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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7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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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바로 어제도 읽었다. 최근 작품인 『나오미와 가나코』였는데 이 책이 스릴러 장르였다면 『마돈나』는 한 대기업을 배경으로 최고위직이나 말단 사원의 이야기가 아닌 과장이나 부장 정도의 중간관리자를 주인공으로 한 유쾌한 반전을 선보이는 책이다.

 

회사 내에서 어느 정도의 파워를 지닌 사람이거나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이 아닌 그 사이에 끼여 있으니 위로는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고 아래로는 부하직원을 관리하고 그들의 편의를 봐줘야하니 결코 어떻게 보면 난감한 상황에 놓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 출간된 책으로 최근 북스토리에서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라는 시리즈로 새로운 옷을 입고 선보이는 책인데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읽어 봐도 그때 당시의 유쾌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스릴러 소설이 아닌 경우에는 유쾌, 상쾌, 통쾌함을 선사해서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좋아하는 작가(물론 스릴러 작품도 좋다)인데 이 책에서는 마돈나 · 댄스 · 총무는 마누라 · 보스 · 파티오, 총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표제작인 <마돈나>는 영업 3과에 새로 온 여직원인 구라타 도모미를 좋아하는 과장 오기노 하루히코가 그 주인공이다. 결혼 15년차인 그에게는 새로 온 여직원이 자신의 이상형일 경우 몽상으로 그녀와의 달콤한 관계를 꿈꾸는 작은 일탈을 경험하는데 막상 실제로는 표현하지 못한다.

 

도모미는 그런 하루히코의 완벽한 이상형이였고 그는 점점 그녀를 몰래 좋아하게 되고 나중에는 부하직원인 야마구치와 자기들끼리 주먹다짐을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는데...

 

<댄스>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갑자기 춤을 배우겠다며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말해 고민에 빠진 다나카 요시오는 회사 내에서 집단의 결정과는 달리 유유자적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는 동기인 아사노의 과를 없애려하는 이지마 부장의 말에 그를 사내 체육대회에 참가시키고 응원까지 시키겠다는 다짐으로 그 일을 일단 보류시킨다.

 

하지만 이지마는 요시노의 말에도 거절하고 요시노는 아들이 대학에 가서 번듯한 직장인이 되기를 바라지만 마치 요시노가 지금 보이는 모습을 아들에게서 보는것 같아 더 화가 치민다. 그러다 아들의 꿈을 지지하는 아내와도 싸우게 되고 결국엔 사내 체육대회날이 되고 전혀 뜻밖에도 요시노가 나타는데...

 

<총무는 마누라>는 이것이 일본 사회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데 영업과에서 발령을 받아 온 히로시는 더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해 모두가 의례적으로 거치는 과정이듯 총무부로 와서 2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전쟁같았던 영업과와는 너무나 다른 총무부의 분위기에 적응하기도 전에 여기가 구매부의 운영을 위탁하는 마쓰다라는 사람에게서 구매부가 상품권을 받는 혜택을 아주 오래전부터 관례처럼 해온 것을 알게 된다.

 

히로시는 이러한 처사가 부당하게 느껴져 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마쓰다가 주는 신임 축하금을 부하직원에게 돌려주며 총무부를 바꾸려고 하지만 주변은 오히려 자신에게 냉담하고 점점 높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와서 그냥 놔두기를 부탁한다. 마누라와 총무는 바꾸는게 아니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점차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분명 옳지는 않지만 총무부가 받아온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데...

 

<보스>는 자신이 당연히 부장이 되리라 생각했던 다지마 시게노리 과장은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하마나 요코라는 여성 상사가 부임하자 기분이 좋지 않은데 요코는 오자마자 부서의 개혁을 단행한다. 남자들은 불만이 생기고 여자들은 그녀를 롤모델처럼 생각하며 따르는 가운데 시게노리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요코가 부담스러움을 넘어 점점 화가난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퇴근을 하는 전철에서 평소와는 다른 요코를 보게 되고 이상하게 여겨 따라가보니 도쿄돔에서 열리는 야구장에서 한 선수를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시게노리는 빈틈없어 보이던 요코가 조금은 자신들과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그녀에게 대한 적대감을 지우게 된다.

