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내
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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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다리외세크라는 작가는 솔직히 익숙하지가 않다. 게다가 단 한 권의 책으로 프랑스 사회에 충격을 던져 주고, 출간 즉시 우파의 표적이 되었다는『암퇘지』라는 책 역시도 읽어 보질 못해서 프랑스 현대 문단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라는 말에 끌려서 이 책을 읽었다기 보다는 이 책 자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10대의 성(性)인데, 과연 프랑스는 어떨까 싶은 생각에 이 책이 기대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2011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암퇘지』와 함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너무 외설적이라는 말에 공감을 하는 것이 표지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여성의 솟옷이나 수영복을 연상시키는 그림에 책을 몇 장 넘기지 않았는데고 벌써부터 그 적나라한 표현에 살짝 당혹스러움을 느껐기 때문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시작하다>, <사랑하다>, <다시 시작하다>의 소제목으로 구분되는데, 첫번째 이야기가 10대 소녀의 2차성징 중 하나인 초경을 경험하는 이야기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몇몇 남자들과의 관계가 등장한다. 게다가 여기에서는 차마 글로 적기도 뭣한 첫 경험이 나오기도 해서 가히 충격적이면서 외설적이라는 말에 다소 공감할 수 밖에 없을것 같다. 마지막 이야기는 앞선 두 이야기의 경험을 거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소녀의 심리적인 내용과 함께 이미 성인인 비오츠 씨라는 남자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그려진다.

 

글은 문단이 짧게 짧게 나눠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대화가 들어간다. 마치 누군가를 상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같기도 하고,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일기를 쓰고 있는것 같기도 한 묘한 구성이라고 생각된다.

 

10대의 정신적 성숙에 대한 내용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10대 소녀의 성(性)과 육체적 변화와 성장에 대한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여서 독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나누어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외설적이여서 메세지가 없다는 그 표현이 다르게 생각해 보면 너무 솔직한 표현을 담고 있는 책이여서 이 책의 내용 그 자체가 이미 사실이고, 메시지를 대변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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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열린책들 세계문학 227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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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된 내용은 에밀 싱클레어라는 주인공이 데미안을 만나서 성숙해가는 이야기인데, 흥미로운 점은 『데미안』이 첫 출간되었을 당시에 헤르만 헤세는 이미 익숙한 자신을 숨기고자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킬 정도였다고 하니 이 책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아마도 출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이들 중에는 젊은이들도 상당했을 것이기에 데미안으로 인해 점차 성장해 가는 에밀 싱클레어의 모습에서 많은 위로를 받는 동시에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에밀 싱클레어는 따뜻한 가정에서 태어난 소년이였지만 크로머라는 친구를 만난 이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변해간다. 하지만 그런 싱클레어도 데미안이라는 사람을 만남으로써,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통해서 위로를 얻고, 이를 통해서 내면적인 성숙을 이뤄간다.

 

부유하고, 따뜻한 부모님을 둔 집안에서 자랐던 싱클레어가 크로머라는 인물을 통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데미안을 만나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사람도 자신의 세계를 깨뜨리고 나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싱클레어라는 인물은 결코 특수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젊은이들은 물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도 『데미안』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비록 우리가 총과 포탄이 오가는 전쟁터 속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물론 실제로 지금도 전쟁터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또다른 전쟁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명성에 기대지 않고, 그 당시의 젊은이들은 물론 바로 지금, '혼돈과 자아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솔직하지만 따뜻한 위로와 힘을 선사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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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증후군
제스 로덴버그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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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다. 이 전부 맞다고 할순 없지만 죽어서 저승에 있기 때문에 이승에서 일어나는 일에 그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이 책의 주인공 열여섯살 오브리 엘리자베스 이건(일명 브리로 불리는)이라는 소녀를 생각하면 이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더군다는 브리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죽은 경우인데, 남자친구인 제이컵이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한 말에 심장이 깔끔하게 두동강이 나서 죽었기 때문이다. 병원이 내린 진단에는 '급성 울형성 심근증'이였지만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장병 전문의인 아버지는 결국 브리를 부검을 하게 되고, 놀랍게도 심장이 두동강난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브리는 자신의 장례식 이후 시간과 공간과 별과 하늘 너머로 추락을 하고, 깨어난 이후 어떤 할아버지가 버스에 태워 '천국'에 데려다 준다. 그곳은 자신이 이승에서 살때 다녔던 '천국 한 조각'이라는 피자가게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는 자신 말고도 여러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 중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팔에 긴 흉터를 지닌 패트릭이라는 남자아이와 친해져서 어느덧 천국의 생활에 익숙해지던 차에 패트릭은 제이컵에게 복수하지 않을 것인지 묻게 되고, 이는 브리를 이승으로 향하게 만든다. 

