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7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리쓰의 기묘한 일곱 번째 이야기 묶음에는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신이 다니는 길』에는 대입 시험을 보러 가는 리쓰 일행, 그러니까 ‘리쓰’와 ‘아오아라시’, ‘즈카사’, ‘아키라’가 등장한다. 달리 말하면 사건·사고에 휘말리기 최적인 조합이다. 그리고 역시나 내비게이션의 문제인지 요괴의 술수인지 일행은 어느 산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키라와 라이벌 격인 ‘히즈 레이코’를 만나고, 연이어 일어나는 실종 사건에 대해 듣게 되는데…….

 

  풍수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홍콩의 건물들에는 용이 다닐 수 있도록 중간에 공간을 만든다는 내용의 글을 본 기억이 났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개발 때문에 오랫동안 요괴들이 다니는 길이 막혀, 사건·사고들이 발생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요괴들은 리쓰를 끌어들였고 말이다. 힘내라, 리쓰! 아직 원서를 낸 대학은 남았으니까!

 

  『기다리는 사람들』은 버스 고장으로 어느 정류장에서 내린 리쓰와 즈카사가 겪은 일을 그리고 있다. 그들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다시 온다는 버스는 소식이 없다. 그리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뭔가 묘하고 소름이 끼치면서 훈훈한 결말이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다시 비가 부른다』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요괴들을 도와준 대가로 리쓰는 그의 실력으로는 붙을 리가 없는, 아키라가 다니는 대학에 합격한다. 그리고 히즈 레이코가 아키라를 찾아와, 자신을 도와달라 부탁한다. 한편 리쓰는 아키라의 민속학 연구회에 ‘타의’에 의해 가입하여, 대학에 있는 미스터리 스팟을 가게 되는데……. 꽤 많은 인물이 얽히고설켰지만, 이야기는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졌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절절해서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암야행로』는 대학 동기를 구하기 위한 리쓰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자기가 한 요괴 이야기 때문에 동기가 이상한 것에 당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리쓰는 여우 요괴가 사는 곳에 발을 디딘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응급실에서 친구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확신하는 리쓰가 어쩐지 안쓰러웠다. 그건 인간 때문이 아니라 요괴 때문이었잖아, 인간 친구보다 요괴 친구들이 더 좋으면 어떡하니!

 

  『불로의 단지』는 복(福)의 신이 들어있다는 어느 단지에 얽힌 이야기다. 거기에 리쓰의 할아버지인 ‘가규’와 오랜 친구라는 갈색 머리의 요괴까지 나타난다. 그는 단지를 부수라고 협박하며 ‘아오아라시’를 가둔다. 리쓰는 아버지의 몸을 되살리기 위해 아오아라시를 구해야 하는데…….

 

  소원을 들어주고 오래 살게 해준다는, 그런 힘이 깃들어있다는 단지가 있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걸 원하지만, 어느 순간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언제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게 아니고, 죽지 않는다는 게 어떻게 보면 저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요괴와는 엮이지 않고 인간끼리 살아가는 게 제일인 것 같다. 인간과도 가능하면 많이 얽히지 않으면 좋고.

 

  요즘은 어쩐지 만화책 한 권도 읽기 힘든 나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Curse of La Llorona , 2019

  감독 - 마이클 차베스

  출연 - 린다 카델리니, 패트리시아 벨라즈퀘즈, 레이먼드 크루즈, 마리솔 라미레즈

 

 

 

 

