새를 맡을 수가 있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기관인 셈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그림으로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다. 단순히 냄새만 맡는 코의 모습만이 아니라 코 내부의 모습과 코털과 같은 코 안에 있는 것들의 기능까지 보여준다. 또한 코안에 있는 혈관의 기능도 이 책은 자세히 소개한다.

 

우리가 코의 기능이라고 하면 생각할 수 있는 냄새를 맡는 것은 코안 천장에 있는 후세포의 역할인데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분자가 코로 들어가면 후세포와 후신경을 거쳐서 뇌로 전달된다는 것을 세포 그림까지 그려서 이 책은 말해준다.

 

 

또한 냄새 탐지와 관련해서 아무리 강한 냄새라도 오래 맡고 있으면 무감각해진다는 것과 돼지를 이용해서 송로버섯을 찾는 이야기,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동물중에서 태즈메이니아 데블은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독한 냄새를 풍긴다는 것과 암세포가 지닌 독특한 냄새로 암을 진단한다는 이야기까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냄새를 맡는 코와 맛을 구별해내는 혀가 건강해야 음식의 맛을 알아차릴수 있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즉, 두 가지의 조합으로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를 구별해야 몸에 좋지 못한 음식을 먹지 않게 되고, 몸도 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능 이외에도 코와 코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관들의 기능과 함께 단순히 냄새를 맡는 기능에서 더 나아간 다양한 기능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을 알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코와 관련된 내용들에 대해서 물어 본다면 이 책은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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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당신인 줄 알겠습니다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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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죽음은 충격이라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일이였다. 거짓말인줄 알았다.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이 자살을 했다는 말을 믿을수가 없었다. 그분을 둘러싼 많은 의혹들에 그분은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고, 아마 그분은 그것을 견딜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이유 저런 이유 모르겠다. 누군가는 진실을 알겠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매년 그분의 추모기가 돌아오면 괜히 마음이 이상해진다. 그분을 실제로 본적도 없는데, 내가 본 모습은 TV 속 모습이 전부인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 이후 그분을 알고 싶고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분과 관련된 책은 그냥 읽는다. 이유없이. 때로는 똑같은 사진을 여러 책에서 보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만날 때도 있다. 그리고 그분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바로 이런 모습이 그분의 말로를 결정짓게 한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너무 소박해서 그 소박함이 부메랑처럼 그분에게 다시 돌아 오는 모습을 보면서 소통하려했던 노력을 다른 사람들은 너무 곡해해서 들었던게 아닐까 싶다.

 

 

제법 많은 사진들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고, 그분의 이야기도 함께 읽을 수 있다. 나의 편견일수도 있겠지만 권위의식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난 이분을 좋아했던것 같다. 살아가면서 이분처럼 전직 대통령을 그리워할 수 있을까 싶다. 나조차도 이미 퇴임한 대통령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도 처음이다.

 

 

사진들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살아생전 부엉이 바위에 올라 봉화마을을 내려다 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그것이다. 서거하시던 그날 아침도 그분은 저렇게 저곳에 서 계셨을까? 그렇다면 무슨 생각을 하시면서...

 

 

손주를 태우고 달리던 저 자전거는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그분을 사랑했던 노사모 회원이 아니더라도 그분이 보여주신 모습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분이 봉하마을에서 손녀를 태우고 달리던 그 편안한 모습을 기억하시리라 생각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분의 모습이 있다고 할지라도, 때로는 누군가가 그분에 대한 진실이라면 말하게 될지라도 난 적어도 국민과 소통하려던 모습을 잊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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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소믈리에 - 당신의 서재에 과학을 상찬한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2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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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강석기라는 저자의 이름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의외로 저자는 유명한 것 같다. 그 이유는 바로 그의 첫 책『과학 한잔 하실래요?』가 상당한 호응을 얻었고 여러곳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 책이 '강석기의 과학카페 Season 2'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과학이라는 분야는 철학만큼이나 난해하게 느껴지고 그렇기에 가장 전문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 출판시장을 보면 그토록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을 너무나 재미있게 들려준다. 오죽하면 <재밌어서 밤새읽는 ~> 시리즈까지 있을까? 여기엔 화학, 수학, 물리까지 나온다. 이 책은 제목부터 묘한 호기심을 자각한다. 과학과 소믈리에가 만났다. 포도주를 전문적으로 서비스 해주는 사람이나 그런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소믈리에라고 하니 사이언스 소믈리에는 포도주 대신에 과학을 다루는 사람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이언스라는 단어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목차를 보면 그건 기우가 된다. 목차에 등장하는 소제목 하나 하나는 내용이 뭘까? 그래서 진실이 뭐라는 건지 너무나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목차를 쓰는 것도 재주지 싶다.

 

사이언스라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니 확실한 증거자료나 실존했던 과학자들도 많이 나온다. 때로는 그래프도 나온다. 하지만 그런 자료들에 대한 설명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이 책을 연구하기 위해서 읽는 것은 아닐테니 그저 편안하게 읽으면 되는 것이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관련 내용들을 참고한 문헌을 적어 둔 글을 보면 저자가 얼마나 많은 책들을 찾아 보았는지를 알게 된다. 그만큼 내용에 신경을 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 책의 말미에 부록처럼 등장하는 'Appendix Science is Long, Life is Short' 부분은 상당히 좋은 구성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이미 이세상에 없는 아인슈타인이나 퀴리 부인은 알아도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과학자는 누가 있는지, 그 이름 하나 말하기도 힘들텐데 이 책은 2012년 타계한 과학자계의 별 28명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미 그들은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간다고 말할 수 없는 인물이 되었지만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고 그들이 이룩한 일들을 생각하면 결코 가벼이 다룰수 없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상식을 채우기 위한 책으로 소개하기 싫다. 그런 의도로 읽기엔 재미있고 분명 그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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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사회 - 한국인은 지금 어떤 마음이 고픈가 아케이드 프로젝트 Arcade Project 2
주창윤 지음 / 글항아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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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느냐에 상관없이, 얼마나 사랑하고 사랑받는지에 상관없이 우리는 간혹 '허하다'고 이야기한다. '마음이 허하다'라는 말이 단순히 계절적 변화에서 오는 탓으로 돌리기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태를 간과할수가 없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한국인들이 현재 '정서적 허기'에 빠져 있다는 저자의 말도 결코 헛된 소리가 아닌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한국 사회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정신적 허기라고 말하고 있다. 허기라는 것은 쉽게 말하는 부족함이다. 누구나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것에 못 미치는 것을 우리는 부족함이라고 하고, 바로 이런 상황에서 허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흥미롭다. 이제껏 온갖 시사프로그램과 신문 사설에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을 분석했지만 구체적으로 '정신적 허기'라는 말을 한 것은 처음 들어 보기 때문이다. 경제적 결핍과 문화적 결핍에서 오는 정신적 허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 최근 단연코 화제가 되고 있는 '웰빙'에 대한 이야기도 저자는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웰빙이라는 단어가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 그마저도 상업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을 짚고 넘어간다. 그렇기에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 '허기 사회'라는 것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그것들의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아마도 현재 한국인들이 직면한 여러가지의 문제들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여기에 더해 저자가 이런 허기 사회로붙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두 가지가 흥미롭다. 게릴라 되기와 눈부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딱딱할 수 있는 주제와 내용임에도 그렇지만은 않은 이유가 바로 이렇듯 틀에 박힌 내용으로 일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히 얇은 두께의 책이지만 내용만큼은 절대 홀쭉하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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