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에 「문화판의 체력」이란 칼럼을 썼다.
문화판에 치중되어 있는 기획, 기획자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포장을 이야기하고, 그것 대신 챙겨야 할 근본적인 물음이 무엇일지 이야기했다.
[2030세상보기] 문화판의 체력(전문)
방어적 비관주의. 심리학 에세이에 자주 나오는 개념이다. 문화판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명하는 데도 이 개념을 적용해볼 수 있을 듯하다. 만사가 그렇지만,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둠을 의식적으로 표해야 덜 다치리란 마음. 문화판 내부에서는 더욱 짙어져 간다. 무엇을 해보자고 모인 자리. 나누는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흥미가 차오른다. 허나 다들 알고 있다. 누군가가 이 흥미의 열기를 부러 낮춰야 함을. 마침 한 사람이 입을 연다. 미래를 생각하며 들떠 있던 사람들은 이내 착잡해진다. 그리곤 입을 연 사람을 보며 문화판에서의 연식과 경험치를 가늠한다. ‘저분도 이래저래 제법 데였군’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