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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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三毛猫ホ-ムズの推理, 1978

  작가 - 아카가와 지로

 




  ‘귀신형사’로 불리던 유명한 경찰이었던 아버지의 유언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경찰을 하게 된 ‘가타야마’. 피를 보면 빈혈 증세를 일으키고, 여자들이 많은 곳에 있으면 구토 증세를 보이는 그의 별명은 ‘아가씨’다. 아버지의 친구이자 카타야마 남매를 돌보아줬던 상관인 ‘미타무라’는 그런 그를 위해, 한 대학에서 벌어지는 매춘 수사를 맡긴다. 적어도 그런 곳에서는 피는 보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의 배려였다. 하지만 매춘을 했다 의심되는 학생이 살해되고, 급기야 경찰에 사건을 의뢰한 ‘모리사키’ 교수마저 시체로 발견된다. 교수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 카타야마는 대학 기숙사 신축에 얽힌 비리와 교수의 유산 상속 문제까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교수가 기르던 ‘홈즈’라 불리는 삼색털 고양이가 어찌된 일인지 가타야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책의 제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고양이다. 물론 고양이가 말을 하는 것은 아니고, 힌트를 넌지시 줄 뿐이다. 가타야마가 사건이 어떻게 된 건지 감도 못 잡고 있을 때거나, 중요한 단서를 못 보고 넘어가려 할 때, 고양이 홈즈가 은근슬쩍 옆에 붙어서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그러면 가타야마가 거기서 ‘아!’하고 사건의 숨겨진 비밀이나 트릭을 눈치 채는 것이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대학은, 참으로 복잡하고 문제가 많은 곳이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쇄 살인에, 학생들은 매춘을 하고, 건설사와 담합비리 의혹이 있고, 폭탄이 터지고, 교수는 살해당하고……. 대학교 인가가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다. 그런 사건들이 한꺼번에 팡팡 터지는 바람에, 경찰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가타야마 역시 사건 조사하랴 연애 하랴 고양이 돌보랴 동생 챙기랴 바쁘기만 하다.



  교수 살인 사건과 학생 매춘 사건까지는 괜찮았는데, 연쇄 살인 사건의 결말은 좀 뜬금없는 기분이었다. 뭐랄까, 급하게 사건을 종결지으려한 게 아닐까 하는 느낌? 범인의 동기 역시 억지스러웠다. 거기다 가타야마 여동생의 일도 너무 끼워 맞추려고 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후반까지 천천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주위 경관을 보면서 언덕을 오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문제는 대개 그런 경우에는 비명이 나오면서 스릴도 느끼고 재미도 있고 그래야 하는데, 이번에는 ‘이게 뭐야?’하면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



  하지만 표지의 고양이가 너무 예뻐서, 그런 점들이 다 잊혀졌다.



  음, ‘코난 도일’의 ‘홈즈’는 후대의 작가들에게 좋은 소재이자 창작의 영감을 주는 뮤즈인 모양이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왓슨’이 친구가 아닌 집사의 역할을 하게 되었나보다. 왓슨, 아니 가타야마 주인님 잘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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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House On Willow Street (프롬 어 하우스 온 윌로우 스트리트)(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hout Factory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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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From a House on Willow Street , 2016

  감독 - 알래스테어 오어

  출연 - 칼린 버첼, 구스타프 거드너, 지노 벤투라, 샤니 빈슨




  ‘헤이절’은 동료들과 한 부유한 집안의 딸 ‘캐서린’을 납치하기로 계획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너무 쉬웠다. 그런데 잡혀 온 캐서린이 자신을 풀어주지 않으면 모두 죽을 것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게다가 캐서린의 부모는 딸의 몸값을 내놓으라는 요구에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 이상한 느낌에 다시 저택을 찾은 납치범들은 뜻밖의 상황에 맞닥뜨린다. 그 집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다 죽어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납치범들에게는 두려운 일들이 벌어지는데…….