 

<파티오>는 회사의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상가의 임대를 위해 파견된 스즈키 노부히사 과장이 어느 날부터 보이는 파티오에서 휴식을 깔끔한 차림으로 책을 읽는 노인을 알게 되고 자신의 아버지를 대입해보는 동시에 자신도 나이가 들면 저런 모습으로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구의 고령화로 점차 큰 사회문제도 대두되는 노인문제를 다루고 있기도 한데, 나이가 들어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 문제가 국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종일관 생동감 넘치던 앞선 이야기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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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게임 그만해! 거꾸로 생각하는 어린이 5
강경수 글.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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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글자를 아는 작은 아이가 책을 읽는다고 표시를 해가면서 읽은 책이고 다음으로 발견한 큰아이가 읽더니 엄청난 집중력으로 조용한 방으로 옮겨 상당히 흥미로워 보이는 표정으로 읽은 책이 바로 『아빠 게임 그만해!』이다.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게임이라고 하면 부루마블이나 보드게임이나 레고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만 좀더 큰 아이들을 보면 컴퓨터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럴 때 부모와의 약속을 잘 지켜서 조금씩 정해진 시간만 하는 경우가 드물고 그렇게되니 결국 부모는 '게임 좀 그만 해라'고 아이들에게 소리치게 되는데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이가 아빠에게 게임 좀 그만하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빠 게임 그만해!』는 스콜라에서 출간된 <거꾸로 생각하는 어린이> 시리즈의 다섯번 째 책으로 '이제껏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을 거꾸로 생각해 보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생각의 크기를 키워나가도록 도와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탄생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강경수 작가의 작품 중 하나인 『충치 영웅 플라그 모험을 떠나다』도 상당히 유익하게 읽었는데 이번에는 저주에 걸려서 게임에 중독된 아빠를 구하기 위한 솔이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시리즈가 지닌 취지대로 게임에 빠진 아이가 아닌 반대로 게임에 빠진 아빠의 모습이 이 책에서는 나오는데 평소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솔이는 자신이 어릴 적 한 게임 했다고 말하는 아빠와 솔이가 즐겨하는 '단풍 이야기'라는 게임으로 대결을 하고 아빠는 첫판에서 솔이에게 지게 된다. 그러자 엄마와 솔이는 그런 아빠를 놀리고 이에 아빠는 속이 상했을 것이다. 두 사람이 보지 못했을 뿐이지만. 결론적으로 아빠가 자신보다 게임을 못하다면 솔이가 아빠를 무시하게 된 셈이 된 것이다.

 

바로 그날 밤,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온 솔이는 게임을 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때 아빠의 모습은 평소 솔이와 엄마에게 보여주었던 자상하고 따뜻한 모습이 아닌 게임에 중독된 모습으로 이는 마치 게임에 중독된 게임 캐릭터인 '냉면 기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솔이는 아빠를 구하기 위해서 '암흑 기사 쏘리'가 되어 이제는 '냉면 기사'가 된 아빠를 구하기 위해서 아빠와 게임을 하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솔이는 자연스럽게 그동안 자신이 아빠에게 어떻게 했고, 자신의 게임하는 모습이 어떻했는지를 아빠의 모습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그토록 게임 좀 그만하라고 말했던 엄마의 말을 이제는 자신이 아빠에게 하게 된 상황이니 솔이는 그 상황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 것이고 이는 곧 역지사지(易地思之)인 것이다. 자신이 한 행동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셈인 것이였다.

 

 

이 책은 솔이가 자신의 모습과 행동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반성하고 이제는 컴퓨터 게임이 아닌 가족과 함께 어울려서 할 수 있는 보드 게임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과 관련해서 부모와 아이가 약속을 통해서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함께 어울려서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인데 이 책에는 그런 의미에서인지는 몰라도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위와 같이 '거꾸로 주사위 놀이'라는 보드 게임이 들어 있는데 아이와 함께 해보니 아이들이 의외로 상당히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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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다 - 십대 아이와 이대로 멀어질까 두려운 부모에게
조덕형 지음 / 경향BP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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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십대의 사춘기를 다룬 이야기를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내 아이도 저렇게 변하게 되는 걸까?'하는 것이다. 이어서 '만약 저렇게 변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생각과 아이의 사춘기를 무탈하게 보내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그 또래에 삐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심하게는 아이와 부모가 반목해서 관계가 극에 달해 온 가족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일이 보통일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사춘기라는 것이 더욱 빨라져서 우리가 생각하는 시기보다 더 빨라져셔 요즘 유행하는 중2병이 대두되고 있기도 한데 마음 같아서는 빨리 지나갔으면 싶기도 하고, 좀더 천천히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일테다.