  1973년,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두 아이를 기르는 ‘애나’. 전에 담당하던 ‘패트리샤’라는 여인의 집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 경찰과 함께 방문한다. 오랜만에 만난 패트리샤는 어딘지 모르게 겁에 질려있었고, 몸에 학대의 흔적을 갖고 갇혀있던 아이들은 ‘그녀’가 자기들을 죽일 거라 떨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얼마 후, 강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다. 패트리샤는 자기 아이들이 죽은 것이 애나 때문이라며, 그녀에게도 저주가 내릴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날 이후, 애나와 그녀의 아이들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서양에는 ‘우는 여인 괴담’이라는 것이 있다. 아이 둘을 물에 빠트려 죽인 후, 흐느끼며 배회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 그녀는 이후, 물가에 가까이 온 사람들을 끌어당긴다고 전해진다. 여러 버전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중부 멕시코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남편의 외도로 절망에 빠져 두 아들을 죽이고 자살한 여인의 이야기였다. 남편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기 위해 아들들을 죽였다는데, 흐음. 이후, 자기 아들을 대신할 아이를 찾으러 다닌다고 한다. 그냥 남편을 죽이면 더 간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 영화에서 애나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부는, 영화 ‘애나벨 Annabelle, 2014’에서 애나벨 인형을 들고 성당으로 가던 바로 그 신부다. 다른 성당으로 부임지가 바뀌었거나, 같은 동네가 배경일 수도 있다. 만약 똑같은 동네라면 소설가 ‘스티븐 킹’의 ‘메인’ 주에 이은 새로운 심령 스팟이 되는 걸지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이들이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했고 엄마는 그걸 믿어줬다는 점이다. 물론 그 전에 아이들은 죽을 위기를 여러 번 처했었지만, 끝까지 안 믿어줘서 답답하게 만드는 다른 영화의 어른들과 다른 점은 마음에 들었다. 다만 다른 장면에서 답답하게 만드는 연출이 들어있었다. 그건 자세히 밝히지 않겠다. 그냥 그놈의 인형이 문제다.

 

  영화의 포스터를 보면, ‘이번에도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라고 적혀있는데, 글쎄? 이쯤에서 한 번 튀어 나와주고, 그다음엔 나올 것같이 하다가 낚아주고, 아닌 것 같을 때 또 나오게 하고, 이쯤에서 한 번 고구마용으로 주변 사람들이 주인공 오해하게 만들고 등등 너무 정석대로 흘러간 게 아닐까 싶었다. 좋게 말하면 안전하게 흘러갔고, 나쁘게 말하면 다른 작품들과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다.

 

  어차피 귀신들이 나오는 패턴은 비슷해서 그런 걸까? 귀신도 사람이 죽어서 된 것이니, 살아생전 창의력이나 상상력 따위 기르지 않던 사람이 죽어서 그런 게 생길 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자기가 살아있을 때 본 작품들에서 본 거 따라 할 테고……. 그렇게 생각하면 귀신 나오는 영화 패턴이 비슷비슷한 게 이해가 될 것이라고 감독들은 믿고 싶나 보다. 하지만 창의력 있는 사람이 죽어 귀신이 되는 때도 있으니, 감독들이 그런 쪽으로 생각해봐 주면 좋겠다. 나는 죽으면 창의력 있는 귀신이 될 거야! 그래서 사람들 막막 놀래주고 그럴 거야!

 

  그나저나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사람이 내년에 개봉할 영화 ‘컨저링 3 The Conjuring 3, 2020’의 감독도 맡았다는데, 걱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리벤지
코렐리파갯 감독, 마틸다 안나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Revenge, 2017

  감독 - 코랄리 파르자

  출연 - 마틸다 안나 잉그리드 러츠, 케빈 얀센스, 어반트 스탠젤, 뱅상 콜롬브

 

 

 

 

  세 명의 친구가 연례 모임을 갖기 위해 사막에 있는 별장에 모인다. 통유리로 된 벽에 넓은 수영장, 연휴를 즐기러 오기에 딱인 곳이었다. ‘리처드’는 애인인 ‘제니퍼’를 데리고 오는데, 두 친구 ‘스탠’과 ‘드미트리’가 묘한 눈빛을 보낸다. 다음 날, 리처드가 외출한 사이 스탠은 제니퍼를 강간하고, 드미트리는 외면한다. 뒤늦게 사실을 안 리처드는 돈과 직장을 들이밀며 일을 무마시키려고 하지만, 제니퍼는 응하지 않는다. 도망치던 그녀를 절벽으로 밀어버린 리처드. 그리고 셋은 그녀를 확실히 죽여 증거를 없애기로 하는데…….

