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 1~2 - 전2권 ㅣ 타우누스 시리즈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MUTTERTAG, 2018

  작가 – 넬레 노이하우스

 

 

 

 

 

  ‘타우누스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작품이다. 언젠가 적었지만 순서대로 읽는 게 아니라서, 갑자기 처음 접하는 설정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거의 2년 만에 읽는 거라서, 앞부분에서 나왔던 세세한 설정들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이번 편을 읽으면서 ‘피아와 부서 사람들에게 언제 이런 일이 있었지?’하고 놀라기도 했다.

 

  80대인 ‘테오도르 라이펜라트’가 집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공교롭게도 휴가철이었고, 노인의 자식들뿐만 아니라 가정부마저 사정이 있어 그를 돌보러 오지 못했다. 그런데 그의 죽음이 사고가 아닌 살해라는 확신이 굳어질 때 쯤,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집 마당에 있는 개집 밑에서, 랩에 감긴 여러 구의 사체가 발견된 것이다. 사체의 신원을 조사해보니, 몇 년 전에 실종 신고된 여성들이었고 심지어 범인이 잡힌 예도 있었다. 처음에는 노인이 범인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의 나이를 고려해 공범이 있거나 그가 공범이었을 가능성이 부각된다. 살해된 노인이 마을의 유지였고 예전부터 많은 아이를 입양해 길렀기에, 경찰은 입양아 중의 한 명을 용의자로 지목하는데….

 

  원제인 ‘Muttertag’는 매년 5월 둘째 주에 있는 어머니 날을 말한다. 한국 제목은 그 앞에 ‘잔혹한’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왜냐하면, 여자들이 실종된 날짜가 어머니 날 전후였기 때문이다. 사라진 여자들, 그리고 버려진 채 발견된 자동차. 나중에 수사 결과 드러나지만, 그들은 아이를 포기하거나 버려뒀었다고 나온다. 또한, 테오도르와 그의 부인은 많은 아이를 입양했지만, 자기들 말을 듣지 않으면 학대와 고문에 가까운 처벌을 가했다고 나온다. 살해된 여자들이 당한 일이 바로 아이들이 받은 처벌이었다. 그러니까 대충 범인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잡힌다. 어머니에게서 버림받아 입양되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나이가 들어 자기 어머니처럼 아이를 돌보지 않는 여자들을 죽이는 사람이란 말이다.

 

  책은 형사 ‘피아’와 반장 ‘보덴슈타인’을 비롯해 여러 형사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범인의 심리를 같이 보여준다. 그의 첫 살인을 비롯해 마지막까지 말이다. 전에도 적었는지 모르지만, 범인에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범인에게 서사가 주어지면, 어쩐지 불쌍해 보여서 동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도 처음에는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에 밝혀지는 그의 집착이 드러나면서 기분 나쁜 싸이코 스토커 새끼라는 인상을 준다. ‘뭐 어쩌라고 이 미친 새끼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이 시리즈를 다 읽지는 않았지만, 문득 ‘독일이 우리나라보다 영토도 작고 인구도 적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읽은 책도 그랬지만, 어떻게 된 게 몇 단계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 나온다. ‘케빈 베이컨의 법칙’이 이리도 잘 지켜지는 장소라니! 영화나 드라마는 출연자의 수가 너무 많으면 혼란스러울 수가 있어서 등장인물끼리 얽히고설킨다지만, 소설은 굳이 그럴 필요가? 친구 남편, 처제의 전 남자친구, 친구의 친구, 동생의 동거인 그리고 상사의 연인 등등이 다 얽혀있는 건 좀 억지가 아닐까 싶다. 특히 이번 이야기에서는 더 그렇게 느껴졌다. 피아는 경찰서에서 근무하니까,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시의 어느 구에 있는 경찰서 또는 지방의 시에 있는 경찰서일 것 같다. 그런데 거기에 아는 사람이 다 모여 산다고? 흐음, 독일은 한국처럼 고향을 떠나 다른 도시로 이사하는 경우가 드문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읽은 몇 편을 보면, 거의 전형적인 틀이 잡혀 있는 것 같다. 과거에 있던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고, 그 마을 유지라든지 대기업 또는 유력 인사가 꼭 용의자 내지는 범인 무리에 들어간다. 그리고 피아나 다른 팀원들의 가족이나 지인이 등장하고 말이다.