 

돌이켜보면 나는 딱히 사춘기를 겪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막상 내 어머니에게 물어보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그 시기를 겪었지만 모두가 제각각으로 그 시간을 보냈고 엄마는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에 '조언'을 하지만 아이는 이것을 '잔소리'로만 생각하니 어느 것 하나 쉬운게 없다.

 

지나고 보면 그때 말했던 어른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공감되겠지만 당장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한낱 잔소리와 꾸지람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부모는 십대의 사춘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며,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하고 나를 위한 길일까를 생각하게 될 것인데 이 책은 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과 그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보다 자세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직시할 수 있게 해준다. 나도 그 시기를 지났으니 내 생각이 옳다고 아이에게 주장하기 보다는 아이의 입장에서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사춘기가 아이와 나를 힘들게 하는 시기가 아닌 아이가 성장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나아가 부모에게 적대적으로 변하고 결국엔 부모에게 담을 쌓는 아이에게 다가가는 보다 올바른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서로가 힘들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부모이기에 좀더 아이의 편에서, 아이의 감정에서 보살필 의무가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솔직하게 다가가되 지나치게 간섭을 한다거나 과잉 반응르 보이는 식으로가 아닌 현명한 대처 방안을 이 책은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의 사춘기를 제대로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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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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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 너무 흥미로워서 이전 작품들을 찾아내서 읽고, 이후로 신작이 출간되기를 기다리게 된 작가가 바로 오쿠다 히데오이다. 그의 작품은 왠지 유쾌하지만 그속에는 본질을 꽤뚫는 삶의 철학이 담겨져 있어서 재미있게 읽고 그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 오쿠가 히데오가 최근 들어 스릴러 분위기의 소설을 연달이 발표했는데 가장 최근 작품인 『나오미와 가나코』도 그중 하나이다.

 

책을 다 읽기까지 조마조마하는 마음이 내내 이어져서 극적인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그에 몰입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도대체 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나오미와 가나코라는 오랜 친구인 두 여성의 이야기로 나오미의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가나코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오미는 어렸을때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을때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둘러온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작스레 찾아간 가나코에게 자신이 어린시절 어머니에게서 본 폭력을 당한 흔적을 보게 된다. 이미 가나코는 그동안 남편 핫토리 다쓰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했고 이제는 그속에서 벗어나야 겠다는 의지마저 꺾인 상태였다.

 

한편 유명 백화점의 외판부에 일하는 나오미는 백화점 VIP 고객 행사에서 판매 물건을 훔친 리아케미라는 중국인 상인과 절도 사건을 담판지으러 홀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적반하장 겪으로 너무나 뻔뻔한 리사장에게 화가 나면서도 그 당당한 모습에 오히려 매력을 느끼고 자신도 당당히 나감으로써 리사장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약속과는 달리 지속되는 다쓰로의 폭력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는 가나코의 이야기를 에둘러 리사장에게 조언을 구하고 상하이 출신인 그녀는 그럴 경우 '죽여버리라'고 강렬하지만 단호하게 이야기 한다. 이 말이 결국 나오미의 입에서 나오는데...

 

“차라리 둘이서 죽여버릴까? 네 남편.”(p.123)

 

살아서는 도저히 다쓰로를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 나오미는 가나코를 구하기 위해 리사장의 가게에서 만난 다쓰로와 너무 닮은 린류키라는 중국 사람을 이용해 계획을 꾸미게 된다. 또한 자신이 신뢰를 쌓은 고객을 은행원인 다쓰로에게 소개시켜 주는척 하면서 다쓰로가 이 치매기가 있는 노부인의 돈을 횡령한 것으로 꾸미고 밀입국자이 린류키에게 빚을 갚아주고 중국에서 살 돈을 마련해주는 댓가로 마치 다쓰로가 상하이로 떠난것처럼 꾸민다. 

 

결국 나오미의 계획에 최근까지도 폭행을 당하던 가나코는 동의하고 둘은 적극적으로 계획을 준비하고 주말동안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는 미리 봐둔 곳에 다쓰로의 시체를 숨기고, 월요일 은행에서 연락이 오기까지 기다린다.

 

은행에서는 실종된 다쓰로의 행방을 조사하던 중 고객의 돈을 횡령한 사실을 발견하고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지만 이 사건에 의문을 느낀 다쓰로의 동료는 따로 사건을 알아보고 다쓰로의 여동생 유코는 흥신소에 의뢰하기에 이른다.

 

주위에서 조여오는 의심의 눈초리와 약속과는 달리 다시 일본에 이제는 합법적으로 입국한 린류키 때문에 나오미와 가나코의 계획은 만천하에 밝혀질 위기에 처한다. 결국 요코가 모든 사실을 알아버리고 경찰은 그녀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한다.

