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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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딸 희애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계획한 것이 바로 유괴. 명준은 범죄를 계획한 사람치고는 상당히 허술해 보인다. 수술비만 아니였다면 절대 이 일을 할 것 같지 않은, 오히려 이런 일과는 거리가 먼 사람처럼 보인다. 대범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고 오히려 어리숙하게 보이는 명준이다.

 

그런데 제대로 유괴를 하기도 전에 명준은 사고를 치고 만다. 바로 자신이 유괴하기로 한 아이인 로희를 차로 치고 만 것이다. 제법 큰 접촉사고로 아이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결국 처름의 계획과는 달라졌지만 명준은 아이를 데려오긴 한다.

 

이후 깨어난 로희는 자신의 이름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 결국 당황한 명준은 자신을 아빠라고 소개하고 마는데...

 

부유한 집안의 딸이라고는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보통의 아이와는 다른 로희다. 게다가 언뜻언뜻 자신의 거짓말을 꿰뚫어 보는것 같은 기분은 명준을 절로 움찍하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있다.

 

어찌됐든 자신이 아빠라고 했는데 영 체면이 서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로희의 진짜 부모님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아이가 없어졌는데 말이다. 게다가 몸값 협상도 해야 하는데...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한 명준은 로희네 집으로 직접 찾아간다. 물론 몰래. 이후 명준은 로희네 집앞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 만다. 그것은 집 안에서 부부의 시체가 실려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여전히 로희는 기억상실 상태.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알고보니 애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천재 중의 천재. 아이는 아이대로 아빠라고 하는 명준이 이상하고 명준은 명준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 놓인다.

 

유괴를 하려던 아이의 보호자가 되어버린 남자. 집으로 돌려보내려해도 이젠 살인이 발생한 상황이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게다가 로희는 그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첩첩산중, 설상가상이 따로없다. 이 책의 관전 포인트는 어리바리한 유괴범과 천재 소녀 로희의 대조적인 모습. 그러나 딸바보 명준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로희를 챙기는 모습과 이에 점점 마음을 녹이는 로희 모습. 그리고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둘의 활약이다.

 

가족이 아니나 가족 행세를 하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어떻게 보면 진짜 가족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이야기가 스릴러와 감동을 넘나들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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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그림 연습장 - 펜 하나면 누구나 그릴 수 있는 쉽고 귀여운 일러스트
사라 알베르토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빛라이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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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할 수 없는 입장인데 아이는 그림을 잘 그리는것 같다. 보고 그리는 것도 잘하지만 머릿속의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게 신기할 정도인데 그런 아이가 그림 그리는데 있어서 보다 다양한 표본들을 보고 그리기를 연습하다보면 그것이 발전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리기도 하기 때문에 먼저 표현하기를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보게 된 책이 바로 『손그림 연습장』이다.

 

물론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아기자기하고 귀엽기 때문에 그림을 배워보고 싶은 어른들도 충분히 도전해봐도 좋다.

 

 

펜 하나만 있으면 누구라도 그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쉽고 귀여운 일러스트를 연습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말하는 장점일텐데 실제로 그렇다. 그림이 일단 간결하다. 그라니 밋밋하지 않다. 포인트를 잘 잡아냈기 때문에 기초 수준에서 연습한다 생각하고 그리기를 하면 좋을 책이다.

 

먼저 손그림에 필요한 도구를 알려주는데 위와 같다. 젤 펜(흑색), 연필은 밑그림 도구가 되며 색칠 도구에는 같은 젤 펜이나 색깔이 있는 것, 마커 등을 소개한다.

 

 

이후 나오는 내용은 바로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단계로 주제별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얼굴과 사람,음식, 동물, 상상의 세계, 계절과 기념일, 일상생활이다. 각 주제별로 어떤 포인트에 맞춰 그리기를 하면 되는지 먼저 총괄적인 설명이 나온 뒤에 본격적으로 그 주제에 해당하는 다양한 그림들을 그려볼 있는데 왼쪽 페이지에는 작가님이 먼저 그려놓은 그림, 오른쪽에는 왼쪽을 보고 그려볼 수 있는 빈공간이 마련된다.

