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나라 -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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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어렵사리 읽다가 후반부 들어서면서부터는 참으로 애달프고 애달파서 숨을 고르며 읽었다. 어제의 어제 그리고 더 먼 어제의 그네들 이야기. 한세상 고단함과 시름속에서 한숨을 쉬다 분노하고 함께 분기탱천한 그네들 이야기이지만, 촛불을 들고 마음을 모으는 지금의 우리들과 무에 다를까싶다. 변방속의 수많은 을개며 더팔이, 막둥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싶어진다. 그들이 살아돌아와 지금의 나라모습을 본다면 뭐라 할까..? 변방이 세상을 구원하고 결핍이 세상을 이뤄나가는거라면 우리의 재를 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조선 팔도에 뉘 원한이 가볍단 말이냐? 손톱 밑의 가시는 아프다 하면서 백성의 아픔에 무심하면 태산을 뽑을지라도 사내의 일은 아니다 p.62

-선생님, 저 재를 넘으면 무엇이 있습니까요?
-몰라서 묻는 게냐? 우리는 이미 재를 넘었느니라.
게서 보고 겪은 모든 것이 재 너머에 있던 것들이다.
-그럼 이제 끝난 것입니까?
-아니다. 재는 또 있다.
-그럼 그건 어쩝니까요?
-그냥 두어도 좋다. 뒷날의 사람들이 다시 넘을 것이다. 우린 우리의 재를 넘었을 뿐. 길이 멀다. 가자꾸나. p.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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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04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식처를 찾지 못해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 오늘날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생각하면 `뒷날의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슬프게 보입니다.

달팽이개미 2016-01-04 18:58   좋아요 1 | URL
고단하고 애달픈 재넘이의 끝은 없을듯하여 일면 슬프기도해요. 교과서에 적혀있던 단 몇줄의 내용을 이렇게 이야기로 만나니 사뭇 또 다르게 느껴졌어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새삼 멀구나..싶었습니다.

서니데이 2016-01-04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혼불 문학상이네요. 제목부터 밝은 이야기는 아닐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달팽이개미님, 좋은하루되세요.^^

달팽이개미 2016-01-04 19:41   좋아요 1 | URL
화가 나기도 하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뜨거워지기도 하고 애달프기도한..그런 이야기였어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

해피북 2016-01-05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게 느껴져요.ㅜㅜ 이 책도 리스트에 퐁당!

달팽이개미 2016-01-05 10:20   좋아요 0 | URL
등장인물도 많고, 모르는 단어도 많고 언어이해력이 부족해서 힘들었어요; 점점 느낌적인 느낌으로 단어의 울림으로 읽게 된 묘한 책이었어요. ㅎ-ㅎ

vv35vv 2016-01-05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쓰신 리뷰를 보고나니 읽고픈 마음이 커졌네요.

달팽이개미 2016-01-05 10:40   좋아요 0 | URL
`동학농민혁명`이라는 단어 속에 담겨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었어요. 많은 분들의 마음속에 기억하고 싶은 역사의 한 장면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남빛 : 바닷마을 다이어리 5 바닷마을 다이어리 5
요시다 아키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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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될 수 없기에 실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본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임에도 누군가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그 자체로 참 고마운 일이다. 입장이 바뀌면 나 또한 마찬가지일테니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게 있었다면 쉬이 거둬내고 새 해를 맞이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줬다. ㅎ-ㅎ 내겐 늘 언제나 한없이 좋은 책 <바닷마을 다이어리> ^^* 내년에도 삶의 희노애락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아가와 더욱 달콤하게 우리 세식구 무럭무럭 성장해야겠다.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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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2-31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팽이개미님 올 한해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내년에도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바랄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달팽이개미 2015-12-31 14:37   좋아요 1 | URL
뜻하지 않았던 인연이기에 더욱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오로라님 댁에도 내년 한 해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래요.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꾸뻑..^^

cyrus 2015-12-31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 행복한 일이 많이 오길 바랍니다. ^^