 

이승에 가기 위해서는 아주 높은 곳에서 무작정 뛰어내리는 방법 밖에는 없었고, 패트릭은 브리를 데리고 금문교로 올라간다. 그리고 둘은 함께 뛰어내리고 도착한 곳이 제이컵의 집이였다. 그날은 마침 할로윈 데이였고, 많은 사람이 모인 집에서 만난 케이컵이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 아이의 위로한 것을 알게 되면서 오로지 제이컵에게만 들리도록 브리는 말한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날 죽였어.” (p.127)

 

제이컵에게서 받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제이컵의 그 상대 여자아이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새디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죽음으로 행복했던 가정은 산산이 부서져서 부모님은 서로 싸우고, 뒤따라간 아버지는 브리의 죽음에 대해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애쓰고 있음을 알게 되지만 동시에 자신의 학교 선생님이자, 이웃집에 살며, 엄마의 단짝 친구인 브레너 선생님과 키스하는 모습을 알게 되기에 이른다.

 

결국 브리는 육상선수인 제이컵의 다리를 부러뜨리게 되고, 프린스턴 대학교 장학금이 확정되다시피 했던 유망주였던 제이컵은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작성하는 것을 브리는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의심했던 새디와 제이컵의 관계도 제이컵이 게이라고 적는 순간, 사실은 연인이였던게 아니라 제이컵이 자신의 이 비밀을 새디와 공유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브리의 지나친 복수로 인해 싸운 패트릭은 어딘가로 떠난 상황에서 브리는 몇 년전 죽었던 리칸 언니를 만난다. 그녀는 브리에게 살아생전의 단 하루로 부활할 수 있다고 말하며 브리가 친했던 새디, 에마, 테스와 함께 샀던 목걸이를 달라고 칼로 위협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결국 브리는 자신이 제이컵에게 한 일을 되돌리기 위해서 리칸 언니에게 목걸이를 건내려 하지만 언니에게 있던 문신이 사실은 하루의 부활을 위해서 천국에서의 영생과 바꾼 표시임을 알게 되고 패트릭의 도움으로 피하게 되지만 패트릭은 자신에게 이상한 말을 하게 된다.

 

결국 천국의 한 조각으로 돌아가 매일 십자말풀이를 하는 할머니로부터 패트릭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서 조사를 한 결과 패트릭은 오토바이 사고가 아닌 자살로 죽었고, 그가 금문교에서 기다린다는 누군가가 바로 자신이 태웠던 오토바이 사고에서 죽은 릴리라는 여자아이였던 것이다. 게다가 그 릴리의 얼굴은 바로 브리 자신이였다.

 

결국 몇 십년 전에 죽었던 패트릭은 이후로 브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브리는 죽은 자들이 죽으러 간다는 에인절 섬으로 패트릭을 찾아가고, 예전 패트릭이 자신을 영혼을 희생해서 브리로 살 수 있게 해줬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패트릭을 살리기 위해서 패트릭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희생하게 되는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남자친구의 말로 인해 상심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심장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가슴이 멎거나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질환.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훨씬 높으며 매우 드물지만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으로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으로 죽은 브리라는 소녀가 죽음 이후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가 변하고, 자신이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오히려 상심증후군 때보다 더 큰 슬픔을 겪게 된다.

 

하지만 패트릭이라는 의문의 남자아이와 자신의 관계에 얽힌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이승과 저승에 있는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이 행복해지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돌려놓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로맨스를 담고 있으면서도 판타지적인 요소도 동시에 담고 있어서 죽음에 이른 브리가 안타까웠지만 그런 브리를 기다린 패트릭과 그곳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것 같아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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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꿈결 클래식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민수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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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젊은 베르터의 고뇌Die Leiden des jungen Werther』라는 제목의 이 책을 보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괴테의 명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제목이 비슷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독일어 원제를 해석해 보면 사실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베르테르'의 '슬픔'이 아니라 '베르터'의 '고뇌'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었던 유명인의 죽음을 자신과 동일시해서 자살을 하는 현상인 베르테르하면 '베르테르효과(Werther effect)'를 떠올릴 수 있는데 그건 아마도 이 책에서 주인공이 사랑 때문에 자살을 선택했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18세기 유럽에 베르터 심드롬을 불러일으켰다는 이 작품은 괴테가 젊은날 썼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었으니 그가 독일은 물론 세계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데미안』『햄릿』에 이어서 꿈결 클래식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으로 무려 64쪽에 달하는 상세한 해제와 올 컬러 일러스트 26컷이 포함되어 있어서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동을 더하는 매력도 지니고 있다.

 

 

괴테의 젊은시절 자전적 경험이라는 이 작품은 약혼자가 있는 로테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된 베르터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첫 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약혼자가 있는 로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거나 그녀의 사랑을 얻고자 한다거나 하지 않고, 그녀와 함게 있는 순간조차 행복하다 느끼는 사람이다.

