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꼴
문병욱 지음 / 북오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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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골목길, 형체만 남아 있는 한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가 꽤나 흥미를 자아내는 작품이 바로 문병욱 작가님의 신작 『닮은 꼴』이다. 이 작품은 윌라x북오션 언박싱 시리즈라고 하는데 선공개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단다. 

오컬트 호러를 표방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어릴 때 많이 했던(요즘 아이들은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 집에서도 많이 하는 아이와 부모의 놀이일것 같다) 놀이인 술래잡기가 소재로 등장한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술래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오랫동안 숨어 있어야 하고 술래가 찾기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술래가 서 있는 곳으로 와서 터치를 하면 숨는 아이가 이기는 놀이였던것 같은데 이런 술래잡기를 하다가 아이가 사라진 마을이 있다. 영분이라니는 아이... 도대체 영분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그리고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마을에는 기이한 일과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과연 20년 전 그날, 그리고 지금까지 이 마을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후 현재 시점에서 진선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진선은 재개발 지역을 취재하고 있는데 진선이 마주한 이상한 동네가 바로 영분이 사라졌던 그 마을이다. 그런데 이 마을은 아이들이 없다.  영분의 실종 이후 아이들이 사건과 사고를 당했다는 마을이 기이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작품은 20년 전 사건과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이한 일들을 그림과 동시에 진선이라는 인물의 어린 시절을 등장시키고 진선이 마을에서 마주한 지희라는 여성과의 대면을 통해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 속에서 마을의 기이함을 깨닫고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데 그 분위기가 오싹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진선이 마주하는 진실 속에는 어떻게 보면 아이 때 충분히 있음직한 다양한 감정들이 드러나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이 아이들 간의 있음직한 일로 그냥 추억 정도 선에서 끝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함과 동시에 진선의 어릴 적 시절과 겹쳐져서 더욱 흥미로운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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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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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예쁜, 실물이 훨씬 예쁜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센트 아일랜드』이다. 

센트 아일랜드는 스토리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한데 향기 산업에 있어서의 핵심 공간이자 일종의 연구 단지이기도 한 곳으로 그려진다.


바로 이 센트 아일랜드에서는 매년 딱 한 번에 걸쳐 후각이 뛰어난 19세의 인턴 연구원을 뽑는다. 가장 큰 능력은 향기 산업에 걸맞는 후각 능력으로 주인공인 다린은 이 센트 아일랜드의 인턴을 희망하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끝에 1차로 시행된 필기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그리고 2차 시험을 위해서 드디어 센트 아일랜드에 가게 되는데 이전과는 다른 선발 방식이 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그리고 동기이자 일종의 경쟁자이기도 한 다른 이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이야기의 초반 등장하는 새로운 향수 개발에 성공한 직후 이를 보관함에 저장한 후에 알 수 없는 기체가 실험실로 들어 온 이후 의식을 잃은 한 여성의 이야기가 과연 다린과는 어떤 관계가 흥미롭게 그려지는 이야기다. 

특이한 점은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라고 해야할지...)이 바이러스의 창궐 이후 많은 사람들이 후각을 잃어버린 상태이고 센트 그룹이 치료제를 개발한 뒤로 사람들이 향기를 잘 맡게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각에 더 예민해진 상태라는 점이다.  

게다가 센트 그룹은 센트 월드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향과 관련해서 향기를 맡는 수준을 넘어 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마치 영화 쥬라기 월드 시리즈에서 공룡을 우리가 다시 보게 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진 것처럼 향기를 활용한 각종 체험이 가능해진 상황이 흥미롭다. 그러니 센트 아일랜드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고 일약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인턴 연구원의 자격이 딱 19세만 가능하다는 점도 뭔가 특이한 가운데 누구나 바랄 것 같은 인턴 연구원 1차 시험에 합격한 것에 다린의 엄마는 반대를 한다는 점도 이상하다. 