  납치범들이 몸값을 위해 부잣집 아이를 납치했다가 도리어 당하는 내용은 예전부터 인기 있는 소재이다. 멍청한 납치범과 영악한 꼬마의 대결은 무척이나 유쾌한 설정이다. 아니면 납치당한 아이의 가족이나 보디가드가 납치범들을 찾아서 박살내는 설정은 통쾌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납치당한 아이가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설정은, 은근히 오싹한 전개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위스퍼 Whisper, 2007’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거기서 납치범들은 ‘오멘 The Omen, 1976’의 ‘데미안’과 비슷한 아이를 데려갔다가 위기에 처한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설정을 따르고 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납치당하는 아이가 좀 더 나이가 든 여자였고 악마의 자식이 아닌……아차, 이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패스.



  영화는 중반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납치범, 잡혀온 소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집안 분위기, 시체들의 심상치 않은 상태 그리고 하나씩 밝혀지는 헤이젤과 그 집안 사이에 얽힌 비밀까지 괜찮았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이게 뭐야!’라는 탄식이 나왔다. 왜 갑자기 그 캐릭터가 등장하는지 너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집과 그 사람이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등장하는 건 무리수로 보였다. 이건 어쩌면 신파조로 흐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내 취향 탓일 수도 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더 이상 얘기 못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좀 감동을 주고 싶어 하는 분위기였다. 그 부분을 다르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이건 영화와는 상관없는 건데, 왜 제목이 영어인 원제를 한글로 읽은 것으로 되어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영어로만 적어도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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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2disc)
김석윤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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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Detective K: Secret of the lost island, 2014

   감독 - 김석윤

   출연 -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최무성, 조관우






  잠입수사까지 하면서 사건을 해결했지만 어째서인지 섬에 유배된 ‘김민’. 섬에서 유유자적하게 온갖 발명과 실험도 하고, 파트너인 ‘서필’과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지낸다. 그런데 어느 날, ‘다해’라는 소녀가 육지에서부터 동생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매일같이 헤엄을 쳐서 섬으로 와 온갖 수발을 들지만, 김민은 그런 소녀의 부탁을 외면한다. 한편 조선에는 불량 은이 유통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갖던 김민은 서필과 함께 유배지를 무단이탈하기로 한다. 육지에서 다해를 찾던 두 사람은 그녀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영화는 전반적으로 밝았다. 어두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날아갈 듯이 경쾌했다. 두 남자 사이의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을 적절히 희화화시키기도 하고, 김민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촐랑대는 행동이나 언행 등이 계속해서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적절히 액션 장면도 들어있었고, 김민의 시대를 뛰어넘는 발명품들은 적절히 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하지만 보면서 무척이나 불쾌한 장면이 있었다. ‘히사코’라는 일본에서 온 기생이 등장한다. 거기서 히사코가 쫓기는 김민을 자신의 이불 속에 숨겨주는데, 나중에 그녀의 엉덩이와 가슴에 김민의 손자국이 적나라하게 남겨진 장면이 있었다. 그걸 보고, 진짜 황당했다. 제정신인가? 자칫 잘못하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 와중에 그렇게 만지고 싶었을까? 그 상황 그 장면에서 그게 어울린다고 생각한 거야? 진짜? 뭐랄까, 자신과 같은 계급이 아니면 사람으로 보지 않고 노리개감으로 보는 조선 양반들의 저열한 특권의식과 위선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그도 아니면, 아무리 공명정대하고 똑똑하며 정의로운 주인공이지만 결국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남자에 불과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성추행이라는 걸 너무 희화화시킨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장면이 나온 다음부터는, 아무리 김민이 목소리를 낮게 깔고 나라에 대한 충성과 정의로움, 그리고 애국심에 대해 얘기해도 별로 멋지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차라리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악당 대장이 더 괜찮아 보였다. 적어도 그는 위선은 떨지 않았으니 말이다.



