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이라면 봄이 왔다 지나가고 이미 여름의 초입도 한창일 지금 겨우 여름이 시작된 듯 드디어 더운 공기가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미 어제 저녁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오늘 아침에 뜬 해는 아주 더운 날의 지표인 (나에게는) 호박색에는 못 미쳤지만 보통의 노란 색보다는 훨씬 짙게 보였다. 우기가 거의 2개월 가량 늘어난 2019년이라서 그나마 아침과 저녁으로 해가 뜨기 전, 해가 진 후에는 선선해지지만 이런 날씨가 계속되다보면 아마 한밤에서 새벽까지를 제외하고는 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워낙 간사하기 때문에 물론 지금까지는 이런 따뜻한 날씨가 싫지 않은데, 길어진 겨울과 비 때문에 뭔가 균형이 깨져버린 듯한 상태로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5월의 여행이었을까, 아니면 오랜 시간 고생하고 공을 들인 일이 드디어 잘 풀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했기 때문일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thank you Marvel!!) 5월에서 계속 좋은 페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추리소설이든, 뭐든 꽤 심드렁하던 연초와는 달리 이런 저런 책을 꺼내 계속 읽어나가고 있는데 어떤 의무감보다도 그저 즐겁기 때문이다. 새삼,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책이 끊임없는 재미와 두뇌활동을 보장하는 듯, 기쁘고 행복하기 그지 없고, 덕분에 아직은 그러지 말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6월 중에 벌써 두 건의 200불어치 주문을 넣어버렸다. 포인트를 잘 사용하는 등 이리 저리 맞춰 대략 건당 175불 정도로 끊었지만 문제는 비워지기가 무섭게 보관함을 뒤져 장바구니를 채우고 다음 번의 주문찬스를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이다. 둘 곳이 없어 고생을 하면서도 계속 책을 사들이는 내 자신이 어떤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에 예전보다는 구매의욕이 많이 줄었지만 영화소프트도 여전히 관심거리인데,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MCU 이번 세대의 합본, 왕좌의 게임 합본, 그리고 최근 시즌 12에서 셸든과 에이미커플이 노벨물리학상을 받는 것으로 시리즈가 끝난 빅뱅이론의 마지막 시즌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아마 블프까지는 기다릴 것이다. 정말이지 이층 집을 개조한 사무실건물을 한 채 가질 수 있으면 아래는 사무실로 쓰고 이층은 서고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이건 돈이 모이면 꽤 진지하게 추진할 계획인데 사무실렌트가 앞으로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리가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 비용을 자신의 미래에 투자함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엘리리 퀸을 모델로 삼아 창조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작가이자 소설의 등장인물로서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구상이 아닌가 싶다. 다만 처음에 그의 작품을 읽을 때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일본의 엘러리 퀸'이라는 수식어에는 못 미치는 극적인 재미와 상대적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한 독자와의 대결구도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여러 권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과 친해지고 나니, 이젠 이들이 어떤 일을 겪을지 궁금해하면서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을 보면, '전작'은 여러 모로 흥미로운 독서의 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외딴섬 퍼즐'에서는 한쪽으로 교묘하게 쏠린 모티브 때문에 또 하나의 용의자를 놓쳤고, 46번째 밀실에서는 모티브가 너무도 뻔히 보이는 등장인물을 당연히 제외해버린 탓에 범인을 추리하지 못했다. 어차피 행간을 짚어서 사건의 과정을 추리하는 건 무척 어렵다고 생각하는 novice fan이라서 사건해결은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용의자는 이렇게 늘 추측해보는 편이다. 극화를 즐기면서 한편으로 약간의 두뇌게임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 나온 아리스가와의 작품을 더 주문할 생각이고 절판된 것들도 기회가 되면 중고로 찾아볼 생각이다. 이렇게 추리소설도 내 서재의 한켠에서 무럭무럭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 즐겨 보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경우 너무 잦은 출간으로 인해 흥미를 많이 잃어버린 감이 있는데, 그의 초기작들 중 유명한 것들을 위주로 못 읽은 건 찾아볼 생각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한 달에 한 권 수준의 출간이라면 기본형식을 맞춰서 소설을 생산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나오기 시작하면 대번에 관심이 떨어져버린다.


