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온 2 (2disc)
시미즈 다카시 감독, 야나기 유레이 외 출연 / 베어 엔터인먼트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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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Juon 2, 呪怨2, 2000

  감독 - 시미즈 다카시

  출연 - 다이케 유코, 아시카와 마코토, 후지이 카호리, 카쿠 토모히로

 

 

 

 

 

  오늘도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주온 비디오판 두 번째 이야기를 봤다. 1편에서 나왔던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업자와 그 동생, 새로 이사 온 사람 등등. 다행히도 1편보다는 덜 무서웠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카야코』는 1편에 있는 것과 똑같았다. 음, 확실히 가장 충격적인 장면과 내용을 담고 있어서 다시 집어넣은 모양이다. 하아, 다시 봐도 오싹하다. 여전히 가야코의 계단 등장씬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어쩐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두 번째 이야기인 『쿄코』는 앞부분까지는 1편에 수록된 것과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뒤에 이야기가 더 추가되었다. 영능력이 있는 쿄코는 부동산업을 하는 오빠를 따라 토시오네 집에 갔다가, 자신의 능력 밖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느 날 그 집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의 이상한 행동을 목격한 그녀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는데…….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있다. 쿄코 오빠가 새로 이사한 집은 바로 코바야시가 살던 집으로, 그의 부인이 살해당한 바로 그곳이었다. 부동산업자라도 매물에 관해 잘 알아보고 이사해야 하는데, 그걸 몰랐다니! 사기당한 게 아닐까 싶다.

 

  『타츠야』는 쿄코 오빠의 이름이다. 시골 본가로 요양 온,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게 된 쿄코와 타츠야의 아들 ‘노부유키’. 타츠야는 집에 뭔가 있다는 확신을 하고, 토시오네 집에 새로 이사 온 부부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부부에게는 이미 가야코의 저주가 내려있었다. 심지어, 시골에 있던 타츠야의 부모에게도 마수가 뻗치는데…. 보면서 부동산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도 은근히 집에 관한 괴담이 많으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반찬 투정하면 어떻게 된다는 걸 잘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여기서 잠깐! 가야코의 저주는 그 집에 들르거나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과 접촉만 해도 옮는다. 그러니까 꼭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 같다. 그나마 코로나바이러스는 사회적 거리를 잘 지키고 위생에 신경 쓰면 괜찮지만, 가야코는 답이 없으니 더 나쁘다고 해야 할까? 아무리 개인위생에 주의해도 가야코의 저주는 피할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가미오』에서는 드디어 일련의 사건에 의문을 품은 경찰이 등장한다. 하지만 곧 그는 정신이 이상해지고, 그의 물건을 정리하던 동료 가미오가 뒤를 잇는다. 사건을 수사하던 그는 불길한 느낌에 손을 떼려 하지만……. 가야코의 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그리고 이번 에피소드부터는 분량이 상당히 짧다. 마치 네 컷 만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노부유키』는 제목 그대로 타츠야의 아들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노부유키의 이름이다. 하지만 가야코가 앞에 밀린 사람들을 처리하느라 바빠서 그렇지, 그를 잊은 건 아니었다. 비오는 학교, 창밖을 바라보던 노부유키 앞에 가야코가 나타나는데…. 비에 씻긴 건지, 전에는 피범벅이었는데 완전 깨끗한 하얀 옷을 입었다. 그리고 분신술까지! 영화 ‘그렘린 Gremlins, 1984’에서 물을 맞으면 개체수가 증가하는 기즈모가 떠올랐다. 

 

  『사오리』는 오직 목소리로만 진행된다. 토시오네 집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인데, 우연히 집 안에서 찾은 술을 마시는데……. 보는 사람의 상상력에 모든 것을 맡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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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온 1 - 오리지널
시미즈 다카시 감독, 야나기 유레이 외 출연 / 엔터원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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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Juon, 呪怨, 1999

  감독 - 시미즈 다카시

  출연 - 야나기 유레이, 쿠리야마 치아키, 미와 히토미, 미와 아스미

 

 

 

 

