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From a House on Willow Street , 2016
감독 - 알래스테어 오어
출연 - 칼린 버첼, 구스타프 거드너, 지노 벤투라, 샤니 빈슨
‘헤이절’은 동료들과 한 부유한 집안의 딸 ‘캐서린’을 납치하기로 계획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너무 쉬웠다. 그런데 잡혀 온 캐서린이 자신을 풀어주지 않으면 모두 죽을 것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게다가 캐서린의 부모는 딸의 몸값을 내놓으라는 요구에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 이상한 느낌에 다시 저택을 찾은 납치범들은 뜻밖의 상황에 맞닥뜨린다. 그 집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다 죽어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납치범들에게는 두려운 일들이 벌어지는데…….
납치범들이 몸값을 위해 부잣집 아이를 납치했다가 도리어 당하는 내용은 예전부터 인기 있는 소재이다. 멍청한 납치범과 영악한 꼬마의 대결은 무척이나 유쾌한 설정이다. 아니면 납치당한 아이의 가족이나 보디가드가 납치범들을 찾아서 박살내는 설정은 통쾌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납치당한 아이가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설정은, 은근히 오싹한 전개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위스퍼 Whisper, 2007’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거기서 납치범들은 ‘오멘 The Omen, 1976’의 ‘데미안’과 비슷한 아이를 데려갔다가 위기에 처한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설정을 따르고 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납치당하는 아이가 좀 더 나이가 든 여자였고 악마의 자식이 아닌……아차, 이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패스.
영화는 중반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납치범, 잡혀온 소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집안 분위기, 시체들의 심상치 않은 상태 그리고 하나씩 밝혀지는 헤이젤과 그 집안 사이에 얽힌 비밀까지 괜찮았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이게 뭐야!’라는 탄식이 나왔다. 왜 갑자기 그 캐릭터가 등장하는지 너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집과 그 사람이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등장하는 건 무리수로 보였다. 이건 어쩌면 신파조로 흐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내 취향 탓일 수도 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더 이상 얘기 못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좀 감동을 주고 싶어 하는 분위기였다. 그 부분을 다르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이건 영화와는 상관없는 건데, 왜 제목이 영어인 원제를 한글로 읽은 것으로 되어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영어로만 적어도 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