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2 : 극장판 & 확장판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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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aken 2, 2012

  감독 - 올리비에 메가톤

  출연 - 리암 니슨, 매기 그레이스, 팜케 얀센, 라드 세르베드지야



  참 대단한 아빠라고 생각하면서 1편을 봤다. 왜 이혼했는지는 모르지만, 왜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처럼 사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딸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휘젓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감탄했었다. 법도 경찰도 무시하고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저래도 되나?’라고 생각도 하고.


  2편의 내용도 1편과 크게 다르지도 않았고, 특별한 것도 없다. 그냥 공격당하고 되갚아주고 부수고 싸우고 협박하고 죽이는 게 다이다.


  이번 2편에서는 1편에서 그에게 당한 납치범들의 가족이 복수를 하려는 내용이다. 부인이 전편에서 재혼했던 아저씨와 왜 헤어졌는지 모르지만, 그런 이유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그냥 세 가족이 오붓하게 해외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그곳에서 칼을 갈고 있는 일당을 만나고, 부부는 납치를 당한다. 묶인 채로 의식을 잃은 부인과 도망 다니고 있는 딸. 아빠는 딸을 구하러 간다. 부인은 피 흘리고 있게 놔두고! 그리고 둘이서 아주 신나게 온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부수고 죽이고 싸운다.


  1편에서는 아빠만 애타게 찾던 딸이 이번에는 든든한 동지가 되어 같이 싸운다. 물론 몇 번 징징대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뭐든지 처음은 힘든 법이다. 하지만 언제 연습을 했는지 아니면 1편에서 납치를 당한 이후 미리미리 대비를 했는지 그녀는 곧 익숙해진다.


  어쩌면 3편에서는 그녀가 아빠와 엄마의 도움을 받아 애인을 구하거나 아가를 구할지도 모르겠다. 그 사이에 결혼을 하고 아가를 낳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만약에 3편이 나온다면 과연 그것을 볼지는 모르겠다. 1편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다. 납치당한 딸의 절박함과 그런 그녀를 구하려는 아빠의 애달픈 감정이 어느 정도는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 2편은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잡혀있는 부인은 정신을 잃고 있어서 아무런 대사 하나 없었고, 그녀를 구하려는 남편의 절박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니들이 감히 날 건드려?’ 이런 감정만 와 닿았다. 잡힌 부인에 대한 걱정이나 애달픔 또는 간절함 내지는 불안함 같은 것은 전달되지 않았다. 아마 부인이 잡혀있지 않아도 그는 자신을 공격한 놈들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극적 클라이맥스를 위해 부인을 잡아간 설정을 했을 뿐. 어떻게 보면 그에게 부인의 납치는 딸의 납치보다는 덜 긴박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학교 다닐 적에 배운, 일본 소녀 아사코를 회상하면서 쓴 수필 하나가 생각난다. 그 글의 마지막 부분에 한 문장이 있는데, 무척이나 인상적이어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대략 이럴 것이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 문구가 떠올랐다.

 

 ‘리암의 가족과 난 두 번 만났다. 두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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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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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ABC Murders (1936년)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을 읽으면서 ‘이거 참, 진짜 벌어지면 큰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A로 시작하는 마을에서 A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해당하고, B로 시작하는 마을에서 B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해당한다. 그래서 제목도 ‘ABC 살인사건’이다.


  그걸 우리나라로 따지면 김해나 김포에서 김 씨나 강 씨인 사람이 죽고, 진해에서는 진 씨나 정 씨인 사람이 살해당하고……. 이건 뭐 무작위 살인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특이한 성을 가진 사람만 빼고, 거의 오천만 전 국민이 벌벌 떨면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통신 기술이 너무도 발달하여, 그런 사건이 있다면 금방 전국으로 퍼져서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흔한 성을 가진 사람들은 불안에 떨 것이고……. 음, 그렇다면 저런 살인범이 1936년, 2차 대전 전에 활동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할까? 비록 소설에서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진짜로 일어나면 너무도 끔찍한 일이다.