결국 엄마의 응원은 커녕 반대 속에서 다린은 센트 아일랜드로 가서 매 테스트마다 서바이벌 형식인 가운데 꼴찌는 바로 탈락이기에 급기야 부정 행위까지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다린은 우연한 기회에 센트 연구소에서 엄마에 대한 정보를 발견하게 되면서 엄마가 자신이 인턴 연구원으로 뽑혀 센트 아일랜드로 가던 것을 반대한 상황을 떠올리게 되고 과연 이곳에서 엄마가 어떤 일을 했고 왜 그토록 반대를 했는지를 밝혀가는 과정,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인턴 연구원으로서의 합격을 하게 될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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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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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의 특징은 각종 트릭이 존재해서 그걸 풀어가는 탐정이나 범죄수사 시리즈도 있지만 오히려 분위기로 독자를 압도하는 기담, 괴담, 오컬트적이면서도 미신 같은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미쓰다 신조는 후자의 경우로 작품을 읽는 내내 으스스한 분위기가 왠지 주변을 한번 둘러보게 만드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그 마을의 전설이나 괴담 같은 것에 연루되거나 때로는 그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리기도 하는데 이번에 소개된 『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는 특이하게도 민속학, 호러, 미스터리가 결합되어 있어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괴민연’은 ‘명탐정’ 도조 겐야의 민속학적 업적을 높이 산 무묘대학교의 총장이 교수로 초빙하려다 이사회의 반대로 실패한 끝에특강을 하는 강사의 자격으로 그를 대학으로 오게 하고 이후 여러 방법 끝에 연구실을 부여한 것이 바로 도서관 지하에 마련된 에 대한 ‘괴민연’, 즉 ‘괴이 민속학 연구실’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도조 겐야는 이곳에 잘 머무르지 않고 그의 제자이면서 대학원생이자 작품을 쓰는 덴큐 마히토에게 대부분 연구실을 맡긴 후 도조 겐야가 괴담을 듣고자 하는 경우 이 괴민연으로 해당 인물을 보내서 덴큐 마히토에게 들려주게 만든다. 


그러면 이 괴담을 들은 덴큐 마히토는 괴담이 무섭기에 그걸 괴담으로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이면서도 논리적인 추리를 통해 그 괴담을 괴담이 아닌 해결된 문제로 만드는 것인데 책에서는 총 다섯 편의 괴담이 소개된다.

한 마을에 내려오는 망자길과 관련해 영매의 기운을 물려받은 아이라는 인물이 어렸을 적 경험했던 기이한 일을 괴민연에 와서 들려주는 이야기인 「걷는 망자」를 시작으로 과거 집안에 내리 저주와도 같은 일 때문에 목이 잘리는 일들이 벌어지는 한 가문의 괴담을 그린 「다가오는 머리 없는 여자」, 곰이 마을에 출몰하자 그 곰을 가두려고 덫을 만들지만 정작 그 덫 안에서 처참한 상태로 죽은 아이들의 시체가 발견되는 가운데 알려지는 기둥귀신을 둘러싼 괴담인 「배를 가르는 호귀와 작아지는 두꺼비집」이 실려 있다.

「봉인지가 붙여진 방의 자시키 할멈」은 왠지 너무 무서운데 사각형의 방 모서리에서 각각의 사람들이 다른 모서리로 이동하며 노는 이야기 속에 숨은 괴담을 들려주며 마지막 이야기인 「서 있는 쿠치바온나」에서는 민속학 연구를 위해 괴담 수집을 하러 다니던 가사이가 쿠치바온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경험하게 되는 무서운 이야기가 나온다. 

괴담이라는 것이 진짜 과거에 있었던 어떤 사건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인간의 공포 심리를 극대화 시키는 요소가 가미된 경우도 있겠지만 세상사가 인간의 논리적 사고나 과학적 판단만으로 모든 게 증명되지만은 않는 미스터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에 기기괴괴한 괴담이 나온 후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려는 추리가 함께 나오는 구성이 신선하면서도 왠지 더 흥미롭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그런데 그런 합리적 추리가 마무리 된 듯하지만 왠지 괴담은 계속되는 느낌의 전개라 그래서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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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퍼트리샤 록우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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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라는 사회 고발 프로그램에서나 어울림직한 제목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이 작품은 작품이 출간된 직후 여러 문학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인 퍼트리샤 록우드은 시인으로 데뷔를 했고 이 작품이 첫 소설 데뷔작이라고 한다. 

