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폴리팩스 부인 2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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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 폴리팩스 부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언제나 유쾌통괘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번엔 이스탄불!! 더욱 수상한(?) 친구들과의 좌충우돌 모험을 끝내고나니, 연말의 뒤숭숭함이 사라졌다. ㅎㅎ ˝아휴, 다 똑같은 날 중 하루일 뿐이야!˝라며 폴리팩스 부인이 눈을 찡끗해준다. 흐잇! 귀여운 낭만스파이 폴리팩스 할머니처럼 언제나 어느 상황에서든 한 발짝 빠져 나와 ˝지금,여기˝를 관망할 수 있는 노련한 여유로움을 늘 챙기며 살고파진다. ^ ^

태양이 막 먼 산을 넘어가며 하늘에 수려한 노을을 수놓는 중이었다. 앙카라를 둘러싼 평원은 이미 땅거미가 내려 어둑어둑했고, 골목마다 하나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무에진의 기도소리가 고산지대의 맑고 청명한 공기 속으로 울려퍼지자 부인은 순간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이 순간을 꼭 기억해둬야지. 폴리팩스 부인은 생각했다. 나중에, 꼭 돌아와서 이 나라의 진정한 모습을 봐야지. 그러나 그때는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리라는 것도 부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필이면 이 순간, 이름 붙일 수 없는 부드러운 깨달음이, 살아 있다는 기쁨이 밀려온 것은 지금이 예기치 못한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위험 끝에 찾아온 안전, 굶주림 끝에 찾아온 따뜻한 음식, 기진맥진한 끝에 찾아온 휴식 때문이었다. 새로 사귄 낯설고 멋진 친구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이 꽁꽁 둘러치고 살아가는 안전이라는 것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건 삶을 가로막는 벽이고, 기만이고, 터무니없는 망상이었다. 폴리팩스 부인은 이제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일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았다. 속에서 뭔가가 울컥 북받쳐오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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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8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책을 재미있게 읽어서, 저도 이 책 읽어볼 생각이에요.
달팽이개미님,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8 17:53   좋아요 1 | URL
첫번째 책과 비교해도 실망없이 재밌게 읽었어요~~서니데이님도, 뜻깊은 연말 보내세요. ^^

서니데이 2015-12-29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팽이개미님, 오늘도 잘 보내셨나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2-29 21:14   좋아요 1 | URL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이렇게 안부 물어주시니 감사한 마음이에요^^ 서니데이님도 포근한 밤 되세요 ^^

해피북 2015-12-31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닛. 폴리팩스 부인 후속편도 있었군요 ㅎㅎ 어서어서 모셔와서 그 유쾌함에 빠져들고 싶은데 달팽이개미님 글을 읽으면 마치 사노요코 할머니 이야기처럼 싱글벙글 해져요 ㅋㅂㅋ~~

달팽이개미 2016-01-01 11:20   좋아요 0 | URL
폴리팩스 부인으로부터 받은 싱글벙글 에너지가 고스란이 글에 묻어나 해피북님께도 전달이 되었나보아요 ㅎㅎ 밤에 꼬맹이 재우면서 옆에 누워 읽었는데 재미있어서 금새 잠들지 못한 기억이 새록하네요 ㅋ 새어나오는 불빛에 꼬맹이는 꿈틀대고말예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