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한 송이
정지원 지음 / 노블리타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 CF중에 "환경 보호하면 밥이 나오냐? 돈이 나오냐?" 하는 카피가 있다. 여기엔 나온단다. 하지만 사랑은 과연 어떨까?

사랑이 밥 먹여 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면 사랑도 결국 사치품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깟 자존심이 무슨 상관일까 싶지마는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에서도 결코 잊지 말아야할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상대를 많이 사랑한다고 해도 결코 자신의 존재마저 포기하면서 올인한다면 나중에 나는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소설 속 선우는 정연을 사랑하지만 붙잡을 수 없다. 아니 잡지 않는다. 오히려 놓아 버린다.

자신의 미래마저 불투명한 때에 그 속에 정연까지 끌어 들일 자신이 없는 것이다. 내 모든 것을 사랑해 줬으면 하다가도 지극히 현실인 자신의 모습에 정연이 달아나 버릴까봐 겁이 난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너무 아플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다.

정연의 눈에 비친 선우는 진짜 남자다. 친구들이 만나는 또래의 남자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내가 진정 보호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바로 그런 남자 말이다.  

정연은 선우가 마냥 좋다. 그가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아도 바라 볼 수 있음에, 뭔가를 해줄 수 있음에 그냥 좋기만 하다. 하지만 사귀는 듯한 분위기는 선우가 정연은 자신의 이상형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새로운 여자친구와 등장함으로써 그녀 혼자 이별을 맞는다. 사랑한 것이 분명한데, 이별은 혼자다.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그들은 결코 예전과 같은 순수함만을 간직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예전의 그 사랑했던 마음은 그대로다. 그리고 그 마음은 순간의 촉매제를 통해서 전보다 더 타오른다. 마치 지난 10여년 간의 빈 공간을 메우려고 작정이라도 한 것 마냥 말이다. 

사랑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신뢰의 존재이다. 신비로움도 서로간의 소통이 있을 때나 가능하지 그렇지 않은 경우엔 의뭉스럽고 음침해질 수 있다. 과묵한 남자 신중해 보이던 시대는 갔다. 너무 촐랑거리는 이미지는 처음부터 땡이지만, 지나치게 자신의 속을 내보이지 않는 남자는 곁에 있는 여자를 힘들게 할 뿐이다.  

둘이 하는 사랑이기에 그 아픔까지도 너무 숨기려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가 이유와 원인도 모른 체 속으로 안절부절 못하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비록 두 사람의 마음이 여전히 같아서 서로의 민들레 한송이가 되어주었으니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그녀가 외로웠을 시간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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