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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메이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클레어 데인즈 외 출연 / 키노필름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Rainmaker, 1997
감독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 맷 데이먼, 대니 드비토, 클레어 데인즈, 존 보이트
원작 - 존 그리샴의 소설 ‘The Rainmaker, 1995’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이었다. 감독 이름과 배우 명단을 보고 ‘오오!’했건만, 이건 배신이다! 어째서 감독이 ‘코폴라’인데! 거기에 주연은 ‘맷 데이먼’이고 조연은 그 유명한 ‘대니 드비토’인데! 왜! 왜!
소설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지만,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존 그리샴의 소설이 분량도 많고 다루는 이야기도 여러 개지만, 이 정도로 난잡하고 집중되지 않으며 산만한 영화를 만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흔들렸고, 그에 따라 주인공 역시 산만했다. 아니, 어쩌면 주인공이 흔들리면서 영화의 중심이 없어졌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그가 동시에 다루는 사건이 세 개나 되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심이 되는 사건이 있고, 두 개는 부수적으로 달달한 로맨스나 씁쓸한 웃음을 주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적절하게 조절을 하면, 산만하지 않고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적어도 소설에서는 그러했다. 거대 보험회사와의 소송이 중심을 묵직하게 잡으면서, 로맨스가 섞인 사건이 살짝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주인 할머니의 사건이 약간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하면서 감초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지 못했다. 장면과 장면은 연결되지 못하고 툭툭 끊어졌으며, 사건과 사건의 개연성은 성립되지 않았다. 영화는 시작부터 몰입을 방해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이쪽에서 일을 하다가 말고 저쪽으로 달려가고, 또 저쪽에서 뭔가 하는 척하더니 다시 이쪽으로 돌아왔다. 주인공이 재판에서 이긴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애인님의 탄식과 나의 짜증이 두 시간 내내 헤드셋을 가득 채웠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엥? 이렇게 끝?’이라는 질문이 절로 나왔다. 아쉽고 화도 나고 실망스럽고 기분이 참 복잡 미묘했다. 저 배우진으로, 저 감독으로……. 하아,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여기까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서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