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어렵사리 읽다가 후반부 들어서면서부터는 참으로 애달프고 애달파서 숨을 고르며 읽었다. 어제의 어제 그리고 더 먼 어제의 그네들 이야기. 한세상 고단함과 시름속에서 한숨을 쉬다 분노하고 함께 분기탱천한 그네들 이야기이지만, 촛불을 들고 마음을 모으는 지금의 우리들과 무에 다를까싶다. 변방속의 수많은 을개며 더팔이, 막둥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싶어진다. 그들이 살아돌아와 지금의 나라모습을 본다면 뭐라 할까..? 변방이 세상을 구원하고 결핍이 세상을 이뤄나가는거라면 우리의 재를 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조선 팔도에 뉘 원한이 가볍단 말이냐? 손톱 밑의 가시는 아프다 하면서 백성의 아픔에 무심하면 태산을 뽑을지라도 사내의 일은 아니다 p.62-선생님, 저 재를 넘으면 무엇이 있습니까요?-몰라서 묻는 게냐? 우리는 이미 재를 넘었느니라. 게서 보고 겪은 모든 것이 재 너머에 있던 것들이다.-그럼 이제 끝난 것입니까?-아니다. 재는 또 있다.-그럼 그건 어쩝니까요?-그냥 두어도 좋다. 뒷날의 사람들이 다시 넘을 것이다. 우린 우리의 재를 넘었을 뿐. 길이 멀다. 가자꾸나. p.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