  초등학교 선생인 ‘고바야시’는, 며칠째 무단결석 중인 학생 ‘토시오’ 집을 방문하기로 한다. 그 전에 학생기록부를 살펴본 그는, 소년의 엄마인 ‘가야코’가 대학 때 동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찾아간 집에는 토시오 혼자 있었기에, 그는 부모를 기다리기로 한다. 그런데 그는 거기서 가야코가 그동안 자신을 스토킹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얼마 전에 본 ‘그루지 2020 The Grudge, 2020’이 너무 엉망이어서, 기분 전환을 위해 오리지널 주온을 보기로 했다. 오오! 네X버에서 편당 천 원! 예전에 처음 볼 때, 환한 대낮이었지만 무서웠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밤에 보게 되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우선 영상 화면의 크기를 줄이고, 배경 음악으로는 샤방샤방한 아이돌 노래를 틀었다. 그리고 화면에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맞춰놓았다. 그 덕분인지 아니면 뭐가 나올지 미리 알아 시선을 피해서인지, 그리 무섭지 않았다. 아니, 그동안 내가 많이 대담해진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이 별로였냐? 그건 아니다. 오리지널은 역시 오리지널! 왜 사람들이 원조 맛집을 그렇게 찾아다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시선을 돌리고, 아이돌 음악을 틀어놓아도, 영화는 여전히 오싹했다.

 

  이 비디오 판은 한 집을 중심으로, 그곳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식 영화였다. 그 집에서 살거나 안에 들어왔던 사람들은 다 죽어버리는데, 그 원인과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 적은 줄거리는, ‘토시오’와 ‘가야코’에 관한 내용이다. 이 외에도 그 집에 이사 왔거나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유키’, ‘자전거’, ‘칸나’ 그리고 ‘쿄코’가 있다.

 

  이야기들이 다 오싹하고 무섭지만, 제일 충격적인 건 아무래도 ‘칸나’ 편과 ‘카야코’ 편일 것이다. 칸나의 마지막 모습은 다시 봐도 충격적이었고, 카야코의 계단 등장씬은 이번에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분명 그녀의 몸을 뒤덮은 게 가짜 피라는 걸 아는데, 여전히 무서웠다. 다행인 건 배경 음악 때문에, 그녀의 특징인 그그극하는 소리를 듣지 않은 것이다. 하아, 그것까지 들었으면 꿈자리가 뒤숭숭했을 거다. 토시오는 여전히 귀여웠는데 말이다. 그리고 토시오의 아빠는 여전히 답이 없었다. 의처증에 걸려서 그런 짓을 하다니……. 의심이 가면 친자 검사라도 해보든지! 아니면 이혼을 하든지! 왜 자신의 망상이 옳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긴 그러니까 미친놈이겠지. 아, 그리고 스토킹은 나쁜 짓이다. 특히 유부녀가 그러면 큰일 난다. 다른 남자를 좋아하면 그 전에 이혼을 하는 게 기본이다.

 

  오늘은 비디오판 2편을 볼 예정이다. 오늘도 준비를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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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Demian Bichir - The Grudge (그루지 2020) (2020)(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Various Artists /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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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Grudge, 2020

  감독 - 니콜라스 페세

  출연 -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데미안 비쉬어, 존 조, 린 샤예

 

 

 

 

  일본의 어느 집에서 불안한 얼굴로 나온 한 여인. 집 밖에서 끔찍한 환각을 목격한 그녀는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몇 년 후, 경찰인 ‘멀둔’은 남편의 사망으로 새로운 마을로 어린 아들과 함께 이사 온다. 도착하자마자 그녀가 맡은 사건은 숲에서 발견된 차 안의 시체였다. 그녀는 차 주인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집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정신이 이상한 ‘페이스’라는 노인과 오래전에 죽은 그녀의 남편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집에서 2년 전에 ‘피오나’라는 여인이 온 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으며, 그걸 조사하던 경찰까지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리메이크하는 이유는 시대 변화에 맞춰서 내용을 각색하거나, 아니면 과학 기술의 발달로 예전에는 미처 담아내지 못한 장면들을 멋들어지게 만들기 위해서인 것 같다. 그래서 보다 보면 시대마다 어떤 주제가 흥행하고 어떤 사고방식과 생활 양식이 발전했는지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그런 면이 제일 두드러지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신체 강탈자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56’ 시리즈였다.

 

  이 작품은, 시미즈 다카시의 영화 ‘주온 u-on: The Grudge, 呪怨, 2002’을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한 ‘그루지 The Grudge, 2004’의 최신 버전이다. 처음 주온을 보았을 때, 너무 무서웠다. 물론 최근까지 나온 시리즈들은 보다가 졸 정도로 별로지만, 오리지널과 극장판 1편까지는 너무 무서웠다. 하여간 미국판으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동양과 서양의 공포를 느끼는 차이에 관해 알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었다. 그 차이는 확실했다. 미국판 그루지에서는 전혀 무서움을 느끼지 못했다. 시미즈 다카시가 감독을 맡았는데도 말이다!