달팽이개미 2015-12-31 18:3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cyrus님께도 내년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바래요.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15-12-31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31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2-31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팽이개미님, 올해 좋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어 제게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아주 조금 남겨둔 올해도 행복한 시간 보내시고, 내년도 좋은 일들 가득한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달팽이개미 2015-12-31 23:41   좋아요 1 | URL
북플앱을 누르면서 어느 순간 서니데이님이 떠오를 정도로 늘 먼저 안부 챙겨주시고 다정한 댓글 달아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내년 한 해 가정에 행복가득하시고 원하시는 일들 이루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Book]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폴리팩스 부인 2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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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 폴리팩스 부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언제나 유쾌통괘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번엔 이스탄불!! 더욱 수상한(?) 친구들과의 좌충우돌 모험을 끝내고나니, 연말의 뒤숭숭함이 사라졌다. ㅎㅎ ˝아휴, 다 똑같은 날 중 하루일 뿐이야!˝라며 폴리팩스 부인이 눈을 찡끗해준다. 흐잇! 귀여운 낭만스파이 폴리팩스 할머니처럼 언제나 어느 상황에서든 한 발짝 빠져 나와 ˝지금,여기˝를 관망할 수 있는 노련한 여유로움을 늘 챙기며 살고파진다. ^ ^

태양이 막 먼 산을 넘어가며 하늘에 수려한 노을을 수놓는 중이었다. 앙카라를 둘러싼 평원은 이미 땅거미가 내려 어둑어둑했고, 골목마다 하나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무에진의 기도소리가 고산지대의 맑고 청명한 공기 속으로 울려퍼지자 부인은 순간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이 순간을 꼭 기억해둬야지. 폴리팩스 부인은 생각했다. 나중에, 꼭 돌아와서 이 나라의 진정한 모습을 봐야지. 그러나 그때는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리라는 것도 부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필이면 이 순간, 이름 붙일 수 없는 부드러운 깨달음이, 살아 있다는 기쁨이 밀려온 것은 지금이 예기치 못한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위험 끝에 찾아온 안전, 굶주림 끝에 찾아온 따뜻한 음식, 기진맥진한 끝에 찾아온 휴식 때문이었다. 새로 사귄 낯설고 멋진 친구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이 꽁꽁 둘러치고 살아가는 안전이라는 것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건 삶을 가로막는 벽이고, 기만이고, 터무니없는 망상이었다. 폴리팩스 부인은 이제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일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았다. 속에서 뭔가가 울컥 북받쳐오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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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8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책을 재미있게 읽어서, 저도 이 책 읽어볼 생각이에요.
달팽이개미님,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8 17:53   좋아요 1 | URL
첫번째 책과 비교해도 실망없이 재밌게 읽었어요~~서니데이님도, 뜻깊은 연말 보내세요. ^^

서니데이 2015-12-29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팽이개미님, 오늘도 잘 보내셨나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9 21:14   좋아요 1 | URL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이렇게 안부 물어주시니 감사한 마음이에요^^ 서니데이님도 포근한 밤 되세요 ^^

해피북 2015-12-31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닛. 폴리팩스 부인 후속편도 있었군요 ㅎㅎ 어서어서 모셔와서 그 유쾌함에 빠져들고 싶은데 달팽이개미님 글을 읽으면 마치 사노요코 할머니 이야기처럼 싱글벙글 해져요 ㅋㅂㅋ~~

달팽이개미 2016-01-01 11:20   좋아요 0 | URL
폴리팩스 부인으로부터 받은 싱글벙글 에너지가 고스란이 글에 묻어나 해피북님께도 전달이 되었나보아요 ㅎㅎ 밤에 꼬맹이 재우면서 옆에 누워 읽었는데 재미있어서 금새 잠들지 못한 기억이 새록하네요 ㅋ 새어나오는 불빛에 꼬맹이는 꿈틀대고말예요 ㅎㅎ
 