 

  영화는 시작 부분에서는 제니퍼와 리처드의 에로틱한 분위기를 보여주다가, 나중에는 피범벅으로 변한다. 겨우 목숨을 구한 제니퍼는 복수를 원했고, 세 남자는 그녀를 죽여 모든 증거를 없애길 바랐다. 특히 리처드는 자신이 쌓아 올린 명성과 가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 충돌은 당연했고, 전세는 제니퍼에게 상당히 불리해 보였다. 세 남자는 건강하고 사냥총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캠핑 시설은 물론이고 자동차까지 있었다. 반면에 그녀는 절벽에서 나뭇가지 위로 떨어져 배에 커다란 상처가 난데다 피도 많이 흘렸다. 거기다 무작정 도망치느라 총은 고사하고 변변한 옷차림도 아니었다. 심지어 어떻게 총을 쏘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제니퍼가 당한다면, 영화는 재미가 없을 것이다. 이런 장르의 묘미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 여인이 복수를 해나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니 말이다. 예전에 만들어진 이런 장르의 영화들은 단순히 거세시키는 것으로 끝났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세는 기본에 고문을 받으며 무력하게 떠는 가해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추가되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잔혹하게 고문하고 죽일수록, 보는 이의 통쾌함은 더 세진다.

 

  하여간 세 남자가 각각 흩어진 틈을 타, 제니퍼는 하나씩 각개격파를 시도한다. 그 와중에 칼과 라이터를 탈취해 소독도 하고, 배에 박힌 나뭇가지를 마취 없이 살을 갈라 빼내기도 하고……. 살아서 복수하겠다는 일념 때문인지 아니면 전에 그런 교육을 받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그녀는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건장한 남자들을 상대로 육탄전까지 벌인다. 총 쏘다가 반동 때문에 뒤로 넘어지고, 피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아! 죽고자 한다면 살 것이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 어디선가 들은 저놈들 다 죽이고 지옥 가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아픔마저 잊게 한 걸까? 만화 ‘슬램덩크’에서 나온 안 선생님의 ‘포기하는 순간 시합은 종료다.’라는 말도 생각났다.

 

  영화를 다 보고, 문득 리처드가 친구들과 만나 연휴를 즐기는 곳에 왜 여자를 데리고 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들었다. 잘생긴 리처드가 여자를 데리고 오면, 다른 둘이 강간을 하고 이후 돈과 직장으로 무마했던 게 아닐까? 그것도 아니면 강간한 후에 여자를 사냥했던 게 아닐까? 왜냐하면, 셋이서 제니퍼의 흔적을 지우는 솜씨가 무척이나 숙련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친절하게 대해주고 분위기 맞춰 어울려준다고, 제니퍼가 자신을 마음에 두고 유혹한다고 생각한 스탠이 참으로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했다. 야, 리처드랑 사귀는데 너 따위가 눈에 들어오겠냐? 물론 배 나오고 머리가 벗겨진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런 남자랑 사귀었겠지. 리처드랑 사귄다는 건, 스탠 넌 취향이 아니라는 말이잖아.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의 친구니까 웃어주고, 같이 춤춰주고 그런 것뿐이잖아. 술김에 춤이 좀 야해져서 그렇지, 그게 너랑 섹스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 하여간 착각에 빠져서 사는 놈들이 문제다.

 

  뭐랄까, 빗나간 우정이 뭔지 알 수 있는 영화였다. 친구가 나쁜 짓을 하면 말려줘야지, 외면하거나 부추기는 건 우정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언니
임경택 감독, 이시영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제 - No Mercy, 2018

  감독 - 임경택

  출연 -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 최진호

 

 

 

 

  과잉 경호를 했다는 이유로 1년 6개월의 징역을 살고 나온 ‘인애’. 그런데 동생인 ‘은혜’가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는다. 다음 날, 학교에 찾아간 인애는 같은 반 학생에게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동생인 은혜가 같은 반에 있는 일진 무리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지능이 약간 떨어지는 은혜는 일진 무리에게 온갖 폭력과 성매매를 강요받고 있었다. 그들은 은혜를 남자와 연결한 후, 현장을 급습해 돈을 뺏는 짓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들의 타겟이 된 남자가 폭력배와 연관이 있어서, 도리어 은혜가 술집으로 팔려갈 위기에 처하고 말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성범죄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이 뉴스를 차지하고 있다. 누가 더 악랄하게 저지르는지 대결이라도 하는 듯이, 범죄 연령대는 점점 더 낮아지고 더 잔혹해지고 있다. 같은 학교 급우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갈취한다거나, 지적 장애가 있는 아이를 동네 어른들이 돌아가며 강간하기도 하고, 지위와 권력이 있는 사람이 미성년자를 성 매수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영화는 저 사건들을 모두 은혜라는 한 아이에게 일어나게 했다. 그리고 동생에게 그런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응징하는 언니의 모습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통쾌함을 선사하고자 한 것 같다. 특히 주연을 맡은 배우가, 다른 동종업계 종사자들과 달리 운동 실력으로 꽤 유명세를 떨쳤기에, 은근히 기대되기도 했다.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나갔었기에, 멋진 액션 장면을 볼 수 있을 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대만큼 멋지지는 않았다. 이미 엄마가 딸을 찾아 장기밀매를 하는 조직과 싸우는 영화를 본 뒤라서 그런지, 보면서 몇 % 모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극에서는 뛰어난 유도 실력에 특공무술까지 가능하다는 설정이었는데, 글쎄? 중간에 룸살롱 주인과 싸우는 부분에서부터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가 실력자라는 설정도 없었고, 잘 싸우는 것 같지 않은데도 상당히 고전한다. 이건 그냥 배워서 잘 싸우는 게 아니라, 동네에서 주먹질 좀 하는 사람 느낌? 후반부에도 여러 명과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헛주먹을 날리는 등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다는 느낌이었다. 화끈한 액션 장면을 기대했는데, 그냥 그랬다.

