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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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빅 피처』를 통해서 전세계적인 인기작가가 된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후 꾸준히 작품들을 선보였고,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는 그의 신작으로 이야기가 1, 2부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1부는 1966년부터 1973년까지이며, 2부는 200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기 시작되는 1966년은 미국 내에서 베트남전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던 때로 주인공인 한나 래덤의 아버지 역시도 그 반전운동을 이끌어서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다. 1부에서는 국내외적으로, 정치·사회적으로 사회적으로 혼란하던 그 시기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특히 히피문화가 유행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한나의 아버지는 베트남전 반대운동으로 주목받지만 가정에서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부족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는 어머니도 그에 못지 않아서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한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가정은 최우선이 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에도 문제가 있어서 각자가 외도를 하기도 한다.

 

그런 부모를 보고, 겪으면서 한나는 자라게 되고,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대학 입학과 거의 동시에 의대에 다니는 댄이라는 남학생을 만나 그에게 빠져든다. 행복하다고 할 수 없었던 그녀의 생활은 빨리 부모님에게서 독립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고, 이는 댄과 빠르게 결혼하게 만든다.

 

부모에게서 벗어나고자 빨리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녀가 결혼 후 살게 된 펠헴이라는 시골마을에 한나는 십게 적응하지 못하는데...

 

 

2부의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03년으로 이미 갓 결혼했던 한나는 아들과 딸, 의사로 성공한 남편 댄을 둔 중년여성으로 펠헴이 아닌 포틀랜드의 고급 주택에 살고 있다. 그녀 역시도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남들이 봤을땐 자녀가 변호사(아들),와 펀드매니저(딸)로 성공한것 같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둘 모두 한나에겐 순탄치 않은 문제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기에 이른다. 설상가상으로 30년 전 그녀가 딱 한번 저질렀던 외도의 상대방이였던 남자가 책에 그 내용을 쓰게 됨으로써 외도 사실이 알려지고, 딸의 문제와 함께 그녀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


남편이 시아버지의 임종 때문에 집을 비웠을때, 아버지의 부탁으로 집에서 잠을 재워주게 된 급진주의자였던 토비어스 저슨이라는 남자와 외도를 했던 것이다. 그 당시 남편이 고준보건의로 근무하게 되었던 펠엄에서의 생활에 지쳐있고,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서 애정이 식었기 때문이였는데 그 일이 시간이 흘러 자신의 삶을 파괴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장 큰 나락으로 떨어진 한나의 상황이 사필귀정이겠지만 언론은 그녀를 지나치게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잘못은 했지만 결국 그 일은 사회가 판단하기에 앞서 그녀의 가족들만이 비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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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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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의 팬이라면 아마도 투병 소식에 놀랐을텐데, 묘하게 그 시기가 최근 출간된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라는 책이 어쩌면 작가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 되어 버린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3포세대다, 88만원세대다 해서 모두가 힘들다 하는 요즘, 그럼에도 일서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어투가 한없이 시크하기도 하고, 그 한 마디에 담긴 화이팅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더군다나 혼돈과 어려움의 시대에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니 아마도 이 책은 지금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목부터 힘이 될 것이다.

 

 

더욱이 책속에는 그동안 이외수 작가와 함께 작업한 ‘생명의 전령사’라 불리는 정태련 화백이 그린 예쁜 꽃과 물고기 그림이 있어서 책에 멋을 더한다.

 

일명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렸던 이외수 작가의 거침없는 말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망설임없이 할말 다하는 그의 배포가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은 과격한 어투가 잔잔한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와 예쁜 그림과는 뭔가 언밸런스한 매력이 있기도 하고, 어쩌면 직설적인 이외수 작가의 글들을 정태련 화백이 조금은 순화시키고 완화시켜 주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외수 작가 그 특유의 어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속의 많은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세상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돌이켜 봐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기도 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탓하는것 같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 역시도 지금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군가는 공감할 수 있는 말들이 아닐까 싶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책의 각 장이 시작되는 부분에 수수께끼 같은 숫자들이 하나씩 쓰여있는데, 그 숫자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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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어쩌면 좋을까 - 삶이 괜찮지 않을 때, 나를 붙잡아준 말들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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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어쩌면 좋을까』는 17년째 여행하며 마음과 영혼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저자가 그 시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스승들, 친구들, 힐러들이 가슴에 심어준 보석같은 이야기들을 고르고 골라 담고 있는 책이다.

 

모두가 힘들어하는 요즘, 어디에서도 따뜻한 위로 한 자락 얻기도 힘든 때에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어 줄 위로와 가르침이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하루 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것이 미덕처럼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괜찮지 않음에도 괜찮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다독거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말에 관련한 속담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아마 스스로도 몇 개의 관련 속담은 알 고 있을 것이다. 이런 온갖 말들의 핵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은 하지 말라는 것,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내가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떨까를 생각하면 우리는 결코 타인에게 아픈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와는 반대로 누군가를 위로하는 말이자 힘이 되어주는 말을 한다는 것은 나아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커다란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의도치 않았던 작은 선행(말)이 상대방에게는 큰 가치이자 의미로 다가와 보답을 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말들을 '나를 붙잡아 준'이라는 표현으로 담아내고 있다.