  영화는 지난 1편과 별로 다르지 않은, 단순한 구조를 하고 있었다. 시대적 상황이 잘 드러나는 사건이 하나 일어나고, 그것을 조사하러 간 곳에는 적인지 아군인지 모를 비밀을 간직한 미모의 여인이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의 정체는……. 그러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를 갖게 되는 흐름이었다. 거기에 널 믿었던 만큼 내 친구를 소개시켜 줬지만 배신 때리는 배역도 하나 등장하고……. 그래서 반전이랄 것도 없었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보기에 편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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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om & Dad (2017) (맘 앤 대드)(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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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om and Dad, 2017

  감독 - 브라이언 테일러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셀마 블레어, 앤 윈터스, 조셉 D. 라이트만






  영화의 오프닝은 충격적이다. 한 여인이 아기를 카시트에 앉힌 채, 그냥 차에서 내려버린다. 문제는 그곳은 철로였고, 기차가 차를 향해 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한 가족의 아침을 보여준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반항하는 일이 많아진 딸 ‘칼리’, 장난기 많은 어린 아들 ‘조슈아’, 엄마와 아빠 그리고 집안일을 도와주는 중국인 가정부 ‘선’과 그녀의 어린 딸로 이루어진 식탁은 번잡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학교로 찾아온 부모들이 하교하는 자기 자식들을 죽이기 시작하는데…….



  세상에 자기 마음에 쏙 드는 것은 거의 없다. 내가 하는 일이나 내 인생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데, 하물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이 마음에 들 리가 없다. 그 대상이 아예 상관없는 타인이라면 안 보고 살면 되겠지만, 가족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가족이기에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이 더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라면 ‘엄마 싫어! 아빠 미워!’하고 토라지겠지만, 부모는 다르다. ‘아들 싫어! 딸 미워!’라며 토라질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어떤 부모는 아이를 혼낼 것이고, 또 어떤 부모는 속으로 삭히며 마음속으로 참을 인을 새기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젊었을 때를 회상하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한탄을 할 수도 있다.



  사실 극에 나오는 칼리와 조슈아의 행동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엄마 지갑에서 몰래 돈을 꺼내고 아빠에게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등. 부부는 나름 상냥하게 말로 타이르곤 했지만, 아이들의 행동은 심해지기만 했다. 아이들을 때릴 수가 없어서 넘어가거나 말로 타일렀지만, 속으로는 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부모니까, 자식이니까 참는 것이다.



  극 중에서 한 전문가가 나와,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현상은 동물들의 세계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그런 동물과 인간의 다른 점은,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고 말이다. 그 이성과 사랑이 사라졌을 때, 과연 인간은 어떻게 행동할 지 영화는 보여주고 있었다.



  하교 시간이 되자 부모들이 학교로 쳐들어와서 자기 자식만 골라 죽이는 장면은 진짜, 와……. 부모를 피해 달아나는 아이들과 뒤를 쫓는 부모들의 모습은 어떤 의미로 보면 오싹했다. 그러면서 전에 본 영화 ‘쿠티스 Cooties, 2014 ’가 떠올랐다. 거기서는 좀비가 된 아이들이 부모를 물어뜯으려 대규모 추격씬을 벌였는데, 여기서는 그 반대가 되었다. 그리고 신생아실에서 멍하니 자기 아이들을 보고 있는 아빠들의 모습은 오싹했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 같았다. 다행인 점은, 자기 자식만 죽인다는 정도?



  영화는 칼리와 조슈아가 부모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려는 노력과, 어떻게든 둘을 죽이려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엄마아빠를 부르며 설득하려는 칼리와 조슈아의 모습에서, 그들이 사고 쳤을 때 조근조근 타이르는 부모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음, 그러니까 인간에게 이성과 사랑이 있다는 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다. 그러지 않았다면, 이 세상은 부모자식도 없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되어버렸을 테니까 말이다.



