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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7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리쓰의 기묘한 일곱 번째 이야기 묶음에는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신이 다니는 길』에는 대입 시험을 보러 가는 리쓰 일행, 그러니까 ‘리쓰’와 ‘아오아라시’, ‘즈카사’, ‘아키라’가 등장한다. 달리 말하면 사건·사고에 휘말리기 최적인 조합이다. 그리고 역시나 내비게이션의 문제인지 요괴의 술수인지 일행은 어느 산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키라와 라이벌 격인 ‘히즈 레이코’를 만나고, 연이어 일어나는 실종 사건에 대해 듣게 되는데…….
풍수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홍콩의 건물들에는 용이 다닐 수 있도록 중간에 공간을 만든다는 내용의 글을 본 기억이 났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개발 때문에 오랫동안 요괴들이 다니는 길이 막혀, 사건·사고들이 발생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요괴들은 리쓰를 끌어들였고 말이다. 힘내라, 리쓰! 아직 원서를 낸 대학은 남았으니까!
『기다리는 사람들』은 버스 고장으로 어느 정류장에서 내린 리쓰와 즈카사가 겪은 일을 그리고 있다. 그들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다시 온다는 버스는 소식이 없다. 그리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뭔가 묘하고 소름이 끼치면서 훈훈한 결말이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다시 비가 부른다』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요괴들을 도와준 대가로 리쓰는 그의 실력으로는 붙을 리가 없는, 아키라가 다니는 대학에 합격한다. 그리고 히즈 레이코가 아키라를 찾아와, 자신을 도와달라 부탁한다. 한편 리쓰는 아키라의 민속학 연구회에 ‘타의’에 의해 가입하여, 대학에 있는 미스터리 스팟을 가게 되는데……. 꽤 많은 인물이 얽히고설켰지만, 이야기는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졌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절절해서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암야행로』는 대학 동기를 구하기 위한 리쓰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자기가 한 요괴 이야기 때문에 동기가 이상한 것에 당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리쓰는 여우 요괴가 사는 곳에 발을 디딘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응급실에서 친구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확신하는 리쓰가 어쩐지 안쓰러웠다. 그건 인간 때문이 아니라 요괴 때문이었잖아, 인간 친구보다 요괴 친구들이 더 좋으면 어떡하니!
『불로의 단지』는 복(福)의 신이 들어있다는 어느 단지에 얽힌 이야기다. 거기에 리쓰의 할아버지인 ‘가규’와 오랜 친구라는 갈색 머리의 요괴까지 나타난다. 그는 단지를 부수라고 협박하며 ‘아오아라시’를 가둔다. 리쓰는 아버지의 몸을 되살리기 위해 아오아라시를 구해야 하는데…….
소원을 들어주고 오래 살게 해준다는, 그런 힘이 깃들어있다는 단지가 있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걸 원하지만, 어느 순간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언제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게 아니고, 죽지 않는다는 게 어떻게 보면 저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요괴와는 엮이지 않고 인간끼리 살아가는 게 제일인 것 같다. 인간과도 가능하면 많이 얽히지 않으면 좋고.
요즘은 어쩐지 만화책 한 권도 읽기 힘든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