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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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ふしぎ馱菓子屋 錢天堂 3, 2014

  작가 - 히로시마 레이코

  그림 - 쟈쟈





  지난 이야기에서 수상한 기운을 풍기던 새로운 인물의 정체가 확실히 드러난다. ‘화앙당’의 ‘요도미’는 ‘전청당’의 ‘베니코’에게 과자 대결을 선포하고, 사사건건 훼방을 놓으려고 한다. 



  『자장자장 모나카』는 본격적으로 두 과자 가게가 맞붙는 계기가 된 이야기다. 어느 순간부터 잠을 자지 못하는 딸을 둔 ‘노부타카’. 우연히 전청당에 발을 들이는데, 거기서 누군가 딸에게 저주를 내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남에게 저주를 하면, 나에게도 되돌아올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자동 응답 달팽이 스티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지친 도모미가 등장한다. 대신 전화를 받아준다는 스티커를 산 그녀는 처음에는 신나하는데……. 역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적당히 맺고 끊는 것이 중요한 법이다.



  『소원 전병』은 새 학기에는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같은 반이 되고 싶은 ‘마사루’의 이야기다. 내가 원하는 건, 다른 누군가도 원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겠다.



  『주름 탱탱 매실장아찌』는 손녀에게서 할머니 얼굴이 쭈글쭈글하다는 말에 충격 받은, ‘유키에’가 주인공이다. 하나만 먹으면 주름을 없애준다는 말에 그녀는 그만 너무 많이 먹어버리고 마는데……. 먹고 싶다, ‘주름 탱탱 매실장아찌’.



  『형제 떡꼬치』는 동생들 뒤치다꺼리에 지친 첫째 ‘아키라’가 등장한다. 그는 막내가 되고 싶은 마음에 형제 떡꼬치를 사먹는다. 처음에는 좋았지만, 점차 그는 그런 상황이 불편해진다. 사실 저 ‘떡꼬치’말고, 동생이 사온 ‘맛동산’이 더 재미있어 보인다.


  『미라 에이드』는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언니 때문에 걱정하는 ‘사쿠라코’의 고군분투기를 그리고 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그녀는 에이드를 너무 많이 마셔 미라가 되는 언니를 발견하는데……. 음, ‘미라 에이드’ 말고 다른 것들도 많던데, 어디서 하나 구할 수 없나 모르겠다. 주의 사항 다 읽고 먹을 자신 있는데.



  전천당에서 파는 것은 사람의 운이다. 그게 행운이 될 지 불행이 될 지는, 뽑은 사람이 하기에 달려있다. 어쩌면 상당히 무책임하다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양면성을 잘 드러낸다고도 볼 수도 있다. 반대로 화앙당에서는 사람의 악의와 후회를 바탕으로 한 과자를 팔고 있다.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과 성악설性惡說의 대립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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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Eli, 2019

  감독 - 시아란 포이

  출연 - 찰리 쇼트웰, 릴리 테일러, 켈리 라일리, 세이디 싱크





  열한 살인 ‘일라이’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서 실내에서건 실외에서건 방호복을 입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 아니면 특별히 제작한 비닐 방에 들어가 있거나. 그의 부모는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써보던 끝에, 한 외딴 곳에 있는 병원으로 향한다. 그곳에 온 첫 날, 일라이는 처음으로 방호복을 벗을 수 있었고 부모는 기뻐 어쩔 줄을 모른다. 하지만 치료를 거듭할수록 일라이의 몸 상태는 나빠지고, 그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그게 약의 부작용으로 겪는 환각이라 말하며 치료를 계속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의료진의 말을 믿을 수가 없게 된 일라이는 어느 날 밤 몰래 출입금지 장소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지금까지 치료를 받았던 아이들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는데…….



  미리 말하지만, 이 작품에는 반전이 있다. 위에 적은 줄거리만 보면, 희귀병을 가진 소년을 어떻게 해보려는 사악한 의료진과 거기에 넘어간 부모의 후회와 대책에 관한 영화라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부드럽게 잘 연결시켰다고 볼 수도 있고, 또 달리 보면 너무 뜬금없는 거 아닐까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난 괜찮았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접목되었으니 나쁠 리가 없다.



  사실 그 전까지는 이야기가 너무 심령물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시큰둥해하고 있었다, 보면서 속으로 저런 비슷한 설정의 작품이 뭐가 있더라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라이가 사진을 한 장 보는 순간 ‘헐? 설마?’하면서 저절로 자세가 바뀌었다, 제작진이 꽤 머리를 쓴 것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장점으로만 가득한 건 아니다. 아쉽게도 멋진 반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몇 가지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아! 그걸 적다가 다 지워버렸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하여간 일라이의 부모와 의료진의 관계에 대해서 뭉뚱그려 넘어간 게 아쉬웠다.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굳이 일라이가 적당한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게 아닐까? 그냥 아기일 적에나 태어나기 전에, 아 스포일러!