  아, 그래서 내가 본능에 충실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모양이다. 그런 셀프 짐승 인증하는 사람들은 가능하면 멀리 하고 싶다. 난 인간이고, 넌 짐승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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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퀄라이저 : 초회 한정판 (2disc)
안톤 후쿠아 감독, 덴젤 워싱턴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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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Equalizer, 2014

  감독 - 안톤 후쿠아

  출연 - 덴젤 워싱턴, 클로이 모레츠, 마튼 초카스, 데이빗 하버






  대형 마트에서 일하며 동료들에게서 좋은 평판을 듣고 있는 ‘맥콜’. 그는 일을 마치고 밤이 되면 동네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 그곳에서 그는 콜걸로 일하는 어린 소녀 ‘테리’와 몇마디 나눌 기회를 가진다. 둘의 대화는 단순히 안부를 묻고, 그가 읽는 책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손찌검을 하는 손님에게 반격했다는 이유로 테리는 포주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다. 맥콜은 그녀의 상태를 보고는, 포주와 그 일당을 죽여 버린다. 그런데 그 포주가 러시아 마피아 소속이었고, 조직에서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 해결사를 보내는데…….



  어린 소녀와의 친구가 되었다가, 그녀를 위험에서 구출하는 성인 남자의 이야기는 꽤 많다. 가장 유명한 건 한국 영화 아저씨가 있고, 미국 영화로는 ‘맨 온 파이어Man on Fire, 2004’가 있고, 그런 작품의 원류라고 볼 수 있는 ‘A.J. 퀸넬’의 소설 ‘크리시, 1980’ 시리즈도 있다. 이 작품들은 다 삶을 포기한 것처럼 지내던 성인 남자가 어린 소녀의 밝음에 구원을 얻었는데, 그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자신의 빛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본 설정을 따르고 있다. 물론 영화 ‘레옹Leon, 1994 ’처럼 둘의 관계를 섹슈얼하게 그린 영화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건전하게 삼촌과 조카의 관계로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두 사람의 관계는 좀 달랐다. 그렇다고 맥콜과 테리가 성적으로 얽히는 건 아니다. 오해는 금물이다. 다른 작품과 달리, 맥콜에게 테리는 빛이 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반대로 이미 세상의 쓴맛을 다 겪고 있는 테리에게 새벽에 잠깐 만나는 맥콜이라는 존재가 지친 하루의 활력소 내지는 변화였다. 또한 다른 작품들과 달리 둘의 관계는 그리 친밀하지 않았다. 그리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 둘 만의 비밀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맥콜은 그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총을 들었다. 왜 일까? 그가 오지라퍼여서?



  그 이유는 이후 그의 행보에서 알 수 있었다. 그가 보복을 한 무리들은 거의 열심히 건실하게 살아가는 약자를 삥뜯는 자들이었다. 어쩌면 법의 시선이 닿지 못하는 곳에서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의 ‘이퀄라이저’가 그런 그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건 그가 실력이 되니까 가능한 일이다. 실력이 없었다면 그건 만용일 뿐이다.



  하여간 영화는 주인공 맥콜과 러시아 해결사의 실력이 무시무시하기에, 둘이 서로가 고수라는 사실을 알아봤기에, 그러면서도 싱글싱글 웃으면서 모른 척하기에, 도대체 어떻게 될지 갈수록 긴장감이 높아졌다. 주인공이 이길 거라는 건 분명하지만, 그 와중에 어떤 위기가 닥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 궁금했다. 러시아 해결사는 보기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존재로 묘사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미국에 와서 나쁜 짓하고 돈 뺏어가는 러시아 조폭들을 혼내주는 미국 아저씨의 영화였다.



  그나저나 덴젤 워싱턴은 10년 전에는 ‘맨 온 파이어’에서 ‘다코타 패닝’을 구하겠다고 이탈리아 마피아랑 싸우고, 이번에는 ‘클로이 모레츠’ 복수해주겠다고 러시아 마피아랑 싸운다. 2편 출연진을 보니 어린 소녀도 없던데, 거기서는 또 어떤 마피아랑 싸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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