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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 코덱스
마티 프리드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글로세움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알렉포 코덱스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성경 필사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알렉포 코덱스에 대한 미스터리 실화라고 하는데 소설책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의 내용이 아닐까 싶다. 무려 천 년 전에 완성되었다는 알렉포 코덱스는 구약성경의 모세 5경, 토라와 주석이 양피지에 함께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처음들어보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구약성경은 알지만 모세 5경, 토라라는 말은 생소하다. 하지만 이 책이 성경의 해석 기준이 되는 단 한 권의 율법서라면 그 내용이 뭔지는 잘 몰라도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겠다.
14세기 이후 시리아에서 보관되던 이 책이 이스라엘의 건국에 반대한 세력에 소실되었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수호자라는 인물들이 이 책을 보관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 책을 이스라엘로 옮기기로 결정하게 된다. 물론 현재는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에서 보관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이 현재의 자리에 오기까지 결코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990년 경 제작된 알레포 코덱스가 온전한 모습에서 현재 반이상이 찢겨져 나가고 남아 있는 필사본마저 온전치 못하다고 하는데 이런 상태에 대해서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의 건국을 반대한 아랍인들이 일으킨 폭동으로 인해서 알레포 코덱스가 파손되었다고 하지만 연합통신 기자이자 유대인이자 이 책의 저자인 마티 프리드먼이 4년에 걸쳐서 추적한 사실은 그게 아니였음이 밝혀진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을땐 당연히 소설책일 것이란 생각을 했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인문 장르에 속한다. 그래서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알레포 코덱스라는 책의 존재부터가 왠지 미스터리하고 이 책이 현재의 장소에 오기까지의 일들이 마치 한편의 소설같지만 논픽션 스릴러라는 말에 사실이 더 이야기같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사해문서(가 정확히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지만)보다 더 높이 평가된다는 알레포 코덱스가 시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이스라엘로 오기까지 그 책에 관여된 사람들의 탐욕에 의해서 그 가치를 잃어버린 일이 참으로 애통하게 생각된다. 나 개인에게 그 책은 어쩌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출간된 이 책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중 알레포 코덱스의 훼손에 관여되었을 것이란 몇몇 용의자들에 의해서 책은 보호의 미명아래 오히려 파손되었고, 본래의 가치를 잃어 버렸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어떤 이유에서 얼마나 많이 알레포 코덱스를 훼손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마티 프리드먼의 추적과 그가 밝혀낸 추악한 진실이 신앞에 용서받기 위해서라도 알레포 코덱스의 상태가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라게 된다.
이 책을 보존하는 이 축복 받으리.
이 책을 훔치는 이 저주 받으리.
이 책을 파는 이 저주 받으리.
이 책을 저당 잡히는 이 저주 받으리.
팔리거나 더럽혀지는 일이 영원히 없으리로다.
알레포 코덱스에는 위와 같은 헌사가 적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알레포 코덱스를 그렇게 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한편으로는 그런 행위들에 동참한 인물들이 과연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은 어떨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너무나 귀한 것이 그에 어울리는 제대로된 대우를 받지 못한채로 현존하는 모습이 그 책의 가치를 잘 몰라도, 그 종교와 관계없는 사람일지라도 안타깝게 생각된다. 한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훼손되기보다는 온전한 모습으로 후대에 그 가치를 남겨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일텐데 말이다.
솔직히 이런 책의 존재조차 몰랐던 나에게 그 책의 정체와 그 책이 처한 상황, 그 책을 둘러싼 음모와 추억한 욕심들을 이렇게라도 알려준 마티 프리드럼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