 

  처음에 두 권이라는 사실에 언제 읽나 싶었는데, 읽다 보니까 또 금방 술술 넘어갔다. 아, 그러고 보니까 여덟 번째 이야기를 건너뛰었구나. 그건 나중에 도서관에 들어오면 읽는 거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수입] Strother Martin - Sssssss (스네이크) (한글무자막)(Blu-ray)
Various Artists / Shout Factory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Sssssss, 1973

  감독 - 버나드 L. 코왈스키

  출연 - 스트로더 마틴, 더크 베니딕트, 헤더 멘지스-유리히, 리차드 B. 슐

 

 

 

 

 

 

  공포영화 동호회 ‘호러타임즈 온라인 상영회’에서 본 작품이다. 2년 전에는 오프라인 상영회를 했었지만, 작년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취소하고 올해는 온라인으로 상영회를 했다. 2년 전 오프라인 상영작 중의 하나였던 ‘인사대전 人蛇大戰, 1983’도 뱀이 나오는 영화였는데 올해도 또 뱀이! 음, 영화 선정을 담당한 동호회장님의 취향을 알 것 같은…….

 

  ‘칼 스토너’ 박사는 뱀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그의 조수였던 ‘팀’이 그만두자, 그는 대학에 새 조수를 구해주길 요청한다. ‘데이비드’는 교수의 소개로 스토너 박사의 연구실이자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수많은 뱀과 박사의 딸인 ‘크리스티나’가 있었다. 데이비드는 뱀의 독에 물릴 경우를 대비하여, 예방접종이라는 이름으로 주사를 맞는다. 그리고 그날 밤 이상한 꿈과 함께 앓아눕는다. 이후 박사와 함께 연구하던 데이비드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뱀은 다 진짜라고 한다. 1973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하면 뭐. 아, 그러고 보니 인사대전에도 진짜 뱀이 출연했었지. 하지만 이 작품의 뱀들은 다행히 떼죽음을 당하진 않았다. 내가 발이 많거나 아예 없는 걸 무서워하는데, 그런 내가 봐도 불쌍하고 안쓰러울 정도로 인사대전의 뱀들은 죽어 나갔다. 음, 메인 캐릭터가 뱀을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뱀의 처우가 달라지는 모양이다.

 

  영화의 구조나 이야기는 단순하다. 뱀을 연구하는 미친 과학자가 연구 성공을 위해 해서 안 되는 짓을 벌이고, 덧붙여 자기 일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뱀을 이용해 죽여나가는 것이다. 중간에 준수한 외모의 조수와 교수 딸의 풋풋한 썸은 덤이다. 아, 교수 딸인 크리스티나는 안경을 벗으면 미소녀가 된다. 아쉽게도 안경을 벗으면 시력이 안 좋아서 흐릿하게 보이는 단점이 있다. 그게 제일 잘 드러나는 부분이 둘이 호수에서 수영하는 장면인데, 데이비드의 전신이 나올 때면 크리스티나의 시점으로 바뀐다. 누드는 안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강력한 의지가 돋보였다.

 

  중반쯤 되면 박사가 무슨 연구를 하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사실 위에 적은 대략적인 내용만 봐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후반부에 가면 그의 연구는 성공을 거둔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지는 내가 문과라서 잘 모르겠다. 이과여도 잘 모를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런 결말만 아니었으면 박사는 돈을 많이 벌거나 감옥에 가거나 노벨상을 받거나 그랬을 거다. 음, 아니면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불로장생할 수도 있을 거다. 어떤 의미로든 역사책에 이름이 남았을 것 같다. 아, 이건 영화지 참. 사실 그런 결말이 아니었으면 후속작도 줄줄이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아니,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도 후속편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으니까 말이다. ‘플라이 2 The Fly II, 1989’도 그랬고.

