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8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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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百鬼夜行抄, 1995

  작가 이마 이치코

 

 

 

 

  ‘백귀야행’ 여덟 번째 이야기 묶음이다인간과 요괴가 공존해 살아가는 여러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숨은 달은 세 사람의 7년에 걸친 엇갈린 사랑을 다루고 있다. 7년 전, ‘요코의 남편과 시동생이 산으로 단풍 구경을 갔다 실종된다그녀는 남편이 외도로 낳은 아이를 기르면서두 사람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남편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는 걸 깨달은 여인형의 부인을 마음에 품고 살았던 남자그리고 부인을 사랑하고 집착했지만죄책감에 괴로워하던 남자.

 

  실종된 남편이 외도로 낳은 아이를 기르는 여자의 심정은 어떨까또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고 있는하지만 친엄마에게 버림받아 아빠도 없는 집에서 아빠의 부인과 사는 아이의 심경은 어떨까인간관계는 알 수 없는 것투성이다그나저나 이번에는 여우 모녀가 큰 활약을 했다.

 

  『연홍색 여인은 리쓰 대학 선배와 관련이 있는 집안이 배경이다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집을 배회하지만그 집의 손녀 쿄코’ 외에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쿄코는 그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그려진 그림이 집에 숨겨있었고그녀가 할아버지의 정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어느 날그림 속의 그녀와 똑같은 여인이 집을 찾아온다한편 리쓰는 오지로와 오구로가 데리고 온동생을 찾는다는 개 요괴를 떠맡게 되는데…….

 

  자신이 제일 아끼는 옷감을 정부에게 몰래 갖다 준 남편그 옷감으로 고운 기모노를 만들어 입고 자신을 조롱하기 위해 찾아온 남편의 정부세상엔 어쩌면 이리도 개쓰레기만도 못한인간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놈년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가 피는 나무는 시간대가 약간 이상하다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은 나루미어릴 적에 살던 집을 찾아온다벚꽃이 피는 나무가 좋아서 이사 왔지만누군가 정원에 숨어있기도 하고 동네 아이가 사라지는 일이 연달아 생긴다또한이웃 노인은 저주받은 나무라는 불길한 얘기까지 꺼내는데…….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벚나무 아래에 시체가 묻혀있다는 말이 있다이 에피소드는그 얘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이제 봄이 오면벚꽃 축제를 예전처럼 신나게 즐길 수가 없을지도…….

 

  『여우가 시집가는 날은 두 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일어난다한 노인이 여우의 혼례식에 우연히 갔다가 물건을 슬쩍 가지고 온다그 때문에 여우 신부는 혼례품 문제 때문에 파혼당하고여우 일족은 노인 집을 찾아와 물건을 내놓으라 협박을 한다한편 어린 시절 여장했던 리쓰에게 청혼했던 여우가 즈카사를 리쓰로 오해하고 신부로 맞이하겠다 찾아오는데…….

 

  어린 시절의 리쓰는 요괴도 홀릴 정도의 미모였나보다그리고 요괴나 인간이나 혼수 문제로 파혼하는 경우가 있나 보다에휴그놈의 혼수가 뭔지무엇보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댄 인간이 문제다리쓰가 도와줘서 무사히 마무리했지만내 생각에는 손모가지를 분질러버렸어야 했다인간이 문제가인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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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gatha Christie's Poirot, 1992

  출연 – 데이빗 서쳇휴 프레이저

 

 

 

 

  포와로의 네 번째 이야기 묶음이다지금까지는 단편 위주로 만들어졌는데이번 시즌은 특이하게 장편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그래서 편당 시간이 좀 길다.

 


 

  『The ABC Murders는 장편 ‘ABC 살인 사건 The ABC Murders, 1936’을 영상화했다포와로에게 도전장이 날아온다날짜를 정해주고 자신이 저지를 범죄를 막아보라는 내용이었다그리고 범인이 예고한 날짜에 살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A로 시작하는 마을에서 A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노부인이, B로 시작하는 마을에서는 역시 B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젊은 여성이……희생자들의 가족으로 이루어진 조사팀과 함께포와로는 살인을 막아내려고 노력하는데…….