'바람의 검 신선조'를 보고 나서, 원작소설 '칼에 지다', 둘 다 원제는 '미부키시덴'인 이들를 보면서 아사다 지로의 책은 구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구해서 읽었다. 그만큼 소설적인 재미도 훌륭하고 자주는 번득이는 작가의 인생경험이나 철학을 보는 것이 좋다. 한국계로서 불쾌할 수 밖에 없는 그의 전쟁인식은 어쩔 수 없으나 그의 과거사를 볼 때 일정 부분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내가 함부로 비판하기엔 많은 무리가 있지만 대체로 나는 '문예창작과'를 통해 소설가가 '대량'으로 생산되는 듯한 현상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글을 쓰는 기본기는 가르치고 배울 수 있지만 글을 쓰는 걸, 창작은 가르쳐지거나 배워질 수 없다는 편견(?) 탓이다. 지나간 시절의 작가들의 다양한 배경과 거기에서 오는 무제한급 우주적인 변별성과 아이덴티티와 현대의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차이, 종종 천편일률적으로 느껴지는 전개와 구성, 편집성, 여기에 이미 장편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듯, 기껏해야 중편 정도의 글이 책 한 권으로 만들어지는 현실까지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이런 생각에 큰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아사다 지로 같이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보통의 직업을 갖고 습작을 통해 소설을 쓰게 된 작가들인데, 내 편견일지는 모르지만, 뭔가 확실히 다른 것을 본다.  요컨대 6-3-3-4로 이어지는 학습과정을 그대로 밟고 교육과정을 통해 produce된 하나의 물건과 여러 가지 일을 통해 쌓인 것이 글로 승화된 사람이 같은 글을 쓸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시장이 이런 걸 더 선호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런 학습과정에서 기본기가 탄탄하고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시장성으로 무장한 B+의 product보다는 글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을만큼 다양하고 다변화된 인생에서 피어난 A+의 글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하는 나는 이미 꼰대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위에서 이야기한 면에서 어떤 경계에 있다고 생각되는 작가. 이 작가의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제도권의 학과정을 통해 작가가 만들어지고, 그들은 각각의 출신학교와 선생에 따라 갈라지는 유파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김영하를 비롯한 대략 이 시대에서 조금 더 밑에까지, 내 동갑나이 이쪽저쪽까지가 내가 수용하는 한계같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머리가 굳어가는 것 같아서 근처에 신간을 맘껏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즉 구매할 생각은 별로 없지만 읽어는 봐야할 젊은 작가들의 글은 많이 있기 때문인데, 이런 점이 친한 친구들이 멀리 있다는 점과 함께 이곳에서의 삶의 단점이다.  


여행의 감성을 주절거리기보다는 짧지만 강렬한 회상의 글로 그가 느낀 여행과 일상의 조우, 괴리, 그 밖의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한때 파격적인 묘사와 주제로 유명해진 신진작가에서 이젠 보다 더 곱게 나이를 먹고 젊은 시절은 속에 간직한 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maturity, 온갖 경험을 통해 인생의 한 시기를 헤쳐나온 사람의 모습을 본다.  그가 팟캐스트를 녹음한 것이 벌써 거의 십 년이 되어간다. 목소리와 이야기는 그대로인데 녹음한 그와 나는 함께 나이를 먹고 그 당시와는 또 다른 생각과 세월의 경험이 버무려진 이 묘한 느낌은 뭘까.