 

  또한, 이야기의 설정이 전반과 후반이 서로 맞지 않았다. 그걸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뭔가 이상했다. 두 자매의 과거에 그런 사건이 있었다면, 은애는 동생을 그렇게 놔두면 안 되는 거였다. 도대체 그녀가 1년 6개월 동안 감옥에 있었을 때, 은혜를 돌봐준 사람은 누구였든 걸까? 그리고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동생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할 때 눈치챘어야 하는 거 아닌가? 거기다 왜 응징을 그런 식으로밖에 못하는지도 의문이다. 은애에게 성매매를 시킨 고등학생들은 머리채 잡히고 몇 번 맞은 것밖에 없다. 또한, 그녀를 강간했던 동네 어른들은 손가락 부러지는 게 끝이다. 왜? 죽이는 게 싫었다면, 동생을 음흉하게 본 눈을 파버리고, 동생을 때리고 만진 손을 부러뜨리고, 성기를 잘라버릴 수도 있었잖아? 왜 안 했지?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그리고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건, 은애의 옷차림이었다. 학교를 찾아갈 때 그녀는 빨간 원피스와 힐을 신는다. 그리고 이후 그 차림 그대로 동생을 찾아다닌다. 마지막 싸움 부분에서는 운동화로 바꿔 신지만, 그 전까지는 힐을 신고 싸움을 한다. 감독은 첫 장면부터 그녀의 치마 속을 보일락말락 보여준다. 그리고 허벅지로 남자의 목을 조이는 장면도 연출한다. 꽤 오랫동안. 감독은 액션 장면보다는 배우의 미끈하게 빠진 다리와 허벅지와 몸매 그리고 가슴골을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음, 문득 일본 만화인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 薬師寺涼子の怪奇事件簿’가 떠올랐다. 거기 여주인공이 타이트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싸우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액션이나 설정 등이 매우 아쉬운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제 – 빨간 옷 소녀의 비밀

  원제 - 红衣小女孩2, The Tag Along 2, 2017

  감독 - 웨이 하오 청

  출연 - 양승림, 허위녕, 고혜군, 용소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리’는 일 년 넘게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어느 집에 조사를 갔다가 충격적인 일을 목격한다. 아이의 엄마인 ‘린메이후아’가 어린 딸 ‘용칭’의 몸에 온갖 주술을 적어두고 골방에 가둬두고 있었다. 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리는 중학생인 자신의 딸 ‘리야팅’이 임신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낙태 문제로 말다툼을 한 딸이 실종되자, 리는 아이 아빠라는 ‘춘카이’를 찾아간다. 하지만 딸은 그에게도 가지 않았다. 경찰과 함께 그녀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숲을 뒤지던 리는 폐허가 된 건물에서 한 여인을 발견한다. 바로 1편의 주인공이었던 ‘션이쥔’이었다. 리는 딸의 실종이 단순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1편은 ‘저주’라는 소제목으로, 빨간 옷을 입은 소녀에 얽힌 사람들의 실종과 죽음을 다루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소녀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된 1편을 보고, 상당히 찜찜했던 모양이다. 아니면 감독이 처음부터 속편을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르겠고. 하여간 2편은 ‘비밀’이라는 소제목 아래, 빨간 옷을 입은 소녀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미리 말하지만, 그 전개방식이나 말하려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적어보겠다.

