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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2disc)
김석윤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영제 - Detective K: Secret of the lost island, 2014
감독 - 김석윤
출연 -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최무성, 조관우
잠입수사까지 하면서 사건을 해결했지만 어째서인지 섬에 유배된 ‘김민’. 섬에서 유유자적하게 온갖 발명과 실험도 하고, 파트너인 ‘서필’과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지낸다. 그런데 어느 날, ‘다해’라는 소녀가 육지에서부터 동생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매일같이 헤엄을 쳐서 섬으로 와 온갖 수발을 들지만, 김민은 그런 소녀의 부탁을 외면한다. 한편 조선에는 불량 은이 유통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갖던 김민은 서필과 함께 유배지를 무단이탈하기로 한다. 육지에서 다해를 찾던 두 사람은 그녀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영화는 전반적으로 밝았다. 어두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날아갈 듯이 경쾌했다. 두 남자 사이의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을 적절히 희화화시키기도 하고, 김민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촐랑대는 행동이나 언행 등이 계속해서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적절히 액션 장면도 들어있었고, 김민의 시대를 뛰어넘는 발명품들은 적절히 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하지만 보면서 무척이나 불쾌한 장면이 있었다. ‘히사코’라는 일본에서 온 기생이 등장한다. 거기서 히사코가 쫓기는 김민을 자신의 이불 속에 숨겨주는데, 나중에 그녀의 엉덩이와 가슴에 김민의 손자국이 적나라하게 남겨진 장면이 있었다. 그걸 보고, 진짜 황당했다. 제정신인가? 자칫 잘못하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 와중에 그렇게 만지고 싶었을까? 그 상황 그 장면에서 그게 어울린다고 생각한 거야? 진짜? 뭐랄까, 자신과 같은 계급이 아니면 사람으로 보지 않고 노리개감으로 보는 조선 양반들의 저열한 특권의식과 위선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그도 아니면, 아무리 공명정대하고 똑똑하며 정의로운 주인공이지만 결국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남자에 불과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성추행이라는 걸 너무 희화화시킨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장면이 나온 다음부터는, 아무리 김민이 목소리를 낮게 깔고 나라에 대한 충성과 정의로움, 그리고 애국심에 대해 얘기해도 별로 멋지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차라리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악당 대장이 더 괜찮아 보였다. 적어도 그는 위선은 떨지 않았으니 말이다.
영화는 지난 1편과 별로 다르지 않은, 단순한 구조를 하고 있었다. 시대적 상황이 잘 드러나는 사건이 하나 일어나고, 그것을 조사하러 간 곳에는 적인지 아군인지 모를 비밀을 간직한 미모의 여인이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의 정체는……. 그러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를 갖게 되는 흐름이었다. 거기에 널 믿었던 만큼 내 친구를 소개시켜 줬지만 배신 때리는 배역도 하나 등장하고……. 그래서 반전이랄 것도 없었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보기에 편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