 

보통 왼쪽에 있는 그림의 경우에는 단계별 변화나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대체적으로 단계가 많지 않다. 이 말인즉슨, 아주 간단하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점과 선으로도 충분히 그리기가 가능한 책이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그릴 수 있다. 조금 더 연습하면 충분히 귀엽고 깜찍하게 그릴 수 있다. 그리고 색칠까지 하면 확실히 밑그림이 보완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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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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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 2019년 10월호를 만나보았다. 기와집 담장의 황토빛이 가을의 분위기를 빼닮아 있는데 작고 얇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더욱 풍성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이 여자가 사는 법>에서는 트로트가수 윤수현 씨가 소개되어 있다. 내가 어릴 적만해도 사실 트로트가 지금의 K-POP의 인기만큼이나 상당히 인기가 있었고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 트로트 가수분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윤수현 씨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참으로 많은 과정을 거치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구나 싶어진다.

 

물론 지금의 순간이 그녀에겐 최종 목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잘 해서 더 많은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 여자가 사는 법>이였고 이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이야기는 바로 <이달에 만난 사람>인데 10월호에서는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일것 같은 프로야구의 심판 최수원 씨가 소개된다.

 

최근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둘러싸고 이래저래 팬도, 선수도 불만이 많을것 같은데 사실 그 이면의 모습을 알기란 쉽지 않다. 공정한 판정이 심판에겐 가장 중요할테지만 여기에서는 좀더 심판이라는 직업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흥미로웠다.

 

이외에도 여행기를 담은 <마을로 가는 길>에서는 전북 완주 비비정 마을이 소개되며 <SNS 스타의 일상>에서는 자신들의 반려견인 스잔이의 하루를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된 지용주 씨와 김슬기 씨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길모퉁이 근대건축>에서는 익산의 익옥수리조합이 소개되는데 이는 맨사드 지붕을 올린 서양식 이층 건물로 영화 <동주>에 등장하기도 했단다.

 

대표적인 이야기만 이렇게 언급했을 뿐 이 이야기들 말고도 읽을거리가 분야도, 내용도 다양해서 좋다. 게닥 문화계 소식, 공모전, 그리고 샘터에서 출간된 도서 정보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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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잘해도 좋은 사람입니다 -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심리적 경계선 그리는 법
양지아링 지음, 하진이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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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달라지긴 했겠지만 특히 우리나라처럼, 아직까지도 ‘정(情)’을 중시하는 문화가 팽배한 경우에는 타인의 부탁이나 제안을 선뜻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한번 보고 말 사람이면 좀 쉬울지도 모른다. 다시 볼 일 없으면 더 쉽겠지만 사실 사람 일이란게 어디 뜻대로만 흘러가는가.

 

살다보면 또 어떤 때에, 어떤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볼지 모르니 마주하는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될 것이다. 이는 ‘거절’이라는 부분에서도 확실히 영향을 미치는데 나중에 내가 어떤 상황에서 그 사람에게 부탁을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거절이 쉽지 않다.

 

게다가 이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힘들어서 간혹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이다. 또한 상하관계가 뚜렷한 경우에는 소위 을에 해당하는 사람은 더욱 거절이 어렵다.

 

하지만 막상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결국 자신은 어찌됐든 그 제안을 해결해야 하니 여러모로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시간과 함께 대체적으로 돈(비용)이 쓰이고 여기에 더 나아가 몸이 피고하고 마음은 더 피곤하고 힘들어진다.

 

그렇다면 이런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즉 구체적으로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거절 잘해도 좋은 사람입니다』는 우리가 거절을 잘 해야 하는 가장 큰 목적이자 최종 이유로서 나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제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심리적 경계선’ 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개인주의적 성향도 확실히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왜 거절을 잘 못하는가에 대한 원인을 총 5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분석하고 있는데 ‘예스걸’ 유형/부모의 정서적 배우자’ 유형/‘피곤한 스파이더맨’ 유형/‘구원자 소녀’ 유형/‘인간 ATM기’ 유형이다.