 

  몇몇 놀라운 장면이 있는데, 나에게는 박사의 연구 성공작 공개 때보다 중간 실패작이 나오는 장면이 더 놀라웠다. 성공작은 성공했으니 나름 완전체였지만, 실패작은……좀 불쌍했다.

 

  그나저나 교수의 추천으로 박사 조수로 일할 정도면 대학원생이겠지? 오늘도 연구실에서 고군분투할 예정이거나 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에게 힘내라는 응원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bloodride, 2020

  제작 - 셰틸 인드레가르, 아틀레 크누드센

  주연 - 이네 마리에 빌만, 비에르나르 테이겐, 엠마 스페탈렌 망누손

    

 

 

 

  편당 30분 정도 되는, 총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노르웨이 드라마다. 장르는 제목에 있는 그대로 공포. 그렇다고 아주 무섭지는 않고, 막판에 반전 열 숟가락, 코믹 두 숟가락, 오싹함 한 숟가락 그리고 진지함 반 숟가락 정도 들어가 있다. 제목에 왜 호러 버스가 들어가냐면, 드라마의 오프닝에 버스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두침침하고 안개가 낀 음산한 밤에, 버스운전사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승객을 둘러본다. 카메라가 사람들을 죽 훑다가 한 명에게 포커스를 맞추는데, 그 사람이 바로 해당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다.

 

  『희생하리라』는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이사 온 가족의 이야기다. 부부 사이는 그리 좋지 않았고, 돈 문제로 티격태격한다. 마을 사람들은 친절하고 어떻게 보면 오지랖이 넓다고 볼 정도였는데, 특이한 점은 어느 집이나 애완동물을 반드시 기르고 애지중지한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숲을 달리던 부인은 마을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이 필요하고 중요하다지만, 음……. 이 에피소드에서처럼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

 

  『광기의 삼 형제』는 형들과 함께 산속 오두막으로 놀러 간 막냇동생의 이야기다. 정신병원에서 3년 만에 나온 동생을 위로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 형들. 그런데 중간에 한 여자를 태우면서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옆집에 정신이상자가 살아서 그런가? 상당히 오싹한 내용이었다. 옆집 여자만 해도, 병원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해도 나아지지 않았지…….

 

  『나쁜 작가』의 주인공 올리비아는 예쁘고 부자에 잘생긴 남자친구까지 있다. 또한, 그녀를 잘 챙겨주고 우쭈쭈해주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글쓰기 수업을 듣고 온 이후부터 그녀의 삶이 엉망진창이 된다. 친구들을 비롯한 남자친구까지 합세해 그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도망치던 올리비아는 이 일이 같이 글쓰기 수업을 듣던 한 남자의 소설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소설과 현실은 구별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인생 종 치는 거다.

 

  『실험실의 쥐들』은 신약 개발을 기념하여 열린 파티가 배경이다. 오프닝의 버스 안에서 속옷만 입은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들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역들이다. 파티장에서 회사 사장은 시제품이 사라졌음을 알아차린다. 그는 모인 사람들을 의심하여 감금하고 몸수색을 벌이는데……. 위기에 처했을 때 사람의 본성이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부인 생일 정도는 기억해야 하는 거 아닌가?

 

  『올드 스쿨』는 40년 만에 다시 문을 연 시골 학교가 배경이다. 새로 부임한 ‘산나’는 1학년을 맡아, 의욕을 불태운다. 하지만 혼자 교실에 있던 날, 칠판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저절로 적히는 걸 보는데……. 정확한 내용도 모르면서 일에 끼어들다간 큰코다친다는 교훈을 주는 에피소드였다.

