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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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만 봤을때 애묘인을 위한 책인가 싶었던게  사실인데, 오히려 스릴러적 요소가 가미된 소설이라는 점에서 되돌아 보면 제목이 왠지 섬뜩하기도 하다. 일본에서 무려 70만부가 팔렸고, 영화화가 결정되기도 했다니 현지에서는 상당히 인기를 얻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는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를 얻은 일본 <전차남>을 비롯해 <고백>, <악인> 등을 제작한 프로듀서의 첫 소설이라는 점에서 제작만큼이나 소설도 잘 쓸까 싶은 궁금증과 기대를 갖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간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는 이 책은 우편배달부로 고양이와 단둘이 살고 있던 주인공인 단순히 감기로 갔던 병원에서 뇌종양 4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곧 사용할 수 있는 쿠폰, 얼마 전 많이 사다 둔 생필품의 존재와 같이 말이다.

 

죽을날이 가까워진것에 비하면 충격조차 받지 않아 보이는 행동이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가 집에 도착한 후에 시작된다. 집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을 악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인공에게 내일 죽는다는 믿지 못할 말을 하고는 주인공에게 악마는 거래를 제안한다.

 

“이 세상에서 뭐든 한 가지만 없앤다. 그 대신 당신은 하루치 생명을 얻는 겁니다.” (p.22)

 

결국 주인공은 악마의 거래를 받아들이게 되고, 자신의 생명이 하루치씩 늘어나는 대신 주변의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게 된다. 이윽고 악마는 금요일에 되는 날 고양이를 세상에서 사라지게 한다고 말하는데...

 

하나 둘 사라지는 주변의 것들은 결국 자신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은 추억이기도 한 것인데, 악마는 이런 소중한 추억을 빼앗는 대신 생며을 연장시켜 주는 것이다. '과연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아니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하루에 또다른 추억을 쌓는게 가능할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렇게 사라져버리는 것이 과연 하루치의 생명과 바꿀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이 책을 읽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것들을 통해서 죽음과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해보게 만들기에 죽음을 너무 어둡게만 그리지 않고 있어서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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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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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니온 주에 위치한 주 킨 대학교에는 무려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다는 수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긴 안목으로 보는 죽음'이라는 수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수업을 하는 노마 보위 교수와 노마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실화를 담고 있다.

 

죽음이란 탄생(생명)과 함께 동전의 양면과 같이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죽음이란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삶의 마지막 순간이다.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그 순간이 바로 죽음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전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기자 에리카는 바로 이 죽음학 수업을 취재하기 위해서 노마 교수를 찾아간다. 그리고 4년간 이 수업에 참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여러 학생들의 실제 사연들과 그들에게 노마 교수가 어떤 치유를 선사하는지를 목격하게 되고, 그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기에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하기 보다는 긴 안목에서 죽음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삶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죽음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뜻하기도 해서 죽음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노마 교수는 이 수업을 통해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좀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실제 수업에서는 유언, 임종 등과 같이 죽음과 직결되는 것들에 대해서 토론하고, 직접 본인의 추도사와 유언을 쓰는 식의 수업과 과제를 통해서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하고, 공동묘지, 시체 안치소, 장례식장의 방부 처리실 등으로 현장 학습을 가기도 한다니 분명 의미있는 수업이 될 것 같다.

 

게다가 학생들의 실제 사례를 통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도 나오기 때문에 왜 사람들이 3년을 기다려서라도 이 수업을 들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면서 국내 독자들도 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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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다정하게, 가까이
하명희 지음, 김효정(밤삼킨별) 사진 / 시공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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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 꼬이고 꼬인 인간관계가 드라마 속에서도 진행되는게 싫고, 다음편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이다. 그래서 SBS에서 방영되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역시도 내용이 어떤지 모른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를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고 하지만 이 역시도 그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이 그런 작가의 첫번째 에세이라고는 해도, 책 자체가 제목 그대로 『따듯하게 다정하게, 가까이』느껴졌기 때문에 두번째, 세번째 책이 출간된다고 해도 기대될것 같다.

 

 

드라마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짧은 글들에 담긴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다. 책 곳곳에 함께 수록된 사진들도 글에 잘 어울어져서 글의 풍미를 더하고, 글 자체도 깔끔하지만 그속에 담긴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알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들과의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여러 감정들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한 마디들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모두와의 관계가 다 좋을순 없을 것이다. 그래서 상처 받기도 할 것이고, 그런 경우에 따뜻한 위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솔직한 감정들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해줄 것이다. 자신의 민낯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기회를 통해서 자신에게 내재된 감정들에 대해서 인생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 될 것 같다.

