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타이슨과 조이스 캐롤 오츠. 노벨문학상에 자주 거론되는 대작가와 한때 그 누구도 무섭지 않았고 끝없는 막장인생까지 가보았던 권투선수가 왜 사진을 함께 찍었을까. 아버지를 따라 권투 보는 것을 즐겼던 조이스 캐롤 오츠는 1987년『권투에 대하여』라는 인상적인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샌프란시스코대출판부에서 나온 이 에세이집은 '달콤한 과학'이라 불리는 권투의 세계를 오츠라는 여성의 눈에서 재구성한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알게 된 뒤, 본문 일부가 공개되어 있어 조금씩 읽고 있는데 묘사가 생생해서 꾸준하게 더 읽고 싶어졌다.

『권투에 대하여』에는 특별히 마이크 타이슨이라는 인물이 조망되어 있고 한 챕터를 차지한다. 80년대이니 이땐 마이크 타이슨의 막장 말년보다는 아무래도 권투라는 스포츠를 싱싱하게 볼 수 있는 역경의 드라마, 어떤 남성성에 비롯된 권투 예찬의 가능성을 짚어볼 흔적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말년의 마이크 타이슨은 어느 막장인생을 살아간 남자들의 전형적인(?) 회개 과정을 겪고 있는 듯하다. 믿기지 않겠지만 마이크 타이슨은 키에르케고르의 책을 탐독하고 있으며, 니체의 책이 좋더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한 '얌전이'로 바뀌어 있다.
몬스터짐에서 소개한 기사를 찾아보니, 홀리필드와의 '귀 물어뜯기 사건' 이후 시간이 지나 타이슨은 홀리필드에게 직접 사과했고, 홀리필드는 이를 받아들였다.

타이슨은 양념 소스 사업을 하고 있는 홀리필드의 광고에 출연해 
"이 소스와 함께라면 홀리필드의 귀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겠는걸?"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단다.

여전히 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생이지만, 인생은 이래서 재미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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