 

  『방 안의 코끼리』는 어느 회사의 여름 파티장이 배경이다. 동물 분장을 하고 모인 사람 중에, 쥐 옷을 입은 남녀가 주인공이다. 그들은 봄에 사고를 당한 한 직원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둘은 그 사고를 조사하고자 파티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이것도 위에 적은 ‘올드 스쿨’과 비슷한 교훈을 준다. 소문과 뒷담으로 들은 일에 관한 진실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편한 드라마였다.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시즌 내내 이어지면서 복잡해져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Apostle, 2018

  감독 - 가렛 에반스

  출연 - 댄 스티븐스, 루시 보인턴, 마크 루이스 존스, 빌 밀너

 

 

 

 

  부유한 집안 출신인 ‘토마스’는 가족과 연을 끊고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집안의 변호사가 그를 겨우 찾아와 동생 ‘제니퍼’가 납치되었다는 얘기를 전한다. 그는 여동생을 구하고자, 그들이 요구한 대로 편지에 적힌 섬으로 몸값을 들고 향한다. 항구에서 토마스는 자신이 가진 표가 다른 사람의 것과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옆 사람의 것과 몰래 바꾼다. 종교 지도자가 다스린다는 섬에 도착한 그는, 사람들 몰래 동생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 토마스는 마을의 비밀에 관해 알게 되는데…….

 

  영화는 상영시간이 두 시간 십 분에 달하는, 상당히 긴 작품이었다. 이단 사이비 종교 지도자와 그를 맹신하는 광신도들로 이루어진 마을, 그리고 납치된 가족을 찾으러 간 주인공이 대립하는 것이 기본 설정이다. 그리고 여기에 또 다른 설정을 집어넣었다. 그래서 전반부만 보면 영화 ‘위커 맨 The Wicker Man, 2006’이 떠오르는데, 후반부에 섬의 비밀이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다른 영화가 떠오른다. 음, 이건 뭔지 적지 않겠다. 어쩌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영화는 종교가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어떻게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우선 부잣집 자식을 납치해 몸값으로 자기들의 생계를 꾸리겠다는 것부터, 평범한 종교집단이라고 볼 수 없다. 거기다 고위직의 입맛에 맞게 교리를 바꾸기도 하고, 이 때문에 신도들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그런 내부의 위기를 해결하는 나쁜 방법의 하나는 외부의 위협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동생을 찾겠노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토마스는 알맞은 핑곗거리였다.

 

  이야기가 이렇게만 진행되면, 영화는 위에서 언급한 ‘위커 맨’의 짝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역시 위에서 말하지 않기로 한, 다른 작품이 떠오르는 설정이 하나 더 들어갔다. 아, 물론 그 작품과 100% 똑같지는 않다. 그냥 음, 아주 조금? 요만큼 정도? 제작진이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넣어봤어.’라고 말하는 느낌 아닌 느낌이 들었다.

 

  몇몇 잔혹한 장면이 있는데, 보는 내가 아픈 것 같다. 예전에는 아무리 잔인해도 눈살찌푸리지 않고 잘 봤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보기가 힘들어진다. 어차피 영화인데, 다 허구인데! 몇 장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위에서 말했지만, 이 작품의 상영시간은 두 시간 십 분이다. 하아, 나에겐 참 힘든 시간이었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한 시간 삼십 분이 넘어가면, 내 집중력은 0으로 떨어지고 의자에 앉아있기가 버거워진다. 몇몇 장면을 쳐내면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예를 들면 배 안에서의 잡담 장면이라든지 토마스가 잡혀서 맞다가 풀려나는 횟수라든지……. 마을의 촌장과 종교 지도자가 멍청한 게, 토마스가 그렇게 눈엣가시 같으면 그냥 몰래 죽여버리면 편하지 않았을까? 잡아서 패주고 풀어주고, 마음에 안 들면 또 잡아다 패주고 풀어주기만 반복한다. 물론 후반부에는 독한 마음을 먹기는 하지만……. 아, 그래서 그들이 주인공이 아닌 거다. 하여간 그런 것만 줄여도 시간은 훨씬 짧아졌을 것이다.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니, ‘레이드: 첫 번째 습격 The Raid: Redemption, Serbuan maut, 2011’라고 나온다. 음, 내용은 좀 그저 그렇지만 격투 장면은 훌륭했던 영화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멋진 격투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아쉽다. 아, 문득 생각했는데 잔혹한 장면이 몇 없어서 더 눈에 띄었을지도 모르겠다. ‘레이드 첫 번째 습격’ 때는 계속 잔인한 장면이 이어져서, 나중에는 그냥 그랬던 기억이 난다.