시인으로 활동할 당시의 작품 제목도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해야 할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기에 첫 소설 데뷔작은 어떨지 더욱 기대가 된다. 

시인이였기 때문인지 작품에서 표현된 문장들이 일반적인 소설가의 문장과는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리고 글을 써내려간 기법이 마치 에세이인가 싶을 정도로 뭔가 정형화된 소설 같지 않은 점도 특이하다면 특이한 작품일 것이다. 

딱히 어떤 주제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도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하는데 포털이라는 인터넷 세상에 대한 이야기와 이후 오프라인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나뉘는데 전반부에서는 인터넷 세상 속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다소 중구난방처럼 보이기도 하는게 사실이다. 

딱히 어떤 공통된 주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작가의 의식의 흐름에 따른 이야기라고 봐야 할 것 같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어떻게 보면 작가의 진짜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 에세이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후반부로 가면서 스토리가 조금 편해진다고 해야 할지...(물론 내용은 그렇지 않겠지만) 동생의 임신, 출산, 조카에게 일어난 이야기, 그것이 저자에게 미치게 될 영향과 앞으로 그녀가 해야 할 일들이 전개되면서 이전의 온라인 세상 속과는 다른 현실 그 자체의 이야기를 통해 포털 속이 더 편했을지도 모를 그녀가 현실에서 느꼈어야 할 생생한 삶의 현장은 어떻게 보면 진정한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조금 난해하기도 하고 또 개인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인데 독특한 전개 방식과 전/후반부의 내용의 변화에서 오는 현실감 있는 삶으로의 접근이 저자의 포지션 변경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오히려 현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고 해야 할지... 특이하지만 어떤 장르로 국한하기 힘든 색다른 표현 방식의 책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읽어보면 흥미로울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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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문기업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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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는 바이지만 예체능 분야는 노력이 천재성을 이길 순 없는것 같다. 천재성에 노력이 더해져야지 노력만으로는 어느 선을 넘기 힘든 분야라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는 예술적인 분야는 천부적인 재능은 확실히 타고나는 것 같다. 일반인들의 표현 감각과는 분명 달라 보이기 때문인데 과연 일본 최고의 종합예술대학이라고 불리는 동경예술대학은 어떤 분위기일까?

표지부터 팝아트 같기도 해서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작품 『동경예대의 천재들』은 바로 그런 그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경예술대학교 출신의 유명 예술가는 누가 있을까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작곡가인 류이치 사카모토가 인숙하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무려 가수 현인 씨가 이 학교 출신이라니 놀랍다. 아마도 대중문화의 역사 속에서나 들어왔음직한 두 분일지도 몰라 요즘 세대에겐 낯선 분들일것 같긴 하다. 


학교는 위치마저 소위 예술이다. 미술관, 문화회관, 동물원들이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뭐랄까 문화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그렇고 책에서는 학교에 대한 이야기, 예술 천재들이 어떤 열정으로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뭔가 괴짜스럽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술성이 내포된 독창성과 개성일 것이다. 100년 이상을 이어져 오기까지 무수한 예술가를 배출했고 누군가는 이 학교에 들어갈 목적으로 몇 년, 몇 번의 재도전을 하는 이유도 분명 동경예술대학교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입시 경쟁률이나 난이도가 일본 최고의 명문대라고 할 수 있는 도쿄대를 넘는 수준이라면 정말 대단한 학교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유명세나 높은 입시 경쟁률 등을 감안해도 일반학생이 입학하는 곳이 아니다보니 일반인들에겐 덜 알려진 곳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도쿄대나 와세다대학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생소하지만 명문 예술대학이라고 불리는 이색적인 곳에 대한, 그곳에서 배움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은 상당히 의미있는 시간이였던것 같다. 

만화화도 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내용이라면 확실히 에세이도 재미있지만 만화도 제법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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