 

  하여간 그래서 이 작품도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본 심정은, ‘기대하지 않기 잘했다’와 ‘아, 욕하고 싶어’이다.

 

  미국판 그루지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영화는 주온이라고 이름 붙인 게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하긴 일본판 주온 시리즈들도 갈수록 내용이 산으로 갔으니까, 누굴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오리지널과 극장판 한 개 빼고는, 주온이라고 부르기 미안한 작품들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 작품보다는 나았다……. 차라리 주온이라고 하지 말고, 그냥 원혼의 살인극으로 바꾸어서 만드는데 더 좋았을 것 같다. ‘살인 소설 Sinister, 2012’이라든지 ‘아미티빌의 저주 The Amityville Horror, 1979’시리즈처럼 말이다. 내 주온을 이딴 식으로 만들지 말아 달라고!

 

  이 영화를 볼 시간에 차라리 주온 오리지널과 극장판을 보는 게 더 실속있을 것이다. 적어도 영화를 보는 동안은 확실히 무서워서 시간 낭비했다는 허무함은 안 느껴질 테니까 말이다.

 

  ‘린 샤예’의 연기 덕분에 별점 하나라도 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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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3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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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이번에는 4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각자 사건은 다르지만, 리쓰의 사촌인 ‘아키라’와 삼촌인 ‘카이’가 계속해서 등장한다.

 

  『한밤의 손님』에는 남자는 살 수 없는 저주를 받은 집안이 등장한다. 가문을 잇기 위해 결혼을 서두르는 장녀 ‘유카리’와 병약해 집에만 있는 차녀 ‘카오루’. 카오루는 오빠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 생각하고, 밤만 되면 이상한 존재들의 대화가 들려 괴로워한다. 한편 리쓰네 가족은 26년 만에 세상에 돌아온 카이가 평범한 삶을 살길 바란다. 하지만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요괴에 의한 유카리와 카이의 맞선 자리가 만들어지는데…. 요괴 네트워크라는 게 존재하면 좀 웃길 것 같다. 야, 너희 집에 악령이 붙었어? 내가 아는 동네에 영능력이 뛰어난 집안이 있는데, 소개해줄까? 응? 너희 집 아가씨가 결혼적령기라고? 오, 우리 쪽에도 나이가 좀 많지만 하나 있는데? 선도 보고 일도 해결하고 그래 볼까? 뭐 이런 대화가 오갔던 건 아니겠지?

 

  『성장』은 한 기모노에 얽힌 이야기다. 입는 사람마다 죽거나 다치는, 저주의 기모노!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 있었으니, 바로 ‘아오아라시’의 분열이다. 할아버지가 남겨준 리쓰의 수호령인 아오아라시는 강력한 요괴다. 그런데 카이가 놓고 간 악령을 쫓다가 본체가 깨지는 바람에, 4등분 된 것이다. 결국, 조각 3개만 찾아 불완전한 수호령이 되어버렸다. 그나저나 아키라의 용기는 진짜 대단하다. 친구를 위해 악령을 무찌를 생각을 하다니!

 

  『달그림자 정원』은 오랜만에 아키라와 그녀의 연인인 ‘사부로’가 나온다. 사부로는 인간이 아닌, 오래전에 죽은 사람의 영혼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가 이상해졌다. 뭐에 홀린 듯이 조각에 힘쓰고, 서서히 인간계가 아닌 죽은 사람의 세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그가 사람들의 부탁으로 만들어준 조각이 다시 살아나는 일이 벌어지는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내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꼭 있는 소재다.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보다는 가슴 아픈 이별을 하며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가 많아서, 이 커플의 끝도 그럴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다만 아키라 집안이 워낙 특이해서 혹시나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어쩐지 슬픈 결말이 날 거 같다.

 

  『아귀밭의 수호신』에서는 아키라가 가출했다. 그녀를 찾으러 리쓰가 나서는 건 당연한 법. 그런데 사부로가 깃들어 있는 정원 상자가 행방불명되고, 그것을 찾으려다가 아키라가 길에서 만난 사람과 얽히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아귀밭이라 이름 붙은 땅과 연결되는데……. 옛날에는 동양이건 서양이건 대기근 때문에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았을 때가 있었다고 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 때문인 경우도 있었고,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저질러진 범죄인 경우도 있었다. 그런 곳에는 한을 품고 죽은 사람의 원혼이 깃들여져 있다고 한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리쓰는 아키라와 사부로의 일로 카이와 약간의 갈등을 보인다. 카이는 불에 데어봐야 뜨거운 것을 안다는 주의고 리쓰는 데이기 전에 멈추게 해야 한다는 주의였다. 어쩐지 언젠가 한 번 리쓰와 카이가 맞붙을 것 같다는 예감이…….

