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설 작가의 새 소설집 『오늘처럼 고요히』의 해설을 썼습니다. 살면서 소설집 해설은 처음입니다. '착잡한 자들의 몸짓'이란 제목의 글인데, 본 소설집을 '밥값' '밥심' '밥때'란 관점으로 재구성해 다시 읽어본 시도를 담았습니다.
독자들의 작품 읽기에 소소한 도움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살과 타액의 교환이 형편의 교환으로 한 단계 나아가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이 ‘이 정도밖에 못 살았다’는 미안함과 ‘그런 것 따지는 사람 아니다’라는 의연함을 주고받는 과정임을 안다. 표면적으론 훈훈한 성품의 교환이지만, 이면에는 ‘사회적 삶의 상처’들이 교환된다. 김이설은 이 상처를 전략으로 읽어내고 계발해내는 사람들, 그러한 그들을 어설프게나마 따라 하는 사람들, 이 잔혹한 현실이 자신도 모르게 이뤄져버린 데 대해 멍한 사람들의 구도를 정밀하게 소묘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