 

  이번 2편에서는 호랑이 신을 섬기며 신내림 상태로 실종자를 탐색하는 조직을 보여준다. 거기서 무녀, 아니 남자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하여간 신내림을 받는 사람이 바로 춘카이다. 할아버지에게서 수련을 받으며, 그는 여러 추종자를 이끌고 신내림 상태에서 실종자들을 수색한다. 그리고 리야팅이 사라진 그 산속에 사악한 악령들이 우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러니까 빨간 옷의 소녀 말고도 다른 존재들이 많다는 얘기다. 나중에 호랑이 신이 빙의한 춘카이가 나오는데, 음……. CG에 돈을 덜 썼나 보다. 악령하고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에 웃음만 나왔다. 진지하게 악령과 대결하는 장면에서 그런 조잡한 분장이라니……. 뭔가 엄청난 액션 장면이 나올 줄 알았는데 시시했다. 1편보다 무섭지도 않고….

 

  하지만 1편과 연결 고리를 잘 만들고, 꼼꼼하게 떡밥 회수를 하려고 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똑같은 감독이 만들어서 그런지, 1편의 배우들이 그대로 나와 통일성을 주려고 한 점도 괜찮았다.

 

  여기서부터는 왜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밝히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가능성이 거의 90%라는 걸 미리 말하겠다.

 

  영화는 세 명의 어머니를 등장시킨다. 그들의 공통점은 남편이 없고, 아이가 둘이 있었다는 점이다. ‘리’는 강간으로 첫아이를 임신했지만 낙태했다. 실종된 리야팅은 둘째다. ‘린메이후아’는 사고로 첫아이를 잃고, 둘째 역시 잃을까 봐 주술로 보호하려 했다. ‘션이쥔’ 역시 첫아이는 낙태하였고, 둘째는 유산했다.

 

  엄마의 주술로 되살아난 빨간 옷의 아이는, 예전의 그 아이가 아니다. 산에 있던 다른 악령들처럼 변해버렸다. 이 설정은 스티븐 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 Pet Sematary, 1983’가 떠오른다. 하여간, 이후 그 아이는 다른 사람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였다가 엄마에게 봉인된다. 벌목작업으로 봉인이 풀리기 전까지 말이다. 이후 1편의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면 된다. 타임라인으로 보면 그렇다.

 

  그런데 이상하게 산에서 발견된 악령들은 어른의 모습이 아닌, 작은 아이의 형상을 하고 있다. 1편에서 ‘마신자’라는 단어의 뜻을 밝혔는데, 그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에 뜬금없이 낙태를 들먹인다. 아이를 낙태한 경험이 있는 여성을 등장시켜, 작은 악령을 보면서 죽은 아이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니까, 1편에서 사라진 노인들의 존재를 싹 지우고, 거기에 대신 낙태로 죽어간 아이들을 집어넣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여자들이 무분별하게 낙태하는 바람에 원한을 품은 아이들이 악령이 되어 산속에서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 때문에 영화에서 고통받는 것은 아이를 죽인 어머니들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과거의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고 현재의 아이라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는, 과거 그들이 저지른 짓 때문이다. 인과응보다.’라고 말이다.

 

  영화에서는 아이들의 아빠가 나오지 않는다. 아이를 혼자 키우고 그들을 지키려고 한 것은 엄마들이다. 강간당한 것도 억울한데, 낙태했다고 나중에 또 고통받는다니. 여자들에게 너무한 거 아닌가? 강간한 새끼는 왜 안 나와? 아, 이 영화를 미국의 앨라배마주에서 좋아할 거 같다. 거긴 강간으로 임신해도 낙태를 금지한다니까.

 

  영화 마지막에 춘카이가 할아버지에게 말한다. 왜 저 산에는 작은 악령들이 많은 거냐고. 그 부분에서 그냥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왜 작은 악령이 많냐고? 그걸 몰라서 물어? 중학생을 임신시킨 파렴치한 네놈이? 신내림을 받더니 아직 제정신이 아니야? 동물 신을 몸에 빙의시키더니, 진짜 생각도 안 하고 이성도 없는 짐승이 된 거야? 그런 거야? 아니면 원래 멍청이였던 거야?

 

  여자를 강간하거나 임신시키고 책임지지 않은 아빠들이 낙태 당한 자기 아이의 악령에게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영화 좀 봤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