돌아갈 수 없는 두 사람 : 바닷마을 다이어리 4 바닷마을 다이어리 4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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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적절하게 읽은 4권. ^^ 스즈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며 처음 느껴보는 사랑의 감정에 이리쿵!저리쿵!하는 귀여운 후타를 보며 엄마웃음을 지었더랬다.ㅎㅎ 무언가 새로 시작하려 함은 늘 뒤를 돌아보며 어쩐지 모르게 느껴지는 아쉬움을 동반한다.사치의 사랑도, 스즈의 기억도, 유야의 아픔도 모두.. 성장이란게 무언가를 얻는 대신, 또 무언가를 잃는 것이 맞는가보다. 올 한해 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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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23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1권 밖에 읽지 않아서 주인공들 이름이 익지 않지만 자매들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요. 저도 후딱 읽어봐야 할것 같아요. ~^^ 그리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하는 달팽이개미님의 고민스러움도 참 멋지고요. 저도 올 한해를 이 말로 마무리지어야겠습니다^~^

2015-12-23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2-23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말이 다가오면서 부터 올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쉬움이 참 많아요,
달팽이개미님, 좋은하루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3 22:26   좋아요 1 | URL
연말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돌아보기도 하고, 다짐도 새로이 하고요. ^^ 서니데이님도 포근한 밤 되세요.

살리미 2015-12-23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영화보고 와서 다시 정주행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달팽이개미 2015-12-23 22:40   좋아요 0 | URL
아껴읽느라 애쓰고 있어요 ㅎㅎ 정말 공감해요.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맘요..ㅠ 영화보고 다시 정주행하는 오늘 밤 정말 행복하실 것 같아요 ^^

서니데이 2015-12-25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팽이개미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5 18:36   좋아요 1 | URL
크리스마스 인사가 늦었어요. 서니데이님도 메리크리스마스요~^^*
 
발원 2 - 요석 그리고 원효
김선우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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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뒤에 장황하게 적혀 있는 철학자 강신주의 해제를 보고 새삼 `아! 맞아. 이거 역사소설이었지!`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문학적 해석임을 잘 구별해 낼만큼 역사지식이 풍부하지 못한 나로서는 김선우 작가가 그려낸 세계속에 충실하게 몰입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행복했다. 게다가 불자가 아니기에 소설 곳곳에 드러나는 부처님 말씀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적지 않았음에도 삶의 고단함을 토닥이는 마음밭에서 비롯된 것임을 충분히 느꼈기에 ˝나도 꽃!˝, ˝너도 꽃!˝ 그래서 우리 모두 각자가 존귀한 꽃이라는 말에 마음이 둥실 떠오르기도 했다. 2권은 시리고 아픈 장면이 많았다. 탐욕과의 대응이 극으로 치달아 아스라이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생의 모든 것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사람이 가장 귀하게 여겨지지 못하는 우리네 삶속에서 뭉근하게 피어난 꽃같은 소설. 어여쁘고 고맙다. 옮겨 적기 힘들만큼 밑줄을 많이 그었더랬다. 긴호흡으로 요며칠 빠져들었던 시공간에서 빠져나오며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작가의 말 마지막 부분의 일부를 적어본다.

원효, 요석, 보현, 혜공....오랫동안 함께 지낸 이들이 이제 세상속으로 간다. 우리들 속에서 나와 우리들 속으로 걸어가는 벗들이여. 아프고 아픈 지금 여기, 고단한 우리에게 힘을 주시라. 목숨의 환한 빛을 나누어 주시라. 대자대비,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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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2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인데 철학자의 해제가 있는 책이군요,
달팽이개미님, 좋은밤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2 23:08   좋아요 1 | URL
역사적 사실을 덧붙여 알려주니 좋았어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해피북 2015-12-26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뭉클한 글이예요. 역사적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더 충실히 몰입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글 말이지요 ㅎ 멋진걸요~^^ 이렇게 애정 깊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면 저도 막 읽고싶어지더라고요 ㅋㅂㅋ.

달팽이개미 2015-12-26 16:42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잊지 못할 책으로 기억될 소설이었어요 ^^ 김선우 작가님을 조금 더 농밀히 만나고픈 생각도 들게 한 소설이었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