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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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bloodride, 2020
제작 - 셰틸 인드레가르, 아틀레 크누드센
주연 - 이네 마리에 빌만, 비에르나르 테이겐, 엠마 스페탈렌 망누손
편당 30분 정도 되는, 총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노르웨이 드라마다. 장르는 제목에 있는 그대로 공포. 그렇다고 아주 무섭지는 않고, 막판에 반전 열 숟가락, 코믹 두 숟가락, 오싹함 한 숟가락 그리고 진지함 반 숟가락 정도 들어가 있다. 제목에 왜 호러 버스가 들어가냐면, 드라마의 오프닝에 버스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두침침하고 안개가 낀 음산한 밤에, 버스운전사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승객을 둘러본다. 카메라가 사람들을 죽 훑다가 한 명에게 포커스를 맞추는데, 그 사람이 바로 해당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다.
『희생하리라』는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이사 온 가족의 이야기다. 부부 사이는 그리 좋지 않았고, 돈 문제로 티격태격한다. 마을 사람들은 친절하고 어떻게 보면 오지랖이 넓다고 볼 정도였는데, 특이한 점은 어느 집이나 애완동물을 반드시 기르고 애지중지한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숲을 달리던 부인은 마을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이 필요하고 중요하다지만, 음……. 이 에피소드에서처럼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
『광기의 삼 형제』는 형들과 함께 산속 오두막으로 놀러 간 막냇동생의 이야기다. 정신병원에서 3년 만에 나온 동생을 위로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 형들. 그런데 중간에 한 여자를 태우면서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옆집에 정신이상자가 살아서 그런가? 상당히 오싹한 내용이었다. 옆집 여자만 해도, 병원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해도 나아지지 않았지…….
『나쁜 작가』의 주인공 올리비아는 예쁘고 부자에 잘생긴 남자친구까지 있다. 또한, 그녀를 잘 챙겨주고 우쭈쭈해주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글쓰기 수업을 듣고 온 이후부터 그녀의 삶이 엉망진창이 된다. 친구들을 비롯한 남자친구까지 합세해 그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도망치던 올리비아는 이 일이 같이 글쓰기 수업을 듣던 한 남자의 소설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소설과 현실은 구별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인생 종 치는 거다.
『실험실의 쥐들』은 신약 개발을 기념하여 열린 파티가 배경이다. 오프닝의 버스 안에서 속옷만 입은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들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역들이다. 파티장에서 회사 사장은 시제품이 사라졌음을 알아차린다. 그는 모인 사람들을 의심하여 감금하고 몸수색을 벌이는데……. 위기에 처했을 때 사람의 본성이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부인 생일 정도는 기억해야 하는 거 아닌가?
『올드 스쿨』는 40년 만에 다시 문을 연 시골 학교가 배경이다. 새로 부임한 ‘산나’는 1학년을 맡아, 의욕을 불태운다. 하지만 혼자 교실에 있던 날, 칠판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저절로 적히는 걸 보는데……. 정확한 내용도 모르면서 일에 끼어들다간 큰코다친다는 교훈을 주는 에피소드였다.
『방 안의 코끼리』는 어느 회사의 여름 파티장이 배경이다. 동물 분장을 하고 모인 사람 중에, 쥐 옷을 입은 남녀가 주인공이다. 그들은 봄에 사고를 당한 한 직원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둘은 그 사고를 조사하고자 파티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이것도 위에 적은 ‘올드 스쿨’과 비슷한 교훈을 준다. 소문과 뒷담으로 들은 일에 관한 진실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편한 드라마였다.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시즌 내내 이어지면서 복잡해져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