 

경찰서에 잡혀가 심문을 당하지만 그녀는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나오미 덕분에 리사장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가나코를 가족처럼 생각하던 리사장의 도움으로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새벽에 두 사람은 상하이로 도망을 계획하고 이를 예상한 요코일행과 대추격전을 벌이는데...

 

남편의 심한 폭력에 이혼하면 자신을 찾아와 부모님과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하는 가나코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그리고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계획이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나 허술했음을 알게 되고 이로 인해 점점 더 위기로 처하던 두 사람이 끝까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선보이며 도망치는 모습은 마치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이 무사히 비행기에 탔을지, 그래서 상하이로 무사히 가서 그녀들의 생각대로 행복하게 살았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녀들이 저지른 살인에 대한 댓가는 분명 어떤 식으로는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두 사람의 도주의 끝이 어떨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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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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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는 출간 즉시 유수의 매체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이 되었고 전 세계 35개국 출간과 함께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그럴만한 이유를 아마도 이 책의 몇 장만 읽는다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시작부터 오싹함을 느끼게 하는데 ‘나는 달리고 있다.’는 그 문장 하나만으로도 이어서 달빛이 비치는 어두운 숲속을 넘어질듯 아슬아슬하게 달리고 있는 '나'라는 인물을 생각하면 그 공포는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병원에서 눈을 뜬 노라에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온몸이 망신창이처럼 되어버린 노라에게 그날 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그날로 돌아가는 회상씬과 현재의 모습은 내내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야기의 시작 전 등장하는 전래 동요가 왠지 책을 읽기도도 전에 사람을 공포스럽게 하는 묘미가 있다.)

 

전업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노라는 이미 10년 전에 인연이 끊긴, 한 때는 친했던 클레어의 결혼 전 싱글 파티에 초대를 받게 된다. 플로라는 여성은 자신이 클레어의 싱글 파티의 책임자라며 클레어의 친구들에게 메일을 보냈고 어딘가 모르게 메일을 읽고 싶지 않았던 노라는 곧 후회로 가득 찰 메일의 내용을 읽게 된다.

 

그리고 절친이자 의사인 니나에게 싱글 파티에 갈 것인지를 묻고 클레어가 자신에게는 청첩장을 주지 않았지만 싱글 파티에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오기를 바란다는 플로의 말을 듣게 된다. 평소 클레어가 자신에게 노라의 이야기를 했다는 플로의 말이 묘하게 느껴진다.

 

10년 전 그때 어떠 사건이 분명 발생했고 이 일로 인해 노라는 도망치다시피 클레어를 떠나 그동안 마치 의도적으로 그때의 기억을 덮어버린 채 연락도 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왜 클레어는 이토록 갑작스럽게 노라를 초대한 것일까?

 

결국 니나와 함께 휴대전화도 잘 되지 않는 외딴 곳으로 가게 된 노라는 자신들이 머물게 될, 싱글 파티가 열릴 플로의 고모분의 별장이라는 집을 발견하고 어딘가 모르게 석연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벽과 계단이 온통 유리로 되어 숲 속에 자리한 집은 마치 집 안이 무대인냥 자신들의 모습이 과감없이 바깥으로 보여지는 것이였다.

 

초대를 한 사람들 중 제각각의 일이 있어 거절한 이들을 제외하고 싱글 파티에는 클레어를 비롯해 주최자인 플로, 멜라니, 유일한 X염색체를 가진 톰, 니나와 노라가 참석한다. 어딘가 모르게 이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합이며 또 서로를 탐색하듯 적대감을 지닌듯한 분위기는 노라로 하여금 왜 지금 클레어가 자신에게 연락을 한 것인지 의구심을 품게 하는데...

 

조마조마한 분위기의 연속, 그들이 모인 거실에는 어울리지 않는 엽총, 현실에서 깨어난 노라에게 남겨져 있는 총을 쏠 때 반동으로 생긴 멍, 그리고 어렴풋이 얼마 전 그녀가 자신의 손으로 총을 쏘았다는 사실이 기억나는데...

 

주변 마을까지 가려면 40분이 걸리는 거리, 밤새도록 내리는 눈,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이들이 공존은 점차 공포로 이어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엄청난 몰입도의 책이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분위기나 인물들이 관계도, 그들 사이에서 일어난 비밀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여서 올 여름 이 책만큼은 꼭 읽어보길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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