  하여간 그랬다. 뭔가 기준이라든지 원칙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게 확실히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냥 대사 한 줄이면 충분할 텐데 그걸 빼먹다니……. 보면서 상상하는 재미를 주려고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아쉬웠다. 더 아쉬운 점은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패스!



  그나마 반전이 마음에 들었던, 그리고 병원 밖에서 소년을 지켜보며 대화하던 소녀가 귀여웠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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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아리아
곽재식 지음 / 아작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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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곽재식






  아홉 개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SF 단편집이다. 기발한 상상력도 상상력이지만, 과학적인 설명이 다수 들어있는 게 특징이다. 음, 저자의 약력을 보니 이과출신이다. 그런 거였군!



  『숲 속의 컴퓨터』는 주인공이 폴란드의 어느 시골 외딴 숲에서 발견한 인공지능컴퓨터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 컴퓨터와 이를 따를 것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주인공. 스스로 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보면서, 스카이넷의 결성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망상을 해본다. 아, 나도 돈 벌게 해준다는 컴퓨터 만나고 싶다!



  『박승휴 망해라』는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뇌를 판 한 남자의 과거 회상으로 시작한다. 상대방은 신경도 쓰지 않는데 혼자 라이벌로 생각한 '박승휴'를 이기겠노라 평생을 바친 주인공. 그는 아무도 해내지 못한 우주 정복을 해보겠다고 결심하는데……. 걷는 놈 위에 뛰는 놈이 있고 또 그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어쩐지 불쌍해 보이는 주인공이었다.



  『토끼의 아리아』의 주인공이 바에서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그는 한국의 한 CPU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다른 기업에 회사 기밀을 팔아넘기려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다. 하지만 이건 거대한 음모였으니……. 읽으면서 대기업과 정부의 만행과 여론몰이를 하는 언론, 그리고 거기에 놀아나는 대중의 무능함에 화가 나는 이야기였다. 현재도 있을 법한 이야기라 더 그런 모양이다. 하아, 진짜 이런 일은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고, 현실에서는 안 일어나면 좋겠다.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박흥보 특급』는 고전 ‘흥부와 놀부’를 패러디한 작품인 것 같다. 망할 것 같은 아이디어에 투자를 해준다는 얘기에 솔깃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과연 제비 다리를 고쳐주면, 나중에 돈이 들어있는 박 씨를 물어다 주는 걸까? 너무도 유쾌한 결말이었다. 어디 다리 다친 제비 한 마리 없나 찾아봐야겠다.



  『흡혈귀의 여러 측면』에는 ‘토끼의 아리아’의 주인공이 유네스코 감사원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는 연구비를 횡령하는 교수가 주인공이다. 횡령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뉴스에 등장하는 여러 비리 사건이 떠올랐다. 하여간 세상은 넓고 나쁜 놈은 엄청 많다.



  『빤히 보이는 생각』은 어느 날 옛사랑의 방문을 받은 남자가 주인공이다. 오랜만에 연락한 그녀는, 자신을 빠른 시간 내에 멍청하다는 판정을 받도록 도와달라고 얘기하는데……. 어쩐지 ‘토끼의 아리아’와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는데, 해결 방법은 달랐다.



  『로봇복지법 위반』은 로봇이 보편화된 시대가 배경이다. 어느 순간부터 로봇에도 감정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로봇의 복지에 관한 법이 제정된다. 이 때문에 감정이 있는 로봇이라는 판정을 받으면, 무차별적 폐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주인공 로봇은 그 판정을 받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데……. 감정이 있는 구형 로봇을 폐기하기 위해, 성능이 떨어지는 신형 로봇을 만들어낸다는 게 너무 아이러니했다. 같은 로봇끼리 파괴해야하니, 감정을 없애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해야 할까? 게다가 압박면접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주인공 로봇을 보면서, 인간보다 더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로봇은 왜 살아남고 싶었을까? 마무리가 통쾌했다.



  『4차원 얼굴』은 사고로 시력을 잃은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노인이 등장한다. 그 친구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 것을 남에게 알려주기 위해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4차원의 그림을 남기게 되는데……. 사실 프로그램 응용이야기가 나오는 순간부터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뼛속까지 문과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조용하게 퇴장하기』는 지구가 멸망하는 날이 정해진 미래가 배경이다. 이때부터 잔기, 그러니까 지구가 사라지는 날을 카운트 다운하는 연도를 사용한다. 이후 모든 것은 바뀌었다. 아이를 낳지 않으니 관련 사업, 예를 들면 산부인과를 시작으로 소아과, 어린이집, 학교 등등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데……. 어쩐지 생각하면 암울한 미래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기도 했다. 과연 그런 상황이 되면, 난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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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Assimilate, 2019

  감독 - 존 멀로우스키

  출연 - 조엘 코트니, 앤디 마티책, 칼럼 워시, 캐서린 맥나마라






  어느 외딴 시골에 사는 두 친구 ‘잭’과 ‘랜디’는 몰래 이웃과 마을에 관한 유튜브 영상을 제작중이다. 그들의 목표는 영상을 통해 돈을 번 다음, 마을을 떠나는 것이다. 그러던 중 그들은 몇 가지 이상한 점을 알아차린다. 우선 마을에 퍼져있는 작은 벌레들과 가족 구성원 중 몇몇이 진짜가 아니라 주장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한 둘은 어느 날, 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을 포착한다. 예전과 달라진 그들의 모습에 두 친구는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던 중, 이웃에 사는 학교 친구의 어머니가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자, 둘은 그 집을 염탐하기로 한다. 놀랍게도 그들이 발견한 것은 죽어있는 클래스메이트 시체였는데…….



