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 2 - 요석 그리고 원효
김선우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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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뒤에 장황하게 적혀 있는 철학자 강신주의 해제를 보고 새삼 `아! 맞아. 이거 역사소설이었지!`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문학적 해석임을 잘 구별해 낼만큼 역사지식이 풍부하지 못한 나로서는 김선우 작가가 그려낸 세계속에 충실하게 몰입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행복했다. 게다가 불자가 아니기에 소설 곳곳에 드러나는 부처님 말씀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적지 않았음에도 삶의 고단함을 토닥이는 마음밭에서 비롯된 것임을 충분히 느꼈기에 ˝나도 꽃!˝, ˝너도 꽃!˝ 그래서 우리 모두 각자가 존귀한 꽃이라는 말에 마음이 둥실 떠오르기도 했다. 2권은 시리고 아픈 장면이 많았다. 탐욕과의 대응이 극으로 치달아 아스라이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생의 모든 것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사람이 가장 귀하게 여겨지지 못하는 우리네 삶속에서 뭉근하게 피어난 꽃같은 소설. 어여쁘고 고맙다. 옮겨 적기 힘들만큼 밑줄을 많이 그었더랬다. 긴호흡으로 요며칠 빠져들었던 시공간에서 빠져나오며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작가의 말 마지막 부분의 일부를 적어본다.

원효, 요석, 보현, 혜공....오랫동안 함께 지낸 이들이 이제 세상속으로 간다. 우리들 속에서 나와 우리들 속으로 걸어가는 벗들이여. 아프고 아픈 지금 여기, 고단한 우리에게 힘을 주시라. 목숨의 환한 빛을 나누어 주시라. 대자대비,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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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2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인데 철학자의 해제가 있는 책이군요,
달팽이개미님, 좋은밤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2 23:08   좋아요 1 | URL
역사적 사실을 덧붙여 알려주니 좋았어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해피북 2015-12-26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뭉클한 글이예요. 역사적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더 충실히 몰입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글 말이지요 ㅎ 멋진걸요~^^ 이렇게 애정 깊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면 저도 막 읽고싶어지더라고요 ㅋㅂㅋ.

달팽이개미 2015-12-26 16:42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잊지 못할 책으로 기억될 소설이었어요 ^^ 김선우 작가님을 조금 더 농밀히 만나고픈 생각도 들게 한 소설이었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