정통 느와르가 절로 떠오르는 재밌는 작품. 폴 오스터는 종종 말하지만 김영하작가의 팟캐스트를 통해 소개 받은 이래 꾸준히 구해서 조금씩 읽고 있는 작가이다. 글의 묘사와 전개가 영화처럼 눈에서 쉽게 그려지는데 그의 이야기를 따라다니다 보면 NYC의 이곳 저곳, 대부분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이 그렇게 익숙하게 그려진다. '차도살인'을 극적으로 잘 만들었는데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빠지는 것도, 두들겨 맞고 이런 저런 수모를 겪으면서도 입은 살아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뭔가 과거가 있다는 면에서, 그러니까 모든 면에서 주인공은 전형적인 느와르의 주인공이다. 늘 가장 마지막에 모든 것이 명료하게 떠오르는 그래서 늘 조금씩 늦는 느와르의 주인공답게 스퀴지 플레이의 사건도 그렇게 막이 내리고 꽤 좋은 조건으로 받은 보수를 날려버리기 위해 노력할 그의 다음 모습까지도 아메리칸 느와르의 전형이다.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 같은 나쓰메 소세키. 낄낄거리면서 밑줄을 그어가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두 번인가 읽은 이래 다양한 일본의 근대작가들을 만나왔는데 소세키에서 많은 것이 시작된 건 맞는 이야기 같다. 현암사에서 멋진 판본으로 나온 전집을 구해서 하나씩 읽고 있다가 순서를 지킬 필요가 있나 싶어 대번에 처음 읽은 '명암'을 잡은지 거의 일년이 다 됐거나 비슷한 시간을 두고 다 읽은 건 지난 주말이다.  띄엄띄엄 읽는 책읽기의 단점은 기억문제로 스토리가 대충 이어진다는 것인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모든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그려진다. 그의 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1) 잘 사는 신흥자본가 비슷한 인물, (2) 서생, (3) 건달과도 같은 고급룸펜, (4) 그냥 룸펜이 모두 여기서도 당당하게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돈에는 초연한 듯 생산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잘난(?) 주인공의 모습 또한 소세키의 작품에서 보이는 전형이다. 그런 주제에 잘도 결혼을 하고 밥을 먹고 심지어는 돈도 뜯기는 주인공의 사유에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없다. 이건 식민지를 가졌던 나라에서 살던 젠체하는 인간들의 보편적인 모습인지 19세기에서 20세기 초입의 영국소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정형화된 인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잡한 심리를 다루는 듯한 면도 있으나 유작이라서 이 긴 이야기가 결말을 맺지 못하고 갑자기 끝나버림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결국 영원히 소세키의 구상에서 맺음을 할 수 없는 미완의 작품이 되어버렸으니.  


개인적인 경험으로 싱가폴사람을 썩 좋게 보지는 않게 되는데, 그건 그렇고 작품은 나쁘지 않다. 다만 사건에 있어 필연적인 즈덩런의 사고와 행동의 당위성은 무척 떨어지는 것으로 구성의 설득력이 확 떨어져버린다.  상식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감출 것이 감춰져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는 아마추어리즘을 완전히 벗지 못한 것 같다.  한문을 잘 알지 못하지만 제목은 스토리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기는 하다.


국내의 출판사로는 드물게 '아작'은 SF를 꾸준히 출간해주고 있어 고맙게 느끼는데 부디 내가 시리즈를 모두 구하기 전에 절판되는 책이 없었으면 한다. 점점 비싸지는 원화가격에 맞춰 알라딘도 열심히 가격을 올리는 탓에 이미 '아작'에서 나오는 수준의 책 한 권은 17-18불을 훌쩍 넘기기 일쑤, 거기에 '아작'의 책만 사들이는 것이 아닌 나는 아무래도 한번에 몇 권씩을 구하는 것이 겨우 할 수 있는 수준의 수집이라서 2019년의 나는 2009년의 나처럼 여전히 한국출판시장의 빈번하고 갑작스러운 품절과 절판을 걱정하고 있다. 


사무실보다는 (덜 정리가 되어) 서점이 편해서 일거리를 들고 이젠 지척에 위치하게 된 (이사로) BN에 나와 차가운 커피와 물을 마시며 벤치에 배낭과 책을 풀어놓고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AC가 시원하니 (사무실도 그렇지만) 쾌적하고 새로 바꾼 가벼운 노트북의 베터리는 무척 강력해서 충전이 없이 앞으로도 9시간을 더 갈 수 있다. 이제 10월에 직원이 오면 함께 일을 하다가 이런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소한 자리를 그대로 두고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엄청난 이점이 생기니까.  2019년도 이제 반인데, 좀더 즐겁게 지내고 싶다. 그래도 벌써 이번 해에는 세 번의 여행을 할 수 있었고, 고갱, 모네, 루벤스의 전시회를 갔으며 6월부터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있을 앤디 워홀의 전시회에도 갈 계획이다.  운동과 독서도 꾸준히 하고 있으니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나쁘지 않은 2019년 40대 아저씨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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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다. 시차가 상당해서 새벽 두 시에 눈을 뜨고 책을 보다가 다섯 시부터 다시 자고 일어나서 운동을 다녀왔다. 시차가 있는 곳을 다녀오면 느끼지만 잠보다 소화가 가장 문제가 되는데 오늘도 일주일 만의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땀이 별로 나지 않았다. 내가 큰 병을 앓은 적이 없고 그저 감기나 엘러지로 고생하는 정도지만 전체적인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크게 아파지는 편이라서 늘 소화-순환에 신경을 쓰는데, 역시 이 부분기 가장 약한 연결고리가 아니가 싶다. 대충 잠스케줄이 안정될 무렵 함께 좋아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럴 땐 그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어쨌든, 운동을 하고 씻고 서점에 나와서 여름이 시작되기 전의 마지막 연휴를 보내면서 시차를 극복하고 있다.  


