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Hole in the Ground, 2019

  감독 - 리 크로닌

  출연 - 세아나 커스레이크, 제임스 코스모, 시몬 커비, 스티브 월






  어린 아들 ‘크리스’와 함께 시골로 이사를 온 ‘사라’. 집 뒤에 있는 숲에서 커다란 구멍을 발견한다. 불길한 느낌에 아들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크리스가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어느 감상문에서 적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작년에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공포 영화가 여러 개 있었다. 그 중의 몇 개는 아이들이 강력한 힘을 얻거나 기이한 존재와 접촉하여 서서히 변하는 내용이었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종류 중의 하나이다.



  집 뒤에서 발견된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함, 변해가는 아들을 보며 불안함을 느끼는 엄마 그리고 천진함과 흉포함을 왔다 갔다 하는 어린 아들까지, 영화의 기본 설정은 어디선가 익숙한 느낌이 들지만 충분히 흥미로웠다. 거기다 그 와중에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이웃까지 등장하니, 전반적인 분위기는 암울했고 을씨년스러웠다.



  그런데 뭐랄까, 너무 우울하고 을씨년스러운 것에 치중해서인지 그렇게 크게 빵 터지는 사건은 별로 없었다. 후반부에 몰아치기위해 차곡차곡 쌓아간다고 여겨도, 중간에는 좀 심심했다. 슬쩍 지나가는 몇 장면이 있긴 했지만, 너무 스리슬쩍 지나가서 그렇게 ‘오!’하고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익숙한 느낌이 드는 기본 설정에다가 너무도 공식에 맞춘 흐름이다보니 예상이 가능한 전개였다. 암울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역시, 잘 살리면 러닝타임 내내 음산한 분위기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 가능한 전개다보니 분위기 역시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 아깝다.



  무표정한 모자의 얼굴에서 이 가족에 문제가 있다는 걸 처음부터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가뜩이나 우울한 집안에 문제가 또 생긴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가족을 더 위기에 몰아넣지만, 사건이 해결되면 사이가 더 돈독해지는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 작품도 그런 흐름을 따르고 있긴 하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는 느낌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왜일까? 너무 전형적이고 틀에 박힌 구성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르고 있어서? 인물들의 개성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아서? 하여간 영화는 보는 내내 평온했고, 다 보고 나서는 뭔가가 빠졌다는 생각만 들었다.



  사람을 난자하고 뼈와 살이 분리되어 타오르고, 피가 철철 흘러 강을 이루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보면서 오싹하고 ‘오, 괜찮았어!’하는 감상이 나올 정도만 바라는데, 그게 너무 과한 거였을까?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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