 

사실 이런 내용의 책은 지금도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의미있는 것은 저자가 여행의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받은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저자의 귀한 경험과 그속에서 얻은 보석같은 이야기를 길을 떠나지 않고도 이렇게 편안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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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사람의 일기
조지 그로스미스 지음, 위돈 그로스미스 그림, 이창호 옮김 / B612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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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사람의 일기』는 희극 피아노 소극 연예인으로 입지를 굳힌 형 조지 그로스미스와 화가인 위돈 그로스미스가 펴낸 일기 형식의 소설로 런던 중심가로 출근해 서기로 일하는 푸터라는 인물이 런던 북부 교외에 위치한 홀로웨이 브릭필드 테라스의 새 집인 로럴 저택으로 이사를 하고 난 뒤 일기를 쓰기로 마음 먹고 난 다음 시작되는 일상의 일들을 담아내고 있다.

 

19세기의 영국을 배경으로 중하위 계층에 속하는 푸터는 어디로보나 소시민의 대표적인 모습을 선보이지만 그에 반해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는 강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러한 부분은 푸터 씨의 서문 중에서도 보여준다.

 

‘왜 내 일기를 출간하지 않는 거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의 회고록은

눈에 잘도 띄는데,

그리고 내 일기가 재미없을 이유도 없잖아.(p.11)’

 

냉정히 말하면 누가 자신의 일기를 궁금해 할 것이라고, 무슨 근거로 이렇게 자신만만인지 알 수 없다. 바로 이점에서부터 그가 앞으로 보여 줄 모습들에서 그가 오히려 망신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성실함의 대명사이지만 어쩌면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해 보이는데 그의 이러한 모습은 아들인 루핀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직장-집-직장을 오가는 생활이 전부이고 대체적으로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왜 집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신분 상승 욕구 만큼이나 주변으로부터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망신을 당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서 대놓고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화를 내지 못한다. 함께 산책한 친구들이 재치있는 답변으로 술집에 들어가는 반면 그는 밖에서 그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혼자 집으로 와서는 오히려 그들에게 화를 내기는 커녕 미안함의 편지를 쓰는 인물이다.

 

사람이 말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주변에서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까? 푸터 역시도 그렇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속 시원하게 말하기 보다는 혼자 가슴 속에 묵히는 스타일이며 또 혼자 전전긍긍 하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쳐 자기식대로 해석하기에 이른다.

 

지금으로 봐도 참 답답한 사람이다. 이런 그의 생각과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묘한 괴리감을 선사함으로써 어딘가 모르게 블랙 유머를 자아내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간 당시부터 이후로까지 이 책에 대한 여러 대단한 인물들의 평가가 상당히 놀라운데 아마도 이런 부분이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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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발견 -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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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들은 노력으로만 보여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데, 그중에서 시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일반인들은 생각하지 못한 감상을 표현하기도 하고, 그저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것들에도 의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안도현 시인이 다양한 것들에서부터 발견한 것이란 무엇일까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게다가 이 책은 안도현 시인이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이기도 하다니 뭔가 더 큰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총 5부에 걸쳐서 '생활의 발견', '기억의 발견', '사람의 발견', '맛의 발견', '숨의 발견의 주제로 한 총 201편의 비교적 짧은 글들이 소개되는데, 그 안에는 더욱 다양한 주제어들이 담겨져 있다 .

 

1부에 나오는 <생활의 발견>을 보면 생활속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읽은 책들에 대해, 어린 시절의 추억에 대한 생각들에 대한 짧은 글이 나오며, 2부 <기억의 발견>에서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잊어서느 안되는 사건,  문학 등에 대한 글이 나온다. 3부 <사람의 발견>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열거된다.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한 작가의 이름에서부터, 유명 작가의 어머니(김용택 시인의 어머니인 안촌댁),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안도현 시인의 추억이 그려진다.

 

솔직히 잘 모르겠는 사람들이 태반이지만 안도현 시인에겐 이 책에 꼽을만큼 어떤 이야기를 간직한 사람이니 내가 기억하는 나의 소중한 인연들을 떠올리며 읽으면 좋을것 것이다.

 

가장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맛을 상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것이 4부에 나오는 <맛의 발견>이다. 마늘종으로 시작으로 갑오징어, 간장게장 등의 유명한 음식도 있고, 조금은 그 이름이 생소한 음식도 있으며, 어느 지역의 향토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맛도 표현해두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먹어 보고 싶은 맛이 여럿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5부 <숨의 발견>은 안도현 시인이 직접 본 나무, 꽃, 풀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생명에서부터 유명 작가의 작품 속에 나오는 것들, 어느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럿듯 이 모든 이야기들은, 마치 이 책 속에 나오는 201개의 단어들에 대한 안도현 시인만의 정의이자 관찰이자, 그 관찰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을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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