사적인 여행이면서 공적인 면이 없지 않았지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고, 3월부터 이어진 강행군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면서 다시 문자향을 맡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휴식이었다. 맛난 것도 많이 먹었는데, 나이가 든 탓에 양을 조절해야 했고, 술도 무엇도 예전처럼 들이부을 수 없음을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이젠 정말 구르메는 구르메가 되는, 양이 질을 결정하는 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나이가 된 것이다.  










민음사의 오프슛, 쏜살문고. 예쁘고 아담한 문고판에 유명한 작가들의 단편, 여기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글들, 작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짐을 가볍게 꾸리는 여행과 함께 하기에 좋다. 지난 번에 빅 아일랜드를 갈 때도 몇 권 가져가서 읽었는데, 이번에도 이들과 함께했다. 김승옥, 고골, 호손과 뫼리케의 책을 봤다. 소소하게 재미있었고 소소하게 불쾌하기도 했는데, 김승옥을 비롯한 한국문단의 60-90년대까지의 작품들 중에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니까 남성중심이라고 봐도 정당화가 어려운 어떤 시대의 무식함이랄까, 이런 것 말이다.  위악적인 면이 없지 않던 젊은 시절, 아니 일부러 더 그런 모습을 부각시키려 하던 시절에도 싫어했던 여성에 대한 표현과 인식이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소설이나 작가를 모조리 매장하는 것 또한 하나의 극단이겠지만, 어쨌든 남자인 내가 불쾌하다면 여성 일반은 얼마나 싫어할까.















언제나 늘 조금 아쉬운 것이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들이다. 예전에 몇 권을 읽고 더 읽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그래도 유명한 추리작가의 소설은 모조리 읽고 싶은 마음에 다시 시작했다. 두 권 모두 딱 어느 수준의 재미를 주기는 하는데, 늘 30%정도가 떨어진다.  엘러리 퀸의 소설처럼 가상의 이야기에 작가자신이 탐정으로 등장하는 건 맞는데 시대성이나 이야기의 촘촘함, 극화적인 재미 등 여러 면에 있어 한참 모자란 수준이라는 생각이다.  '월광게임 - Y의 비극 88'은 처녀작이라서 그렇다고 해도, '절규성 살인'에서 모아놓은 단편의 수준이나 재미는 유명작가치고는 무척 낮은 편이라고 본다.


폴 오스터라는 작가는 김영하 작가의 '책 읽는 팟캐스트'에서 처음 접했는데, 듣는 재미에서 상기된 읽는 재미로 하나씩 구해 보고 있다. 영문판도 여러 권을 갖고 있고, 국문판도 유명한 건 모두 갖고 있는데,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책은 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사 놓고 읽는 것이라서, 이제 겨우 세 권인가 네 권째를 읽었다.  달의 궁전 (뉴욕 3부작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을 보면 조카인 화자가 외삼촌의 이야기를 하면서 도입부가 시작되는데, 이때 묘사된 외삼촌을 연상시키는 사람이 '브루클린 풍자극'의 화자가 되며, 이야기에서 함께 다뤄지는 사람이 조카가 되니, 작가란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일, 주변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잘 버무려서 이런 저런 책을 낼 수 있다는 생각, 여기서 잘 하는 작가의 경우 이런 편집과 짜집기, 각색이 자연스럽고 창의적이라서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아주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래서, 전작을 하면서 친해지는 것만큼, 특정 작가의 패턴이 파악되면서 흥미가 떨어지는 경험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헌책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은 이야기들이 무척 재미있어서 역시 폴 오스터, 역시 뉴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책을 읽을때마다 NYC나 SF처럼 (LA는 싫다) 대도시에 살고 싶다는 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내 꿈은 역시 하와이지만, 각다귀처럼 얽힌 속에서 일상의 낭만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대도시의 삶이 궁금하기도 하다.


