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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맨션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6
오리하라 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그랜드맨션이라는 낡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해서 총 7가지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각
이야기 속 주인공이나 주변인물은 다른 이야기에서 주변인물과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전편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서 제법 비중있게 다뤄지고, 전혀 상관없는듯 싶었지만 의외의 인물로 비춰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7편의 이야기는 층간소음, 살인, 절도, 스토킹, 사체유기,
보이스피싱 등과 같이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바로 우리 주변에서도 목격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마치 소설이 아닌 다큐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소리의
정체>는 202호에 살고 있는 사와무라 히데아키라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실직을 한 그는 어느 날 부터인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위층에서 나는 아이들이 뛰는 소리, 우는 소리 등의 소움에 힘들어 한다. 결국 윗층에 말하러 가지만 그 집에서는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고, 아이 엄마는 수상한 모습을 보인다. 히데아키는 아동학대라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결국은 자신이 잡혀 간다. 이혼한 아내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304호 여자>는 303호에 사는 마쓰시마
유카는 자신이 살고 있는 그랜드맨션 바로 근처에 맨션을 분양사무소에서 사전에 판매하는 계약직 여사원으로 어느날 부터인가 누군가 자신을 엿보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난 후 분양사무소의 정직원이 몰래카메라를 분양사무소에 설치한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밝혀지는 놀라운 반전은
분양사무소의 모델 하우스에서 누군가가 살았던 것이였다.
<선의의 제삼자>는 퇴직을 한 다카다
에이지라는 206호에 사는 남자의 이야기로 그는 윗집에 사는 아야카라는 여성을 몰래 좋아해 왔다. 에이지는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는데 아야카의
결혼 상대 남자가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라고 생각해 이 사실을 몰래 그녀에게 알리고, 그녀는 결국 결혼을 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어머니가
알고 비아냥거리자 에이지는 엄청난 일을 저지른다.
게다가 아야카의 집에서는 썩는 냄새가 나고, 위생위원으로 일하는 에이지는 그녀의 집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고자 하고, 그가 알게 된 사실을 실로 경악할만한데...
<시간의 구멍>에서는 백수의 세누마 도미오는
203호에 살고, 이달 월세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옆집 할머니가 집에 돈을 놔둔다는 이야기를 몰래 듣게 된다. 도미오는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하고 돈을 훔칠 기회를 엿본다.
사실 이 이야기의 처음은 그 할머니의 죽음으로 시작되고 누군가가 잡혀 와서 취조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 내용을 보면 처음에 취조를 받는 남자가 도미오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옆집 할머니와 도미오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가 진행된다. 밀실 살인에 대한 내용인데 일본이기에 가능한 트릭이 아닌가 싶다.
<그리운 목소리>는 보이스 피싱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랜드맨션에는 고령의 입주자가 많아서 그들의 가족이나 친인척인듯 가정해서 음성변조를 통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데 모두들 자신이 아는 사람 같다는
생각에 돈을 대신 받으러 온 사람에게 돈을 주었던 것이다.
입주자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같은 입주자 중 의심되는 한 남자라고 생각했던 처음과는 달리
밝혀진 사실은 의외의 인물인데...
<마음의 여로>의 경우엔 다른 이야기들이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았다면 이 부분은 결말이 오싹해지는데
103호의 무토 도메코에게 이른 아침 찾아온 한 남자를 넘어뜨리고 그는 병원에 실려가는데
그가 떨어뜨린 수첩 속 일기를 통해서 한 소녀가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에게 몰래 벗어나 이 그랜드맨션의 주인이기도 한 어머니를 찾아오는
과정이 그려진다.
엄마를 찾아오면 행복해지리라 생각했지만 소녀에게 더 큰 불행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리셋>에서는 홀로
사는 다가 이네코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그랜드맨션 2관이 보이질 않는 것이다. 이네코는 이것이 어찌된 일인지 다른 입주민들에게 물어보러 다니고
또다른 이는 전날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라고 하는데... 하루 아침에 사라진 높다란 건물의 정체는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이렇듯 상당히 미스터리한 7건의 사건이 나오는데 마지막엔 의외의 반전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작가 오리하라 이치만의 전매특허와도 같다는 서술트릭이 사건해결의 중요한 점으로 작용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때는 작가가 서술한 주인공을 둘러싼 상황을 집중해서 읽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