 

  포와로가 나오는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얼마 전에도 존 말코비치 주연으로 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난 이 시리즈가 더 마음에 든다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상하고 좋아하는 포와로의 분위기는 이 시리즈의 포와로가 딱이다물론 계속해서 드라마를 보고 있기에 세뇌당했는지도 모르지만극 초반에 헤이스팅즈가 여행을 다녀오면서 포와로에게 선물을 준다바로 그가 직접 잡은 악어 박제처음에는 이게 뭔가하는 얼굴이었지만선물이라는 말에 좋아하는 포와로의 표정 변화가 재밌다이 노인데 공짜 선물이라면 양잿물도 받을 거 같다먹지는 않겠지만잘 보관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포와로 정도 되는 사람이 살인을 경고하는데 그걸 시큰둥하게 받아들이는 경찰은 뭐지지금까지 그가 해결한 사건이 몇 개인데그걸로 자기들이 이득을 봤으면 봤지손해를 끼친 적은 없는데이 사람들이 말이야고마운 줄 모르고웃음이 나와내가 옆에 있었으면 욕을 해줬을 것이다그런 비웃음에도 신경 쓰지 않고 사건 해결에 매달리는 포와로가 대인배고 보살이다.

 

 


  『Death in the Clouds도 역시 장편 구름 속의 죽음 Death in the Clouds, 1935’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비행기 안에서 한 노부인이 죽은 채로 발견된다명사들의 비밀과 약점을 알고 그것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람이었기에그녀를 죽이고 싶어 했던 사람은 꽤 많았다같은 비행기에 탔지만 자는 바람에 결정적인 순간을 보지 못한 포와로범행 흉기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가 다 의심스럽기만 한데…….

 

  포와로는 미술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프랑스 파리에서 예술 작품들과 그 작가들에 관해 대화를 나눌 정도니 말이다이 남자못하는 게 뭘까그런데 이 책이 나온 게 1935년이라는데그 당시에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비행기가 있었단 말인가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드라마를 보면서 그 사실에 깜짝 놀랐다드라마는 시각적으로 옛날 분위기가 나는 여러 가지 요소들 때문에지금이 아닌 예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인가보다책은 읽으면서 장면을 나름 현대식으로 상상하면서 읽고 있었고 말이다.

 


 

  『One, Two, Buckle My Shoe도 장편 애국 살인 One, Two, Buckle My Shoe, 1940’이 원작이다포와로가 고정적으로 가는 치과의사가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포와로가 치료를 받은 다음에그리고 곧이어 의사의 고객이었던 두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된다경찰은 의사의 고객 명단에 은행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혹시 그를 노린 음모가 아닐까 의심하는데…….

 

  여기서 포와로가 치과에 가는데사실 지난 시즌의 The Theft of the Royal Ruby를 보면서 그럴 줄 알았다거기서 포와로가 밤에 초콜릿 먹고 이 안 닦았다드라마의 오프닝이 어쩐지 공포영화가 떠오르는 연출이었다아이들이 부르는 동요를 음산하고 느리게 편곡했는데문득 영화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건 어쩌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출판된 지 70~80년이 넘는 작품들이니 괜찮을 것 같다세 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두 개가범인의 변장 또는 변신이 결정적인 힌트였다지금이야 화장 기술이나 여러 가지 특수 효과 기술이 발달해서 변장해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그 당시에는 그리 발달하지 않았을 거 같은데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게 가능할까그러다 그 당시는 화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만큼조명과 같은 다른 과학기술도 지금과 많이 낙후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거기다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많이 순진했을 테고물론 범인은 제외다.

 

  단편만 보다가 오랜만에 장편을 보니느낌이 새롭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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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믹 블론드
데이빗 레이치 감독, 샤를리즈 테론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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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tomic Blonde, 2017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샤를리즈 테론제임스 맥어보이소피아 부텔라에디 마산

 

 

 

 

  1989년 동독과 서독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던 시기베를린에서 암약하던 각국의 스파이와 정보부는 혼란에 빠진다영국 정보부 소속인 스파이 한 명이 살해당했는데그가 갖고 있던 시계가 사라진 것이다그 시계 안에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모든 스파이들의 인적 사항이 적힌 리스트가 들어 있었다영국은 누가 그를 죽였는지 알아내고 또한 리스트를 찾기 위해, ‘로레인을 베를린으로 급파한다로레인은 동독과 서독을 넘나들며다른 나라의 스파이들과 협력하기도 하고 또는 목숨 걸고 싸운다그리고 그녀는 이중 첩자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액션물을 주로 찍는 감독의 작품답게이 영화는 액션이 주를 이룬다또한화려한 색감과 더불어 배경 음악과 어우러지는 싸움 장면들이 무척 멋졌다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면이 영화에 나오는 노래들이 무척 귀에 익숙할 것이다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80년대 후반이라서그 당시 유행했던 노래들이 계속해서 나온다조지 마이클을 비롯해서 데이비드 보위라든지 피터 쉴링네나 등등.