  작품으로 돌아와서, 포와로에게 편지 한 장이 도착한다. 다분히 도발적이고 거만함이 철철 느껴지는 도전장이었다. 거기에 적힌 예고대로 살인이 일어나고, 또 다시 2차 범행을 예고하는 편지가 배달된다. 초비상이 걸린 경찰본부와 자존심이 상한 포와로. 세 사건의 피해자 가족이나 연인과 특별 팀을 이루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밝혀진 범인의 정체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나무를 숨기려면 숲’이라는 말이 정말로 딱 들어맞는 사건이었다. 하나의 살인을 감추기 위해 여러 개의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대담함과 치밀함 그리고 뻔뻔스러움이 참으로 혐오스러웠다. 도대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무 관련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을 죽여도 된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걸까? 그 머리에 뭐가 들어있기에?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요즘은 저런 범죄자들이 많다. 단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무 거리낌 없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 말이다. 성욕이선 식욕이건 명예욕이건 뭐건 간에, 그것을 위해 상대의 재산은 물론이고 목숨마저 아무렇지 않게 앗아가는 그런 족속들.


  생각해보자, 저 소설이 나온 지 거의 80년이 되어간다. 그러면 그 때부터 저런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들이 존재해왔다는 것인데…….


  범죄는 줄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되레 늘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인간의 본성, 특히 나 자신을 위해 남에게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이기적인 본성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걸까? 그동안 많은 사건사고를 겪으면서도, 처벌을 받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도 전혀 학습화되지 않았다는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생각을 할 머리와 뜨거운 붉은 피와 연약한 살을 갖고 있는 생명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일까?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책은 바깥의 좋은 날씨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활자에만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몰입감이 있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으아, 뭐 이런 기발한 설정이!’라고 만족스러우면서 놀라움이 섞인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내용이 충실했다.


  하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온갖 범죄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울해졌다. 살인이나 강도, 유괴, 납치, 강간 같은 사건들은 소설 속에서만 봤으면 좋겠다고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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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메이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클레어 데인즈 외 출연 / 키노필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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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Rainmaker, 1997

  감독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 맷 데이먼, 대니 드비토, 클레어 데인즈, 존 보이트

  원작 - 존 그리샴의 소설 ‘The Rainmaker, 1995’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이었다. 감독 이름과 배우 명단을 보고 ‘오오!’했건만, 이건 배신이다! 어째서 감독이 ‘코폴라’인데! 거기에 주연은 ‘맷 데이먼’이고 조연은 그 유명한 ‘대니 드비토’인데! 왜! 왜!


  소설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지만,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존 그리샴의 소설이 분량도 많고 다루는 이야기도 여러 개지만, 이 정도로 난잡하고 집중되지 않으며 산만한 영화를 만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흔들렸고, 그에 따라 주인공 역시 산만했다. 아니, 어쩌면 주인공이 흔들리면서 영화의 중심이 없어졌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그가 동시에 다루는 사건이 세 개나 되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심이 되는 사건이 있고, 두 개는 부수적으로 달달한 로맨스나 씁쓸한 웃음을 주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적절하게 조절을 하면, 산만하지 않고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적어도 소설에서는 그러했다. 거대 보험회사와의 소송이 중심을 묵직하게 잡으면서, 로맨스가 섞인 사건이 살짝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주인 할머니의 사건이 약간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하면서 감초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지 못했다. 장면과 장면은 연결되지 못하고 툭툭 끊어졌으며, 사건과 사건의 개연성은 성립되지 않았다. 영화는 시작부터 몰입을 방해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이쪽에서 일을 하다가 말고 저쪽으로 달려가고, 또 저쪽에서 뭔가 하는 척하더니 다시 이쪽으로 돌아왔다. 주인공이 재판에서 이긴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애인님의 탄식과 나의 짜증이 두 시간 내내 헤드셋을 가득 채웠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엥? 이렇게 끝?’이라는 질문이 절로 나왔다. 아쉽고 화도 나고 실망스럽고 기분이 참 복잡 미묘했다. 저 배우진으로, 저 감독으로……. 하아,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여기까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서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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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초등 영어탐험 : 문법편 1 (책 + MP3 CD 1장) - 이보영 선생님과 함께하는
이보영 지음 / 넥서스Friends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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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이보영



  초등학생 아이들이 공부하기에 괜찮은 책이다. 단! 혼자서는 벅찰 수 있다. 간단한 문법 설명은 CD를 들으면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이해가 잘 안갈 수 있다. 특히 동사의 변환 부분은 그러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y' 앞에 자음이 있는지 아닌지 알 수는 없다. 누가 알려줘야지.