국가는 절대성을 가진 존재인가, 정권이나 행정부, 또는 특정한 집단은 국가와 동일성을 가지는가, 동기나 목적의 순수성이 결과를 보장하거나 책임을 회피시키는가 등등 책이 쓰이던 당시까지 한국의 정치현상과 고대부터 근세까지의 정치와 철학이론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나름대로의 답을 준다. 운동가로서, 정치가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상당한 위치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 특히 모든 것이 고도로 전문화된 현대엔 더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처럼 출세(?)한 사람은 그 자체로 이미 무척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고 보는데, 그 모든 세월과 경험, 성찰이 잘 버무려져 좋은 책으로, 사상으로 나오는 것 같다. 유일하게 법적으로 혹은 도덕적으로 용인된 폭력을 보유한 '국가'라는 조직은 그 목적과 동기, 수단, 그리고 결과까지 두루 일정한 수준을 갖춰야 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지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얻었다. 트럼프의 대두로 보여진 미국형 민주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폭주와 한계를 보는 요즘, 복잡한 심경인데, 과연 미국의 자정능력이 공화당과 백인들의 무지와 욕심, 좌절과 분노, 여기에 진보/자유주의의 엘리트성에 기인한 오만함을 이겨내고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제 사라마구의 '카인'을 읽고 그의 책을 여럿 사들였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도시 3부작은 정작 아직 읽지 못했다.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이나 방법과 형태는 다양한데, 종종 이렇게 한 권의 책에서 작가에 대한 관심이 발생하고 사정이 되면 이런 작가의 책을 한꺼번에 구해서 몇 권을 읽다가 방치하기도 하며, 어떤 계기로 인해 다시 그의 책을 읽곤 한다.  지금은 세 권 정도를 읽었는데 다소 답답하기도 한 것이 그의 문체라서 천천히 읽어갈 것이다.  


포르투갈에서 선물로 보내진 코끼리가 빈에 도달하는 것까지의 여정.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촌극은 뭔가 사람이 사는 모습을 닮았다. 누구나 자기만의 짐을 지고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는데, 코끼리는 짐에 해당하고 이를 둘러싼 이야기는 삶에서 겪은 일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좀 그럴 듯하지 않을까.  기적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주로는 고생의 대상이고, 가끔은 감동이나 즐거움을 주기도 하는 이 코끼리는 막상 빈에 도착착하고는 스토리가 끝나버리는데, 우리 삶도 그렇게 뭔가 다 나른 짐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끝을 보지 않는가 하는 생각.  무척이나 빽빽한 글이 중간 중간 읽기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독특한 소재와 발상을 소설로 만들어내는 솜씨가 대단해서 손을 놓지 않게 된다.  


이들 외에, 독립서적이라서 알라딘 database에 뜨지 않는 이새보미야의 '여전히 카미노를 걷는다', 그리고 치유와 구마은사로 유명한 수녀님의 이야기 두 권을 더 읽었다.  생각하면 여러 모로 힐링과 휴식이 된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더 멋진 내년과 만남을 기약하면서 그 시간까지 낭비를 막고 자신을 단련하고 열심히 일하면 또다른 휴시과 힐링의 여행이 어느새 다가올 것임을 믿는다.  


내일부터는 전쟁이다.  일단 밀린 잡무가 너댓 건, 여기에 창의력이 필요한 일도 있고, 여전히 계속 들어오는 상담, 이를 계약으로 만들 노력과 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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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28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랜님의 이 글을 보니 평소에 자신의 몸을 잘 들여다보는 분이시구나 싶네요. 내가 이런 것에는 취약하고 이런 것에는 약하구나, 하는 것을 알고 계시잖아요.
사실 소화 부분은 나이 들면서 약해지는 게 큰 것 같아요. 저 역시 먹는 양이 예전과는 확 다르게 줄어들었거든요. 그렇다해도 아직 소식이라고 말할만큼은 아니지만, 예전엔 매일 매끼 과식이었던 사람이라 지금의 변화가 당황스러워요. 주변에서도 왜그렇게 ‘예전보다‘ 못먹냐고 하는데, 술 마시는 양도 확 줄더라고요. 으으.. 싫어요.