 

딱 하나의 유형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5가지 유형이 둘 또는 그 이상으로 조금씩 섞여 있는 경우가 더 많을거란 생각이 든다. 몇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서 보여주니 확실히 자신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는 쉽게 구별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근원적으로 우리는 왜 거절을 잘 못하는 것일까? 저자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남이 날 너무 이기적으로 보진 않을까? 너무 나쁜 사람으로 보진 않을까? 다른 사람들 일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 등등...

 

하지만 의외로 확실히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거절을 해주는게 오히려 상대방에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괜히 자신이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픈 마음에 능력 이상의 일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는 오히려 해주고도 욕먹기 딱 좋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거절한다면 상대방은 그 일을 진짜 해줄 수 있는 상대를 제대로 찾아낼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쉽진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면서 동시에 내 마음도 편할 수 있는 심리적 경계선을 구축하는 마음 독립 연습 방법을 제안한다.

 

5단계의 내재적 변화 연습을 통해 의지력을 고취시킨 뒤 이를 외재적 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2단계 연습이 구체적으로 잘 제시되어 있으니 조금씩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꼭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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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주인
레지 드 사 모레이라 지음, 이희정 옮김 / 예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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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책방 주인』. 어쩌면 이런 책방 주인이 운영하는 책방이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 어느 한 지점에 어쩌다 들어간 사람들도 나오고 난 뒤에 거기에 서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 속에서 잊어버린 채 살아갈것 같다. 너무 외곽도 아니고 구석이나 한 모퉁이도 아니며 그냥 보통의 길목에 있는 서점.

 

이 곳에 책방 주인이 혼자 운영한다. 그런데 이 사람 너무 특이하다. 책을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해서 하루 중 대부분을 책을 읽는다. 게다가 거의 먹지도 않는다. 그런데 몸집은 제법 있다.

 

특이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책방 주인은 오직 자신이 읽는 책만을 판다. 쓰레기 같은 책을 팔지 않기 위해서는 그 책이 쓰레기 같은지 아닌지를 알아야 하니 자신이 일단 읽어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쓰레기 같은'이란 기준은 뭘까?

 

유행에 민감한 책은 팔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 가지 종류만 파는 것도 아니다. 분야는 다양하다. 그런데 딱히 수입이 크진 않을것 같은데 의외로 책방은 점점 더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만나는 친구도 없다. 그가 책방 주인이라는 사실, 책방이 여자들에게 인기있는 장소여서 소위 말하는 여자를 꼬셔보기에 좋을것 같은 장소라는 말들로 친구들 사이에서 그가 거론되었을 때 책방 주인은 그들과의 관계를 끊는다.

 

그에겐 형제와 누이들이 많지만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오히려 모두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 책방 주인은 책을 읽다가 마음을 끄는 페이지가 있으면 그 장을 찢어서 형제와 누나들, 이제는 조카들까지... 아무튼 누군가에게 보낸다.

 

딱히 말이 없다. 그냥 그 페이지만 보낼 뿐이다. 그리고 형제와 누나들은 누가 되었든 매일 한통씩 그에게 편지가 닿도록 한다. 아무튼 가족들도 평범하지 않은것 같다.

 

먹지 않고,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오롯이 책을 읽기 위해 태어난 사람마냥 책읽기에 몰두하는 그의 이야기, 게다가 간간이 그곳을 찾는 책방 주인만큼이나 독특한 사람들과 그의 주고 받는 대화, 그가 책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주를 이루는 이야기다.

 

상당히 몽환적이면서도 무섭지는 않지만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야기는 책을 읽는 동안에도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제목을 보고 뭔가 명확한 스토리나 결말을 기대하고 읽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이게 뭐지?' 싶은 당혹감이 들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래서 책으로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든 공간에 꾸미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분명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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