 

이렇듯 내용면에서도 따뜻한 위로가 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 자체도 그렇게 크지 않고, 두껍지도 않기 때문에 가볍게 가지고 다니면서 읽어도 좋을것이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해도 좋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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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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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처』를 통해서 전세계적인 인기작가가 된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후 꾸준히 작품들을 선보였고,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는 그의 신작으로 이야기가 1, 2부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1부는 1966년부터 1973년까지이며, 2부는 200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기 시작되는 1966년은 미국 내에서 베트남전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던 때로 주인공인 한나 래덤의 아버지 역시도 그 반전운동을 이끌어서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다. 1부에서는 국내외적으로, 정치·사회적으로 사회적으로 혼란하던 그 시기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특히 히피문화가 유행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한나의 아버지는 베트남전 반대운동으로 주목받지만 가정에서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부족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는 어머니도 그에 못지 않아서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한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가정은 최우선이 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에도 문제가 있어서 각자가 외도를 하기도 한다.

 

그런 부모를 보고, 겪으면서 한나는 자라게 되고,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대학 입학과 거의 동시에 의대에 다니는 댄이라는 남학생을 만나 그에게 빠져든다. 행복하다고 할 수 없었던 그녀의 생활은 빨리 부모님에게서 독립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고, 이는 댄과 빠르게 결혼하게 만든다.

 

부모에게서 벗어나고자 빨리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녀가 결혼 후 살게 된 펠헴이라는 시골마을에 한나는 십게 적응하지 못하는데...

 

 

2부의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03년으로 이미 갓 결혼했던 한나는 아들과 딸, 의사로 성공한 남편 댄을 둔 중년여성으로 펠헴이 아닌 포틀랜드의 고급 주택에 살고 있다. 그녀 역시도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남들이 봤을땐 자녀가 변호사(아들),와 펀드매니저(딸)로 성공한것 같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둘 모두 한나에겐 순탄치 않은 문제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기에 이른다. 설상가상으로 30년 전 그녀가 딱 한번 저질렀던 외도의 상대방이였던 남자가 책에 그 내용을 쓰게 됨으로써 외도 사실이 알려지고, 딸의 문제와 함께 그녀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


남편이 시아버지의 임종 때문에 집을 비웠을때, 아버지의 부탁으로 집에서 잠을 재워주게 된 급진주의자였던 토비어스 저슨이라는 남자와 외도를 했던 것이다. 그 당시 남편이 고준보건의로 근무하게 되었던 펠엄에서의 생활에 지쳐있고,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서 애정이 식었기 때문이였는데 그 일이 시간이 흘러 자신의 삶을 파괴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장 큰 나락으로 떨어진 한나의 상황이 사필귀정이겠지만 언론은 그녀를 지나치게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잘못은 했지만 결국 그 일은 사회가 판단하기에 앞서 그녀의 가족들만이 비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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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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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의 팬이라면 아마도 투병 소식에 놀랐을텐데, 묘하게 그 시기가 최근 출간된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라는 책이 어쩌면 작가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 되어 버린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3포세대다, 88만원세대다 해서 모두가 힘들다 하는 요즘, 그럼에도 일서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어투가 한없이 시크하기도 하고, 그 한 마디에 담긴 화이팅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더군다나 혼돈과 어려움의 시대에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니 아마도 이 책은 지금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목부터 힘이 될 것이다.

 

 

더욱이 책속에는 그동안 이외수 작가와 함께 작업한 ‘생명의 전령사’라 불리는 정태련 화백이 그린 예쁜 꽃과 물고기 그림이 있어서 책에 멋을 더한다.

 

일명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렸던 이외수 작가의 거침없는 말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망설임없이 할말 다하는 그의 배포가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은 과격한 어투가 잔잔한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와 예쁜 그림과는 뭔가 언밸런스한 매력이 있기도 하고, 어쩌면 직설적인 이외수 작가의 글들을 정태련 화백이 조금은 순화시키고 완화시켜 주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외수 작가 그 특유의 어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속의 많은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세상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돌이켜 봐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기도 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탓하는것 같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 역시도 지금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군가는 공감할 수 있는 말들이 아닐까 싶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책의 각 장이 시작되는 부분에 수수께끼 같은 숫자들이 하나씩 쓰여있는데, 그 숫자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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