 

  특히 조지 마이클의 ‘Father Figure’에 맞춰서 자신을 노리는 스파이들을 하나둘씩 처리해가는 장면은 그냥 와……그리고 소피아 부텔라와 샤를리즈 테론의 베드씬은 색감과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상당히 격정적이고 멋졌다하아언니들 멋있어요예쁘고 멋지면 다 언니고 오빠다.

 

  영화를 보면서아무래도 영국 정보부에서 그녀에게 또 다른 임무를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서 화보를 찍고 와라!’ 뭐 이런 거맞아서 눈두덩이에 멍이 들고입술이 터져서 피가 맺혀서 퉁퉁 부어도 그녀는 멋있었다하긴 그렇게 맞고 때리는데 다친 흔적이 없으면 이상하지그런데 어찌나 실감 나게 분장을 했는지진짜 맞은 거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언니아프지 마요.

 

  영화를 보면서얼마 전에 본 한국 영화가 떠올랐다권투 선수도 겸하는 배우를 데려다가 어색한 액션 장면만 만들었던……샤를리즈 테론도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격투기 자격증을 딸 정도로 연습했다고 한다한국의 그 배우도 아마추어 국가 대표 선발전에 나갈 정도로 권투를 열심히 했고 말이다그런데 누구는 감탄이 나오는 액션 장면을다른 누구는 안타까운 한숨만 나는 영상을 보여줬다이건 배우의 잘못이 아니라제작진의 문제다감독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 영화의 반전이라고 해야 하나이중 첩자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은 꽤나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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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최면술사
레스티 첸 감독, 호금전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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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催眠大師 The Great Hypnotist, 2014

  감독 진정도

  출연 서쟁막문위호정여중

 

 

 

  ‘쉬루이닝은 최면 요법으로 사람들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다어느 날그에게 스승이 찾아와 한 환자의 치료를 부탁한다. ‘렌샤오옌이라는 이름의 환자로귀신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귀신을 믿지 않는 쉬루이닝은 그녀에게 최면을 걸어 치료를 시도하는데…….

 

  최면에 관련된 영화는 많다아무래도 꽤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사람에게 최면을 걸어 과거를 캐내기도 하고뭔가 나쁜 일을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스파이로 만든다거나 살인범으로 만든다거나실제로 가능한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쓰임새는 무궁무진할 것이다특히 몇 년 전에 개봉한 어떤 한국 스릴러 영화에는 이성에게 최면을 걸어 섹스 파트너로 삼는 설정까지 있었다그 영화를 과연 스릴러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하여간 포털에 스릴러라고 되어있으니 그러려니 한다내 마음 같아서는 그 작품 소개에 호러 스릴러라고 되어있는 걸 싹 지워버리고 싶지만.

 

  귀신을 볼 수 있다는 환자와 최면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의 대결이라는 설정이 무척 흥미로웠다대개 이런 작품은 의사가 환자의 영향으로 새로운 세계그러니까 귀신을 보는 경우가 있고아니면 환자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드러나면서 반전을 꾀한다과연 이 작품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했다그런데 음예상했던 방향 중의 하나로 극이 진행되기는 했는데무척이나 여운이 남는 인상적인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는 피를 철철 흘리며 끔찍한 모습의 귀신은 나오지 않는다다만 과거를 후회하고 되돌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나올 뿐이다자신의 실수로 사랑하는 연인과 제일 친한 친구가 죽었다면어떻게 해야 할까평생 속죄하면서 살아야 할까 아니면 따라 죽어야 할까그것도 아니면 현실을 부정하고 나만의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까영화는 최면치료를 하는 의사와 귀신을 보는 환자를 통해최악이 상황을 맞이한 사람에 대해서 생각할 여지를 주고 있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았다내가 그 사람이었다면평생 숨어 살까 아니면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할까그리고 만약 내가 그 사람 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입장이라면과연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아니면 평생 죄책감을 느끼고 살라며 저주를 할까?

 

  이 작품에는 많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거의 두 주연 배우서쟁과 막문위가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솔직히 후반부가 되기 전까지는영화의 분위기가 너무 잔잔해서 왜 이 작품이 스릴러인가 의아해하기도 했다하지만 후반부에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더니 반전이 똭영화를 다시 돌려보면서 그래서 그랬구나!’라든지 그런 거였어?’라고 감탄과 놀람을 반복했다반전 때문에 이 영화가 괜찮다는 평을 받는 거 같다.

 

  초중반까지 좀 지루하겠지만 장면 하나하나 눈에 담아두면후반에 마구 몰아치면서 하나하나 다 풀이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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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人蛇大戰, 1983

  감독 – 김선경장기

  출연 향운봉진수경김애경고운

 

 

 

 

  6월 15일 공포 영화 동호회인 호러 타임즈에서 주최한 상영회 때 본 작품이다.