 

   동생을 구하겠다는 오빠의 마음이 너무도 절절했던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작가 – 리사벨

 

 

 

 

  2019년 7월에서 11월까지, 208화로 완결된 소설이다. 웹툰 연재 기념으로 2021년 7월부터 특별 외전 10편이 연재되었다.

 

  ‘레’는 귀여운 외모로 구걸을 하며 친구들과 거리에서 살아가는, 아홉 살 된 고아다. 어느 날, 한 귀족과 우연히 접촉하면서 그녀는 전생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녀의 전생이었던 ‘한유나’는 어릴 때부터 병원에서 벗어나 본 적이 별로 없다. 15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그녀에게는 책이 친구였다. 레는 유나였던 자신이, 죽기 전까지 읽고 있던 ‘르웰턴 공작가의 나날들’이라는 소설 속에 빙의했음을 알게 된다. 문제는 그 소설의 주인공인 ‘칼렌 르웰턴 공작’은 강력한 마신과 계약한, 살인마를 죽이는 살인마라는 것이다. 레는 책 속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칼렌이 잡으려는 범인의 위치를 알려준다. 이후 그녀는 하녀로라도 일하게 해달라고 공작가를 찾아간다. 그런데 공작이 뜬금없이 자신의 양녀가 되어달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레티시아라’는 이름을 받고 양녀가 된 주인공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하나둘 해결해가는데…….

 

  빙의물이고 로판이며 추리물이고 힐링물이다. 내가 읽은 몇 안 되는 로판 중에서 보기 드문 추리물이면서 또 나름 잘 짜인 추리를 보여준다. 물론 추리 소설만 쓴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로판에서 그 정도는 뭐 그냥 넘어가도 될 수준이다.

 

  주인공이 죽기 전에 소설을 읽었기에 그 기억을 되살려 추리를 하는 게 아닐까 싶지만, 주인공이 등장한 시점에서 원작은 조금씩 바뀌기 마련. 레티시아는 전생의 기억과 타고난 능력으로 사건을 추리해간다. 어찌나 똘똘하고 총명하며 똑 부러지는지, 읽는 내내 ‘귀여워’와 ‘대단해’외에는 나오는 말이 없다.

 

  주인공의 성격도 매력적인데, 그 외 등장인물 역시 개성적이다.

 

  우선 사람을 죽이고 마력을 흡수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공작은, 황실의 몇 명만 알고 있는 인증받은 살인마다. 아무나 죽이는 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자를 잡아 죽인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살인 욕구를 범죄자를 죽이는 거로 해소하는 미국 드라마 ‘덱스터 DEXTER, 2006’의 주인공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어릴 때 부친에게서 받은 온갖 가혹 행위 때문에 감정이 결여된 사이코패스라고 나오는데, 레티시아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다. 아버지를 닮은 아들 역시 남들과 달리 차가운 성격이라고 하지만, 갑자기 생긴 동생에게 호기심을 갖고 정을 준다. 마법사 집안이지만 마력은 없는 공작의 여동생은 대신 성녀로 일하고 있다. 다만 술과 담배, 도박을 즐기는 성녀라는 게……. 이 사람도 어릴 때 비정상적인 가정환경 때문에 상당히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런 그녀에게 레티시아는 의미 있는 존재였다. 레티시아로 인해, 공작가 사람들의 상처가 치유되고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거기에 공작의 철천지원수라고 할 수 있는, ‘닥터’라는 존재가 등장해 온갖 범죄를 다 저지르고 다닌다. 특히 그는 레티시아의 총명함을 어릴 때부터 눈여겨보고, 공작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를 이용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 하지만 후반에 닥터와 마지막 대결을 하는 부분에서는, ‘이건 좀….’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게 가능할 정도면, 레티시아의 능력은 추리가 아니라 다른 게 아니었을까? 하지만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과 너무 일치시키려는 건 무리가 있으니까 패스!

 

  후반은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왜 공작가 사람들이 레티시아에게 그렇게 애정을 퍼붓는지 이유가 나오는데, 진짜……. 초중반까지는 추리물이고 후반은 힐링물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