  하지만 그림도 귀엽고, CD에서 들리는 이보영 선생님의 목소리는 낭랑하고 귀에 쏙쏙 들어왔다. 공부할 문법을 이야기가 있는 그림으로 알려주고, 밑에는 문법에 대해 요약을 해놓다. 그리고 뒷 페이지에는 다양한 연습 문제들이 있고.


  불만이라면 책장이 너무 쉽게 뜯어진다는 것이다. 7일자를 공부할 때, 앞부분의 책장이 하나둘씩 뜯겨져 나가기 시작했다. 아이가 책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고 책장에 꽂아두는 게 다인데 말이다. 아놔 왜 이러는 건지...저번에 공부한 영어 회화책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내용은 좋았는데, 책의 제본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중간에 복습 문제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하긴 100% 내 마음에 드는 책이 없으니, 이 책 저 책 두루 보면서 공부하는 것이겠지.


  2권은 안 뜯어지길 빌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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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The Client)[재출시]
워너브라더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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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Client, 1994

  감독 - 조엘 슈마허

  출연 - 수잔 서랜든, 토미 리 존스, 브래드 렌프로, 메리-루이스 파커

 

 

  존 그리샴의 소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의뢰인’이다. 발랑 까지고 패기 넘치지만 자신이 어리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주인공도 귀여웠고, 그를 돕는 변호사도 내 어린 시절의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 존경의 대상이었다. 잘난 척 으스대다가 둘에게 당하는 FBI요원들은 마냥 귀여웠고, 해리 판사는 진짜로 그런 사람이 진짜로 있으면 좋겠다고 바랄 정도로 좋았다. 그러니까 사람들의 개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글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 적당하게 유머 감각도 살아있고, 인물들도 개성적이었으며 흐름도 자연스러웠다. 책에 있는 이야기 몇 개를 삭제하긴 했지만, 뚝뚝 끊어진다거나 어색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다만 중간에 쓸데없는 병원에서의 추격 장면은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그저 그랬다. 마피아들의 위협을 보여주기 위해서이고 주인공 마크의 영리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라 생각은 한다. 하지만 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법정 장면을 좀 더 늘리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이건 내 생각이고, 감독은 다르게 봤나보다.

 

  마크 역할을 맡은 소년은 음, ‘굿바이 마이 프렌드’와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에서 보았던 배우였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참 아쉽다.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에서 보여준 연기가 마음에 들었었는데…….

 

  엄마 역할을 맡은 배우는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주연도 하고 그랬다. 변호사 역을 맡은 수잔 새런든은 이후 많은 영화에 출연해서 아카데미상도 받고 그랬다. 영화를 잘 보면 지금보다 훨씬 젊어서 그 사람이 맞는가 할 정도의 배우들을 볼 수 있다. 시간 앞에 장사는 없나보다. 어쩐지 슬퍼진다.

 

  매번 당하는 마피아 일당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냉동고에 갇히고 무거운 물체에 깔리고……. 무거운 물체라고 쓴 이유는 그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걸 보니 살아남겠다는 의지는 누구보다 강한 모양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영화는 소설을 전반적으로 따라가면서 중간에 액션 장면을 집어넣었다. 약간 흐름이 느슨해질 만 할 때 들어간 장면이라 긴장감을 조금 불어넣긴 했다. 하지만 역시 난 법정 장면이 좀 더 들어가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소설을 읽을 때, 그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이십여 년 전에 만들어 진 것,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 영화는 꽤나 재미있게 잘 만들어졌으니까.

 

  이 영화의 교훈은 아마 '담배는 좋지 않으니 멀리 하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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