 

  홍콩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엄청난 수의 뱀이 발견된다현장 담당과 직원들은 소방서에 신고하고 기다려보자고 하지만사장은 그러면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며 거부한다그리고 그는 포크레인을 이용해 뱀을 죽여버린다하지만 숙직을 하던 기사가 뱀 떼에 의해 죽는 사고가 일어나자사장은 비서를 시켜 유명한 땅꾼을 고용한다그에 의해 거대한 구렁이가 죽자사장은 날림 공사를 강행하여 아파트를 완공한다완성 파티가 열리던 날살아남은 많은 뱀이 또 다른 거대 구렁이의 지휘로 사람들을 습격하는데…….

 

  사람마다 무서움을 느끼는 지점이 다르기에이 영화를 보면서 웃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아무래도 30년 전 작품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특히 몇몇 대사는 듣자마자 빵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난 발이 없는 생명체에게 두려움을 느끼기에 이 작품의 어떤 장면은 화면을 쳐다보기 어려웠다. CG가 아닌 실제 살아있는 수많은 뱀이 꿈틀대는 장면은 으……거기다 뱀을 무척이나 잔혹하게 죽인다진짜로 죽인다모형이나 CG 같은 가짜가 아니라진짜 뱀을산 채로포크레인으로 찍어 죽이고돌이나 망치로 때려죽이고바퀴로 갈아버리고입으로 물어뜯어 죽이고몽구스를 풀어서 물려 죽이고 찢겨 죽이고발로 밟아 죽이고불로 태워 죽이고……뱀을 죽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보여주는 것 같다어디서 그 많은 뱀을 구했는지또 그 뱀들을 다 죽여도 문제가 없었는지 궁금하다.

 

  그러면 공포일 텐데 왜 이 영화를 보면서 웃음이 난다고 했을까우선 첫 번째는 이 영화의 특징 때문이다홍콩과 한국의 합작인 이 작품은사장의 부인과 딸은 한국 배우이고 그 외는 거의 홍콩 배우를 기용하고 있다두 한국 배우는 멜로를 담당하고다른 홍콩 배우들은 뱀 떼 위에서 뒹굴다 죽어 나가는 역할을 담당했다그래서 한국 배우가 등장할 때는 뜬금없는 멜로 분위기고그들이 나오지 않을 때는 뱀과 싸우는 액션 장면이 연출된다그런데 그 둘의 온도 차이가 너무 커서마치 다른 두 작품을 찍어서 연결한 것 같았다적절하게 잘 연결하면 어색하지 않을 텐데그러지 않아서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위에도 적었지만영화의 대사였다예를 들어보면현장 감독은 사장의 딸이 한국 유학 중에 만난 건축학도로 나온다우연히 만나는데만나자마자 어찌나 플러팅을 해대던지……듣다가 손발이 오그라들 뻔했다저 때는 그게 낭만적이고 멋있다고 여겨졌겠지그러다가 사장이 한국의 지인에게 아파트 건립에 도움을 줄 기사를 소개해달라고 하는데마침 같이 있던 딸의 추천으로 일하게 된다그런데 사장이 터무니없이 공사 기간을 줄이고 날림 공사를 강요하자사장 딸에게 대놓고 너희 아빠는 상도덕이 없다고 비난을 한다그러면서 딸이 미안하다고 하자그런 건방진 소리 하지 말고 입 다물고 있으라 말한다이 무슨 예의 없는 건방짐이지?

 

  그 외에도 아파트 입주민 중 몇 명의분명히 개그 요소라고 집어넣은 것 같지만 웃음보다는 눈살찌푸림이 더 컸던 장면도 있었다왜 그 꼬맹이는 처음 보는 어른에게 그따위로 행동하는 건지 모르겠다.

 

  희생된 뱀들이 좋은 곳으로 갔길 바란다뱀으로서는 이 영화가 종족 학살을 다룬 실제 기록 영상이나 스너프 필름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이 작품은 뱀 구덩이 속에서 뒹굴어야 했던 인간 배우들이나 뱀들에게 극한 작업이었을 것 같다특히 입에서 기다란 뱀을 꺼내는 장면이나뱀 떼 속에서 얼굴만 내놓고 있는 장면은 으…….

 

  아이 작품은 한국판과 외국판 두 가지 버전이 있다한국판에는 한국 배우가 부인과 딸로 등장하는데외국판에서는 다른 사람이 부인과 딸로 나온다그리고 외국판에는 한국 배우들이 담당했던 멜로 장면들이 싹 빠져있다어떻게 보면 호러적인 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또한그 때문에 극의 흐름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내수용보다 수출용에 더 신경 쓰는 건자동차나 가전제품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닌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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