먹고 마시는 거 즐거운만큼, 책 읽는 것도 즐거운 만큼, 앞으로도 계속 먹고 마시고 읽으면서 살 수 있도록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건강합시다.

transient-guest 2019-05-29 08:41   좋아요 0 | URL
아픈 곳이 몇 군데 생기고 치료하고 관리하면서 그렇게 됐네요. 20대는 커녕 이젠 30대의 왕성한(?) 식욕은 없어졌습니다. 덕분에 몸관리가 수월해진 면도 있어요. 요즘 보면 칼로리나 양에서 일정한 하루치가 있고 그 이상은 잘 안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저 건강이 최고입니다.ㅎ

비연 2019-05-28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은 여행을 다녀오면 달라졌다고 느껴지는 게,... 시차적응이 예전만큼 쉽게 안된다는 것, 그리고 속도 예전만큼 좋지 않다는 것. 서글프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여행 다녀오고 회사 나온 후 한나절만에 아니 반나절만에 정글 속에 있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제 지지난주가 떠오르네요. 모쪼록 여행의 기운이 오래 가시길.

transient-guest 2019-05-29 08:45   좋아요 0 | URL
저는 다행히 회복이 빠른 편인데 아마도 꾸준한 운동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도 출근해서 열심히 살고 있네요.ㅎ 아침엔 새벽에 깼다 자느라 좀 허둥댔지만요. 힐링의 기운이 쭉쭉 빠져가는 걸 느끼면서 하루를 보냈어요.ㅎㅎ-_:
 

비행기여행의 prestige랄까 이런 것들이 거의 사라진 지금도 서비스는 여전히 좋지만, 질의 저하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인지, 옛날보다 훨씬 더 좋아진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저런 이유로 탑승이나 이착륙이 늦어진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라서 11시로 예정된 보딩이 30분 지연됐고, 그 김에 물이나 더 마시고 윗층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유유'의 문고판과 함께 작고 예쁜 시리즈로 애장하는 '쏜살문고'. 좋은 책도 있고 그저 그런 책도 있지만 디자인도 맘에 들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하거나 짧아서 단행본으로 나오기 어려운 책이 잘 선별되어 나온다.  여행에 함께 하기 좋은 크기와 길이, 가끔은 딱딱한 글을 만나기도 하고,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으나 그만큼 어쩌면 덜 익숙한 글을 읽는 것을 통해 독서지평을 넓혀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프라하로 가는 모차르트의 하룻밤을 그린 이야기. 그리고 요정스러운 이야기, 이렇게 두 개의 짧은 이야기가 짧은 책에 구현되어 있다.


98년 4월, 비오던 밤, 재즈를 접한 덕분에 재즈의 팬이 되어버린 나는 지금도 비가 오는 날이면 종종 재즈를 듣는다. 맑은 피아노독주의 클래식과 함께 비오는 날의 단골이 되어버린 재즈는 이론으로 접근하려면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는데, 천성의 게으름 덕분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내 귀에 즐거운 것을 찾아서 즐길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잘 듣고 싶은 욕심은 어쩔 수 없는데, 이때 길라잡이로 아주 좋은 책이다. 아마 이 책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나의 재즈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인데, 지금은 정신이 너무 없어서 책을 읽으면서 언급되는 음악을 제대로 찾아서 듣지 못했다. 보통은 YouTube이나 아마존을 뒤져가면서 읽었을 것을 말이다. Arguable하지만 블루스의 적자로도 볼 수 있는 재즈의 발전과정과 명반과 아티스트들을 잘 소개해주는 책이다. 


'칼의 노래'가 김훈일까, 김훈이 '칼의 노래'일까. 그의 다른 에세이집도 소설도 여럿 읽었는데 갈수록 그는 '칼의 노래'를 닮아가는 듯 글이 절절하고 먹먹한 것이 마치 속에서 토해낸 핏덩이를 뭉개어 글을 그리는 것 같다.  극우가 아닌 보수의 모습이 이럴 것이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그의 세상들여다보기가 나쁘지 않다. 어차피 사람은 늙고, 젊은이들과 생각이 매한가지로 이어지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지킬 걸 지킬 수 있는 것이 보수일 것이다.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보여지는 이런 저런 늙음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도 쉽게 생각하는 힘, 살피고 관찰하고 생각하는 힘이 빠진 노인들은 아마도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경쟁 속에서 길러진 지금의 20대의 미래가 아닌가, 아니 나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그저 꾸준히 읽고, 쓰고 생각하고, 듣고, 듣고 또 들을 일이다.  정 열고 싶으면 지갑이나 열어야 욕을 덜 먹지 않을까.