 

  리쓰네 집안에는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것 같다. 요괴가 많아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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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2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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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하얀 턱』에서는 ‘리쓰’가 난생처음으로 아버지의 친척을 만나러 간다. 갑작스러운 눈보라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큰아버지 집에 도착한 리쓰. 그는 그곳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과거에 관해 알게 되는데…….

 

  리쓰의 아버지는 어머니 집안을 잇는 데릴사위였다. 그런데 그동안 아버지 친척 쪽은 한반도 얘기가 없어서 고아라고 추측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순둥이 같은 이미지의 아버지에게 그런 강단이 있었다니! 설녀 전설이 있는 마을답게 리쓰는 여러 요괴와 혼령을 만난다. 그가 만난 어린 소년의 정체를 아는 순간, 하아…….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지면서 안타깝고 또 감동이었다.

 

  『밤에 우는 나무』는 ‘즈카사’에게 생긴 남자친구에 관련된 이야기다. 즈카사가 남자친구 집 근처로 벚꽃 구경을 간다고 하자, ‘아키라’와 리쓰 그리고 ‘아오아라시’까지 따라나선다. 거기에 ‘오지로’와 ‘오구로’까지! 하지만 이들이 모였으니 제대로 꽃구경이 될 리가 없다.

 

  벚나무에 있는 요괴들 때문에 시공간이 왜곡되어 만들어진 슬픈 이야기였다. 그냥 꽃나무인데 왜 이리도 많은 요괴가 얽혀있는지 모르겠다. 나무 하나에 요괴가 서넛은 있는 듯. 그래서 인간을 함정에 빠트리고 오해하게 만들고 불화를 일으키는 모양이다. 99개의 거짓말에 1개의 진실만 섞어도, 인간은 그게 다 진실이라고 믿으니 말이다.

 

  『물가의 검은 길』은 어느 시골 마을에서 매년 벌어지는 행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을 청년 두 사람이 풍작신에게 풍년을 비는 행사인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흉년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행사에 참여했던 두 사람의 집에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다. 할아버지의 꿈을 꾸고 불길한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에 리쓰는 매사에 조심하고 사람들과 얽히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도 모르는 사이에 행사에 참여하게 되는데…….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초월적 존재의 의지로 운명이 정해진다는 건 별로다. 난 치킨을 먹고 싶은데 그 존재는 넌 오늘 피자를 먹을 운명이라고 하면, 얼마나 화가 날까? 저녁 메뉴 하나만 예를 들어도 기분이 안 좋은데, 평생 내 삶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마을의 행복을 위해 두 사람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도 좀 별로고. 그러면 두 사람에게 평소에 잘 해주던가!

 

  『거미줄』은 주술에 걸린 한 여인의 이야기다. 어느 날 집에서 발견된 끝을 알 수 없는 구멍과 그 안으로 이어진 전화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배선기술자를 불렀는데, 뭔가 이상하다.

 

  석가와 거미줄이라는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원한을 품고 악령이 된 사람에게서 자식을 보호하려는 부모의 마음이 잘 드러난 에피소드였다. 그나저나 여우는 무슨 죄로……. 자신의 악운을 동물에게 전가하려는 인간의 뻔뻔스러움과 자식 사랑이 모순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산할미』는 어느 날 리쓰네 집에 나타난 한 소년이 주인공이다. 어머니의 실종 후, 소년이 자기 집 아이라고 주장하는 두 가문이 팽팽하게 맞선다. 한편 리쓰는 아오아라시의 심술 때문에 겨우 완성해가던 레포트를 날리고, 요괴를 막아야 할 처지에 놓이는데…….

 

  요괴가 기르던 아이를 데려와 인간의 아이로 길렀다는 옛날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 같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현대는 너무도 많은 것이 달라져서, 요괴의 아이가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무리가 있었던 모양이다. 문득 야생동물이 기르던 인간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쩌면 요괴가 길렀다는 아이 이야기는, 야생동물이 기른 아이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불행했던 삶을 생각하면, 이번 에피소드의 결말이 왜 그렇게 마무리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리쓰의 새로운 친척이 등장하고, 리쓰 부모의 결혼에 얽힌 뒷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즈카사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에 놀랐던 12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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