  영화의 한국 제목과 사람들을 물고 다니는 벌레를 보면서, 벌레가 사람 몸을 숙주로 삼는 영화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학교 친구의 시체를 발견하고 이후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잭 피니의 소설 ‘바디 스내처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56’이었다. 역시 이런 설정의 작품들은 거의 다 소설 ‘바디 스내처’의 자식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모 작품의 기본 설정을 바탕으로, 소설과 달리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약간은 가볍게 만든 게 아닐까 싶다.



  물론 가볍다고 해서, 농담 따먹기라든지 희화화된 인물들이 등장해서 억지웃음을 유발하거나 과장된 행동을 하는 건 아니다. 원작에서 계속해서 얘기하는, 내가 아는 존재의 정의와 모든 것을 공유하면 과연 행복한가라는 문제 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사람은 언제나 한결같을 수가 있는 걸까? 또는 사람이 변한다는 건, 어디까지 바뀌어야 가능한 얘기일까? 또한 모든 것, 심지어 감정까지 공유하면 과연 차별도 없고 파벌도 없으며 다툼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인가? 원작과 그것을 영화화한 작품을 보면, 그런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문제까지는 다루고 있지 않다. 주인공들은 그들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안전한 곳을 찾아 도망 다니기 바빴다. 그 와중에 연애 감정도 싹터야했고, 어린 동생을 챙기는 모습도 보여줘야 했고, 동시에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번득이는 아이디어도 내야했다. 그것만으로도 바쁘고 벅차서, 다른 걸 보여줄 여지가 없었다.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다. 청소년이 바라본 바디 스내처의 세상에 대한 감상이 드러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그러면 1950년대, 1970년대,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의 감성과 또 다른 사고방식을 보여주며, 새로운 재미를 줬을 것이다. 물론 이건 내 취향이고, 제작진의 기호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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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Hole in the Ground, 2019

  감독 - 리 크로닌

  출연 - 세아나 커스레이크, 제임스 코스모, 시몬 커비, 스티브 월






  어린 아들 ‘크리스’와 함께 시골로 이사를 온 ‘사라’. 집 뒤에 있는 숲에서 커다란 구멍을 발견한다. 불길한 느낌에 아들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크리스가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어느 감상문에서 적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작년에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공포 영화가 여러 개 있었다. 그 중의 몇 개는 아이들이 강력한 힘을 얻거나 기이한 존재와 접촉하여 서서히 변하는 내용이었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종류 중의 하나이다.



  집 뒤에서 발견된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함, 변해가는 아들을 보며 불안함을 느끼는 엄마 그리고 천진함과 흉포함을 왔다 갔다 하는 어린 아들까지, 영화의 기본 설정은 어디선가 익숙한 느낌이 들지만 충분히 흥미로웠다. 거기다 그 와중에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이웃까지 등장하니, 전반적인 분위기는 암울했고 을씨년스러웠다.



  그런데 뭐랄까, 너무 우울하고 을씨년스러운 것에 치중해서인지 그렇게 크게 빵 터지는 사건은 별로 없었다. 후반부에 몰아치기위해 차곡차곡 쌓아간다고 여겨도, 중간에는 좀 심심했다. 슬쩍 지나가는 몇 장면이 있긴 했지만, 너무 스리슬쩍 지나가서 그렇게 ‘오!’하고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익숙한 느낌이 드는 기본 설정에다가 너무도 공식에 맞춘 흐름이다보니 예상이 가능한 전개였다. 암울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역시, 잘 살리면 러닝타임 내내 음산한 분위기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 가능한 전개다보니 분위기 역시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 아깝다.



  무표정한 모자의 얼굴에서 이 가족에 문제가 있다는 걸 처음부터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가뜩이나 우울한 집안에 문제가 또 생긴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가족을 더 위기에 몰아넣지만, 사건이 해결되면 사이가 더 돈독해지는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 작품도 그런 흐름을 따르고 있긴 하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는 느낌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왜일까? 너무 전형적이고 틀에 박힌 구성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르고 있어서? 인물들의 개성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아서? 하여간 영화는 보는 내내 평온했고, 다 보고 나서는 뭔가가 빠졌다는 생각만 들었다.



  사람을 난자하고 뼈와 살이 분리되어 타오르고, 피가 철철 흘러 강을 이루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보면서 오싹하고 ‘오, 괜찮았어!’하는 감상이 나올 정도만 바라는데, 그게 너무 과한 거였을까?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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