그냥 잔잔한 이야기. 심야식당을 좀더 활기찬 공간에 두고 여주인으로 바뀐 것 같다만, 이런 곳이 일본의 동네 구석구석에는 제법 남아있다고 하니 무척이나 부럽다.  동네의 사랑방처럼 늘 보는 얼굴들이 모여서 하루를 풀어내는 걸 함께 나누며,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곳은 이제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렇게 소소하게 즐겁게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만큼 웅심은 줄어들고 점점 더 closing을 준비하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55살까지만 일하고 은퇴할 수 있었으면, 아니 대략 half retire정도만 할 수 있어도 좋겠는데. 그땐 이런 공간이 남아있으려나?


여성을 통해 완성되어 가는, 신적인 자각으로 가는, 그러면서 부족한 많은 걸 보완해가는 예수의 모습. 유다의 역할이 성서의 미스테리인데, 유다가 없으면 예수의 수난도 없었을 것이니 유다는 자의에 의한 배신자인가, 완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맡은 내제자인가. 점점 주제 사라마구의 글체에 익숙해져간다. 한꺼번에 구한 덕분에 쌓인 그의 작품을 하나씩 읽는 것도 2019년의 재미가 될 것이다만, 적절히 섞어서 잘 읽어야 지겨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책도 작가도 계속 파들어가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때문에.  막달라 마리아의 역할이나 유다의 역할에 대한 책의 서술은 그리 낯설지 않지만, 주류에서 받아들이기엔 예수의 신격에 상당한 무리를 줄 수 밖에 없지만, 여러 가지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멀리 있는 신 대신 이런 인격신도 좋다. 과거 신들이 근처 산에 모여 살던 시절의 가까움이랄까.


이제 보딩할 시간이 가까워졌다. 다시 팩하고 내려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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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자리를 바꾸고 진짜 맥주와 함께...Boont Amber 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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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18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사진엔 와서 꼭 좋아요 누르고 가는 게 예의 아니겠습니까? ㅋㅋ

transient-guest 2019-05-19 05:11   좋아요 0 | URL
ㅋㅋ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다녀가실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공항에 일찍 와서 바로 짐을 부치고 게이트를 통과한 후 라운지에 죽치고 앉아서 책도 보고 술도 마실 생각이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로 약간의 문제가 생겼는데, 일단 국적기의 후진성. 대세는 self check-in인데 이걸 카운터가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나중에 보니 두 섹션을 mobile check-in으로 열어놨는데 결국 디지털로 포장한 아날로그였던 셈. 덕분에 한 시간하고도 반을 지출해서 게이트를 통과했다. 두 번째는 라운지. 국내선 라운지는 시설이 상당히 괜찮은데 국제선 라운지는 영 아니다. 공짜술과 음식이라고는 하지만 쿠어스라이트, 그리고 버드와이저, 와인 두 종류, 거기에 약간의 finger food가 전부. 덕분에 실망을 잔뜩 하고 쿠어스라이트만 몇 잔을 마시고 있다. 이젠 나이탓인지 여행의 목적지보다도 이렇게 여정에서 마시는 맥주가 좋은데, 기분을 살짝 잡치고 있어서 아직 탑승까지 남은 시간을 밖으로 나가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다.  모처럼 기분을 내서 좋은 맥주와 음식을 갖추고 자리에 앉아야 하는데.  check-in을 기다리면서 이미 작은 책 한 권을 읽었고 지금은 추리소설을 붙잡고 있는데 별로인 기분이 여전히 별로...


기분좋게 한 잔하고 그간 읽은 책을 정리하려던 생각이 싹 사라져버렸다.  이 나이에도 역시 기분을 많이 타는구나 싶은데 사실 여기에 적기엔 좀 그런 속상한 일이 있어서 모처럼 떠나는 길이 즐겁지만은 않다.  일단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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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9-05-18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여행은 좋잖아요.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기분 좋은 일이 생기니 즐겁게 다녀오시기를요.

transient-guest 2019-05-18 13: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 일단 라운지를 나와서 남은 시간은 바에 앉아 보낼 생각입니다 오늘 다시 배웠네요 과유불급 ㅎㅎ 다음엔 딱 한 시간 정도만 남기고 나와서 아쉬움과 함께 여정을 즐겨야하겠습니다 ㅎㅎ

감은빛 2019-05-18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운지에 공짜술이 있군요. 그런 건 항공사 멤버쉽이 있어서 가능한 건가요?

어쨌건 술도 즐기시고 여행도 즐기시길 바랍니다!

transient-guest 2019-05-19 05:11   좋아요 0 | URL
항공사/크레딧카드연동으로 가능한 프로그램이 여럿 있습니다 제껀 좀 딸리네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