 

사랑하지만 그녀에게 사랑을 강요하지 않은채 친구와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엔 그녀와 약혼자 사이에서 자신은 떠나야 함을 알게 되고 그렇게 하고자 노력하지만 마음만큼 쉽지가 않다. 그런 그의 마지막 선택은 권총으로 자살을 하는 것이다.

 

젊은 베르터는 로테를 사랑함으로써 행복했지만 함께 할 수 없어 슬프기도 했고, 그녀와의 관계에서 고뇌하다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사랑 때문에 자신을 버리는 것이 비장하기까지 해서 아마도 18세기에 이 책을 처음으로 접했던 사람들은 충격적이였을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비장미가 아름답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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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어쩌면 가까이 - 슬픈 날에도 기쁜 날에도, 제주
허지숙 & 허지영 글.사진 / 허밍버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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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삶이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고 있는 요즘, 그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6년이라는 시간을 제외하고 다시 제주로 돌아와 살고 있는 허자매의 이야기는 기대감을 갖게 할 것이다. 표지만 봐도 마치 외국같은 느낌이 들면서 평화로워 보인다.

 

현재 제주에서 언니는 미술 심리치료사로, 동생은 아동 미술 교사로 활동하고 있고, 이 책은 지난 2년간 제주에서 살면서 자매가 제주 곳곳을 다니면서 카메라로 찍은 제주의 봄·여름·가을·겨울의 풍광을 담고 있다.

 

제주의 일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 명소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자매들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장소들을 위주로 담고 있고, 제주의 아름다운 계절감을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사진들을 많이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도 자매들이 SNS에 올린 이런 일상과 사진들은 화제가 되었을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제주도 참 아름답다. 제주의 봄은 바다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 '바람 소리가 귓가에 머물고, 짭조름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면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P.13)라고 한다. 제주에서 살면서 자연스레 몸이 기억하는 신호가 아닌가 싶다.

 

제주의 봄바다, 벚꽃놀이, 벚꽃 라이딩, 유채꽃과 벚꽃이 조화를 이루는 가시리라는 동네, 폐교된 성산수고, 이중섭 거리, 마늘밭, 천연기념물 수월봉 화산쇄설층, 파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던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벨기에 소년 플로리안의 제주 방문, 10년도 더 전에 가본 제주 여행에서 들렀던 여미지 식물원, 일년 내내 초록을 만날 수 있는 녹차밭도 참 볼만한 곳인것 같다.

 

4월과 5월 사이 가파도에 가면 볼 수 있다는 청보리밭, 우도도 자매는 소개한다. 많이 보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일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권하는 여행법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자매는 제주 들판에 놓여있는 건초더미를 자신들만의 이름으로 마시멜로라 부르기도 하고, 번화한 거리가 아닌 지나가다 어느에서도 만날 수 있을것 같은 작은 동네를 가기도 한다. 제주의 맛에 대해서도 담고 있는데, 서귀포 일호 광장에서 걸매 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베지그랑' 식당을 소개하는데, 제주도 방언으로 '아주 만족스럽다', '짝짝 달라 붙게 맛깔스럽다'라는 표현이라고 한다.

 

점점 더 나이를 들어가고, 젊은 사람은 하지 않는 추세인 제주 해녀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기도 하고, 꽃양귀비, 여름바다, 흐드러지게 핀 수국 사진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외에도 제주의 메밀꽃 핀 풍경과 해를 닮아가는 해바라기의 풍경, 산딸기 한가득이 제주의 여름을 대표한다.

 

 

제주의 가을은 장마도 자매는 아름답게 표현하고, 제주 서쪽 경마장 부근에 있다는 특이하게 생긴 탑들,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세트장이기도 했다는 위미리에 궁전은 현재 출입금지임에도 그 모습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그런데 출입금지라는 곳을 이렇게 들어가도 되는건지 솔직히 모르겠다.

 

 

눈 많이 오기로 유명한 제주의 모습을 제대로 담아낸 겨울의 풍경은 당장에라도 떠나고 싶게 한다. 초록, 노란 진홍색의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동백꽃의 아름다움, 11월 말부터 1월까지인 귤 따기는 제주 여성들의 몫으로 그 과정에서 이웃끼리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동생의 작업실을 담기도 하고,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제주에서 그 시간을 채우기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는 능숙하지는 않은 취미 이야기,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제주 오일장(4와 9일이 들어가는 날), 본태박물관 관람, 맛있는 피자와 케이크가 있다는 태평리의 '거닐다', 제주 속 바그다드를 만날 수 있는 기묘한 집들이 만들어져 있는 테쉬폰, 숲속 산책까지 추운 겨울 제주에도 충분히 볼거리가 있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누군가는 이사를 가기를 원하는 곳일지도 모르는 제주의 사계절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널리 알려진 곳은 물론 마치 두 자매의 보물같은 장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풍경 사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자매들의 모습이나 그들의 친구 모습을 담은 사진은 다소 설정의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속에서 자매들만의 이야기가 있으니 풍광을 해치지는 않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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